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에 한국행 선택”…탈북민의 ‘친정집’ 하나원 모습은?

입력 2023.07.1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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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는 흔히 '하나원'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시설은 북한을 떠나 대한민국에 온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이 처음 사회 적응 교육을 받는 곳입니다.

경기도 안성시에 있는 이 하나원은 일반인이 출입할 수 없는 보안시설이지만, 개원 24주년(1999년 7월 8일 개원)을 맞아 내부를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이번에는 일부 교육생들의 입을 통해, 북한의 실상에 대해서도 조금이나마 들을 수 있었습니다.

■ "생활고 못 이겨 탈북…당당히 살고 싶어 한국행"

취재진 앞에 선 하나원 교육생은 모두 3명. 이들은 모두 20~30대 여성으로 북한을 떠난 시점은 2004년과 2014년, 2019년으로 제각각이지만, 탈북을 결심한 배경으로는 공통적으로 '생활고'를 꼽았습니다.

"가정적 어려움이었어요. 국경지대 쪽에 살았는데 세관이나 밀수 같은 걸 막다 보니 생활이 너무 어려워져서... 산이 많은 지대여서 밀수를 못 하면 생활을 못 하는데 수입이 없어져서 너무너무 힘들었어요."
- 탈북민 A 씨(2019년 탈북)

"(북한에서) 영양 실조가 왔고 이렇게 하면 죽겠다, 언니들이 다 중국으로 간다니까 같이 따라오게 됐습니다. 안 오면 내가 죽겠구나, 그런 생각으로 언니들과 같이 두만강을 건너게 됐습니다."
- 탈북민 B 씨(2004년 탈북)

북한을 떠난 뒤 중국에서 몇 년씩 자리 잡고 살기도 했던 이들이, 다시금 한국행을 결심한 것은 '신분 보장'에 대한 욕구가 크게 작용했습니다.

"(북한을 떠나) 중국에 있다는 자체가 우리가 불법으로 있다 보니까, 안전이 보장된 그런 생활은 아닌 거잖아요. 사회적인 활동도 할 수 없고, 당당히 살지 못하다 보니까…."
- 탈북민 C 씨(2014년 탈북)

"(중국에서) 신분증이 없어서, 만약에 아프면 병원 갈 때가 제일 힘들었습니다. 기차를 타든지 할 때도 신분증이 없다니까 (어렵고)... 그럴 때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 탈북민 B 씨(2004년 탈북)

권영세 "탈북민, 이방인 아닌 북한이 고향인 이웃"

오늘 하나원에서 취재진과 만난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탈주민이 대한민국의 어엿한 일원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따뜻한 관심과 지속적인 보살핌이 필요하다"며 "특히 탈북민이 이방인이 아닌, 북한이 고향인 이웃으로 배려하는 포용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권영세 통일부 장관

그러면서 "그럴 때 비로소 탈북민의 성공 스토리가 예외적 사례에 그치지 않고, 우리 주변의 일상적인 일로 뿌리내릴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권 장관은 이어 북한의 식량난 관련 질문에는 "작년에 작황이 그렇게 좋지 않았고, 식량 배급 과정에서 공급망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해 아사자가 발생한 뒤, 아사자 발생 지역이 좀 넓어지고 있는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곡물의) 시장 가격도 급등하다가, 북한 당국이 중국에서 쌀이나 곡물을 수입해 일부 안정되고는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어렵다"고 평가했습니다.

■ 요양 보호·피부 미용부터 바리스타 교육까지…탈북민의 '친정집'

하나원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건 탈북민들이 한국 사회에서 무사히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직업 교육입니다.

탈북민들은 하나원에서 12주간 머무르며 전체 400시간을 교육받는데요, 이 중 가장 많은 162시간이 직업 교육에 할애돼 있습니다. 현재 하나원에는 피부미용과 요리, 헤어·네일, 제과제빵·바리스타, 봉제·수선, 요양 보호, 전자 기초, 관광·판매사무·호텔 등 다양한 교육 과정이 개설돼 있습니다. 교육생들은 본격적인 직업 교육에 앞서 직업 심리 검사를 우선 진행하고 진로 상담을 거쳐 자신의 적성에 맞는 교육을 받게 됩니다.

제빵 교육을 받는 하나원 교육생들의 모습제빵 교육을 받는 하나원 교육생들의 모습

여기에 최근에는 IT 교육도 강화해, 이력서 정도는 스스로 컴퓨터를 사용해 쓸 수 있도록 하고 워드프로세서 2급 정도의 자격을 갖추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또 최근에는 새로 입소하는 탈북민 숫자가 많이 줄어서, 이미 하나원을 거쳐 사회에 나간 '수료 교육생'들이 다시 돌아와 심화 과정 교육을 받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서정배 하나원장은 탈북민 사회에서 하나원이 갖는 의미에 대해 "교육생을 위한 최적·최고의 공간이자 마음의 고향, '친정집'과 같은 포근한 기억을 가진 공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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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활고에 한국행 선택”…탈북민의 ‘친정집’ 하나원 모습은?
    • 입력 2023-07-10 16: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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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는 흔히 '하나원'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시설은 북한을 떠나 대한민국에 온 북한이탈주민(탈북민)이 처음 사회 적응 교육을 받는 곳입니다.

