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부족하고 벌레 너무 많아요” 잼버리 참가자의 하소연

입력 2023.08.0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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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대회 운영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어제(2일) 밤 열린 개영식 도중 참가자들이 열탈진 증상을 보이며 잇따라 쓰러지면서 백 명이 넘는 온열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참가자들에게 제공된 구운 달걀 일부에서 곰팡이가 발견돼 식품당국이 해당 달걀을 전량 회수하고 조사에 착수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정부도 "모든 부처가 전력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며 대회 공동 조직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현장을 지키며 안전을 확보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KBS는 한국 대표단 소속으로 현재 잼버리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청소년 스카우트 대원 강 모 씨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12일까지 이어질 이번 대회에 참가한 이들의 고충이 뭔지, 가장 필요로 하는 게 어떤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3일 한 시민단체 관계자가 전북 부안군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 프레스센터 앞에서 대회 운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3일 한 시민단체 관계자가 전북 부안군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 프레스센터 앞에서 대회 운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 "좁은 길에 사람들 몰려 힘들었어요"

- 어제 개영식에서 온열 질환자가 다수 발생했는데, 당시 상황이 어땠나요?
= 저희가 처음에 모든 나라랑 모든 대원이 다 모여가지고 같이 행진을 했거든요.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갈수록 뒤에서 사람이 많이 오다 보니까 새치기하는 사람들도 많이 생기고 좁은 길에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서 공간도 좁고 숨 쉬기가 힘들었어요.

일부 외국 친구들은 뛰기도 하고 장난치느라 서로 부딪치기도 하고 넘어져서 구급차도 오고 그러다 보니 행사장까지 가는 길이 너무 힘들었어요.

2일 저녁 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열린 2023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개영식.2일 저녁 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열린 2023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개영식.

- 주변에 탈진 증세를 보여 병원에 갔다 온 친구들은 없었나요?
= 저희 조에서는 없었는데 저희도 막 숨 쉬기가 힘들고 머리가 아프고 우는 친구도 있고 그랬어요.

- 각 조마다 리더(인솔자)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통제가 안 됐나요?
= 시간이 계속 지나다 보니까 어두워서 잘 보이지도 않고 그분들도 힘들어하시는 것 같아서 그런 게 없었던 것 같아요.

- 리더 한 명이 보통 몇 명을 통제하나요?
= 리더 한 명이 한 20, 30명 정도요.

■ "벌레 너무 많고 물이 부족해요"

- 취식을 하는 데 있어 불편함은 없나요?
= 밥 먹을 때 대원들이 직접 식재료를 받으러 갔다 오는데 가끔 그거 정리하다가 문제가 생겨서 전투식량 같은 걸 먹거든요. 그게 먹기가 불편하기도 하고 배도 고파서 힘들었고, 점심은 빵이나 닭가슴살 같은 것만 먹어서 조금 배고프기도 하고 그거 빼고는 괜찮았던 것 같아요.

- 텐트 치고 야영하는 건 어떤가요?
= 텐트가 너무 작아서 두 명이 함께 같이 자기는 좀 힘든 것 같고 가지고 온 짐이 있는데 짐이 되게 크거든요. 그거를 텐트에 두고 잠도 자야 하니까 너무 좁아서 불편했던 것 같아요.

벌레가 너무 많이 들어와요, 밤에. 자려고 하는데 계속 벌레가 붙어 있고 그래서 저희가 너무 무섭고 그래서 잘 때 좀 힘들었어요.

전북 부안군 새만금 잼버리 야영장에 텐트를 치는 외국인 참가자들.전북 부안군 새만금 잼버리 야영장에 텐트를 치는 외국인 참가자들.

- 너무 힘들어서 중도에 포기하고 돌아간 친구들도 있나요?
= 저희 조에서도 한 2~3명이 이미 돌아갔어요.

- 화장실이나 샤워장도 불편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어떤가요?
= 화장실이 있기는 한데 되게 작고 거기에 벌레가 진짜 너무 많아서 냄새도 심하고 화장실 칸도 적어서 대기해야 할 때도 있고요. 너무 덥기도 하고 좁아서 불편한 것 같아요.

샤워장은 차가운 물밖에 안 나와 가지고 샤워할 때 너무 불편해요.

- 뜨거운 물이 아예 안 나와요?
= 네 그냥 차가운 물 밖에 안 나와요. 물이 많이 차가운 것 같아요

- 더위가 심한 한낮에는 보통 어디에 있나요?
= 그럴 때도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그늘에서 쉬지도 못하고 막 활동하러 밖에 나가서 계속 걷기만 하거든요. 물을 마시고 싶어도 물을 떠 올 수 있는 곳이 간격이 꽤 있어서 오래 걸어야 해서 불편해요.

- 물은 얼마나 마시나요?
= 저는 오늘 500ml짜리 한 통 마신 것 같아요. (더울 텐데) 맞아요. 그리고 얼음물 같은 것도 필요한 것 같아요. 진짜 물이 너무 부족하긴 해요.

- 혹시 또 불편한 점이 있을까요?
= 아침에 너무 일찍 일어나야 하니까 어제랑 그저께도 4시간밖에 못 자서 너무 졸리고 머리도 아프고 그래요.

- 오전에 프로그램 몇 시부터 시작하나요?
= 저희가 오전 5시에 일어나서 준비를 해야 오전에 있는 프로그램에 나갈 수가 있어요. 그리고 아침 식사 조는 따로 준비해서 가져와야 하는데 그걸 가져오는 친구들은 오전 4시 30분에 일어나거든요.

