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人] 달항아리의 변주…도예가 허일

입력 2023.07.20 (19:52) 수정 2023.07.20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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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과 손, 연장이 하나가 되어 만드는 곡선...

[허일/도예가 : "오랜 숙련, 그 경험을 통해 과정을 반복해서 생각과 마음이 이 형태의 머릿속의 그림하고 이 손들이 같이 어우러져야 되니까 마음을 같이 집중하면서 혼을 넣는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전통 타렴질로 자연의 선을 빚는 작가는 달항아리에 내일을 담습니다.

밀양 초동의 한 산자락.

흙을 딛고 사는 작가에게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과 산, 풀꽃은 소중한 창작 밑천입니다.

[허일/도예가 : "정말 자연에서는 무궁무진한 나의 영감을 또 찾을 수 있다. 색감이라든지 형태에서의 어떤 미적 감각을 자연에서 느끼고..."]

정감 있는 가야토기와 흙의 질감에 끌려 이곳에 가마를 지은 지 33년.

대한민국 우수숙련기술인, 경상남도 명장인 그는 전통 도예기법 타렴질 기술로 달항아리를 만듭니다.

백토가루를 뿌린 물레에 밑 뭉치를 놓고 방망이를 두드려 바닥을 다지고 나면 흙가래로 기벽을 쌓습니다.

흙가래를 감은 도공의 몸은 최상의 연장.

부채와 수레, 도개 같은 전통 도구와 손의 협업이 매끈한 곡선을 만들어냅니다.

[허일/도예가 : "이건 부채. 부채질은 아까 타렴 했던 맞물림 되는 걸 두드려서 접합시켜 주는 역할을 해요. 금개는 쌓아올리면서 면을 고르게 하는 것. 이게 안금개. 이건 바깥금개라 그래요. 이게 돌아가면서 바깥금개는 바깥에다 대고 안금개와 같이 면을 바르게 하는 거예요."]

타렴질은 큰 항아리를 자유자재로 빚을 수 있는 반면 흙과 한 몸이 되는 숙련 없이는 불가능한 작업.

옛것을 지키는 소명으로, 또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기 위해 작가는 타렴질을 고수해왔습니다.

[허일/도예가 : "예전에는 타렴 기법을 많은 분들이 사용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연로해서 작업이 안 되시는 분도 있고 오래된 전통을 이어가면서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을 꾸준히 해나가는 게 제 생각입니다."]

타렴질로 완성한 그의 달항아리는 다양한 변주를 시도합니다.

갈고 닦은 그림 실력으로 모란을 그려 넣은 백자청화모란문 달항아리를 비롯해 천연 유약으로 자연의 푸른빛을 살린 달항아리, 전통나전기법으로 자개를 수놓은 흑유 달항아리가 시선을 끕니다.

[권은숙/창원시 의창구 : "백자 달항아리는 흔히 볼 수 있지만, 자개를 넣어서 항아리를 만든다는 게 참 새롭고..."]

한국적인 곡선을 살리되 옻칠로 변화를 준 대형 달항아리는 나뭇가지로 살아 숨 쉬는 도자기를 표현했습니다.

국보 반가사유상을 재현한 도자기는 프랑스 세계문화유산 박람회에서 많은 찬사를 받았는데요.

전통을 다음 세대로 잇기 위해 그의 도자기는 진화를 거듭하는 중입니다.

[허일/도예가 : "소반상도 만들어 보고 도자기로 할 수 있는 기능적인 부분들을 현대적으로 표현하고 싶어서 전통만 고집하다 보면 그 자체에서 정체해 버리니까 같이 융합해서 만들어가야 전통에 머무르지도 않고 현대를 이어가는 공예가 되지 않을까."]

손끝의 예술 ‘공예’가 위축된 시기.

경남공예협동조합을 이끄는 그는 공예의 부활을 꿈꾸고 있습니다.

[허일/도예가 : "지금 공예인들 현실이 가장 어렵고 코로나도 지나온 이후라 상당히 정체된 상태에서 홍보도 필요하고 자기 개발도 필요하고 도민과 함께할 수 있는 학습적인 부분도 더 넓게 펼쳐서 도민과 함께하는 공예조합이 될 수 있도록..."]

