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참사’ 전날 “제방 무너질 것 같다” 신고…119 “인력 없다”
입력 2023.07.27 (10:57)
수정 2023.07.27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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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참사 전날 오후, 충북소방본부 119 종합상황실에 "제방이 무너질 것 같다"는 내용의 신고가 들어왔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KBS가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119 종합상황실 신고접수 녹취록'을 보면, 전날 오후 5시 20분쯤 한 신고자가 미호천교 임시 제방과 관련해 " 임시로 흙을 성토해놨는데, 어떤 차수막이나 이런 거를 안 대 놨다. 지금 강물이 불어서 그 성토 안 밑단을 지나고 있다"는 신고 전화를 했습니다.
이 신고자는 " 거기가 허물어지면 여기 조치원에서 청주 가는 교통이 마비되고, 오송 일대가 다 물난리 날 거 같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에 119 종합상황실은 "그렇게 되면은 조금 위험해 보이긴 할 거 같다"면서도 "아쉽게 지금 청주가 아니라 전국에 우기가 좀 심하게 왔지 않느냐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 안 그래도 지금 출동 인력들이 다 지금 거기에 대처하고 있어서, 지금 거기 예방 차원으로 갈만한 인력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119 종합상황실은 '어디다가 신고할지를 몰라서 관련 기관에 협조 요청을 한다'는 신고자에게 "뭐 구청이나 이런 데 한 번 전화해 보시겠냐"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신고자는 "아, 제가 할 일은 아닌 거 같다. 그냥 물 들어오면 물 맞죠"라고 답했고, 신고 전화는 그대로 종료됐습니다.
사고 전날, 위험을 알리는 정확한 신고 전화가 왔는데도 소방 당국은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안내 이외에 어떠한 후속 조치도 없었던 셈입니다. 별도의 출동 지령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신고 시점은 사고 발생 약 15시간 전. 당국의 적극적인 예방 조치가 있었다면 충분히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2023년 7월 14일 17:21 (오송 지하차도 참사 전날) 119종합상황실 : 119입니다. 신고자(남성) : 예, 재해예방 신고도 좀 가능한가요? 119종합상황실 : 재해예방이요? 신고자(남성) : 예, 예. 119종합상황실 : 어떤 내용이죠? 신고자(남성) : 아, 저기 미호천 교량 공사를 지금 하고 있는데요. 119종합상황실 : 네. 신고자(남성) : 거기에 기존 뚝방을 허물고 교각 공사를 했어요. 119종합상황실 : 예. 신고자(남성) : 근데 그 교각 공사 밑에 지금 임시로 흙을 성토해놨는데, 어떤 차수막이나 이런 거를 안 대 놨어요. 그래서 제가 지금 건너오다 보니까 지금 강물이 불어서 그 성토 안 밑단을 지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거기가 허물어지면 여기 조치원에서 청주 가는 교통이 마비되고, 오송 일대가 다 물난리 날 거 같은데. 그 상류에서 지금 비가 안 오면 괜찮아도 비가 오면 그럴 거 같은데. 119종합상황실 : 선생님 지금 내용 들어보니까, 그렇게 되면은 조금 위험해 보이긴 할 거 같은데.. 아쉽게 지금 청주가 아니라 전국에 지금 우기가 좀 심하게 왔잖아요? 신고자(남성) : 예, 예. 119종합상황실 : 안 그래도 지금 출동 인력들이 다 지금 거기에 대처하고 있어가지고, 지금 거기 예방 차원으로 갈만한 인력이 없어요. 신고자(남성) : 아니, 저는 어디다가 신고할지를 몰라서 ‘관련 기관에 협조 요청을 할 수 있나.’ 해서요. 119종합상황실 : 뭐 구청이나 이런 데 한 번 전화해 보시겠어요? 신고자(남성) : 아, 제가 할 일은 아닌 거 같고요. 그냥 물 들어오면 물 맞죠, 뭐. 수고하시고요. 119종합상황실 : 예. 신고자(남성) : 예. **자료제공: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실 |
지난 15일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는 폭우로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하천수가 유입돼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됐습니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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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송 참사’ 전날 “제방 무너질 것 같다” 신고…119 “인력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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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3-07-27 10:57:47
- 수정2023-07-27 13:06:20
지난 15일,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참사 전날 오후, 충북소방본부 119 종합상황실에 "제방이 무너질 것 같다"는 내용의 신고가 들어왔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KBS가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119 종합상황실 신고접수 녹취록'을 보면, 전날 오후 5시 20분쯤 한 신고자가 미호천교 임시 제방과 관련해 " 임시로 흙을 성토해놨는데, 어떤 차수막이나 이런 거를 안 대 놨다. 지금 강물이 불어서 그 성토 안 밑단을 지나고 있다"는 신고 전화를 했습니다.
