홍준표 “휴가? 풀로 가라”, “주4일제? 퇴사해라”

입력 2023.07.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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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제공: 대구시화면제공: 대구시

'54년생' 홍준표 대구시장이 '80년대생 이후' MZ세대 공무원들과 만났습니다.

홍 시장은 지난 7일 대구시청 산격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소통공감 토크'에서 MZ세대 공무원 250여 명과 다양한 질의응답을 '무기명'으로 주고받았습니다.

2백 개를 훌쩍 넘은 질문 가운데 유독 많은 질문은 '스트레스 관리법'이었습니다.

일부 질의응답 내용을 문답 형식(Q&A)으로 정리했습니다.

■ (문1) 패션은 누가 코디해주는지?
→ 집사람이 아침에 나올 때 해준다. 나이가 들수록 집사람 말을 안 들으면 안 된다. 젊을 때부터 옷을 사본 일이 없다. 집안 살림은 털끝만큼도 관여치 않는다. 돈을 어디에 쓰는지, 내 재산이 얼만지 지금까지도 모른다.(가장 즐겨 먹는 음식을 묻자, 집사람이 만들어주는 음식이 호텔 음식보다 좋다고도 했습니다)

■ (문2) 스트레스 관리법?
→ 스트레스 안 받으려고 노력한다. 검사가 스트레스가 많다. 여러분은 검사가 편한 줄 알겠지만 그렇지 않다. 그렇지만 나는 검사 시절 스트레스를 윗사람한테 주고 스스로 스트레스를 안 받았다. 그렇게 하려면 내가 그 분야 최고 전문가가 돼야 한다. 그럼 된다.

■ (문3) 스피치 훈련은 어떻게?
→ 별다른 훈련 받은 적 없다. 정치하니까 자연적으로 하게 됐다. 정치를 시작하고 27년 동안은 아침에 일어나 30분 이상 전날 일어난 대한민국 모든 일을 뉴스로 검색했다. 사안마다 내 입장을 정리했다. 언제 어디서 돌발질문을 받더라도 즉답할 수 있도록 한다. 입장 정리하는 훈련을 27년간 한 셈이다.

■ (문4) MZ세대 공무원과 골프라운딩?
→ 나는 '인도어'(실외골프연습장) 가본 적 없다. 중고채 사서 골프장 바로 갔다. 코치 받아본 적 없고 내 맘대로 친다. 핸디캡이 지금은 18 정도 된다. 라운딩은 정무직이나 내 후배들 데리고 각자 돈 내고 하지 외부 사람들 데리고는 안 한다. 잘못 치면 '시장이 그 정도 밖에 안 되냐', 잘 치면 '일 안 하고 골프나 쳤나' 이런 소리 듣는다.

■ (문5) MZ세대 줄퇴사 해결방법?
→ 해결방법 없다(1). 자기 인생은 자기가 책임지고 살아야 한다. MZ 특징은 자기 주관 뚜렷하고 할 말 다 하고 책임지고 사는 것이다.

■ (문6) 악성 민원인 대처 방법?
→ 해결방법 없다(2). 그냥 놔둬라, 자기 혼자 떠들다 가도록.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 없다.

■ (문7) MBTI?
→ 지난 대선 경선 때 한 TV 프로그램에서 조사했는데, '엄격한 관리자'라고 하던데 그게 뭔지 모르겠다.

■ (문8) 저출산 대책?
→ 국가적 과제지만, 사회 풍조가 첫째 문제다. 말하자면 요즘 욜로족이라고 하지? 내 때만 편하게 살면 된다는. 그렇지만 국가가 보육을 책임져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도 있다.

■ (문9) 평소 건강관리?
→ 중·고등학교 때 태권도를 4년 했다. 나는 영남중·고등학교, '깡패학교'에 다녀도 나 때리는 사람 없었다. 덩치는 작아도 깡이 있어서, 얻어맞지 않았다.

■ (문10) 감명 깊게 읽은 책?
→ 이병주 선생의 지리산.

■ (문11) 낯선 상황에서 빠르게 적응하는 노하우?
→ 나는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1년에 한 번씩 옮겨 다녀서 6년 동안 매해 새로운 환경이었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이사를 24번 했을 거다. 현재 하는 일에 충실만 하면 적응은 된다. 상관이 갑질하면 신고해버려라! 며칠 전에 신고당하고 쫓겨나간 공무원도 몇 있었다.

