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면적 2.5배”…군위 품은 ‘더 큰 대구 시대’ 활짝

입력 2023.07.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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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 어떻게 시작됐나?
127년 동안 경상북도의 일부였던 군위군이 올해 7월부터 대구시 일원이 됐습니다. 대구경북신공항을 건설하기 위한 선결 조건이었던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은 지난해 12월 관련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더 큰 대구시대’가 열린 거죠. 그간 군위군은 대구경북신공항 유치 신청을 코앞에 두고 단독 후보지로 우보면을 고수했는데요. 결국, 신공항 추진이 무산 위기에 놓이자, 정치권은 ‘대구 편입’이라는 카드를 꺼냈습니다. 이후 시장·도지사가 모두 합심해 편입 법률안은 순풍을 탔는데요. 하지만 정치적 이해 관계가 얽힌 일부 지역 국회의원의 반대 등으로 2년 반 동안 진통을 거듭하다 지난해 말에야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3년여간의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대구시 군위군’은 단순한 행정통합을 넘어 지방 소멸 시대를 해결할 대안이 되길 시민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 대구시+군위군 = 특·광역시 중 가장 넓은 면적
군위군과 결합한 대구시, 우선 지형과 면적 등 물리적 환경이 확 바뀌었습니다. 대구 면적이 2배로 늘어난 것이죠. 이로써 7개 구·1개 군으로 구성된 대구시는 7개 구·2개 군으로 구역이 확대됐습니다. 전체 면적만 서울 면적의 2.5배인 1,499㎢로 전국 특·광역시 가운데 가장 넓습니다. 인구는 군위군 2만 3,340명이 더해져 238만 7,031명으로 늘어났고, 대구시 예산 규모도 15조 4,463억 원에서 15조 8,468억 원으로 4,005억 원 증액됐습니다.

■ 소멸위기 지역 1위의 ‘새로운 도약’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소멸위기’ 지역 1위로 꼽혀온 군위군은 어두운 미래를 해결할 뚜렷한 방법이 없었는데요. 하지만 대구 편입으로 대구시와 산업·의료·문화 등 각종 인프라를 공유하면서 도농 격차를 해소하는 것은 물론, 군부대 통합이전 유치와 교육 특구 지정 등을 통해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특히 2030년 개항하는 대구경북신공항을 기반으로 여객 뿐 아니라 중남부권의 항공물류를 담당할 중추 공항도시 역할을 하게 됩니다. 공항 배후도시인 이른바 ‘에어시티’ 조성을 위해 철도와 도로 등의 교통망도 대폭 확충되고 도심항공 교통망이 연결되면서 대규모 공항경제권이 기대되는데요. 달라진 군위,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 대구시 군위군, 달라진 것들
먼저 군위와 대구를 잇는 급행 노선 2개가 개통됐고, 군위 농어촌버스는 대구 마을버스로 바뀌었습니다. 대구~군위 간 시외버스 요금은 1,650원으로 기존의 3분의 1 수준으로 도시철도 무료환승도 할 수 있죠. 대구의 75세 이상 어르신 대중교통 통합 무임승차 역시 군위까지 확대 적용되고, 두 지역 간 택시 할증요금도 사라졌습니다. 현재 군위군에는 병설 유치원 6곳·초등학교 7곳·중학교 4곳·고등학교 2곳이 있는데요. 모든 학교는 대구시교육청 소속이 됐습니다. 대구 교육청은 군위군을 수성구·동구 등이 속한 1학군으로 설정했는데, 군위 중학생들은 내년부터 1학군을 포함해 대구 전역의 고등학교에 지원할 수 있습니다. 또 군위지역 고등학교를 희망하면 지역우선전형으로 정원의 90%까지 진학도 가능하죠. 그동안 자체 소방서가 없어 경북 의성소방서에서 담당하던 군위 소방업무는 올해 개소한 대구 강북소방서가 맡습니다. 군위 모든 주민은 대구 전역의 36개 공공도서관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대구시민안전보험의 적용을 받아 사고 혜택 범위도 기존 9종에서 18종으로 확대됐습니다.

■ ‘군위 품은 대구’ 과제는?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은 신공항 추진에 따른 행정적·물리적 통합이었죠. 그래서 시민들은 ‘ 화학적 결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데요. 특히 군위군은 주민 대부분이 농업 종사자인 만큼 대구시가 농어민 수당을 유지하는 것에서 나아가 농업 친화적 지원사업을 꾸준히 발굴해주길 원합니다. 이질적인 두 지역을 하나로 묶기 위해서는 도농 간 특성을 잘 살려야 한다는 겁니다.