이 신고자는 " 거기가 허물어지면 여기 조치원에서 청주 가는 교통이 마비되고, 오송 일대가 다 물난리 날 거 같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에 119 종합상황실은 "그렇게 되면은 조금 위험해 보이긴 할 거 같다"면서도 "아쉽게 지금 청주가 아니라 전국에 우기가 좀 심하게 왔지 않느냐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 안 그래도 지금 출동 인력들이 다 지금 거기에 대처하고 있어서, 지금 거기 예방 차원으로 갈만한 인력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119 종합상황실은 '어디다가 신고할지를 몰라서 관련 기관에 협조 요청을 한다'는 신고자에게 "뭐 구청이나 이런 데 한 번 전화해 보시겠냐"고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신고자는 "아, 제가 할 일은 아닌 거 같다. 그냥 물 들어오면 물 맞죠"라고 답했고, 신고 전화는 그대로 종료됐습니다.
사고 전날, 위험을 알리는 정확한 신고 전화가 왔는데도 소방 당국은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안내 이외에 어떠한 후속 조치도 없었던 셈입니다. 별도의 출동 지령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신고 시점은 사고 발생 약 15시간 전. 당국의 적극적인 예방 조치가 있었다면 충분히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2023년 7월 14일 17:21 (오송 지하차도 참사 전날) 119종합상황실 : 119입니다. 신고자(남성) : 예, 재해예방 신고도 좀 가능한가요? 119종합상황실 : 재해예방이요? 신고자(남성) : 예, 예. 119종합상황실 : 어떤 내용이죠? 신고자(남성) : 아, 저기 미호천 교량 공사를 지금 하고 있는데요. 119종합상황실 : 네. 신고자(남성) : 거기에 기존 뚝방을 허물고 교각 공사를 했어요. 119종합상황실 : 예. 신고자(남성) : 근데 그 교각 공사 밑에 지금 임시로 흙을 성토해놨는데, 어떤 차수막이나 이런 거를 안 대 놨어요. 그래서 제가 지금 건너오다 보니까 지금 강물이 불어서 그 성토 안 밑단을 지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거기가 허물어지면 여기 조치원에서 청주 가는 교통이 마비되고, 오송 일대가 다 물난리 날 거 같은데. 그 상류에서 지금 비가 안 오면 괜찮아도 비가 오면 그럴 거 같은데. 119종합상황실 : 선생님 지금 내용 들어보니까, 그렇게 되면은 조금 위험해 보이긴 할 거 같은데.. 아쉽게 지금 청주가 아니라 전국에 지금 우기가 좀 심하게 왔잖아요? 신고자(남성) : 예, 예. 119종합상황실 : 안 그래도 지금 출동 인력들이 다 지금 거기에 대처하고 있어가지고, 지금 거기 예방 차원으로 갈만한 인력이 없어요. 신고자(남성) : 아니, 저는 어디다가 신고할지를 몰라서 ‘관련 기관에 협조 요청을 할 수 있나.’ 해서요. 119종합상황실 : 뭐 구청이나 이런 데 한 번 전화해 보시겠어요? 신고자(남성) : 아, 제가 할 일은 아닌 거 같고요. 그냥 물 들어오면 물 맞죠, 뭐. 수고하시고요. 119종합상황실 : 예. 신고자(남성) : 예. **자료제공: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실 |
지난 15일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는 폭우로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하천수가 유입돼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됐습니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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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경 기자 6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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