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연금 개혁했지만…해마다 500조 원 ‘빚더미’ [창+]

입력 2023.07.15 (09:05) 수정 2023.07.15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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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 창 '미래로 넘기는 시한폭탄(연중기획 인구 2편)' 중에서] #출산율 #저출생 #저출산

일본의 고령자들에게 연금은 노후 생활자금의 중요한 한 축입니다.

일본의 공적연금은 자영업자 등이 대상인 국민연금과 직장인, 공무원 등이 가입하는 후생연금으로 나뉩니다.

40년 동안 국민연금을 낸 가입자는 예순다섯 살부터 1인당 매달 6만5천 엔, 우리 돈 65만 원 정도를 받습니다.

후생연금은 계산이 복잡합니다. 남편이 40년 직장생활을 하고 부인은 전업주부였을 경우 부부가 받는 연금은 평균적으로 월 25만 엔, 250만 원 안팎이라고 합니다.

<인터뷰>고바야시 쿠미코/65세
일단 남편이 아직 일을 하기 때문에 그걸로 생활을 할 수 있지만, 만약 일을 하지 않으면 연금만으로는 먹고 살 수 없어요.

<인터뷰>이시노 에미코/65세
저는 이 친구와 달리 혼자 살기 때문에 적은 금액으로 절약하면서 생활해 나갈 예정이에요. 연금만으로는 살 수 없으니까 아직 일도 하고 있고…

일본은 2004년 고이즈미 당시 총리가 연금 개혁을 추진했습니다. 보험료는 더 내고, 연금은 덜 받는 개혁이었습니다.

<인터뷰>이지평/한국외대 특임교수
고이즈미 개혁 당시에 주로 했던 말이 100년 동안 연금 재정이 튼튼하다, 이런 것을 강조했다고 할 수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고령화 사회가 되면 연금이 젊은 층 중심으로 자기가 늙었을 때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이런 불안감이 있기 때문에 연금 재정의 미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는 대책이 이뤄졌습니다.

먼저 당시 13.58%이던 후생연금 보험료율을 2017년까지 점진적으로 18.3%로 인상하고, 그 이상은 올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경제 상황과 출산율, 연금 가입자 수 변화 등에 따라 연금 지급액을 줄이는 자동조절 장치도 마련했습니다.

그런데 이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인터뷰>스즈키 와타루/ 가쿠슈인대 교수
예를 들어 연금지급액을 줄인다는 건 2004년부터 지금은 2023년인데요, 고이즈미 개혁에서 이 사이에 20%를 줄이기로 정했어요.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로 이것을 하지 않으면 일본의 연금을 재정적으로 유지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후의 정권은 계획대로 전혀 줄이지 못하고, 보험료만 올리지 않았기 때문에 미래의 연금 재정도 상당히 힘든 상황이 돼버렸어요.


결국 고이즈미 연금 개혁은 '불안한 개혁'으로 남아있습니다.

<인터뷰>이지평/한국외대 특임교수
연금 재정이 악화가 되는 측면이 멈추지 않았다, 그래서 100년 동안 안심할 수 있다는 부분을 아직까지 일본 사람이 확신을 갖고 있지 않은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일본 정부 예산은 107조 엔, 약 1,000조 원입니다.

그런데 정부 예산과 별도로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간병보험 등 3대 보험에 들어가는 사회보장비용이 131조 엔이나 됐습니다. 131조 엔 가운데 보험료 등 수입이 79조 엔이고, 나머지 52조 엔은 정부가 빚을 내서 충당했습니다.

<인터뷰>스즈키 와타루/ 가쿠슈인대 교수
50조 엔이라는 규모는 일본의 국가 예산이 대략 100조 엔이니까 그 절반이에요./ 원래는 세금도 보험료도 더욱더 인상해야 하는데 일본은 그것을 할 수 없어요. 그렇게 하면 정권을 유지할 수 없고, 정치가 비판을 받기 때문에 빚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결과적으로 어떻게 되는가 하면 거의 확실하게 재정파탄과 같은 비참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어요.

정부가 해마다 빚을 내서 고령자 복지를 유지하고, 그 빚은 미래 세대가 갚아야 하는 구조입니다.

<인터뷰>스즈키 와타루/가쿠슈인대 교수
할아버지들이 연금이나 의료, 개호(간호)로 받는 금액은 그들이 부담하는 보험료에 비해서 5천만 엔(5억 원) 정도 더 많이 받고 있어요. 반대로 말하면 지금 젊은 사람들, 특히 올해 태어난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5천만 엔을 손해 보고 있어요. 그럼 손해를 보는 아이와 이득을 보는 할아버지, 할머니들 사이에 대략 1억 엔(10억 원) 정도의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고 일본에서는 말해요.

그런 일본에서 보기에도 우리나라 상황은 훨씬 더 어렵습니다.

<인터뷰>아가노 카나코/ 닛세이기초연구소 연구위원
세금을 납부할 수 없는 사람(노인)들을 세금을 납부하는 젊은 사람들이 돌본다는 것이 사회보장의 구조에요. 이것이 파탄이 나요.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저는 오히려 한국 정치인들에게 물어보고 싶을 정도예요.