박창석/(경상북도의원 →대구시의원)
“명패만 달라졌을 뿐, 여전히 대구는 도시지역이고 군위는 농촌 지역입니다. 농촌 지역의 특성이라든가 여러 가지 특성을 고려한 행정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군위군의회는 대구와 군위 간 생활권 통합을 위해서는 교통편 확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입니다. 급행버스 2개 노선이 대구와 군위를 오가지만, 정작 군위 대표적인 관광지인 삼국유사면이 위치한 동부지역의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노선을 더 늘려야 한다는 거죠. 광역시급 인프라 투자로 수성IC와 동군위IC를 잇는 ‘팔공산 관통 고속도로’와 군위 신공항과 대구를 연결하는 ‘신공항 철도’ 건설도 반길 일이지만, 편하게 군위와 대구 도심을 오가는 일반도로도 꼭 필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또 군위의 대표적인 자연 자원을 활용해 성장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는데요. 팔공산을 중심으로 한 산림 자원과 삼국유사에 기반을 둔 역사 관광지·화본역· 촬영지 등 인문 자원까지, 때 묻지 않은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여전히 관광객을 끌어들일 기반시설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농어촌 민박은 31곳이지만 가족호텔은 한 곳뿐입니다. 반면 대도시인 대구는 접근성이 좋고 인지도도 높지만, 자연 자원을 활용한 관광 상품이 부족합니다. 때문에 두 지역의 통합으로 군위가 가진 접근성의 한계와, 대구시가 가진 도심 관광의 한계를 동시에 넘을 관광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에 대구정책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팔공산 등산 관광체험센터나 군위댐 익스트림 스포츠파크와 같은 건강 체험형 콘텐츠로 대구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대구·경북 신공항과 연계한 숙박시설을 통해 항공으로 지역을 찾는 외지 관광객 유입을 노려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마침 대구시는 대구·경북 신공항 개항에 맞춰 군위군에 대규모 복합휴양 관광단지를 조성할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호텔과 리조트 등 숙박시설과 골프장·워터파크 등의 레저시설, 상업·주거시설 등을 갖춘 복합단지를 건립할 특수목적법인을 세운 뒤 민간 참여자를 선정하기로 했습니다. 도농복합지역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새로운 광역시, 대구시와 군위군의 통합이 성공하면, 앞으로 인구 소멸지역을 광역시로 편입하는 시도가 전국에서 이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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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11 06: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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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 어떻게 시작됐나?
127년 동안 경상북도의 일부였던 군위군이 올해 7월부터 대구시 일원이 됐습니다. 대구경북신공항을 건설하기 위한 선결 조건이었던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은 지난해 12월 관련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더 큰 대구시대’가 열린 거죠. 그간 군위군은 대구경북신공항 유치 신청을 코앞에 두고 단독 후보지로 우보면을 고수했는데요. 결국, 신공항 추진이 무산 위기에 놓이자, 정치권은 ‘대구 편입’이라는 카드를 꺼냈습니다. 이후 시장·도지사가 모두 합심해 편입 법률안은 순풍을 탔는데요. 하지만 정치적 이해 관계가 얽힌 일부 지역 국회의원의 반대 등으로 2년 반 동안 진통을 거듭하다 지난해 말에야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3년여간의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대구시 군위군’은 단순한 행정통합을 넘어 지방 소멸 시대를 해결할 대안이 되길 시민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 대구시+군위군 = 특·광역시 중 가장 넓은 면적
군위군과 결합한 대구시, 우선 지형과 면적 등 물리적 환경이 확 바뀌었습니다. 대구 면적이 2배로 늘어난 것이죠. 이로써 7개 구·1개 군으로 구성된 대구시는 7개 구·2개 군으로 구역이 확대됐습니다. 전체 면적만 서울 면적의 2.5배인 1,499㎢로 전국 특·광역시 가운데 가장 넓습니다. 인구는 군위군 2만 3,340명이 더해져 238만 7,031명으로 늘어났고, 대구시 예산 규모도 15조 4,463억 원에서 15조 8,468억 원으로 4,005억 원 증액됐습니다.

