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질만 하던 세상…손 내밀어 준 건 형사님 뿐이었어요”

입력 2023.07.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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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저에게 손 내밀어 주지 않았는데, 형사님을 뵙고 열심히 살겠다고 진심으로 다짐했습니다."

최근 제주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사무실에 뜻밖의 손편지 한 통이 도착했습니다.

편지를 받는 사람은 여성청소년 수사팀 임준일 경사, 편지를 쓴 사람은 제주소년원에 수감 중인 A 군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최근 제주소년원에서 딱 한 번 마주했습니다. 임 경사는 지난달, 다른 지역 경찰서에서 촉탁 수사를 의뢰받아, 제주소년원에 있는 A 군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경찰관을 만나면 으레 범죄 사실에 대해서만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을 줄로만 알았던 A 군은, 이날 임 경사와의 한 번 만남으로 "마음이 움직였다"고 고백했습니다.

■ 세상 향해 비뚤어진 마음 일으킨 한 마디, "너도 할 수 있어"

소년원에서 A 군과 마주한 임 경사는 범죄 사실에만 집중하지 않았습니다. A 군을 수사하면서도 틈틈이 A 군에게 다양한 진로 선택의 가능성과 중요성을 설명하며, 인생 선배로서 A 군을 격려했습니다.

A 군의 잠재력을 믿고 응원하는 등, 진심 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날 임 경사의 진심에 A 군도 화답했습니다. A 군이 한 글자 한 글자 정성껏 눌러 쓴 편지에는 임 경사를 향한 고마운 마음이 가득 담겼습니다.

그는 자필 편지에서 "저를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것에 대해 평생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며 "한 번밖에 뵙지 못했지만, 나가서 꼭 성공해 좋은 곳에서 뵙고 싶다. 형사님은 제가 살아온 인생에서 가장 본받고 싶은 분"이라며 고마움을 나타냈습니다.


존경하는 임준일 형사님께, 저 ○○○입니다. 먼저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는 어렸을 적부터 비행을 일삼고 삐뚤게 살아왔습니다.

누구도 저에게 손 내밀어 주지 않고 범죄자 취급했는데
형사님을 뵙고 정말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진심으로 다짐하게 되었고,
저를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것에 대해
평생 잊지 않고 살아가겠습니다.

한 번밖에 뵙지 못했지만, 나가서 꼭 성공해서 좋은 곳에서 뵙고 싶습니다.

형사님은 제가 살아온 인생에서 가장 멋있으시고 본받고 싶은 분입니다.
요즘 날씨가 더워졌는데 스트레스받지 마시고 항상 힘내십쇼!

임준일 형사님 사랑합니다!

2023年 6月 12日 ○○○

A 군의 손편지는 임 경사가 근무하는 여청수사팀 뿐 아니라 제주서부서 전 직원에게 공유됐습니다.

임상우 제주서부경찰서장은 "앞으로도 단순히 범죄예방과 단속에 그치지 않고, 소년범 등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주고 동기 부여하며,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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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가락질만 하던 세상…손 내밀어 준 건 형사님 뿐이었어요”
    • 입력 2023-07-11 08: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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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저에게 손 내밀어 주지 않았는데, 형사님을 뵙고 열심히 살겠다고 진심으로 다짐했습니다."

최근 제주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사무실에 뜻밖의 손편지 한 통이 도착했습니다.

편지를 받는 사람은 여성청소년 수사팀 임준일 경사, 편지를 쓴 사람은 제주소년원에 수감 중인 A 군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최근 제주소년원에서 딱 한 번 마주했습니다. 임 경사는 지난달, 다른 지역 경찰서에서 촉탁 수사를 의뢰받아, 제주소년원에 있는 A 군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경찰관을 만나면 으레 범죄 사실에 대해서만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을 줄로만 알았던 A 군은, 이날 임 경사와의 한 번 만남으로 "마음이 움직였다"고 고백했습니다.

■ 세상 향해 비뚤어진 마음 일으킨 한 마디, "너도 할 수 있어"

소년원에서 A 군과 마주한 임 경사는 범죄 사실에만 집중하지 않았습니다. A 군을 수사하면서도 틈틈이 A 군에게 다양한 진로 선택의 가능성과 중요성을 설명하며, 인생 선배로서 A 군을 격려했습니다.

A 군의 잠재력을 믿고 응원하는 등, 진심 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날 임 경사의 진심에 A 군도 화답했습니다. A 군이 한 글자 한 글자 정성껏 눌러 쓴 편지에는 임 경사를 향한 고마운 마음이 가득 담겼습니다.

그는 자필 편지에서 "저를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것에 대해 평생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며 "한 번밖에 뵙지 못했지만, 나가서 꼭 성공해 좋은 곳에서 뵙고 싶다. 형사님은 제가 살아온 인생에서 가장 본받고 싶은 분"이라며 고마움을 나타냈습니다.


존경하는 임준일 형사님께, 저 ○○○입니다. 먼저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는 어렸을 적부터 비행을 일삼고 삐뚤게 살아왔습니다.

누구도 저에게 손 내밀어 주지 않고 범죄자 취급했는데
형사님을 뵙고 정말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진심으로 다짐하게 되었고,
저를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것에 대해
평생 잊지 않고 살아가겠습니다.

한 번밖에 뵙지 못했지만, 나가서 꼭 성공해서 좋은 곳에서 뵙고 싶습니다.

형사님은 제가 살아온 인생에서 가장 멋있으시고 본받고 싶은 분입니다.
요즘 날씨가 더워졌는데 스트레스받지 마시고 항상 힘내십쇼!

임준일 형사님 사랑합니다!

2023年 6月 12日 ○○○

A 군의 손편지는 임 경사가 근무하는 여청수사팀 뿐 아니라 제주서부서 전 직원에게 공유됐습니다.

임상우 제주서부경찰서장은 "앞으로도 단순히 범죄예방과 단속에 그치지 않고, 소년범 등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주고 동기 부여하며,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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