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펌프 왜 작동 안 했나?…“배전반 침수”

입력 2023.07.17 (21:08) 수정 2023.07.17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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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또 한 가지, 오송 지하차도 안에는 1분에 3톤씩 빗물을 빼내는 배수펌프가 4대 있었지만 정작 사고가 난 그때 멈춰있었습니다.

전기 공급이 안 됐다는 겁니다.

계속해서 송국회 기자입니다.

[리포트]

거대한 흙탕물이 지하차도 안으로 쉴 새 없이 빨려 들어갑니다.

완전 침수까지 걸린 시간은 15분 남짓.

지하차도에는 배수펌프 넉 대가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습니다.

분당 12톤의 물을 빼낼 수 있도록 설계됐지만 사고 당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강종근/충청북도 도로과장 : "시간 자체가 한 10여 분 (물이) 들어오면서 바로 잠겼기 때문에, 다 침수돼서 결국에는 저희들이 관리하는 펌프 자체는 역할을 못 했다..."]

배수펌프에 전력을 연결하는 배전반이 차도 밖에 설치돼 있지만 물에 잠겨 제 기능을 못했다는 겁니다.

지하차도 위에 설치된 배전 시설입니다.

그런데 이 시설도 물에 잠기면서 전기 공급이 끊어졌고, 결국, 펌프 작동도 멈췄습니다.

[김호동/인근 주민 : "너무 물이 갑자기 들이닥치니까 배수시설이 1미터 50(센티미터)은 물에 잠겼다고 봐야죠."]

차도 밖 배전반까지 침수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겁니다.

제대로 작동만 됐다면 빗물 유입량 일부를 빼내며 대피와 구조를 위한 최소한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벌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장석환/KBS 재난방송 전문위원 : "단 몇 분이라도 수위를 늦게 올라올 수 있도록 지연을 시켰다면 2~3분이라도 골든타임을 확보했다면..."]

더욱이, 지하차도 침수 때 일정 수위가 되면 자동으로 도로를 차단하는 장치는 없었습니다.

또, 배수 펌프 넉 대가 제대로 작동했더라도 처리 용량은 밀려드는 급류를 감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이 때문에 침수 위험 지역에 대한 지하차도 건설 제한과 배전반의 방수 조치, 그리고 차수벽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고 방재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KBS 뉴스 송국회입니다.

촬영기자:강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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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수펌프 왜 작동 안 했나?…“배전반 침수”
    • 입력 2023-07-17 21:08:38
    • 수정2023-07-17 22: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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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또 한 가지, 오송 지하차도 안에는 1분에 3톤씩 빗물을 빼내는 배수펌프가 4대 있었지만 정작 사고가 난 그때 멈춰있었습니다.

전기 공급이 안 됐다는 겁니다.

계속해서 송국회 기자입니다.

[리포트]

거대한 흙탕물이 지하차도 안으로 쉴 새 없이 빨려 들어갑니다.

완전 침수까지 걸린 시간은 15분 남짓.

지하차도에는 배수펌프 넉 대가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습니다.

분당 12톤의 물을 빼낼 수 있도록 설계됐지만 사고 당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강종근/충청북도 도로과장 : "시간 자체가 한 10여 분 (물이) 들어오면서 바로 잠겼기 때문에, 다 침수돼서 결국에는 저희들이 관리하는 펌프 자체는 역할을 못 했다..."]

배수펌프에 전력을 연결하는 배전반이 차도 밖에 설치돼 있지만 물에 잠겨 제 기능을 못했다는 겁니다.

지하차도 위에 설치된 배전 시설입니다.

그런데 이 시설도 물에 잠기면서 전기 공급이 끊어졌고, 결국, 펌프 작동도 멈췄습니다.

[김호동/인근 주민 : "너무 물이 갑자기 들이닥치니까 배수시설이 1미터 50(센티미터)은 물에 잠겼다고 봐야죠."]

차도 밖 배전반까지 침수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겁니다.

제대로 작동만 됐다면 빗물 유입량 일부를 빼내며 대피와 구조를 위한 최소한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벌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장석환/KBS 재난방송 전문위원 : "단 몇 분이라도 수위를 늦게 올라올 수 있도록 지연을 시켰다면 2~3분이라도 골든타임을 확보했다면..."]

더욱이, 지하차도 침수 때 일정 수위가 되면 자동으로 도로를 차단하는 장치는 없었습니다.

또, 배수 펌프 넉 대가 제대로 작동했더라도 처리 용량은 밀려드는 급류를 감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이 때문에 침수 위험 지역에 대한 지하차도 건설 제한과 배전반의 방수 조치, 그리고 차수벽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고 방재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KBS 뉴스 송국회입니다.

촬영기자:강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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