■ 소멸위기 지역 1위의 ‘새로운 도약’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소멸위기’ 지역 1위로 꼽혀온 군위군은 어두운 미래를 해결할 뚜렷한 방법이 없었는데요. 하지만 대구 편입으로 대구시와 산업·의료·문화 등 각종 인프라를 공유하면서 도농 격차를 해소하는 것은 물론, 군부대 통합이전 유치와 교육 특구 지정 등을 통해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특히 2030년 개항하는 대구경북신공항을 기반으로 여객 뿐 아니라 중남부권의 항공물류를 담당할 중추 공항도시 역할을 하게 됩니다. 공항 배후도시인 이른바 ‘에어시티’ 조성을 위해 철도와 도로 등의 교통망도 대폭 확충되고 도심항공 교통망이 연결되면서 대규모 공항경제권이 기대되는데요. 달라진 군위,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 대구시 군위군, 달라진 것들
먼저 군위와 대구를 잇는 급행 노선 2개가 개통됐고, 군위 농어촌버스는 대구 마을버스로 바뀌었습니다. 대구~군위 간 시외버스 요금은 1,650원으로 기존의 3분의 1 수준으로 도시철도 무료환승도 할 수 있죠. 대구의 75세 이상 어르신 대중교통 통합 무임승차 역시 군위까지 확대 적용되고, 두 지역 간 택시 할증요금도 사라졌습니다. 현재 군위군에는 병설 유치원 6곳·초등학교 7곳·중학교 4곳·고등학교 2곳이 있는데요. 모든 학교는 대구시교육청 소속이 됐습니다. 대구 교육청은 군위군을 수성구·동구 등이 속한 1학군으로 설정했는데, 군위 중학생들은 내년부터 1학군을 포함해 대구 전역의 고등학교에 지원할 수 있습니다. 또 군위지역 고등학교를 희망하면 지역우선전형으로 정원의 90%까지 진학도 가능하죠. 그동안 자체 소방서가 없어 경북 의성소방서에서 담당하던 군위 소방업무는 올해 개소한 대구 강북소방서가 맡습니다. 군위 모든 주민은 대구 전역의 36개 공공도서관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대구시민안전보험의 적용을 받아 사고 혜택 범위도 기존 9종에서 18종으로 확대됐습니다.

■ ‘군위 품은 대구’ 과제는?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은 신공항 추진에 따른 행정적·물리적 통합이었죠. 그래서 시민들은 ‘ 화학적 결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데요. 특히 군위군은 주민 대부분이 농업 종사자인 만큼 대구시가 농어민 수당을 유지하는 것에서 나아가 농업 친화적 지원사업을 꾸준히 발굴해주길 원합니다. 이질적인 두 지역을 하나로 묶기 위해서는 도농 간 특성을 잘 살려야 한다는 겁니다.

박창석/(경상북도의원 →대구시의원)
“명패만 달라졌을 뿐, 여전히 대구는 도시지역이고 군위는 농촌 지역입니다. 농촌 지역의 특성이라든가 여러 가지 특성을 고려한 행정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군위군의회는 대구와 군위 간 생활권 통합을 위해서는 교통편 확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입니다. 급행버스 2개 노선이 대구와 군위를 오가지만, 정작 군위 대표적인 관광지인 삼국유사면이 위치한 동부지역의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노선을 더 늘려야 한다는 거죠. 광역시급 인프라 투자로 수성IC와 동군위IC를 잇는 ‘팔공산 관통 고속도로’와 군위 신공항과 대구를 연결하는 ‘신공항 철도’ 건설도 반길 일이지만, 편하게 군위와 대구 도심을 오가는 일반도로도 꼭 필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또 군위의 대표적인 자연 자원을 활용해 성장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는데요. 팔공산을 중심으로 한 산림 자원과 삼국유사에 기반을 둔 역사 관광지·화본역· 촬영지 등 인문 자원까지, 때 묻지 않은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여전히 관광객을 끌어들일 기반시설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농어촌 민박은 31곳이지만 가족호텔은 한 곳뿐입니다. 반면 대도시인 대구는 접근성이 좋고 인지도도 높지만, 자연 자원을 활용한 관광 상품이 부족합니다. 때문에 두 지역의 통합으로 군위가 가진 접근성의 한계와, 대구시가 가진 도심 관광의 한계를 동시에 넘을 관광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에 대구정책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팔공산 등산 관광체험센터나 군위댐 익스트림 스포츠파크와 같은 건강 체험형 콘텐츠로 대구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대구·경북 신공항과 연계한 숙박시설을 통해 항공으로 지역을 찾는 외지 관광객 유입을 노려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마침 대구시는 대구·경북 신공항 개항에 맞춰 군위군에 대규모 복합휴양 관광단지를 조성할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호텔과 리조트 등 숙박시설과 골프장·워터파크 등의 레저시설, 상업·주거시설 등을 갖춘 복합단지를 건립할 특수목적법인을 세운 뒤 민간 참여자를 선정하기로 했습니다. 도농복합지역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새로운 광역시, 대구시와 군위군의 통합이 성공하면, 앞으로 인구 소멸지역을 광역시로 편입하는 시도가 전국에서 이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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