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라 동해에 출현한 상어…동해안 해수욕장 대책 부심 [취재후]

입력 2023.07.14 (07:00) 수정 2023.07.1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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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강원도 삼척시 광진항 앞바다에서 발견된 상어 화면제공 : 동해해양경찰서)

■ "죠스가 나타났다"…동해에서 잇따라 출현

지난 7일, 강원도 삼척시 광진항 앞바다에 회색빛 삼각형 등지느러미를 가진 큰 물고기 한 마리가 유유히 바닷속을 헤엄쳤습니다.

몸길이 2.5 미터, 청상아리로 추정됩니다. 해상 순찰중이던 해양경찰 구조정이 발견했습니다.

청상아리는 오징어와 참치 등 큰 물고기를 주식으로 삼습니다. 하지만 공격성이 강하기 때문에 사람을 공격하기도 합니다.

(지난 7일, 강원도 삼척시 광진항 앞바다에서 발견된 상어 화면제공 : 동해해양경찰서)

■ 동해서 드물게 나타났던 상어…이례적인 잦은 출현

그동안 동해에서 드물게 나타나던 상어가 올해 들어 이례적으로 자주 출몰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 달여 동안 강원과 경북 동해안에서 발견돼 해경에 신고 접수된 상어류는 모두 14마리입니다.

지난해 일 년 동안 동해안에서 발견됐던 상어가 단 한 마리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급증했다고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물론 상어는 혼획되거나 발견되더라도 해경에 신고하는 게 법적 의무는 아니라 실제 목격된 상어는 더 많을 가능성이 크긴 합니다.

이에 대해 동해지방해양경찰청 관계자는 "그동안 동해에서 상어가 잘 나타나지 않아 고래처럼 따로 통계 관리를 하진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달(6월) 23일, 강원도 속초시 장사항 앞바다에서 조업 중이던 정치망 어선 그물에 죽은 채 발견된 백상아리 (화면제공 : 속초해양경찰서)지난달(6월) 23일, 강원도 속초시 장사항 앞바다에서 조업 중이던 정치망 어선 그물에 죽은 채 발견된 백상아리 (화면제공 : 속초해양경찰서)

■ 사람 공격하는 상어도 출현…7명 사상자 내고, 해수욕장까지 접근

특히, 올해는 사람을 해칠 정도로 공격성이 강한 백상아리와 청새리상어도 속초시와 포항시에서 발견됐습니다.

백상아리와 청새리상어는 육지와 가까운 해상에서도 활동합니다.

특히, 백상아리는 우리나라에서 사람을 공격해 사상자를 내기도 했습니다. 백상아리의 공격으로 1959년 이후 지금까지 모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습니다.

모두 서해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하지만 서해에 국한된 건 아닙니다. 청새리상어는 2011년 8월에 제주도 제주시 우도 서빈백사해수욕장에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백상아리 등 상어가 속초에 출몰했다는 소식에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과 지역 주민들은 불안해하는 모습입니다.


최원동/ 강원도 속초시 조양동
" 동해에서 상어가, 속초에서 백상아리까지 나온다고 하니까 놀랐죠. '내가 수영하다가 물리는 거 아니야' 이렇게 생각도 했고...속초에는 안전 그물망을 쳐서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는데, 속초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해수욕장에도 안전 그물망을 하면 괜찮을 거 같아요."


백상아리백상아리

■ 왜 동해에서 상어가?…'수온 상승'이 원인

최근 상어 발견이 잦아지는 건 동해의 수온이 상승했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올해 봄 동해 평균 해면 수온(3월~5월)이 10도를 기록해 관측 이래 가장 높았습니다.

최윤 군산대학교 해양생물자원학과 교수는 동해 수온이 상승하면서 상어가 먹는 어종들이 동해로 올라왔고, 자연스럽게 상어도 따라오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동안 동해안에선 악상어 위주로 발견됐는데, 더 따뜻한 물에서 사는 백상아리와 청새리상어·청상아리 등이 발견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일본 오키나와와 타이완 해상 등에서 살던 상어들이 북상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 교수는 동해에선 1년에 한두 번 발견될 만큼 드물던 상어가 지난달부터 자주 출현하는 걸 보면, 앞으로 동해에 출현하는 상어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습니다.

■상어 퇴치기에 안전 그물망까지…동해안 해수욕장 운영대책 부심

전기를 쏘는 상어 퇴치기(화면제공 : 포항시청)전기를 쏘는 상어 퇴치기(화면제공 : 포항시청)

속초시가 해수욕장에 상어 접근을 막는 안전 그물망을 설치하고 있다. (화면제공 : 속초시청)속초시가 해수욕장에 상어 접근을 막는 안전 그물망을 설치하고 있다. (화면제공 : 속초시청)

피서객을 맞이하는 각 자치단체는 혹시 모를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대책을 짜내고 있습니다.

경북 포항과 울진·경주·영덕은 수상오토바이에 장착해 전류를 쏘는 상어 퇴치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상어 퇴치기는 경북 지역 24개 해수욕장에 배치됐습니다.