경기도 안성시에 있는 이 하나원은 일반인이 출입할 수 없는 보안시설이지만, 개원 24주년(1999년 7월 8일 개원)을 맞아 내부를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이번에는 일부 교육생들의 입을 통해, 북한의 실상에 대해서도 조금이나마 들을 수 있었습니다.

■ "생활고 못 이겨 탈북…당당히 살고 싶어 한국행"

취재진 앞에 선 하나원 교육생은 모두 3명. 이들은 모두 20~30대 여성으로 북한을 떠난 시점은 2004년과 2014년, 2019년으로 제각각이지만, 탈북을 결심한 배경으로는 공통적으로 '생활고'를 꼽았습니다.

"가정적 어려움이었어요. 국경지대 쪽에 살았는데 세관이나 밀수 같은 걸 막다 보니 생활이 너무 어려워져서... 산이 많은 지대여서 밀수를 못 하면 생활을 못 하는데 수입이 없어져서 너무너무 힘들었어요."
- 탈북민 A 씨(2019년 탈북)

"(북한에서) 영양 실조가 왔고 이렇게 하면 죽겠다, 언니들이 다 중국으로 간다니까 같이 따라오게 됐습니다. 안 오면 내가 죽겠구나, 그런 생각으로 언니들과 같이 두만강을 건너게 됐습니다."
- 탈북민 B 씨(2004년 탈북)

북한을 떠난 뒤 중국에서 몇 년씩 자리 잡고 살기도 했던 이들이, 다시금 한국행을 결심한 것은 '신분 보장'에 대한 욕구가 크게 작용했습니다.

"(북한을 떠나) 중국에 있다는 자체가 우리가 불법으로 있다 보니까, 안전이 보장된 그런 생활은 아닌 거잖아요. 사회적인 활동도 할 수 없고, 당당히 살지 못하다 보니까…."
- 탈북민 C 씨(2014년 탈북)

"(중국에서) 신분증이 없어서, 만약에 아프면 병원 갈 때가 제일 힘들었습니다. 기차를 타든지 할 때도 신분증이 없다니까 (어렵고)... 그럴 때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 탈북민 B 씨(2004년 탈북)

권영세 "탈북민, 이방인 아닌 북한이 고향인 이웃"

오늘 하나원에서 취재진과 만난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탈주민이 대한민국의 어엿한 일원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따뜻한 관심과 지속적인 보살핌이 필요하다"며 "특히 탈북민이 이방인이 아닌, 북한이 고향인 이웃으로 배려하는 포용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
그러면서 "그럴 때 비로소 탈북민의 성공 스토리가 예외적 사례에 그치지 않고, 우리 주변의 일상적인 일로 뿌리내릴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권 장관은 이어 북한의 식량난 관련 질문에는 "작년에 작황이 그렇게 좋지 않았고, 식량 배급 과정에서 공급망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해 아사자가 발생한 뒤, 아사자 발생 지역이 좀 넓어지고 있는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곡물의) 시장 가격도 급등하다가, 북한 당국이 중국에서 쌀이나 곡물을 수입해 일부 안정되고는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어렵다"고 평가했습니다.

■ 요양 보호·피부 미용부터 바리스타 교육까지…탈북민의 '친정집'

하나원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건 탈북민들이 한국 사회에서 무사히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직업 교육입니다.

탈북민들은 하나원에서 12주간 머무르며 전체 400시간을 교육받는데요, 이 중 가장 많은 162시간이 직업 교육에 할애돼 있습니다. 현재 하나원에는 피부미용과 요리, 헤어·네일, 제과제빵·바리스타, 봉제·수선, 요양 보호, 전자 기초, 관광·판매사무·호텔 등 다양한 교육 과정이 개설돼 있습니다. 교육생들은 본격적인 직업 교육에 앞서 직업 심리 검사를 우선 진행하고 진로 상담을 거쳐 자신의 적성에 맞는 교육을 받게 됩니다.

제빵 교육을 받는 하나원 교육생들의 모습
여기에 최근에는 IT 교육도 강화해, 이력서 정도는 스스로 컴퓨터를 사용해 쓸 수 있도록 하고 워드프로세서 2급 정도의 자격을 갖추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또 최근에는 새로 입소하는 탈북민 숫자가 많이 줄어서, 이미 하나원을 거쳐 사회에 나간 '수료 교육생'들이 다시 돌아와 심화 과정 교육을 받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서정배 하나원장은 탈북민 사회에서 하나원이 갖는 의미에 대해 "교육생을 위한 최적·최고의 공간이자 마음의 고향, '친정집'과 같은 포근한 기억을 가진 공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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