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시효 50여 일 남기고 학위 반납한 조민…검찰의 선택은?

입력 2023.07.1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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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공부한 결과인 학위와 전문직 자격증을 포기한 건 검찰의 기소 여부와 저울질하려는 건 아니다”

(7월 10일, 조민 씨 SNS)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비리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약 50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늦어도 다음 달 26일(공소 시효 만료일)이면, 조민 씨의 기소 여부가 결정됩니다. 검찰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입시 비리' 정경심은 유죄..."숙명여대 쌍둥이도 기소됐는데"

지난해 1월 대법원은 조민 씨의 어머니 정경심 씨의 '입시 비리' 혐의에 대해 유죄를 확정지었습니다. 지난 2019년 9월 딸 조민 씨의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한 게 사실이란 겁니다.

사실상 조민 씨를 '공범'으로 보고 있는 검찰은 이 자체만으로도 기소할 명분은 충분해 보입니다. 이미 대법원이 사안을 판단한 만큼, 혐의 입증도 어렵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입시 비리와 관련해 부모와 함께 자녀가 기소된 사례도 있습니다. '숙명여고 쌍둥이'입니다. 시험문제를 유출했다는 혐의로 당시 교무부장이었던 아버지와 함께 두 딸도 기소됐습니다.

당초 검찰은 두 딸이 미성년자인 점을 참작해 소년부로 송치했지만, 서울가정법원은 "범행이 무겁다"며 사건을 검찰로 돌려보냈습니다. 결국 검찰은 쌍둥이 자매를 전과기록이 남을 수 있는 형사재판으로 넘겼습니다.


■숙명여고 쌍둥이=조민?...검찰 "두루두루 검토 후 결정"

다만 정경심 씨 판결과 숙명여고 사례만 가지고 기소를 결정하기엔, 검찰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만큼 적극적으로 범행에 가담했는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는 겁니다.

"공범의 판결은 나머지 공범을 기소할 때 증거로 쓰여. 다만 공범(정경심)이 유죄 확정을 받았다고 해서, 나머지 공범이 100% 기소가 되는 건 아냐"

"행위 분담 여부, 가담 정도, 양형 요소 등을 두루두루 살펴봐야"

(서울중앙지검 관계자)

특히 혐의를 완강히 부인해 재판부조차 "반성의 기미가 안 보여 죄질이 나쁘다"는 지적을 받았던 쌍둥이 자매와 '똑같이' 보는 게 맞느냐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조민 씨는 자신의 입학을 취소한 고려대와 부산대 의전원을 상대로 불복 소송을 냈고, 1심 패소 이후 항소를 취하했습니다.

그러면서 "저 자신을 돌아보면서 오랜 시간 심사숙고해 결정한 일이다. 만약 검찰이 기소를 결정한다면 재판에 성실히 참여하고 그 결과 역시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피의자의 반성 여부까지 종합해서 판단하는 검찰에겐 조민 씨의 이런 결정 또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또 가족을 모두 재판에 넘긴다는 일부 여론의 지적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딸 조민, 다음 차례는 아들 조원

조민 씨의 기소가 중요한 이유는 또 있습니다. 바로 조민 씨에 대한 기소 여부가 추후 동생 조원 씨의 기소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대학을 나온 조원 씨는 한영외고에 허위 인텁 예정 증명서를 제출하거나, 최강욱 의원 명의의 인턴십 확인서를 위조해 대학원 등 입시에 활용한 혐의를 받습니다.

이미 조국 전 장관과 정경심 씨는 1심에서 조원 씨의 이 같은 '입시 비리'를 주도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허위 인턴확인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이미 1·2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현재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건 자체로 보면 누나 조민 씨의 입시 비리와 '판박이'로 볼 수 있습니다. 조원 씨도 누나와 마찬가지로 대학원 학위를 포기했습니다.

