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중국서 ‘바비’ 열풍 왜?…‘젠더 이슈’ 불 당겼다

입력 2023.08.0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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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애국 영화'가 휩쓰는 중국 극장가에서 외국 영화를 찾아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 영화관에 걸린 외국 작품은 50여 편으로 전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을 정도입니다.

지난 6월에는 중국 영화인들이 '사회주의 문화 강국 건설에 기여하겠다'는 내용의 직업윤리 강령까지 마련했는데요. 그 내용을 살펴보면 '조국과 인민에게 충성'하고 '중국 공산당의 영도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제도를 옹호'하며 '인민과 사회주의를 위해 봉사'한다고 돼 있습니다.

영화를 포함해 문화사업은 정부 정책에 발맞춰 가야 한다는 인식이 기본으로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어린이 영화인 줄 알았는데...'여성주의' 영화

그런데 이런 중국 영화 시장에 최근 '핑크빛' 물결이 일고 있습니다. 영화 '바비'가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흥행 상위권에 랭크된겁니다.

중국 영화 평점사이트 ‘마오엔’ 에서 지난달 28일 기준, 중국 수입 코미디 영화 가운데 표 판매액 ‘3위’를 기록했다.중국 영화 평점사이트 ‘마오엔’ 에서 지난달 28일 기준, 중국 수입 코미디 영화 가운데 표 판매액 ‘3위’를 기록했다.

영화 '바비'는 지난달 21일 중국에서 처음 개봉했는데요. 중국 영화 평점사이트 '마오엔'에 따르면 개봉 일주일 만에 389만 명이 관람해 1억 3천700억 위안(우리 돈 약 245억 원) 수입을 올렸습니다.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관련 상품 판매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중국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는 바비 영화가 개봉한 21일부터 일주일 동안 '바비' 관련 상품 검색량이 760% 늘었다고 전했습니다. 2000년대 이후 태어난 세대에서 검색을 가장 많이 했는데, 관련 검색어는 '의류'였습니다.

영화 '바비'가 중국에서 이렇게 인기를 끄는 건 중국에서는 드문 '여성주의' 영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영화 앱 ‘더우반’에서 “중국에서 수준 높은 여성 관점 영화를 볼 기회가 많지 않다”는 댓글에 3만여 명이 ‘좋아요’를 눌렀다.중국 영화 앱 ‘더우반’에서 “중국에서 수준 높은 여성 관점 영화를 볼 기회가 많지 않다”는 댓글에 3만여 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중국 영화 앱 '더우반'에서 "중국에서 수준 높은 여성 관점 영화를 볼 기회가 많지 않다", "중국 영화 '사라진 그녀'는 가짜 남성 페미니즘 vs '바비' 진정한 여성 감독의 다각적 페미니즘"이라는 댓글에 3만 명 이상이 '좋아요'를 눌렀습니다.

영화 '바비'가 중국에서는 드물게 젠더 이슈를 활발하게 논의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이 된 겁니다.

영화 ‘바비’ 중국판 포스터영화 ‘바비’ 중국판 포스터

중국 방송계 실세인 CCTV 진행자 주쥔의 성폭력을 폭로해 중국 미투 운동의 상징으로 불리는 저우샤오쉬안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평가했는데요.

"모든 소녀가 친구와 함께 극장에 가 이 영화에 관해 토론할 수 있다"며 바비가 중국 여성들에게 젠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공적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적으로 페미니즘에 대한 영화는 아니지만, 중국에 주는 의미는 크다"며 "이제 모든 영화관이 페미니즘을 담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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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중국서 ‘바비’ 열풍 왜?…‘젠더 이슈’ 불 당겼다
    • 입력 2023-08-04 07: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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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애국 영화'가 휩쓰는 중국 극장가에서 외국 영화를 찾아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 영화관에 걸린 외국 작품은 50여 편으로 전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을 정도입니다.

지난 6월에는 중국 영화인들이 '사회주의 문화 강국 건설에 기여하겠다'는 내용의 직업윤리 강령까지 마련했는데요. 그 내용을 살펴보면 '조국과 인민에게 충성'하고 '중국 공산당의 영도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제도를 옹호'하며 '인민과 사회주의를 위해 봉사'한다고 돼 있습니다.

영화를 포함해 문화사업은 정부 정책에 발맞춰 가야 한다는 인식이 기본으로 깔려있기 때문입니다.

■어린이 영화인 줄 알았는데...'여성주의' 영화

그런데 이런 중국 영화 시장에 최근 '핑크빛' 물결이 일고 있습니다. 영화 '바비'가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흥행 상위권에 랭크된겁니다.

중국 영화 평점사이트 ‘마오엔’ 에서 지난달 28일 기준, 중국 수입 코미디 영화 가운데 표 판매액 ‘3위’를 기록했다.
영화 '바비'는 지난달 21일 중국에서 처음 개봉했는데요. 중국 영화 평점사이트 '마오엔'에 따르면 개봉 일주일 만에 389만 명이 관람해 1억 3천700억 위안(우리 돈 약 245억 원) 수입을 올렸습니다.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관련 상품 판매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중국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는 바비 영화가 개봉한 21일부터 일주일 동안 '바비' 관련 상품 검색량이 760% 늘었다고 전했습니다. 2000년대 이후 태어난 세대에서 검색을 가장 많이 했는데, 관련 검색어는 '의류'였습니다.

영화 '바비'가 중국에서 이렇게 인기를 끄는 건 중국에서는 드문 '여성주의' 영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영화 앱 ‘더우반’에서 “중국에서 수준 높은 여성 관점 영화를 볼 기회가 많지 않다”는 댓글에 3만여 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중국 영화 앱 '더우반'에서 "중국에서 수준 높은 여성 관점 영화를 볼 기회가 많지 않다", "중국 영화 '사라진 그녀'는 가짜 남성 페미니즘 vs '바비' 진정한 여성 감독의 다각적 페미니즘"이라는 댓글에 3만 명 이상이 '좋아요'를 눌렀습니다.

영화 '바비'가 중국에서는 드물게 젠더 이슈를 활발하게 논의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이 된 겁니다.

영화 ‘바비’ 중국판 포스터
중국 방송계 실세인 CCTV 진행자 주쥔의 성폭력을 폭로해 중국 미투 운동의 상징으로 불리는 저우샤오쉬안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평가했는데요.

"모든 소녀가 친구와 함께 극장에 가 이 영화에 관해 토론할 수 있다"며 바비가 중국 여성들에게 젠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공적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적으로 페미니즘에 대한 영화는 아니지만, 중국에 주는 의미는 크다"며 "이제 모든 영화관이 페미니즘을 담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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