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에 내리는 비…지구가 위험하다 [주말엔 전문K]

입력 2023.07.29 (21:13) 수정 2023.07.3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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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 어느 해보다 기후위기 피부로 느끼고들 계시죠? 하루하루의 날씨 자체가 재난이 되고 있는 이 현상, 저 멀리 극지방에서부터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전문K, 오늘은 이은정 과학전문기자와 이 문제 짚어보면서 특별히 남극 세종기지도 화상으로 연결해 보겠습니다.

이은정 기자, 지금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남극 현지 날씨부터가 심상치가 않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남반구인 남극은 지금 겨울인데요.

그러면 영하 30도, 40도까지 내려가고 눈보라, 블리자드가 친다고 생각해야 되는데 세종기지는 지금 눈이 아니라 비가 내린다고 합니다.

온난화가 그만큼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이 현상 심각하기 때문에 오늘 이 내용을 같이 보고자 이 뉴스 가져왔습니다.

[앵커]

그 얘기 현지로부터 직접 들어볼까요?

우리나라 첫 남극 기지죠.

세종기지에 나가 있는 진동민 대장을 불러보겠습니다.

진 대장님 잘 들리시는지요?

(네, 잘 들립니다.)

그러니까 눈폭풍이 불어야 할 계절에 비가 왔다는 거죠?

[답변]

네, 이번달 들어 비가 네 차례나 왔고요.

6월달에도 4번 왔습니다.

세종기지는 올해뿐 아니라 최근 6, 7년 전부터 겨울에 비가 자주 내리는데요.

비가 내리면 눈폭풍으로 쌓였던 눈이 금방 녹아 쓸려 내려가 버리고 빙하의 두께도 얇아지게 됩니다.

[앵커]

남극부터가 온난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얘기인데, 진 대장님께 좀 더 여쭙겠습니다.

지구에서 제일 춥다는 남극과 날씨가 점점 따뜻해진다는 온난화, 이 둘의 조합을 어떻게 설명해야 될까요?

[답변]

세종기지는 남위 62도에 있어서 남극권 경계선에 있는데 전 지구에서 가장 온난화가 심하게 진행되고 있는 지역입니다.

남극 등대풀, 대리자리 같은 식물과 지의류들이 점점 늘어나서 여름철에는 기지 주변에 이것이 진짜 남극인가 싶을 정도로 녹색을 띠고 있는 지역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자]

또 다른 특징은 겨울이 더 따뜻해지고 있다.

통계를 보면 지난 12년동안 겨울에는 1년에 0.34도씩 기온이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여름에는 0.12도밖에 증가를 안 했거든요.

겨울이 이렇게 더 따뜻해지면 겨울에 얼음이 많이 못 생기겠죠?

그리고 있는 얼음도 쉽게 깨집니다.

남극뿐 아니라 요즘은 북극도 얼음이 훨씬 더 빨리 사라지고 있어서 극지방이 큰 문제인데요.

[앵커]

진 대장님, 날씨가 이렇게 되면 결국 극지방의 얼음이 녹게 되는데, 이 문제 어떤 파장으로 이어질까요?

[답변]

극지방에 지구 전체 얼음의 약 97%가 있고 특히 남극에 약 86%의 얼음이 있는데요.

이들 얼음은 대부분 염분이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남극 대륙 위에 얼음과 주변의 바다 얼음이 녹아서 바다로 들어가면 바다의 염도가 낮아져서 해류 순환에 큰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앵커]

이 기자, 염도가 낮아지는 게 해류 순환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준다는 거죠?

[기자]

같이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지도에 위쪽이 북극이고 남극이 중간에 있죠?

그린란드의 차가운 물이 내려와서 남극을 이렇게 한 바퀴 도는 형태의 순환을 하고요.

남극에서 다시 태평양으로 나갔다가 한 바퀴 돌아서 유럽 연안으로 올라가면 전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순환이 됩니다.

여기서 북극과 남극에 보라색의 물 흐름이 보이는데요. 이 물은 차갑기 때문에 표층에서 아래쪽 바닥으로 내려가 심층수를 만드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염분이 줄어들면 물이 상대적으로 가벼워져서 아래로 내려가지를 못해요. 결국 해류 순환의 고리가 끊어지는 거죠.

[앵커]

그렇게 해서 바다가 변하면 결국 지구 전체가 변할 수 있다는 거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바다는 지구 열 에너지의 90%를 흡수하고요. 또 탄소의 20~30%를 흡수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바다의 심층수가 탄소를 가두지 못하면 온난화가 극심하게 진행될 수밖에 없는 거죠. 굉장히 큰 문제입니다.

[앵커]

진 대장님, 남극에서는 이 문제 어떻게 보고 계신지요?

[답변]

남극에 와 있으니 지구온난화가 진짜 피부로 느껴집니다. 지구온난화 대응과 지구환경 보호에 적극 나설 때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마냥 탄탄하게 얼어 있을 것만 같았던 남극이 평범한 바다처럼 변한 모습이 좀 충격적이네요.