이 때문에 조민 씨의 기소 여부가 조원 씨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사건 관계자들이 재판을 받고 있어 공소 시효가 중지된 상태"라며 "조민 씨와 마찬가지로 원칙대로 수사해,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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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소시효 50여 일 남기고 학위 반납한 조민…검찰의 선택은?
    • 입력 2023-07-11 15: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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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공부한 결과인 학위와 전문직 자격증을 포기한 건 검찰의 기소 여부와 저울질하려는 건 아니다”

(7월 10일, 조민 씨 SNS)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 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비리 혐의에 대한 공소시효가 약 50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늦어도 다음 달 26일(공소 시효 만료일)이면, 조민 씨의 기소 여부가 결정됩니다. 검찰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입시 비리' 정경심은 유죄..."숙명여대 쌍둥이도 기소됐는데"

지난해 1월 대법원은 조민 씨의 어머니 정경심 씨의 '입시 비리' 혐의에 대해 유죄를 확정지었습니다. 지난 2019년 9월 딸 조민 씨의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한 게 사실이란 겁니다.

사실상 조민 씨를 '공범'으로 보고 있는 검찰은 이 자체만으로도 기소할 명분은 충분해 보입니다. 이미 대법원이 사안을 판단한 만큼, 혐의 입증도 어렵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입시 비리와 관련해 부모와 함께 자녀가 기소된 사례도 있습니다. '숙명여고 쌍둥이'입니다. 시험문제를 유출했다는 혐의로 당시 교무부장이었던 아버지와 함께 두 딸도 기소됐습니다.

당초 검찰은 두 딸이 미성년자인 점을 참작해 소년부로 송치했지만, 서울가정법원은 "범행이 무겁다"며 사건을 검찰로 돌려보냈습니다. 결국 검찰은 쌍둥이 자매를 전과기록이 남을 수 있는 형사재판으로 넘겼습니다.


■숙명여고 쌍둥이=조민?...검찰 "두루두루 검토 후 결정"

다만 정경심 씨 판결과 숙명여고 사례만 가지고 기소를 결정하기엔, 검찰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만큼 적극적으로 범행에 가담했는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는 겁니다.

"공범의 판결은 나머지 공범을 기소할 때 증거로 쓰여. 다만 공범(정경심)이 유죄 확정을 받았다고 해서, 나머지 공범이 100% 기소가 되는 건 아냐"

"행위 분담 여부, 가담 정도, 양형 요소 등을 두루두루 살펴봐야"

(서울중앙지검 관계자)

특히 혐의를 완강히 부인해 재판부조차 "반성의 기미가 안 보여 죄질이 나쁘다"는 지적을 받았던 쌍둥이 자매와 '똑같이' 보는 게 맞느냐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조민 씨는 자신의 입학을 취소한 고려대와 부산대 의전원을 상대로 불복 소송을 냈고, 1심 패소 이후 항소를 취하했습니다.

그러면서 "저 자신을 돌아보면서 오랜 시간 심사숙고해 결정한 일이다. 만약 검찰이 기소를 결정한다면 재판에 성실히 참여하고 그 결과 역시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피의자의 반성 여부까지 종합해서 판단하는 검찰에겐 조민 씨의 이런 결정 또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또 가족을 모두 재판에 넘긴다는 일부 여론의 지적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딸 조민, 다음 차례는 아들 조원

조민 씨의 기소가 중요한 이유는 또 있습니다. 바로 조민 씨에 대한 기소 여부가 추후 동생 조원 씨의 기소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대학을 나온 조원 씨는 한영외고에 허위 인텁 예정 증명서를 제출하거나, 최강욱 의원 명의의 인턴십 확인서를 위조해 대학원 등 입시에 활용한 혐의를 받습니다.

이미 조국 전 장관과 정경심 씨는 1심에서 조원 씨의 이 같은 '입시 비리'를 주도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허위 인턴확인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이미 1·2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현재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건 자체로 보면 누나 조민 씨의 입시 비리와 '판박이'로 볼 수 있습니다. 조원 씨도 누나와 마찬가지로 대학원 학위를 포기했습니다.

이 때문에 조민 씨의 기소 여부가 조원 씨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사건 관계자들이 재판을 받고 있어 공소 시효가 중지된 상태"라며 "조민 씨와 마찬가지로 원칙대로 수사해, 기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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