- 외국 친구들 반응은 어떤가요?
= 외국 친구들이 화장실에 벌레가 많아서 무서워하기도 하고 그래서 화장실에 잘 못 들어가는 것 같아요. (진입하는 곳에 많은 건가요?) 거기도 많고 변기 위에도 많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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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 부족하고 벌레 너무 많아요” 잼버리 참가자의 하소연
    • 입력 2023-08-03 18:3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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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대회 운영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어제(2일) 밤 열린 개영식 도중 참가자들이 열탈진 증상을 보이며 잇따라 쓰러지면서 백 명이 넘는 온열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참가자들에게 제공된 구운 달걀 일부에서 곰팡이가 발견돼 식품당국이 해당 달걀을 전량 회수하고 조사에 착수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상황이 심상치 않자 정부도 "모든 부처가 전력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며 대회 공동 조직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현장을 지키며 안전을 확보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KBS는 한국 대표단 소속으로 현재 잼버리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청소년 스카우트 대원 강 모 씨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12일까지 이어질 이번 대회에 참가한 이들의 고충이 뭔지, 가장 필요로 하는 게 어떤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3일 한 시민단체 관계자가 전북 부안군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 프레스센터 앞에서 대회 운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 "좁은 길에 사람들 몰려 힘들었어요"

- 어제 개영식에서 온열 질환자가 다수 발생했는데, 당시 상황이 어땠나요?
= 저희가 처음에 모든 나라랑 모든 대원이 다 모여가지고 같이 행진을 했거든요.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갈수록 뒤에서 사람이 많이 오다 보니까 새치기하는 사람들도 많이 생기고 좁은 길에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서 공간도 좁고 숨 쉬기가 힘들었어요.

일부 외국 친구들은 뛰기도 하고 장난치느라 서로 부딪치기도 하고 넘어져서 구급차도 오고 그러다 보니 행사장까지 가는 길이 너무 힘들었어요.

2일 저녁 전북 부안군 새만금에서 열린 2023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개영식.
- 주변에 탈진 증세를 보여 병원에 갔다 온 친구들은 없었나요?
= 저희 조에서는 없었는데 저희도 막 숨 쉬기가 힘들고 머리가 아프고 우는 친구도 있고 그랬어요.

- 각 조마다 리더(인솔자)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통제가 안 됐나요?
= 시간이 계속 지나다 보니까 어두워서 잘 보이지도 않고 그분들도 힘들어하시는 것 같아서 그런 게 없었던 것 같아요.

- 리더 한 명이 보통 몇 명을 통제하나요?
= 리더 한 명이 한 20, 30명 정도요.

■ "벌레 너무 많고 물이 부족해요"

- 취식을 하는 데 있어 불편함은 없나요?
= 밥 먹을 때 대원들이 직접 식재료를 받으러 갔다 오는데 가끔 그거 정리하다가 문제가 생겨서 전투식량 같은 걸 먹거든요. 그게 먹기가 불편하기도 하고 배도 고파서 힘들었고, 점심은 빵이나 닭가슴살 같은 것만 먹어서 조금 배고프기도 하고 그거 빼고는 괜찮았던 것 같아요.

- 텐트 치고 야영하는 건 어떤가요?
= 텐트가 너무 작아서 두 명이 함께 같이 자기는 좀 힘든 것 같고 가지고 온 짐이 있는데 짐이 되게 크거든요. 그거를 텐트에 두고 잠도 자야 하니까 너무 좁아서 불편했던 것 같아요.

벌레가 너무 많이 들어와요, 밤에. 자려고 하는데 계속 벌레가 붙어 있고 그래서 저희가 너무 무섭고 그래서 잘 때 좀 힘들었어요.

전북 부안군 새만금 잼버리 야영장에 텐트를 치는 외국인 참가자들.
- 너무 힘들어서 중도에 포기하고 돌아간 친구들도 있나요?
= 저희 조에서도 한 2~3명이 이미 돌아갔어요.

- 화장실이나 샤워장도 불편하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어떤가요?
= 화장실이 있기는 한데 되게 작고 거기에 벌레가 진짜 너무 많아서 냄새도 심하고 화장실 칸도 적어서 대기해야 할 때도 있고요. 너무 덥기도 하고 좁아서 불편한 것 같아요.

샤워장은 차가운 물밖에 안 나와 가지고 샤워할 때 너무 불편해요.

- 뜨거운 물이 아예 안 나와요?
= 네 그냥 차가운 물 밖에 안 나와요. 물이 많이 차가운 것 같아요

- 더위가 심한 한낮에는 보통 어디에 있나요?
= 그럴 때도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그늘에서 쉬지도 못하고 막 활동하러 밖에 나가서 계속 걷기만 하거든요. 물을 마시고 싶어도 물을 떠 올 수 있는 곳이 간격이 꽤 있어서 오래 걸어야 해서 불편해요.

- 물은 얼마나 마시나요?
= 저는 오늘 500ml짜리 한 통 마신 것 같아요. (더울 텐데) 맞아요. 그리고 얼음물 같은 것도 필요한 것 같아요. 진짜 물이 너무 부족하긴 해요.

- 혹시 또 불편한 점이 있을까요?
= 아침에 너무 일찍 일어나야 하니까 어제랑 그저께도 4시간밖에 못 자서 너무 졸리고 머리도 아프고 그래요.

- 오전에 프로그램 몇 시부터 시작하나요?
= 저희가 오전 5시에 일어나서 준비를 해야 오전에 있는 프로그램에 나갈 수가 있어요. 그리고 아침 식사 조는 따로 준비해서 가져와야 하는데 그걸 가져오는 친구들은 오전 4시 30분에 일어나거든요.

- 외국 친구들 반응은 어떤가요?
= 외국 친구들이 화장실에 벌레가 많아서 무서워하기도 하고 그래서 화장실에 잘 못 들어가는 것 같아요. (진입하는 곳에 많은 건가요?) 거기도 많고 변기 위에도 많고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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