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2등 600명 당첨, 조작이 아니라고?

입력 2023.07.13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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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이 수십 명, 2등이 수백 명 나오는데 보면서도 욕을 얼마나 했는지…지금도 꿈만 같습니다"

지난 5월 초, 로또 1등에 당첨됐다는 사람이 한 커뮤니티에 올린 당첨 소감입니다.

이렇게 로또에 당첨된 사람조차도 의심했다던 '로또 추첨 조작' 의혹은 지난 3월에 불거졌습니다.

■ 한 판매점에서 2등 103건 당첨…불거진 '로또 조작' 의혹

3월 4일 진행됐던 제1057회 로또 복권 추첨에서 2등 당첨이 무려 664건이나 나왔고, 이 가운데 103건이 모두 서울 동대문구의 한 판매점에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복권 구입을 위해 줄 서서 기다리는 시민들. 사진 속 판매점은 기사에 언급된 판매점과 무관합니다.복권 구입을 위해 줄 서서 기다리는 시민들. 사진 속 판매점은 기사에 언급된 판매점과 무관합니다.

당시 복권위는 2등 당첨 664장 중에서 609장은 특정 번호를 수동으로 선택한 것으로 개개인이 선호하는 번호 조합이 우연히 뽑힌 결과이며, 추첨이 생방송으로 전국에 중계돼 추첨기 조작은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래도 의혹이 쉽게 진화되지 않자, 지난달에는 로또 복권 추첨 생방송에 대규모 인원을 초청해 공개 추첨을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오늘(13일)은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가 의혹 해소를 위해 맡겼던 공식 검증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 공식 검증 결과는?…"티켓과 추첨기 등 위·변조 불가능"

먼저 검증 의뢰기관 가운데 하나인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는 약 2개월 동안 온라인 복권 추첨 과정과 시스템을 집중적으로 검증했습니다. 시스템 전반과 이에 적용된 위·변조 방지 기술, 당첨 티켓 검증 절차, 보안 환경, 추첨 방송 절차와 장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는데요.

결과는 '조작이 불가능'하다 것이었습니다. "현재 복권시스템과 추첨과정에는 내·외부에서 시도할 수 있는 위·변조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장치가 마련돼 있어 조작이 불가능하다"라고 했습니다.

아래는 용역 결과를 요약한 겁니다.

Q. 내부 관계자가 복권 시스템 조작해 '낙첨 티켓'을 '당첨 티켓'으로 변경해 당첨금 받을 수 있나?

- 서버와 네트워크·DB 접근 제어 등을 통해 '인가된 사용자'만 접근이 가능하며, 접근 이력과 작업 사항은 모두 기록한다.
- 부정한 방법으로 접근해 낙첨 티켓을 당첨티켓으로 바꾸더라도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CBC-MAC'이라는 확인 단계에서 변조된 티켓은 원본과 불일치한 게 확인돼 지급이 거절된다.
- 복권 발행과 당첨 데이터는 모두 5개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는데, 기술적·물리적으로 모든 데이터베이스 정보를 변경하는 건 불가능하다.

Q. 실물 티켓을 위·변조해 당첨금 받을 수 있나?

- 티켓에 인쇄된 티켓인증(k-secure) 코드는 중복되지 않은 난수로 생산되고, 시스템에는 해쉬값으로 변경해 저장돼 위·변조해도 지급 과정에서 탐지할 수 있다.
- 바코드를 위조해도 위조한 바코드 정보가 시스템에서 조회되지 않아 지급 불가하다.

Q. 비인가자가 외부에서 복권시스템에 불법 침입할 수 있나?

- 사설 IP로 구축된 독립적인 망을 방화벽으로 통제하고 있고, 서버 접근제어 솔루션을 사용해 불가능하다.