달항아리의 여백을 새로움으로 채워온 작가에게 '오늘'은 '내일의 공예'를 준비하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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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人] 달항아리의 변주…도예가 허일
    • 입력 2023-07-20 19:52:52
    • 수정2023-07-20 22:26:14
    뉴스7(창원)
흙과 손, 연장이 하나가 되어 만드는 곡선...

[허일/도예가 : "오랜 숙련, 그 경험을 통해 과정을 반복해서 생각과 마음이 이 형태의 머릿속의 그림하고 이 손들이 같이 어우러져야 되니까 마음을 같이 집중하면서 혼을 넣는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전통 타렴질로 자연의 선을 빚는 작가는 달항아리에 내일을 담습니다.

밀양 초동의 한 산자락.

흙을 딛고 사는 작가에게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과 산, 풀꽃은 소중한 창작 밑천입니다.

[허일/도예가 : "정말 자연에서는 무궁무진한 나의 영감을 또 찾을 수 있다. 색감이라든지 형태에서의 어떤 미적 감각을 자연에서 느끼고..."]

정감 있는 가야토기와 흙의 질감에 끌려 이곳에 가마를 지은 지 33년.

대한민국 우수숙련기술인, 경상남도 명장인 그는 전통 도예기법 타렴질 기술로 달항아리를 만듭니다.

백토가루를 뿌린 물레에 밑 뭉치를 놓고 방망이를 두드려 바닥을 다지고 나면 흙가래로 기벽을 쌓습니다.

흙가래를 감은 도공의 몸은 최상의 연장.

부채와 수레, 도개 같은 전통 도구와 손의 협업이 매끈한 곡선을 만들어냅니다.

[허일/도예가 : "이건 부채. 부채질은 아까 타렴 했던 맞물림 되는 걸 두드려서 접합시켜 주는 역할을 해요. 금개는 쌓아올리면서 면을 고르게 하는 것. 이게 안금개. 이건 바깥금개라 그래요. 이게 돌아가면서 바깥금개는 바깥에다 대고 안금개와 같이 면을 바르게 하는 거예요."]

타렴질은 큰 항아리를 자유자재로 빚을 수 있는 반면 흙과 한 몸이 되는 숙련 없이는 불가능한 작업.

옛것을 지키는 소명으로, 또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기 위해 작가는 타렴질을 고수해왔습니다.

[허일/도예가 : "예전에는 타렴 기법을 많은 분들이 사용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연로해서 작업이 안 되시는 분도 있고 오래된 전통을 이어가면서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을 꾸준히 해나가는 게 제 생각입니다."]

타렴질로 완성한 그의 달항아리는 다양한 변주를 시도합니다.

갈고 닦은 그림 실력으로 모란을 그려 넣은 백자청화모란문 달항아리를 비롯해 천연 유약으로 자연의 푸른빛을 살린 달항아리, 전통나전기법으로 자개를 수놓은 흑유 달항아리가 시선을 끕니다.

[권은숙/창원시 의창구 : "백자 달항아리는 흔히 볼 수 있지만, 자개를 넣어서 항아리를 만든다는 게 참 새롭고..."]

한국적인 곡선을 살리되 옻칠로 변화를 준 대형 달항아리는 나뭇가지로 살아 숨 쉬는 도자기를 표현했습니다.

국보 반가사유상을 재현한 도자기는 프랑스 세계문화유산 박람회에서 많은 찬사를 받았는데요.

전통을 다음 세대로 잇기 위해 그의 도자기는 진화를 거듭하는 중입니다.

[허일/도예가 : "소반상도 만들어 보고 도자기로 할 수 있는 기능적인 부분들을 현대적으로 표현하고 싶어서 전통만 고집하다 보면 그 자체에서 정체해 버리니까 같이 융합해서 만들어가야 전통에 머무르지도 않고 현대를 이어가는 공예가 되지 않을까."]

손끝의 예술 ‘공예’가 위축된 시기.

경남공예협동조합을 이끄는 그는 공예의 부활을 꿈꾸고 있습니다.

[허일/도예가 : "지금 공예인들 현실이 가장 어렵고 코로나도 지나온 이후라 상당히 정체된 상태에서 홍보도 필요하고 자기 개발도 필요하고 도민과 함께할 수 있는 학습적인 부분도 더 넓게 펼쳐서 도민과 함께하는 공예조합이 될 수 있도록..."]

달항아리의 여백을 새로움으로 채워온 작가에게 '오늘'은 '내일의 공예'를 준비하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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