■ (문12) 인생 최대 위기의 순간, 힘들 때 어떻게 극복하는지?
→ 솔로몬의 잠언 중에 '이 또한 지나가리로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을 생각하며 겪어낸다.

■ (문13) 노후대책?
→ 난 노후대책 세우지 않는다. 잠실에 집 한 채 있다. 그 집 저당 잡히면 죽을 때까지 먹고 살 수 있다. 대출받아서 7억 주고 샀는데, 지금은 25억이 넘어간다.

■ (문14) 젊은 사람이 대구 떠나는데?
→ 지금 5대 신산업하고 하는 것도 다 젊은 사람 유입 위해서다. 1분기 경제 동향을 보면 대구가 (경제성장률) 3.8%로 전국 평균의 4배나 경제 사정이 좋다. 대구가 부동산이 사상 최악인 상황에서 5대 신산업을 중심으로 경제가 활발히 돌아간다는 건 긍정적이다.

■ (문15) 6급 이하 직원들은 여름휴가도 3일 이상 가기 힘들다.
→ 금년부터 일주일 풀로 가라, 눈치 보지 말고. 휴가 낼 기회 있으면 다 찾아 먹어라. 휴가 안 가면 보상비 안 줄게.

■ (문16) 하루 일과?
→ 출근 9시 반에 한다. 우리 공무원 절반이 여성이다. 결혼하고 애 키우면서 아침에 학교도 보내야 하고 굉장히 바쁘다. 그래서 유연근무제를 본격적으로 실시하면서 10시에 나오라고 한다. 근데 시장이 7시에 나오면 공무원이 어떻게 하겠냐. 그래서 나는 아침에 책을 읽더라도 늦게 나온다.

■ (문17) 구내식당 애용하는데?
→ 내가 가니까 식당이 좋아진다. 선출직이 사업가들이나 지역 유지들하고 밥 먹고 술 먹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경남도지사 할 때도 직원들 데리고 식당이나 칼국수 집 가고 그랬다. 저녁은 집에 가서 각시하고 먹는다. 그렇게 해서 정치 어떻게 하냐 하지만 그렇게 해도 정치 잘했다. 결정권자가 사업하는 사람이나 유지들하고 어울리면 시정을 어떻게 결정하냐.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오해받는다.

■ (문18) 에너지 소진 겪은 적 있는지?
→ 나는 매일매일 집에 들어가면 에너지 소진을 겪는다. 그래서 하루하루를 열심히 일하고 집에 가면 저녁 먹고 집사람 앉혀놓고 그냥 도란도란 얘기하면서 쉰다. 그러면서 극복한다.

■ (문19) 월급 너무 적다.
→ 이게 많이 오른 거다. 원래는 일반 회사의 1/3도 안 됐다. 공무원이 월급은 좀 적은 대신 혜택이 많다. 안정적이고 해고당할 위험도 없고...월급은 내가 올리는 게 아니고 대통령이 올리는 거니까 대통령에게 물어라. 근데 20대 직원이 지금 월급으로 결혼하고 하긴 어렵겠다. 그렇지만 나도 처음 공직 생활할 때 그랬다.

■ (문20) 공무원이 반바지 입는 거 어떻게 생각하는지?
→ 아무 상관 안 한다. 삼성도 반바지 입고 출근한다. 반바지 입고 오든지 팬티 입고 오든지 알아서 해라.

■ (문21) 주4일제 근무 부탁한다.
→ 퇴사해라.(웃음) 제일 좋은 건 사표 내고 나가는 것이다. 주4일제 하는 직장으로 가라. 공무원 주4일제, 그거는 좀 그렇다.

■ (문22) 달서구 신청사 언제쯤 입주 가능한가?
→ 신청사 짓는데 5천5백억 정도 들 거다. 대구시 빚이 예산대비 전국 2위다. 나는 빚 내서 신청사 안 짓는다. 지방채 발행하지 않고 예산 짠 것도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 유휴부지 매각하지 않으면 내 임기 중에는 절대 안 된다. 나는 산격청사에 있는 거 전혀 힘들지 않다. 모 국회의원은 다음 시장 때 추진한다는데, 다음에 내가 (시장) 할 수 있다. 그러면 앞으로 8년은 더 보류되는 것이다. 나는 빚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고 있는 사람이다. 성서행정타운 팔아서 짓자는 목소리 있는데, 팔아도 공시지가 8백억밖에 안 된다. 신청사는 합의될 때까지는 일체 생각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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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10 14: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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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제공: 대구시
'54년생' 홍준표 대구시장이 '80년대생 이후' MZ세대 공무원들과 만났습니다.