속초시는 해수욕장 물놀이구역 주변을 감싸는 안전 그물망을 전 지역에 설치했습니다.

속초시는 당초 속초해수욕장에만 설치했었는데, 안전 그물망을 마을 해수욕장인 외웅치해수욕장까지 확대 설치했습니다.

등대해수욕장에도 계획대로 오는 22일 설치되면 속초 지역 3개 해수욕장 모두 안전 그물망이 설치됩니다.

그물망 제작과 설치 비용만 천만 원이 훌쩍 넘는 데다, 상어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특수 제작해야 해서 시간이 걸립니다.

속초시는 예비비까지 사용하며 긴급 설치했습니다.

속초시가 안전그물망을 설치했다는 소식에 포항시 등 해수욕장을 운영하는 다른 자치단체에서도 설치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물망을 설치하기엔 해수욕장이 넓은 데다 운영하는 해수욕장이 많은 자치단체는 비용이 큰 부담입니다.

또, 태풍이 발생하거나 파고가 높으면 그물망을 거둬들이고, 재설치해야하는 등 관리도 어렵습니다.

이런 이유로 속초시 외의 다른 지자체들은 안전그물망을 즉각 설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해양수산부는 상어가 자주 나타나자 해양경찰청과 자치단체 등에 해상 순찰과 감시를 강화해달라고 요청했고, 상어가 나타나면 해수욕장 이용객에게 즉시 알려 사고를 예방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속초해수욕장에서 설치된 상어 피해 예방 안전 수칙 (촬영기자 : 박영웅)속초해수욕장에서 설치된 상어 피해 예방 안전 수칙 (촬영기자 : 박영웅)

■ 상어는 청각과 후각이 예민…자극하지 않는 게 중요

상어들이 주로 활동하는 시간대인 해 질 무렵부터 새벽까지는 물놀이를 자제하는 게 좋습니다.

상어는 청각과 후각이 예민한 어류입니다. 특히, 몸에 상처가 있거나 생리 기간인 여성이라면 입수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피 냄새가 상어를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또, 상어를 만났을 때 물장구를 치거나 손으로 잡는 등 자극을 해서도 안 됩니다.

상어의 공격을 받는 최악의 상황에는 상어의 급소인 눈이나 주둥이 부위를 꼬챙이나 장비로 강하게 타격해야 합니다.


(2019년 7월 8일 제주시 함덕해수욕장에서 발견된 상어 화면제공 : 제주 조천읍사무소)

우리나라에서 상어가 해수욕장에 출현했던 최근 사례는 2019년 7월 제주 함덕해수욕장입니다.

당시 몸 길이 1미터로 추정되는 상어가 출현했습니다.

우리나라도 해외처럼 상어로 인한 안전사고가 날 위험이 있는 만큼 개인적인 대비도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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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잇따라 동해에 출현한 상어…동해안 해수욕장 대책 부심 [취재후]
    • 입력 2023-07-14 07:00:34
    • 수정2023-07-14 16:14:15
    취재후·사건후
(지난 7일, 강원도 삼척시 광진항 앞바다에서 발견된 상어 화면제공 : 동해해양경찰서)

■ "죠스가 나타났다"…동해에서 잇따라 출현

지난 7일, 강원도 삼척시 광진항 앞바다에 회색빛 삼각형 등지느러미를 가진 큰 물고기 한 마리가 유유히 바닷속을 헤엄쳤습니다.

몸길이 2.5 미터, 청상아리로 추정됩니다. 해상 순찰중이던 해양경찰 구조정이 발견했습니다.

청상아리는 오징어와 참치 등 큰 물고기를 주식으로 삼습니다. 하지만 공격성이 강하기 때문에 사람을 공격하기도 합니다.

(지난 7일, 강원도 삼척시 광진항 앞바다에서 발견된 상어 화면제공 : 동해해양경찰서)

■ 동해서 드물게 나타났던 상어…이례적인 잦은 출현

그동안 동해에서 드물게 나타나던 상어가 올해 들어 이례적으로 자주 출몰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 달여 동안 강원과 경북 동해안에서 발견돼 해경에 신고 접수된 상어류는 모두 14마리입니다.

지난해 일 년 동안 동해안에서 발견됐던 상어가 단 한 마리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급증했다고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물론 상어는 혼획되거나 발견되더라도 해경에 신고하는 게 법적 의무는 아니라 실제 목격된 상어는 더 많을 가능성이 크긴 합니다.

이에 대해 동해지방해양경찰청 관계자는 "그동안 동해에서 상어가 잘 나타나지 않아 고래처럼 따로 통계 관리를 하진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달(6월) 23일, 강원도 속초시 장사항 앞바다에서 조업 중이던 정치망 어선 그물에 죽은 채 발견된 백상아리 (화면제공 : 속초해양경찰서)
■ 사람 공격하는 상어도 출현…7명 사상자 내고, 해수욕장까지 접근

특히, 올해는 사람을 해칠 정도로 공격성이 강한 백상아리와 청새리상어도 속초시와 포항시에서 발견됐습니다.