#시사기획 창 #저출산 #저출생 #결혼 #아이 #국민연금 #건강보험 #일본 #출산율 #출생율 #인구 #가족 #육아 #고령화

방송일시: 2023년 7월 11일(화) 밤10시 KBS1TV/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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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 창 '미래로 넘기는 시한폭탄(연중기획 인구 2편)' 중에서] #출산율 #저출생 #저출산

일본의 고령자들에게 연금은 노후 생활자금의 중요한 한 축입니다.

일본의 공적연금은 자영업자 등이 대상인 국민연금과 직장인, 공무원 등이 가입하는 후생연금으로 나뉩니다.

40년 동안 국민연금을 낸 가입자는 예순다섯 살부터 1인당 매달 6만5천 엔, 우리 돈 65만 원 정도를 받습니다.

후생연금은 계산이 복잡합니다. 남편이 40년 직장생활을 하고 부인은 전업주부였을 경우 부부가 받는 연금은 평균적으로 월 25만 엔, 250만 원 안팎이라고 합니다.

<인터뷰>고바야시 쿠미코/65세
일단 남편이 아직 일을 하기 때문에 그걸로 생활을 할 수 있지만, 만약 일을 하지 않으면 연금만으로는 먹고 살 수 없어요.

<인터뷰>이시노 에미코/65세
저는 이 친구와 달리 혼자 살기 때문에 적은 금액으로 절약하면서 생활해 나갈 예정이에요. 연금만으로는 살 수 없으니까 아직 일도 하고 있고…

일본은 2004년 고이즈미 당시 총리가 연금 개혁을 추진했습니다. 보험료는 더 내고, 연금은 덜 받는 개혁이었습니다.

<인터뷰>이지평/한국외대 특임교수
고이즈미 개혁 당시에 주로 했던 말이 100년 동안 연금 재정이 튼튼하다, 이런 것을 강조했다고 할 수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고령화 사회가 되면 연금이 젊은 층 중심으로 자기가 늙었을 때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이런 불안감이 있기 때문에 연금 재정의 미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는 대책이 이뤄졌습니다.

먼저 당시 13.58%이던 후생연금 보험료율을 2017년까지 점진적으로 18.3%로 인상하고, 그 이상은 올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경제 상황과 출산율, 연금 가입자 수 변화 등에 따라 연금 지급액을 줄이는 자동조절 장치도 마련했습니다.

그런데 이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인터뷰>스즈키 와타루/ 가쿠슈인대 교수
예를 들어 연금지급액을 줄인다는 건 2004년부터 지금은 2023년인데요, 고이즈미 개혁에서 이 사이에 20%를 줄이기로 정했어요.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로 이것을 하지 않으면 일본의 연금을 재정적으로 유지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후의 정권은 계획대로 전혀 줄이지 못하고, 보험료만 올리지 않았기 때문에 미래의 연금 재정도 상당히 힘든 상황이 돼버렸어요.


결국 고이즈미 연금 개혁은 '불안한 개혁'으로 남아있습니다.

<인터뷰>이지평/한국외대 특임교수
연금 재정이 악화가 되는 측면이 멈추지 않았다, 그래서 100년 동안 안심할 수 있다는 부분을 아직까지 일본 사람이 확신을 갖고 있지 않은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일본 정부 예산은 107조 엔, 약 1,000조 원입니다.

그런데 정부 예산과 별도로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간병보험 등 3대 보험에 들어가는 사회보장비용이 131조 엔이나 됐습니다. 131조 엔 가운데 보험료 등 수입이 79조 엔이고, 나머지 52조 엔은 정부가 빚을 내서 충당했습니다.

<인터뷰>스즈키 와타루/ 가쿠슈인대 교수
50조 엔이라는 규모는 일본의 국가 예산이 대략 100조 엔이니까 그 절반이에요./ 원래는 세금도 보험료도 더욱더 인상해야 하는데 일본은 그것을 할 수 없어요. 그렇게 하면 정권을 유지할 수 없고, 정치가 비판을 받기 때문에 빚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결과적으로 어떻게 되는가 하면 거의 확실하게 재정파탄과 같은 비참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어요.

정부가 해마다 빚을 내서 고령자 복지를 유지하고, 그 빚은 미래 세대가 갚아야 하는 구조입니다.

<인터뷰>스즈키 와타루/가쿠슈인대 교수
할아버지들이 연금이나 의료, 개호(간호)로 받는 금액은 그들이 부담하는 보험료에 비해서 5천만 엔(5억 원) 정도 더 많이 받고 있어요. 반대로 말하면 지금 젊은 사람들, 특히 올해 태어난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5천만 엔을 손해 보고 있어요. 그럼 손해를 보는 아이와 이득을 보는 할아버지, 할머니들 사이에 대략 1억 엔(10억 원) 정도의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고 일본에서는 말해요.

그런 일본에서 보기에도 우리나라 상황은 훨씬 더 어렵습니다.

<인터뷰>아가노 카나코/ 닛세이기초연구소 연구위원
세금을 납부할 수 없는 사람(노인)들을 세금을 납부하는 젊은 사람들이 돌본다는 것이 사회보장의 구조에요. 이것이 파탄이 나요.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저는 오히려 한국 정치인들에게 물어보고 싶을 정도예요.

#시사기획 창 #저출산 #저출생 #결혼 #아이 #국민연금 #건강보험 #일본 #출산율 #출생율 #인구 #가족 #육아 #고령화

방송일시: 2023년 7월 11일(화) 밤10시 KBS1TV/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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