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밉상이네, 너 싫어” 공개된 발언 보니…주호민 “뼈아프게 후회”

입력 2023.08.0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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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작가 주호민 씨의 자폐 아들에게 아동학대성 발언을 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특수교사의 당시 발언들이 공개됐습니다.

주호민 씨는 일주일 만에 2차 입장문을 내고 "모든 특수교사님들께 사과드린다"며 "아내와 상의해 상대 선생님에 대해서는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녹취에서 A 교사 "밉상이네, 머릿속에 뭐가 들어있는 거야" 발언

오늘(2일) 법무부가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특수교사 A 씨의 공소장을 보면, A 교사가 지난해 9월 13일 경기도 용인 소재의 초등학교 맞춤 학습반 교실에서 주 씨의 아들에게 했던 발언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A 교사는 주 씨의 아들 주 모 군에게 "아 진짜 밉상이네, 도대체 머릿속에 뭐가 들어있는 거야, 도대체 맨날 뭔 생각을 하는 거야"라고 말했습니다.

또 A 교사는 "왜 ○반 못 가고 친구들한테 못 가고 이러고 있는 건데? 왜 못 봐? 너? 친구들한테 왜 못 가? ○반 왜 못 가? 니네 반 교실 못 가, 친구들 얼굴도 못 봐, 너 친구한테 못 어울려, 친구들한테 가고 싶어? 못 가 못 간다고,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너를 얘기하는 거야" 등의 발언을 한 거로 드러났습니다.

이 밖에도 "아휴 싫어 싫어 죽겠어, 싫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 너 집에 갈 거야, 학교에서 급식도 못 먹어 왜인 줄 알아?, 급식 못 먹지 친구들을 못 만나니까" 등의 발언도 공소장에 담겼습니다.

다만 공소장에는 A 교사의 발언이 어떤 상황에서 나왔는지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이 기재되진 않았습니다.

검찰은 A 교사의 발언을 두고 "장애인인 아동에게 정신 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를 가했다"고 적었습니다.

■ A 교사 측 변호인 "혼잣말·질답 등 앞뒤 맥락 빠져 있어"

공소장 내용과 관련해 A 교사 변호인은 "공소장만 보면 부적절한 발언들이 나열되어 있어 특수교사가 주 군에게 쏘아붙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맥락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2시간 30분가량의 녹취 파일에서 교사의 혼잣말이나 넋두리, 또 주 군과의 질문과 답변이 오갔지만, 이런 부분들이 제외됐다는 겁니다.

이를테면 "진짜 밉상이다"라는 A 교사의 발언은, 수업시간에 주 군이 딴전을 피우고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숨과 함께 혼잣말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 발언 뒤에 "아침부터 일찍 둘이 와가지고 참" 등의 혼잣말이 함께 붙어있었지만, 이는 공소장에서는 생략됐다고도 지적했습니다.

A 교사가 "싫다"고 반복하는 녹취 역시 아동을 향한 표현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찢어버려요'라는 표현을 따라 읽는 시간에 주 군이 해당 표현을 잘못 읽자, A 교사는 한숨을 쉬면서 '아휴 싫어'라며 반복적으로 말한 맥락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녹취에서는 A 교사가 평정심을 찾고 숫자 읽기를 가르치는 상황도 이어진다고 말했습니다.

변호인은 또 A 교사가 주 군에게 "친구들한테 왜 못 가? ○반 왜 못 가?"라고 반복해서 물을 때, 주 군이 "바지를 내려서요"라는 식으로 답변하는 등 대화가 오고 가면서 훈육이 이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A 교사 측 변호인은 "자폐 스펙트럼 아동은 청각적 자극보다, 시각적 자극에 더 민감한 상황에서 음성 녹취 파일은 시각적인 부분을 확인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 주호민 작가, 2차 입장문에서 "특수교사님들께 사과드립니다"

주 씨는 첫 입장문을 낸 지 1주일 만에 지금까지 제기된 논란에 대한 추가적인 상황을 설명하는 2차 입장문을 내고 사과의 뜻을 전했습니다.