Q. 추첨기와 추첨볼을 조작해 번호를 선정할 수 있나?

- 추첨기와 추첨볼은 이중 잠금장치가 설치된 창고에 보관하고, 개방할 때 방송국 관계자와 수탁사업자가 봉인번호와 훼손 여부를 함께 확인한다.
- 추첨볼이 바람에 의해 빠르게 섞이다 추첨기 상단 추출구로 7개 추첨볼이 무작위로 추출되는 방식이라, 원하는 번호로 추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 "확률·통계적으로 '다수 당첨' 가능…앞으로도 계속될 것"

확률·통계적으로도 다수 당첨이 가능한 것인지도 따져봤습니다. 또다른 검증 의뢰기관인 서울대 통계연구소가 로또 복권을 추첨할 때 '공이 무작위로 동등하게 당첨되는지'와 '최근 다수 당첨이 확률·통계적으로 발생 가능한지'를 따져본 건데요.

이를 위해 2002년부터 2023년간 총 1,061개의 당첨번호를 활용했고, 631회차(2015년 1월)부터 1,059회차(2023년 3월)에서 20회 이상 구매된 번호조합과 회차별 구매방식이 자동인지 수동인지를 분석했습니다.

연구 결과 "로또 복권 추첨은 무작위로 이뤄지고 있고, 최근 1, 2등 다수당첨도 확률적으로 충분히 발생 가능하다"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특히 최근 다수 당첨된 번호 조합이 나올 확률을 계산해보니 확률적으로 충분히 발생 가능한 범위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1,019회차(2022년 6월)처럼 1등 당첨이 50장 이상일 확률은 약 31%이며, 1,057회차(2023년 3월)처럼 2등이 550장 이상 당첨될 확률은 5.18%였습니다.

그러면서 서울대통계연구소는 "과거 1등 50게임 당첨, 2등 664게임 당첨 경우처럼 앞으로도 많은 당첨 게임 수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전체 구매량이 늘어나면서 총 구매량의 1/3가량을 차지하는 '수동 구매'도 늘고 있어 다수 당첨이 발생할 가능성은 더 늘었다는 해석도 했습니다.

연구소는 그러면서 해외의 경우에도 영국에서는 2016년 4천 명이 넘게 1등 당첨된 사례가 있고, 필리핀에서는 2022년 433명이 1등으로 다수 당첨된 사례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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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또 2등 600명 당첨, 조작이 아니라고?
    • 입력 2023-07-13 14:2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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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이 수십 명, 2등이 수백 명 나오는데 보면서도 욕을 얼마나 했는지…지금도 꿈만 같습니다"

지난 5월 초, 로또 1등에 당첨됐다는 사람이 한 커뮤니티에 올린 당첨 소감입니다.

이렇게 로또에 당첨된 사람조차도 의심했다던 '로또 추첨 조작' 의혹은 지난 3월에 불거졌습니다.

■ 한 판매점에서 2등 103건 당첨…불거진 '로또 조작' 의혹

3월 4일 진행됐던 제1057회 로또 복권 추첨에서 2등 당첨이 무려 664건이나 나왔고, 이 가운데 103건이 모두 서울 동대문구의 한 판매점에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복권 구입을 위해 줄 서서 기다리는 시민들. 사진 속 판매점은 기사에 언급된 판매점과 무관합니다.
당시 복권위는 2등 당첨 664장 중에서 609장은 특정 번호를 수동으로 선택한 것으로 개개인이 선호하는 번호 조합이 우연히 뽑힌 결과이며, 추첨이 생방송으로 전국에 중계돼 추첨기 조작은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래도 의혹이 쉽게 진화되지 않자, 지난달에는 로또 복권 추첨 생방송에 대규모 인원을 초청해 공개 추첨을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오늘(13일)은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가 의혹 해소를 위해 맡겼던 공식 검증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 공식 검증 결과는?…"티켓과 추첨기 등 위·변조 불가능"

먼저 검증 의뢰기관 가운데 하나인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는 약 2개월 동안 온라인 복권 추첨 과정과 시스템을 집중적으로 검증했습니다. 시스템 전반과 이에 적용된 위·변조 방지 기술, 당첨 티켓 검증 절차, 보안 환경, 추첨 방송 절차와 장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는데요.

