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이주 여파…역주행하는 분당 전셋값 [창+]③

입력 2023.07.24 (07:00) 수정 2023.07.24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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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 창 '오래된 신도시의 꿈' 중에서]

<녹취> KBS 뉴스광장 (2023.5.8.)
"전세 사기 여파로 불안 심리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전세가격도 하락세입니다."

<녹취> KBS 뉴스광장 (2023.6.5.)
"'역전세'와 '깡통전세' 위험이 전세 시장을 뒤흔들 조짐입니다."

전국의 전셋값이 떨어지고 있는데 유독 분당은 비켜났습니다.

리모델링 단지 3곳, 2,300여 세대가 이주를 시작하자, 이주 수요가 분당 일대의 전셋값을 끌어올렸습니다.

성남 분당구의 아파트 전셋값은 5월 둘째 주부터 상승 전환해 8주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성일/공인중개사
"기존에 6억 대에 거래됐던 것들이 7억에서 7억 5,000만 원까지 거래가 됐으니까 2년 전 가격대입니다. 2년 전에 거래됐던 최고가 근접한 금액까지, (이주자가) 원하는 중형 아파트들은 그 가격까지 회복했다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이처럼 이주 수요가 전·월세 시장에 미칠 파장에 대비해, 특별법은 이주대책 수립을 지자체의 의무로 했습니다.

이주단지나 순환형 주택을 마련하고 정비사업을 진행해 재입주를 한 다음에, 다음 구역을 순차적으로 정비하는
'순환 정비'를 하라는 겁니다.

이주대책을 주도해야 하는 지자체들은 이주단지 조성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신상진/성남시장
"실제 이주단지에 대한 대책이 없다면, 1기 신도시 도시정비사업 자체가 가능하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성남 같이 주거지역의 밀도가 높은 데서는 특별한 대책 없이는 이주단지를 만들 땅이 없어요."

이주단지 대신 이주비를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 중입니다. 이주비 지원은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취재진은 이주를 마친 분당의 첫 리모델링 조합의 협조를 받아, 조합원들이 어디로 이주했는지 주소지를 파악했습니다.


주소를 확인한 440여 세대 중 성남시에 남은 세대는 199세대로, 절반이 안 됐습니다.
31%는 용인과 수원 등 경기도의 다른 도시로, 19%는 서울로 옮겼습니다.
이주자의 절반 이상이 지자체의 경계를 벗어나, 지자체가 주도하는 이주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됩니다.

<인터뷰> 이창무/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4,000만 원의 주거지원비를 받았다고 하면, 주거지원비를 안 받은 (정비) 구역이 아닌 곳에 사는 주민들은 경쟁에서 밀리는 거거든요. 그래서 (정비) 구역에 있는 주민들이나 세입자에 대한 지원의 사회적인 대가는 (정비) 구역이 아닌 사람들이 밀려나는 결과를 만들어내요.
다른 원하지 않았던 부작용들이 정비사업 구역이 아닌 다른 주민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게, 우리가 되돌아봐야 하는 그런 이슈가 되는 거죠."

1기 신도시를 포함해 앞으로 10년간 정비 시기를 맞게 될 수도권 아파트는 193만 호.
앞서 20년간 정비 대상이 된 아파트의 2.5배에 달합니다.

정부와 지자체 모두 이주 분산을 위해 순차적으로 정비해야 한다면서도,
단계별 정비 물량과 지자체 간 조율 문제에 대해선 책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중은/ 국토연구원 연구위원, 1기 신도시 정비기본방침 공동 연구자
"정비기본방침에서는 도시별로 연간 몇 호씩 정비하라고 제한을 하기에는 상당히 부담스럽습니다.
지자체가 그것을 알아서 수치를 정해야 되는데, 다만 국가가 정비기본방침을 통해서 부동산시장, 특히 전·월세 시장의 안정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어느 정도 물량으로 연간 정비를 해야 되는지 기준은 제시할 예정입니다."

<인터뷰> 한문도/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
"앞으로 2~30년 동안 1기 신도시발 부동산 투기 붐이 불 수도 있습니다. 이주를 하게 되면서 집은 일시적으로 모자라게 되겠죠. 모자라면 집값은, 주택 가격은 오르게 돼 있습니다.
그 사이에서 기득권과 투자자들은 수익을 남기고 팔 것이고, 나중에 입주할 시기가 되는 시점에서는 입주 물량이 많아지다 보면 어떻게 될까요? 공동화 현상이 벌어집니다, 수요에.
과연 뒤에서 받쳐주는 사람이 없는데 들어가서 살 사람이 있을까요? 그런 문제도 일어날 가능성도 우리가 한번 생각해 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오래된신도시의꿈 #1기신도시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 #노후계획도시 #노후계획도시특별법 #특별정비구역 #선도지구

방송일시 : 2023년 7월 18(화) 밤 10시 20분 KBS 1TV/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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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3-07-24 07: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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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 창 '오래된 신도시의 꿈' 중에서]

<녹취> KBS 뉴스광장 (2023.5.8.)
"전세 사기 여파로 불안 심리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전세가격도 하락세입니다."