주 씨는 "며칠 동안 저희 가족에 관한 보도들로 인해 많은 분들께 혼란과 피로감을 드렸다"며 "무엇보다도 저희 아이에게 관심과 배려를 아끼지 않았던 같은 반 친구들과 학부모님, 그리고 모든 특수교사님들, 발달 장애 아동 부모님들께 실망과 부담을 드린 점 너무나도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주 씨는 녹음기를 넣게 된 경위에 대해 "또래보다 인지력이 부족하고 정상적 소통이 불가한 장애 아이인지라 부모가 없는 곳에서 불안 증세를 일으키는 어떤 외부 요인을 경험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서 빠르게 교정하고 보호해 줘야 하는데 그것을 확인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빠르게 떠오르지 않았다"며 다른 선택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에 생각이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사건 발생 후 교사와의 면담이 없이 고소를 택하게 된 것에 대해서는 "뼈아프게 후회한다"고 말했습니다.

주 씨는 "상대 교사를 대면해 차분히 얘기를 풀어갈 자신이 없는 상태에서 만났다가 오히려 더 나쁜 상황이 될까 하는 우려로 대면을 피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신고 전 학교에 찾아가 교장실에서 녹음 속 상황을 말씀드리고 교사의 교체를 원한다고 말했지만 "교장 선생님은 교사의 교체는 신고를 통해야만 가능하다고 했다. 분리를 가능하게 하면서도 교사에게는 사법처리를 하지 않도록 하는 다른 방법이 있다는 안내를 받은 곳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주 씨는 "이 과정에서 특수학급 부모님들과 사건을 공유하고 해결책을 찾았어야 했는데 섣불렀고 어리석었다"며 교육의 공백이 길어져 다른 부모님과 아이들에게 힘든 상황이 벌어진 것에 대한 분노와 원망은 달게 받아들인다고 말했습니다.

또, 주 씨는 "재판으로 다투게 되면 상대 교사에게도 큰 고통과 어려움이 될 텐데 한 사람의 인생을 재판을 통해 끝장내겠다는 식의 생각은 결단코 해 본 적이 없다"며 "아내와 상의해 상대 선생님에 대한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려고 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이와 함께 "저는 지금 모든 특수교사들의 권리와 헌신을 폄하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면서도 "저희의 대응은 제 아이와 관련된 교사의 행위에 책임을 물으려는 것이었지 장애 아동과 부대끼며 교육현장에서 성실하게 일하시는 특수교사들을 향한 것이 절대 아니었다"고 반성의 뜻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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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밉상이네, 너 싫어” 공개된 발언 보니…주호민 “뼈아프게 후회”
    • 입력 2023-08-02 18: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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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작가 주호민 씨의 자폐 아들에게 아동학대성 발언을 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특수교사의 당시 발언들이 공개됐습니다.

주호민 씨는 일주일 만에 2차 입장문을 내고 "모든 특수교사님들께 사과드린다"며 "아내와 상의해 상대 선생님에 대해서는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녹취에서 A 교사 "밉상이네, 머릿속에 뭐가 들어있는 거야" 발언

오늘(2일) 법무부가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특수교사 A 씨의 공소장을 보면, A 교사가 지난해 9월 13일 경기도 용인 소재의 초등학교 맞춤 학습반 교실에서 주 씨의 아들에게 했던 발언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A 교사는 주 씨의 아들 주 모 군에게 "아 진짜 밉상이네, 도대체 머릿속에 뭐가 들어있는 거야, 도대체 맨날 뭔 생각을 하는 거야"라고 말했습니다.

또 A 교사는 "왜 ○반 못 가고 친구들한테 못 가고 이러고 있는 건데? 왜 못 봐? 너? 친구들한테 왜 못 가? ○반 왜 못 가? 니네 반 교실 못 가, 친구들 얼굴도 못 봐, 너 친구한테 못 어울려, 친구들한테 가고 싶어? 못 가 못 간다고,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너를 얘기하는 거야" 등의 발언을 한 거로 드러났습니다.

이 밖에도 "아휴 싫어 싫어 죽겠어, 싫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 너 집에 갈 거야, 학교에서 급식도 못 먹어 왜인 줄 알아?, 급식 못 먹지 친구들을 못 만나니까" 등의 발언도 공소장에 담겼습니다.

다만 공소장에는 A 교사의 발언이 어떤 상황에서 나왔는지에 대한 추가적인 설명이 기재되진 않았습니다.

검찰은 A 교사의 발언을 두고 "장애인인 아동에게 정신 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를 가했다"고 적었습니다.