결과는 '조작이 불가능'하다 것이었습니다. "현재 복권시스템과 추첨과정에는 내·외부에서 시도할 수 있는 위·변조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장치가 마련돼 있어 조작이 불가능하다"라고 했습니다.

아래는 용역 결과를 요약한 겁니다.

Q. 내부 관계자가 복권 시스템 조작해 '낙첨 티켓'을 '당첨 티켓'으로 변경해 당첨금 받을 수 있나?

- 서버와 네트워크·DB 접근 제어 등을 통해 '인가된 사용자'만 접근이 가능하며, 접근 이력과 작업 사항은 모두 기록한다.
- 부정한 방법으로 접근해 낙첨 티켓을 당첨티켓으로 바꾸더라도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 'CBC-MAC'이라는 확인 단계에서 변조된 티켓은 원본과 불일치한 게 확인돼 지급이 거절된다.
- 복권 발행과 당첨 데이터는 모두 5개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는데, 기술적·물리적으로 모든 데이터베이스 정보를 변경하는 건 불가능하다.

Q. 실물 티켓을 위·변조해 당첨금 받을 수 있나?

- 티켓에 인쇄된 티켓인증(k-secure) 코드는 중복되지 않은 난수로 생산되고, 시스템에는 해쉬값으로 변경해 저장돼 위·변조해도 지급 과정에서 탐지할 수 있다.
- 바코드를 위조해도 위조한 바코드 정보가 시스템에서 조회되지 않아 지급 불가하다.

Q. 비인가자가 외부에서 복권시스템에 불법 침입할 수 있나?

- 사설 IP로 구축된 독립적인 망을 방화벽으로 통제하고 있고, 서버 접근제어 솔루션을 사용해 불가능하다.

Q. 추첨기와 추첨볼을 조작해 번호를 선정할 수 있나?

- 추첨기와 추첨볼은 이중 잠금장치가 설치된 창고에 보관하고, 개방할 때 방송국 관계자와 수탁사업자가 봉인번호와 훼손 여부를 함께 확인한다.
- 추첨볼이 바람에 의해 빠르게 섞이다 추첨기 상단 추출구로 7개 추첨볼이 무작위로 추출되는 방식이라, 원하는 번호로 추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 "확률·통계적으로 '다수 당첨' 가능…앞으로도 계속될 것"

확률·통계적으로도 다수 당첨이 가능한 것인지도 따져봤습니다. 또다른 검증 의뢰기관인 서울대 통계연구소가 로또 복권을 추첨할 때 '공이 무작위로 동등하게 당첨되는지'와 '최근 다수 당첨이 확률·통계적으로 발생 가능한지'를 따져본 건데요.

이를 위해 2002년부터 2023년간 총 1,061개의 당첨번호를 활용했고, 631회차(2015년 1월)부터 1,059회차(2023년 3월)에서 20회 이상 구매된 번호조합과 회차별 구매방식이 자동인지 수동인지를 분석했습니다.

연구 결과 "로또 복권 추첨은 무작위로 이뤄지고 있고, 최근 1, 2등 다수당첨도 확률적으로 충분히 발생 가능하다"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특히 최근 다수 당첨된 번호 조합이 나올 확률을 계산해보니 확률적으로 충분히 발생 가능한 범위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1,019회차(2022년 6월)처럼 1등 당첨이 50장 이상일 확률은 약 31%이며, 1,057회차(2023년 3월)처럼 2등이 550장 이상 당첨될 확률은 5.18%였습니다.

그러면서 서울대통계연구소는 "과거 1등 50게임 당첨, 2등 664게임 당첨 경우처럼 앞으로도 많은 당첨 게임 수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전체 구매량이 늘어나면서 총 구매량의 1/3가량을 차지하는 '수동 구매'도 늘고 있어 다수 당첨이 발생할 가능성은 더 늘었다는 해석도 했습니다.

연구소는 그러면서 해외의 경우에도 영국에서는 2016년 4천 명이 넘게 1등 당첨된 사례가 있고, 필리핀에서는 2022년 433명이 1등으로 다수 당첨된 사례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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