<녹취> KBS 뉴스광장 (2023.6.5.)
"'역전세'와 '깡통전세' 위험이 전세 시장을 뒤흔들 조짐입니다."

전국의 전셋값이 떨어지고 있는데 유독 분당은 비켜났습니다.

리모델링 단지 3곳, 2,300여 세대가 이주를 시작하자, 이주 수요가 분당 일대의 전셋값을 끌어올렸습니다.

성남 분당구의 아파트 전셋값은 5월 둘째 주부터 상승 전환해 8주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성일/공인중개사
"기존에 6억 대에 거래됐던 것들이 7억에서 7억 5,000만 원까지 거래가 됐으니까 2년 전 가격대입니다. 2년 전에 거래됐던 최고가 근접한 금액까지, (이주자가) 원하는 중형 아파트들은 그 가격까지 회복했다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이처럼 이주 수요가 전·월세 시장에 미칠 파장에 대비해, 특별법은 이주대책 수립을 지자체의 의무로 했습니다.

이주단지나 순환형 주택을 마련하고 정비사업을 진행해 재입주를 한 다음에, 다음 구역을 순차적으로 정비하는
'순환 정비'를 하라는 겁니다.

이주대책을 주도해야 하는 지자체들은 이주단지 조성이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신상진/성남시장
"실제 이주단지에 대한 대책이 없다면, 1기 신도시 도시정비사업 자체가 가능하지가 않습니다. 그리고 성남 같이 주거지역의 밀도가 높은 데서는 특별한 대책 없이는 이주단지를 만들 땅이 없어요."

이주단지 대신 이주비를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 중입니다. 이주비 지원은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취재진은 이주를 마친 분당의 첫 리모델링 조합의 협조를 받아, 조합원들이 어디로 이주했는지 주소지를 파악했습니다.


주소를 확인한 440여 세대 중 성남시에 남은 세대는 199세대로, 절반이 안 됐습니다.
31%는 용인과 수원 등 경기도의 다른 도시로, 19%는 서울로 옮겼습니다.
이주자의 절반 이상이 지자체의 경계를 벗어나, 지자체가 주도하는 이주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됩니다.

<인터뷰> 이창무/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4,000만 원의 주거지원비를 받았다고 하면, 주거지원비를 안 받은 (정비) 구역이 아닌 곳에 사는 주민들은 경쟁에서 밀리는 거거든요. 그래서 (정비) 구역에 있는 주민들이나 세입자에 대한 지원의 사회적인 대가는 (정비) 구역이 아닌 사람들이 밀려나는 결과를 만들어내요.
다른 원하지 않았던 부작용들이 정비사업 구역이 아닌 다른 주민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는 게, 우리가 되돌아봐야 하는 그런 이슈가 되는 거죠."

1기 신도시를 포함해 앞으로 10년간 정비 시기를 맞게 될 수도권 아파트는 193만 호.
앞서 20년간 정비 대상이 된 아파트의 2.5배에 달합니다.

정부와 지자체 모두 이주 분산을 위해 순차적으로 정비해야 한다면서도,
단계별 정비 물량과 지자체 간 조율 문제에 대해선 책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중은/ 국토연구원 연구위원, 1기 신도시 정비기본방침 공동 연구자
"정비기본방침에서는 도시별로 연간 몇 호씩 정비하라고 제한을 하기에는 상당히 부담스럽습니다.
지자체가 그것을 알아서 수치를 정해야 되는데, 다만 국가가 정비기본방침을 통해서 부동산시장, 특히 전·월세 시장의 안정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어느 정도 물량으로 연간 정비를 해야 되는지 기준은 제시할 예정입니다."

<인터뷰> 한문도/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
"앞으로 2~30년 동안 1기 신도시발 부동산 투기 붐이 불 수도 있습니다. 이주를 하게 되면서 집은 일시적으로 모자라게 되겠죠. 모자라면 집값은, 주택 가격은 오르게 돼 있습니다.
그 사이에서 기득권과 투자자들은 수익을 남기고 팔 것이고, 나중에 입주할 시기가 되는 시점에서는 입주 물량이 많아지다 보면 어떻게 될까요? 공동화 현상이 벌어집니다, 수요에.
과연 뒤에서 받쳐주는 사람이 없는데 들어가서 살 사람이 있을까요? 그런 문제도 일어날 가능성도 우리가 한번 생각해 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오래된신도시의꿈 #1기신도시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 #노후계획도시 #노후계획도시특별법 #특별정비구역 #선도지구

방송일시 : 2023년 7월 18(화) 밤 10시 20분 KBS 1TV/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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