홍 시장은 지난 7일 대구시청 산격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소통공감 토크'에서 MZ세대 공무원 250여 명과 다양한 질의응답을 '무기명'으로 주고받았습니다.

2백 개를 훌쩍 넘은 질문 가운데 유독 많은 질문은 '스트레스 관리법'이었습니다.

일부 질의응답 내용을 문답 형식(Q&A)으로 정리했습니다.

■ (문1) 패션은 누가 코디해주는지?
→ 집사람이 아침에 나올 때 해준다. 나이가 들수록 집사람 말을 안 들으면 안 된다. 젊을 때부터 옷을 사본 일이 없다. 집안 살림은 털끝만큼도 관여치 않는다. 돈을 어디에 쓰는지, 내 재산이 얼만지 지금까지도 모른다.(가장 즐겨 먹는 음식을 묻자, 집사람이 만들어주는 음식이 호텔 음식보다 좋다고도 했습니다)

■ (문2) 스트레스 관리법?
→ 스트레스 안 받으려고 노력한다. 검사가 스트레스가 많다. 여러분은 검사가 편한 줄 알겠지만 그렇지 않다. 그렇지만 나는 검사 시절 스트레스를 윗사람한테 주고 스스로 스트레스를 안 받았다. 그렇게 하려면 내가 그 분야 최고 전문가가 돼야 한다. 그럼 된다.

■ (문3) 스피치 훈련은 어떻게?
→ 별다른 훈련 받은 적 없다. 정치하니까 자연적으로 하게 됐다. 정치를 시작하고 27년 동안은 아침에 일어나 30분 이상 전날 일어난 대한민국 모든 일을 뉴스로 검색했다. 사안마다 내 입장을 정리했다. 언제 어디서 돌발질문을 받더라도 즉답할 수 있도록 한다. 입장 정리하는 훈련을 27년간 한 셈이다.

■ (문4) MZ세대 공무원과 골프라운딩?
→ 나는 '인도어'(실외골프연습장) 가본 적 없다. 중고채 사서 골프장 바로 갔다. 코치 받아본 적 없고 내 맘대로 친다. 핸디캡이 지금은 18 정도 된다. 라운딩은 정무직이나 내 후배들 데리고 각자 돈 내고 하지 외부 사람들 데리고는 안 한다. 잘못 치면 '시장이 그 정도 밖에 안 되냐', 잘 치면 '일 안 하고 골프나 쳤나' 이런 소리 듣는다.

■ (문5) MZ세대 줄퇴사 해결방법?
→ 해결방법 없다(1). 자기 인생은 자기가 책임지고 살아야 한다. MZ 특징은 자기 주관 뚜렷하고 할 말 다 하고 책임지고 사는 것이다.

■ (문6) 악성 민원인 대처 방법?
→ 해결방법 없다(2). 그냥 놔둬라, 자기 혼자 떠들다 가도록.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 없다.

■ (문7) MBTI?
→ 지난 대선 경선 때 한 TV 프로그램에서 조사했는데, '엄격한 관리자'라고 하던데 그게 뭔지 모르겠다.

■ (문8) 저출산 대책?
→ 국가적 과제지만, 사회 풍조가 첫째 문제다. 말하자면 요즘 욜로족이라고 하지? 내 때만 편하게 살면 된다는. 그렇지만 국가가 보육을 책임져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도 있다.

■ (문9) 평소 건강관리?
→ 중·고등학교 때 태권도를 4년 했다. 나는 영남중·고등학교, '깡패학교'에 다녀도 나 때리는 사람 없었다. 덩치는 작아도 깡이 있어서, 얻어맞지 않았다.

■ (문10) 감명 깊게 읽은 책?
→ 이병주 선생의 지리산.

■ (문11) 낯선 상황에서 빠르게 적응하는 노하우?
→ 나는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1년에 한 번씩 옮겨 다녀서 6년 동안 매해 새로운 환경이었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이사를 24번 했을 거다. 현재 하는 일에 충실만 하면 적응은 된다. 상관이 갑질하면 신고해버려라! 며칠 전에 신고당하고 쫓겨나간 공무원도 몇 있었다.

