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월 강원도 삼척시, 파란색 상의 남성을 두 남학생이 뒤쫓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경찰청.
올해 6월, 강원도 삼척시.
파란색 상의를 입은 남성이 건물 밖으로 나옵니다. 뒤이어 반 팔, 반바지 차림의 남학생 두 명이 같은 건물에서 나와 앞서간 남성을 다급하게 따라갑니다. 이들의 모습은 또 다른 폐쇄회로(CCTV) 화면에 여러 차례 선명하게 잡혔습니다. 무슨 일이 있던 것일까요?
■ 삼척서 절도 사건 발생…경찰, 10대 남성 추적
올해 6월, 강원도 삼척의 한 아파트에서 한 남성이 시민의 휴대전화와 현금을 훔쳐 달아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을 담당한 삼척경찰서 형사 2팀은 CCTV를 통해 피의자의 인상착의를 살폈고, 10대 남성인 것을 특정했습니다.
김남선 삼척경찰서 형사2팀장(경위)은 CCTV를 살피던 중 피의자의 행동반경이 자신이 잘 알던 곳이라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자신의 10대 아들이 다니는 학원 근처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아들에게 피의자의 인상착의와 특징을 알려주며 "비슷한 인상착의와 특징을 가진 사람을 보면 알려달라"라고 당부했습니다.
■ 형사 아버지를 닮은 아들의 눈썰미와 용기로 절도범 검거
며칠 뒤, 아들 김 군은 하교 후 친구와 함께 PC방에 갔다가, 그곳에서 아버지가 말한 사람을 발견하게 됩니다. 김 군은 이 남성이 PC방을 나서자, 친구와 함께 따라가기로 마음먹습니다 .
형사 아버지가 말한 절도범의 인상착의를 확인하기 위해 뒤쫓는 아들과 그 친구. @강원특별자치도경찰청.
김 군과 친구는 놓칠세라 부지런히 남성 뒤를 쫓았습니다. 정확한 인상착의를 확인하기 위해 골목 끝 무렵에 다달아서는 용기를 더 내기로 했습니다. 피의자를 앞질러가 얼굴 정면을 보기로 한 겁니다.
김 군은 얼굴을 보고 아버지가 말한 피의자라는 것을 확신했습니다. 바로 아버지인 김 경위에게 전화를 걸어 "그때 알려준 사람이 여기 나타났다"라고 이 사실을 알립니다.
아버지와 아들과의 통화는 15분간 계속됐습니다. 김 군이 피의자의 뒤를 밟으면서 동선을 알려준 덕분에 출동한 김 경위와 동료는 절도 피의자를 검거할 수 있었습니다.
삼척경찰서 형사2팀은 팀장 10대 아들과 그 친구의 도움으로 절도범을 검거했다. @강원특별자치도경찰청.
■ 형사팀장 "대견스러워…경찰관 되고 싶은 아들 꿈 응원"
김남선 경위는 이번 일과 관련해 "범죄인과 맞닥뜨리게 되면 막상 겁도 나고 주저할 수도 있는데, 침착하게 추적하면서 용기를 내 아들과 아들 친구가 정말 대견스럽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아들과 아들 친구 모두 이번 일로 스스로 뿌듯해하며, 경찰관이 되고 싶다라고 하기에 그 꿈을 응원하고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삼척경찰서는 김 경위의 아들과 그 친구에게 경찰서장 표창장과 신고포상금을 전달했습니다.
(화면제공: 강원특별자치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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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아버지에 그 아들’…현직 형사 아들 절도범 검거 ‘효자 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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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3-07-21 16:26:47
올해 6월, 강원도 삼척시.
파란색 상의를 입은 남성이 건물 밖으로 나옵니다. 뒤이어 반 팔, 반바지 차림의 남학생 두 명이 같은 건물에서 나와 앞서간 남성을 다급하게 따라갑니다. 이들의 모습은 또 다른 폐쇄회로(CCTV) 화면에 여러 차례 선명하게 잡혔습니다. 무슨 일이 있던 것일까요?
■ 삼척서 절도 사건 발생…경찰, 10대 남성 추적
올해 6월, 강원도 삼척의 한 아파트에서 한 남성이 시민의 휴대전화와 현금을 훔쳐 달아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을 담당한 삼척경찰서 형사 2팀은 CCTV를 통해 피의자의 인상착의를 살폈고, 10대 남성인 것을 특정했습니다.
김남선 삼척경찰서 형사2팀장(경위)은 CCTV를 살피던 중 피의자의 행동반경이 자신이 잘 알던 곳이라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자신의 10대 아들이 다니는 학원 근처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아들에게 피의자의 인상착의와 특징을 알려주며 "비슷한 인상착의와 특징을 가진 사람을 보면 알려달라"라고 당부했습니다.
■ 형사 아버지를 닮은 아들의 눈썰미와 용기로 절도범 검거
며칠 뒤, 아들 김 군은 하교 후 친구와 함께 PC방에 갔다가, 그곳에서 아버지가 말한 사람을 발견하게 됩니다. 김 군은 이 남성이 PC방을 나서자, 친구와 함께 따라가기로 마음먹습니다 .
김 군과 친구는 놓칠세라 부지런히 남성 뒤를 쫓았습니다. 정확한 인상착의를 확인하기 위해 골목 끝 무렵에 다달아서는 용기를 더 내기로 했습니다. 피의자를 앞질러가 얼굴 정면을 보기로 한 겁니다.
김 군은 얼굴을 보고 아버지가 말한 피의자라는 것을 확신했습니다. 바로 아버지인 김 경위에게 전화를 걸어 "그때 알려준 사람이 여기 나타났다"라고 이 사실을 알립니다.
아버지와 아들과의 통화는 15분간 계속됐습니다. 김 군이 피의자의 뒤를 밟으면서 동선을 알려준 덕분에 출동한 김 경위와 동료는 절도 피의자를 검거할 수 있었습니다.
■ 형사팀장 "대견스러워…경찰관 되고 싶은 아들 꿈 응원"
김남선 경위는 이번 일과 관련해 "범죄인과 맞닥뜨리게 되면 막상 겁도 나고 주저할 수도 있는데, 침착하게 추적하면서 용기를 내 아들과 아들 친구가 정말 대견스럽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아들과 아들 친구 모두 이번 일로 스스로 뿌듯해하며, 경찰관이 되고 싶다라고 하기에 그 꿈을 응원하고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삼척경찰서는 김 경위의 아들과 그 친구에게 경찰서장 표창장과 신고포상금을 전달했습니다.
(화면제공: 강원특별자치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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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초 기자 choch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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