■ A 교사 측 변호인 "혼잣말·질답 등 앞뒤 맥락 빠져 있어"

공소장 내용과 관련해 A 교사 변호인은 "공소장만 보면 부적절한 발언들이 나열되어 있어 특수교사가 주 군에게 쏘아붙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맥락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2시간 30분가량의 녹취 파일에서 교사의 혼잣말이나 넋두리, 또 주 군과의 질문과 답변이 오갔지만, 이런 부분들이 제외됐다는 겁니다.

이를테면 "진짜 밉상이다"라는 A 교사의 발언은, 수업시간에 주 군이 딴전을 피우고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숨과 함께 혼잣말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 발언 뒤에 "아침부터 일찍 둘이 와가지고 참" 등의 혼잣말이 함께 붙어있었지만, 이는 공소장에서는 생략됐다고도 지적했습니다.

A 교사가 "싫다"고 반복하는 녹취 역시 아동을 향한 표현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찢어버려요'라는 표현을 따라 읽는 시간에 주 군이 해당 표현을 잘못 읽자, A 교사는 한숨을 쉬면서 '아휴 싫어'라며 반복적으로 말한 맥락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녹취에서는 A 교사가 평정심을 찾고 숫자 읽기를 가르치는 상황도 이어진다고 말했습니다.

변호인은 또 A 교사가 주 군에게 "친구들한테 왜 못 가? ○반 왜 못 가?"라고 반복해서 물을 때, 주 군이 "바지를 내려서요"라는 식으로 답변하는 등 대화가 오고 가면서 훈육이 이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A 교사 측 변호인은 "자폐 스펙트럼 아동은 청각적 자극보다, 시각적 자극에 더 민감한 상황에서 음성 녹취 파일은 시각적인 부분을 확인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 주호민 작가, 2차 입장문에서 "특수교사님들께 사과드립니다"

주 씨는 첫 입장문을 낸 지 1주일 만에 지금까지 제기된 논란에 대한 추가적인 상황을 설명하는 2차 입장문을 내고 사과의 뜻을 전했습니다.

주 씨는 "며칠 동안 저희 가족에 관한 보도들로 인해 많은 분들께 혼란과 피로감을 드렸다"며 "무엇보다도 저희 아이에게 관심과 배려를 아끼지 않았던 같은 반 친구들과 학부모님, 그리고 모든 특수교사님들, 발달 장애 아동 부모님들께 실망과 부담을 드린 점 너무나도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주 씨는 녹음기를 넣게 된 경위에 대해 "또래보다 인지력이 부족하고 정상적 소통이 불가한 장애 아이인지라 부모가 없는 곳에서 불안 증세를 일으키는 어떤 외부 요인을 경험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서 빠르게 교정하고 보호해 줘야 하는데 그것을 확인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빠르게 떠오르지 않았다"며 다른 선택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에 생각이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사건 발생 후 교사와의 면담이 없이 고소를 택하게 된 것에 대해서는 "뼈아프게 후회한다"고 말했습니다.

주 씨는 "상대 교사를 대면해 차분히 얘기를 풀어갈 자신이 없는 상태에서 만났다가 오히려 더 나쁜 상황이 될까 하는 우려로 대면을 피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신고 전 학교에 찾아가 교장실에서 녹음 속 상황을 말씀드리고 교사의 교체를 원한다고 말했지만 "교장 선생님은 교사의 교체는 신고를 통해야만 가능하다고 했다. 분리를 가능하게 하면서도 교사에게는 사법처리를 하지 않도록 하는 다른 방법이 있다는 안내를 받은 곳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주 씨는 "이 과정에서 특수학급 부모님들과 사건을 공유하고 해결책을 찾았어야 했는데 섣불렀고 어리석었다"며 교육의 공백이 길어져 다른 부모님과 아이들에게 힘든 상황이 벌어진 것에 대한 분노와 원망은 달게 받아들인다고 말했습니다.

또, 주 씨는 "재판으로 다투게 되면 상대 교사에게도 큰 고통과 어려움이 될 텐데 한 사람의 인생을 재판을 통해 끝장내겠다는 식의 생각은 결단코 해 본 적이 없다"며 "아내와 상의해 상대 선생님에 대한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려고 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이와 함께 "저는 지금 모든 특수교사들의 권리와 헌신을 폄하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면서도 "저희의 대응은 제 아이와 관련된 교사의 행위에 책임을 물으려는 것이었지 장애 아동과 부대끼며 교육현장에서 성실하게 일하시는 특수교사들을 향한 것이 절대 아니었다"고 반성의 뜻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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