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녹아버렸다”…잇단 폭우에 농작물 피해 커져

입력 2023.07.25 (21:39) 수정 2023.07.25 (22:0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유례없는 장맛비에 여름나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날씨가 곧 생계와 연결된 농민들은 여느 해보다 힘겨운 여름을 보내고 있는데요.

긴 장마에 농작물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첫 소식 곽선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애호박을 키우는 비닐하우스입니다.

이파리가 흙탕물로 범벅이 돼 있습니다.

애호박들은 까맣게 썩어들어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뒤 겨우 복구 작업을 마치고 수확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번 비로 또 피해를 입었습니다.

하나라도 더 건질 수 있을까, 살펴보지만 한숨만 나옵니다.

[김용시/애호박 재배 농민 : "한포기 한포기 키우는데 정이 엄청 가요. 돈을 떠나서 이 농부들이 이걸 잘 키워서 비싸든 싸든 수확을 제대로 하면 좋은데, 그렇지도 않고 한 번 수확도 못하고..."]

빨갛게 익어가던 고추도 색이 변하고, 흐물흐물해졌습니다.

물이 작물 높이까지 차올랐다 빠지는 바람에 이렇게 고추들이 성한 것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피해를 입었습니다.

노지 작물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배추가 자라던 밭은 잡초만 무성합니다.

배추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상해버렸습니다.

농민은 '녹아버렸다'고 말합니다.

["지금 이 시기에 이 정도 커야만 식탁에 올라올 수 있는 작물인데..."]

비교적 멀쩡해 보이는 당근도 뽑아보니 제대로 크지를 않았고, 물러진 상태입니다.

비 피해를 막아보려 두둑을 40cm 이상 쌓아놨지만, 쉴 새 없이 내리는 비는 높은 흙더미도 깎아내렸습니다.

[정윤지/밭작물 재배 농민 : "억장이 무너집니다 지금. 말 할 수가 없죠. 어디다 대고 말을 못하죠."]

지난달 25일 장마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집계된 전남의 농작물 침수 피해 면적은 5천252 ha.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곽선정입니다.

촬영기자:정현덕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다 녹아버렸다”…잇단 폭우에 농작물 피해 커져
    • 입력 2023-07-25 21:39:03
    • 수정2023-07-25 22:03:23
    뉴스9(광주)
[앵커]

유례없는 장맛비에 여름나기가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날씨가 곧 생계와 연결된 농민들은 여느 해보다 힘겨운 여름을 보내고 있는데요.

긴 장마에 농작물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첫 소식 곽선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애호박을 키우는 비닐하우스입니다.

이파리가 흙탕물로 범벅이 돼 있습니다.

애호박들은 까맣게 썩어들어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뒤 겨우 복구 작업을 마치고 수확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번 비로 또 피해를 입었습니다.

하나라도 더 건질 수 있을까, 살펴보지만 한숨만 나옵니다.

[김용시/애호박 재배 농민 : "한포기 한포기 키우는데 정이 엄청 가요. 돈을 떠나서 이 농부들이 이걸 잘 키워서 비싸든 싸든 수확을 제대로 하면 좋은데, 그렇지도 않고 한 번 수확도 못하고..."]

빨갛게 익어가던 고추도 색이 변하고, 흐물흐물해졌습니다.

물이 작물 높이까지 차올랐다 빠지는 바람에 이렇게 고추들이 성한 것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피해를 입었습니다.

노지 작물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배추가 자라던 밭은 잡초만 무성합니다.

배추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상해버렸습니다.

농민은 '녹아버렸다'고 말합니다.

["지금 이 시기에 이 정도 커야만 식탁에 올라올 수 있는 작물인데..."]

비교적 멀쩡해 보이는 당근도 뽑아보니 제대로 크지를 않았고, 물러진 상태입니다.

비 피해를 막아보려 두둑을 40cm 이상 쌓아놨지만, 쉴 새 없이 내리는 비는 높은 흙더미도 깎아내렸습니다.

[정윤지/밭작물 재배 농민 : "억장이 무너집니다 지금. 말 할 수가 없죠. 어디다 대고 말을 못하죠."]

지난달 25일 장마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집계된 전남의 농작물 침수 피해 면적은 5천252 ha.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곽선정입니다.

촬영기자:정현덕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광주-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