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맨몸으로 나왔는데, 앞으로가 더 걱정”…애타는 이재민

입력 2023.07.17 (21:25) 수정 2023.07.17 (21:4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경북 북부에는 특히 산사태로 살던 집이 부서지거나 흙더미에 파묻힌 이재민이 수백 명에 이릅니다.

돌아갈 곳 없어 답답한 사람들을 박진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69살 김동환 씨는 토사가 집안까지 밀려 들어온 순간, 구순의 노모를 등에 업고 겨우 몸만 빠져나왔습니다.

대피 도중 넘어지면서 양 무릎에 생긴 큰 상처가 당시 급박했던 순간을 보여줍니다.

[김동환/예천군 이재민 : "가재 도구도 뭐고 아무것도 없으니까 앞길이 막막하죠. 어떤 말을 할 수도 없고 저희 힘으로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습니다."]

일찍 남편을 떠나보내고 홀로 농사를 지으며 지은 집, 하룻밤 새 처참해진 모습에 눈물밖에 나지 않습니다.

그나마 온전한 남편 영정 사진을 발견하고 안도합니다.

["그 난리 속에도 안 넘어졌네요. 사진이 안 넘어졌네..."]

주택 복구는 언제 될지, 그 이후 살 길은 더 막막합니다.

[윤재순/예천군 이재민 : "너무 힘들어요, 지금. 진짜 힘들어요. 저금이라도 해놓은 돈이 많으면 모르지만..."]

임시 대피소로 몸을 피했지만 마음은 온통 집에 가 있습니다.

흙탕물을 씻어내면 돌아가겠지 기대했던 수재민들도 전기와 수도와 끊겨 그저 발만 구르고 있습니다.

[이동일/예천군 이재민 : "물하고 전기가 들어와야 잠자리가 해결되니까 그게 제일 중요합니다."]

부서지거나 물에 잠겨 새로 짓거나 고쳐써야 할 집이 경북 예천에만 50여 채에 이릅니다.

산사태가 발생한 예천군 감천면의 한 주택입니다.

토사와 나무들이 밀려 들며서 집안이 완전히 엉망이 되었는데, 찌그러진 지붕만으로 이곳이 주택이었다는 것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예천에서만 2백 5십여 가구, 5백여 명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채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촬영기자:최동희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르포] “맨몸으로 나왔는데, 앞으로가 더 걱정”…애타는 이재민
    • 입력 2023-07-17 21:25:41
    • 수정2023-07-17 21:42:13
    뉴스 9
[앵커]

경북 북부에는 특히 산사태로 살던 집이 부서지거나 흙더미에 파묻힌 이재민이 수백 명에 이릅니다.

돌아갈 곳 없어 답답한 사람들을 박진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69살 김동환 씨는 토사가 집안까지 밀려 들어온 순간, 구순의 노모를 등에 업고 겨우 몸만 빠져나왔습니다.

대피 도중 넘어지면서 양 무릎에 생긴 큰 상처가 당시 급박했던 순간을 보여줍니다.

[김동환/예천군 이재민 : "가재 도구도 뭐고 아무것도 없으니까 앞길이 막막하죠. 어떤 말을 할 수도 없고 저희 힘으로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습니다."]

일찍 남편을 떠나보내고 홀로 농사를 지으며 지은 집, 하룻밤 새 처참해진 모습에 눈물밖에 나지 않습니다.

그나마 온전한 남편 영정 사진을 발견하고 안도합니다.

["그 난리 속에도 안 넘어졌네요. 사진이 안 넘어졌네..."]

주택 복구는 언제 될지, 그 이후 살 길은 더 막막합니다.

[윤재순/예천군 이재민 : "너무 힘들어요, 지금. 진짜 힘들어요. 저금이라도 해놓은 돈이 많으면 모르지만..."]

임시 대피소로 몸을 피했지만 마음은 온통 집에 가 있습니다.

흙탕물을 씻어내면 돌아가겠지 기대했던 수재민들도 전기와 수도와 끊겨 그저 발만 구르고 있습니다.

[이동일/예천군 이재민 : "물하고 전기가 들어와야 잠자리가 해결되니까 그게 제일 중요합니다."]

부서지거나 물에 잠겨 새로 짓거나 고쳐써야 할 집이 경북 예천에만 50여 채에 이릅니다.

산사태가 발생한 예천군 감천면의 한 주택입니다.

토사와 나무들이 밀려 들며서 집안이 완전히 엉망이 되었는데, 찌그러진 지붕만으로 이곳이 주택이었다는 것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예천에서만 2백 5십여 가구, 5백여 명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채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촬영기자:최동희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