백상아리와 청새리상어는 육지와 가까운 해상에서도 활동합니다.

특히, 백상아리는 우리나라에서 사람을 공격해 사상자를 내기도 했습니다. 백상아리의 공격으로 1959년 이후 지금까지 모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습니다.

모두 서해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하지만 서해에 국한된 건 아닙니다. 청새리상어는 2011년 8월에 제주도 제주시 우도 서빈백사해수욕장에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백상아리 등 상어가 속초에 출몰했다는 소식에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과 지역 주민들은 불안해하는 모습입니다.


최원동/ 강원도 속초시 조양동
" 동해에서 상어가, 속초에서 백상아리까지 나온다고 하니까 놀랐죠. '내가 수영하다가 물리는 거 아니야' 이렇게 생각도 했고...속초에는 안전 그물망을 쳐서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는데, 속초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해수욕장에도 안전 그물망을 하면 괜찮을 거 같아요."


백상아리
■ 왜 동해에서 상어가?…'수온 상승'이 원인

최근 상어 발견이 잦아지는 건 동해의 수온이 상승했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올해 봄 동해 평균 해면 수온(3월~5월)이 10도를 기록해 관측 이래 가장 높았습니다.

최윤 군산대학교 해양생물자원학과 교수는 동해 수온이 상승하면서 상어가 먹는 어종들이 동해로 올라왔고, 자연스럽게 상어도 따라오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동안 동해안에선 악상어 위주로 발견됐는데, 더 따뜻한 물에서 사는 백상아리와 청새리상어·청상아리 등이 발견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일본 오키나와와 타이완 해상 등에서 살던 상어들이 북상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 교수는 동해에선 1년에 한두 번 발견될 만큼 드물던 상어가 지난달부터 자주 출현하는 걸 보면, 앞으로 동해에 출현하는 상어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습니다.

■상어 퇴치기에 안전 그물망까지…동해안 해수욕장 운영대책 부심

전기를 쏘는 상어 퇴치기(화면제공 : 포항시청)
속초시가 해수욕장에 상어 접근을 막는 안전 그물망을 설치하고 있다. (화면제공 : 속초시청)
피서객을 맞이하는 각 자치단체는 혹시 모를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대책을 짜내고 있습니다.

경북 포항과 울진·경주·영덕은 수상오토바이에 장착해 전류를 쏘는 상어 퇴치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상어 퇴치기는 경북 지역 24개 해수욕장에 배치됐습니다.

속초시는 해수욕장 물놀이구역 주변을 감싸는 안전 그물망을 전 지역에 설치했습니다.

속초시는 당초 속초해수욕장에만 설치했었는데, 안전 그물망을 마을 해수욕장인 외웅치해수욕장까지 확대 설치했습니다.

등대해수욕장에도 계획대로 오는 22일 설치되면 속초 지역 3개 해수욕장 모두 안전 그물망이 설치됩니다.

그물망 제작과 설치 비용만 천만 원이 훌쩍 넘는 데다, 상어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특수 제작해야 해서 시간이 걸립니다.

속초시는 예비비까지 사용하며 긴급 설치했습니다.

속초시가 안전그물망을 설치했다는 소식에 포항시 등 해수욕장을 운영하는 다른 자치단체에서도 설치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물망을 설치하기엔 해수욕장이 넓은 데다 운영하는 해수욕장이 많은 자치단체는 비용이 큰 부담입니다.

또, 태풍이 발생하거나 파고가 높으면 그물망을 거둬들이고, 재설치해야하는 등 관리도 어렵습니다.

이런 이유로 속초시 외의 다른 지자체들은 안전그물망을 즉각 설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해양수산부는 상어가 자주 나타나자 해양경찰청과 자치단체 등에 해상 순찰과 감시를 강화해달라고 요청했고, 상어가 나타나면 해수욕장 이용객에게 즉시 알려 사고를 예방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속초해수욕장에서 설치된 상어 피해 예방 안전 수칙 (촬영기자 : 박영웅)
■ 상어는 청각과 후각이 예민…자극하지 않는 게 중요

상어들이 주로 활동하는 시간대인 해 질 무렵부터 새벽까지는 물놀이를 자제하는 게 좋습니다.

상어는 청각과 후각이 예민한 어류입니다. 특히, 몸에 상처가 있거나 생리 기간인 여성이라면 입수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피 냄새가 상어를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또, 상어를 만났을 때 물장구를 치거나 손으로 잡는 등 자극을 해서도 안 됩니다.

상어의 공격을 받는 최악의 상황에는 상어의 급소인 눈이나 주둥이 부위를 꼬챙이나 장비로 강하게 타격해야 합니다.


(2019년 7월 8일 제주시 함덕해수욕장에서 발견된 상어 화면제공 : 제주 조천읍사무소)

우리나라에서 상어가 해수욕장에 출현했던 최근 사례는 2019년 7월 제주 함덕해수욕장입니다.

당시 몸 길이 1미터로 추정되는 상어가 출현했습니다.

우리나라도 해외처럼 상어로 인한 안전사고가 날 위험이 있는 만큼 개인적인 대비도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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