■ (문12) 인생 최대 위기의 순간, 힘들 때 어떻게 극복하는지?
→ 솔로몬의 잠언 중에 '이 또한 지나가리로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을 생각하며 겪어낸다.

■ (문13) 노후대책?
→ 난 노후대책 세우지 않는다. 잠실에 집 한 채 있다. 그 집 저당 잡히면 죽을 때까지 먹고 살 수 있다. 대출받아서 7억 주고 샀는데, 지금은 25억이 넘어간다.

■ (문14) 젊은 사람이 대구 떠나는데?
→ 지금 5대 신산업하고 하는 것도 다 젊은 사람 유입 위해서다. 1분기 경제 동향을 보면 대구가 (경제성장률) 3.8%로 전국 평균의 4배나 경제 사정이 좋다. 대구가 부동산이 사상 최악인 상황에서 5대 신산업을 중심으로 경제가 활발히 돌아간다는 건 긍정적이다.

■ (문15) 6급 이하 직원들은 여름휴가도 3일 이상 가기 힘들다.
→ 금년부터 일주일 풀로 가라, 눈치 보지 말고. 휴가 낼 기회 있으면 다 찾아 먹어라. 휴가 안 가면 보상비 안 줄게.

■ (문16) 하루 일과?
→ 출근 9시 반에 한다. 우리 공무원 절반이 여성이다. 결혼하고 애 키우면서 아침에 학교도 보내야 하고 굉장히 바쁘다. 그래서 유연근무제를 본격적으로 실시하면서 10시에 나오라고 한다. 근데 시장이 7시에 나오면 공무원이 어떻게 하겠냐. 그래서 나는 아침에 책을 읽더라도 늦게 나온다.

■ (문17) 구내식당 애용하는데?
→ 내가 가니까 식당이 좋아진다. 선출직이 사업가들이나 지역 유지들하고 밥 먹고 술 먹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경남도지사 할 때도 직원들 데리고 식당이나 칼국수 집 가고 그랬다. 저녁은 집에 가서 각시하고 먹는다. 그렇게 해서 정치 어떻게 하냐 하지만 그렇게 해도 정치 잘했다. 결정권자가 사업하는 사람이나 유지들하고 어울리면 시정을 어떻게 결정하냐.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오해받는다.

■ (문18) 에너지 소진 겪은 적 있는지?
→ 나는 매일매일 집에 들어가면 에너지 소진을 겪는다. 그래서 하루하루를 열심히 일하고 집에 가면 저녁 먹고 집사람 앉혀놓고 그냥 도란도란 얘기하면서 쉰다. 그러면서 극복한다.

■ (문19) 월급 너무 적다.
→ 이게 많이 오른 거다. 원래는 일반 회사의 1/3도 안 됐다. 공무원이 월급은 좀 적은 대신 혜택이 많다. 안정적이고 해고당할 위험도 없고...월급은 내가 올리는 게 아니고 대통령이 올리는 거니까 대통령에게 물어라. 근데 20대 직원이 지금 월급으로 결혼하고 하긴 어렵겠다. 그렇지만 나도 처음 공직 생활할 때 그랬다.

■ (문20) 공무원이 반바지 입는 거 어떻게 생각하는지?
→ 아무 상관 안 한다. 삼성도 반바지 입고 출근한다. 반바지 입고 오든지 팬티 입고 오든지 알아서 해라.

■ (문21) 주4일제 근무 부탁한다.
→ 퇴사해라.(웃음) 제일 좋은 건 사표 내고 나가는 것이다. 주4일제 하는 직장으로 가라. 공무원 주4일제, 그거는 좀 그렇다.

■ (문22) 달서구 신청사 언제쯤 입주 가능한가?
→ 신청사 짓는데 5천5백억 정도 들 거다. 대구시 빚이 예산대비 전국 2위다. 나는 빚 내서 신청사 안 짓는다. 지방채 발행하지 않고 예산 짠 것도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 유휴부지 매각하지 않으면 내 임기 중에는 절대 안 된다. 나는 산격청사에 있는 거 전혀 힘들지 않다. 모 국회의원은 다음 시장 때 추진한다는데, 다음에 내가 (시장) 할 수 있다. 그러면 앞으로 8년은 더 보류되는 것이다. 나는 빚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고 있는 사람이다. 성서행정타운 팔아서 짓자는 목소리 있는데, 팔아도 공시지가 8백억밖에 안 된다. 신청사는 합의될 때까지는 일체 생각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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