이은정 과학전문기자 그리고 남극세종기지의 진동민 대장님 오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촬영기자:유민철/CG:고석훈/영상편집:차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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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극에 내리는 비…지구가 위험하다 [주말엔 전문K]
    • 입력 2023-07-29 21:13:01
    • 수정2023-07-30 16:4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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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 어느 해보다 기후위기 피부로 느끼고들 계시죠? 하루하루의 날씨 자체가 재난이 되고 있는 이 현상, 저 멀리 극지방에서부터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전문K, 오늘은 이은정 과학전문기자와 이 문제 짚어보면서 특별히 남극 세종기지도 화상으로 연결해 보겠습니다.

이은정 기자, 지금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남극 현지 날씨부터가 심상치가 않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남반구인 남극은 지금 겨울인데요.

그러면 영하 30도, 40도까지 내려가고 눈보라, 블리자드가 친다고 생각해야 되는데 세종기지는 지금 눈이 아니라 비가 내린다고 합니다.

온난화가 그만큼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이 현상 심각하기 때문에 오늘 이 내용을 같이 보고자 이 뉴스 가져왔습니다.

[앵커]

그 얘기 현지로부터 직접 들어볼까요?

우리나라 첫 남극 기지죠.

세종기지에 나가 있는 진동민 대장을 불러보겠습니다.

진 대장님 잘 들리시는지요?

(네, 잘 들립니다.)

그러니까 눈폭풍이 불어야 할 계절에 비가 왔다는 거죠?

[답변]

네, 이번달 들어 비가 네 차례나 왔고요.

6월달에도 4번 왔습니다.

세종기지는 올해뿐 아니라 최근 6, 7년 전부터 겨울에 비가 자주 내리는데요.

비가 내리면 눈폭풍으로 쌓였던 눈이 금방 녹아 쓸려 내려가 버리고 빙하의 두께도 얇아지게 됩니다.

[앵커]

남극부터가 온난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얘기인데, 진 대장님께 좀 더 여쭙겠습니다.

지구에서 제일 춥다는 남극과 날씨가 점점 따뜻해진다는 온난화, 이 둘의 조합을 어떻게 설명해야 될까요?

[답변]

세종기지는 남위 62도에 있어서 남극권 경계선에 있는데 전 지구에서 가장 온난화가 심하게 진행되고 있는 지역입니다.

남극 등대풀, 대리자리 같은 식물과 지의류들이 점점 늘어나서 여름철에는 기지 주변에 이것이 진짜 남극인가 싶을 정도로 녹색을 띠고 있는 지역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자]

또 다른 특징은 겨울이 더 따뜻해지고 있다.

통계를 보면 지난 12년동안 겨울에는 1년에 0.34도씩 기온이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여름에는 0.12도밖에 증가를 안 했거든요.

겨울이 이렇게 더 따뜻해지면 겨울에 얼음이 많이 못 생기겠죠?

그리고 있는 얼음도 쉽게 깨집니다.

남극뿐 아니라 요즘은 북극도 얼음이 훨씬 더 빨리 사라지고 있어서 극지방이 큰 문제인데요.

[앵커]

진 대장님, 날씨가 이렇게 되면 결국 극지방의 얼음이 녹게 되는데, 이 문제 어떤 파장으로 이어질까요?

[답변]

극지방에 지구 전체 얼음의 약 97%가 있고 특히 남극에 약 86%의 얼음이 있는데요.

이들 얼음은 대부분 염분이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남극 대륙 위에 얼음과 주변의 바다 얼음이 녹아서 바다로 들어가면 바다의 염도가 낮아져서 해류 순환에 큰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앵커]

이 기자, 염도가 낮아지는 게 해류 순환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준다는 거죠?

[기자]

같이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지도에 위쪽이 북극이고 남극이 중간에 있죠?

그린란드의 차가운 물이 내려와서 남극을 이렇게 한 바퀴 도는 형태의 순환을 하고요.

남극에서 다시 태평양으로 나갔다가 한 바퀴 돌아서 유럽 연안으로 올라가면 전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순환이 됩니다.

여기서 북극과 남극에 보라색의 물 흐름이 보이는데요. 이 물은 차갑기 때문에 표층에서 아래쪽 바닥으로 내려가 심층수를 만드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염분이 줄어들면 물이 상대적으로 가벼워져서 아래로 내려가지를 못해요. 결국 해류 순환의 고리가 끊어지는 거죠.

[앵커]

그렇게 해서 바다가 변하면 결국 지구 전체가 변할 수 있다는 거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바다는 지구 열 에너지의 90%를 흡수하고요. 또 탄소의 20~30%를 흡수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바다의 심층수가 탄소를 가두지 못하면 온난화가 극심하게 진행될 수밖에 없는 거죠. 굉장히 큰 문제입니다.

[앵커]

진 대장님, 남극에서는 이 문제 어떻게 보고 계신지요?

[답변]

남극에 와 있으니 지구온난화가 진짜 피부로 느껴집니다. 지구온난화 대응과 지구환경 보호에 적극 나설 때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마냥 탄탄하게 얼어 있을 것만 같았던 남극이 평범한 바다처럼 변한 모습이 좀 충격적이네요.

이은정 과학전문기자 그리고 남극세종기지의 진동민 대장님 오늘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촬영기자:유민철/CG:고석훈/영상편집:차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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