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사각지대의 끝’ 이주 노동자들 [뉴스를 만나다]

입력 2023.08.06 (21:16) 수정 2023.08.06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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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폭염 특보가 13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체감 온도는 35도를 웃돕니다.

그런데 이 날씨에 비닐하우스 같은 데 들어가면 체감이 아니라 '실측'되는 온도가 50도를 웃돕니다.

거기서 '일'을 하고 '잠'까지 자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늘(6일) '뉴스를 만나다'의 주인공, 바로 이주노동자들 얘깁니다.

어서오십시오.

오늘 모신 분은, 본인도 이주노동자였고, 지금은 이주노동자들의 조합을 이끌고 있는 우다야 라이 씨입니다.

한국 오신 지 25년 됐지요?

[답변]

네, 그 정도 됐습니다.

저는 이주노동자 노동조합 위원장을 맡고 있고요.

그 전에는 (네팔에서) 노동자로 왔기 때문에 여러 공장에서 일했습니다.

[앵커]

이주노동자들은, 한국인들이 좀 기피하는 현장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로 어떤 곳들인가요?

[답변]

지금 이주노동자들은 위험하고 더럽고 또 힘든 산업 현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제조업, 건설업, 농업 축산업, 서비스업 등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일하고 있고 한국인들이 먹는 먹거리, 또 자는 집, 타고 다니는 자동차 등 여러 한국인들이 사용하는 물건이 이주노동자 손에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장소들, 요즘같은 불볕 더위엔 그냥 들어가 있는 것도 힘든데, 거기서 '일'을 해야 하는 분들, 고충은 상상하기도 어렵습니다.

[답변]

지금 고열 현장에서 일하고 있고 비닐하우스나 바깥에서 일하고 있고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이 더위 때문에 이렇게 폭염 때문에 너무나 힘들어하고 있고 쓰러질 정도로 이주노동자들이 그런 상황에도 와 있습니다.

[앵커]

근데 그런 일들이 잘 알려지지 않는 것 같아요.

[답변]

지금 이주노동자들의 경우는 사업주의 한마디가 이렇게 법이나 명령이 되고 이주노동자들이 사업주한테 요구도 할 수 없는 상황이고 무조건 시키는 대로 해야 합니다.

또 정부는 무관심합니다.

이주노동자는 무조건 사업주가 시키는 대로 임해야 되고 또 힘들면 힘들다라고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식으로 해 하고 있기 때문에.

[앵커]

원래 35도 넘는 폭염엔 사업주가 일정 시간 그늘에서 휴식을 하게 하고, 때로는 작업을 중단시키도록, 정부가 '권고'하는 상황인데, 현실에선 어떻습니까, 잘 지켜집니까?

[답변]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폭염에는 그늘, 물, 휴식기를 마련해 줘야 된다, 또 온도 습도를 조절할 수 있게 하고 환기 장치도 지금 설치해야 된다,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현장에는 그렇게 지켜지지 않고 있고 이주노동자들은 40도 넘는 비닐하우스 농장 고열 현장에 지금 일하고 있습니다.

사업주에게 이렇게 하면 이렇게 개선을 해 주세요, 조금 쉬게끔 해 주세요, 물 주세요, 이렇게 하면은 무조건 일하게 하고 나도 이렇게 그냥 일하고 있으니까 너도 해야 된다, 이런 식으로 합니다.

그래서 지켜지지 않고 있고 권고 사항이라고 합니다.

[앵커]

작업 현장 뿐 아니라, 숙소도 대단히 열악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주로 컨테이너박스, 비닐하우스 이런 곳들인데, 이게 원래는 금지된 것 아닌가요?

[답변]

재작년에 21년부터 임시 가건물을 정부가 숙소로 금지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임시 가건물 지자체에 '등록' 하면 허용해준다, 비닐하우스 임시가건물 컨테이너들을 숙소로 허용 해준다라고 했습니다.

지자체에서는 '근로기준법'이 정해주는 기준을 따지지 않습니다.

네, 사장님이라고 하고 컨테이너만 있으면 거기서 사람 살기 위한 또 시설들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 안 합니다.

[앵커]

정부에서는 원론적인 지침만 얘기하고 있는 거고 실제로 지자체에서는 허용을 해 주고 이런 엇박자가 약간 있는 건가요?

[답변]

이주노동자들이 지금 임시 가건물 숙소를 제공하면 이게 고용허가를 받지 못하게 한다라고 하지만 또 편법으로 지금 고용허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공지해도 거의 지키지 않고 있고 또 신고하면 숙소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앵커]

또 공무원들이 일일이 현장에 나가서 다 확인해 보지 않는 이상은 그런 임시 가건물을 숙소로 사용하는지에 대한 실태도 확인하기 어렵고요?

[답변]

맞습니다.

그렇게 공무원들이 실제 확인하는 것도 거의 없습니다.

한국의 이주노동자들이 도입된 지는 오래됐고 이주노동자들도 사람이고 같은 노동자입니다.

이주노동자들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해줘야 되고, 그래서 이런 잘못된 법 제도들이 개선돼야 되고 이주노동자의 권리 보장될 수 있도록 사업장 변경 자유, 주거권, 지역 이동권 이런 모든 권리를 보장될 수 있도록 법 제도를 바꿔야 합니다.

[앵커]

사람이 목숨을 잃을 정도의 더위입니다.

사람 구하는데 내국인이 어디 있고 외국인이 어디 있겠습니까.

당국에서 이제라도 좀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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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염 사각지대의 끝’ 이주 노동자들 [뉴스를 만나다]
    • 입력 2023-08-06 21:16:39
    • 수정2023-08-06 21:4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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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폭염 특보가 13일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체감 온도는 35도를 웃돕니다.

그런데 이 날씨에 비닐하우스 같은 데 들어가면 체감이 아니라 '실측'되는 온도가 50도를 웃돕니다.

거기서 '일'을 하고 '잠'까지 자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늘(6일) '뉴스를 만나다'의 주인공, 바로 이주노동자들 얘깁니다.

어서오십시오.

오늘 모신 분은, 본인도 이주노동자였고, 지금은 이주노동자들의 조합을 이끌고 있는 우다야 라이 씨입니다.

한국 오신 지 25년 됐지요?

[답변]

네, 그 정도 됐습니다.

저는 이주노동자 노동조합 위원장을 맡고 있고요.

그 전에는 (네팔에서) 노동자로 왔기 때문에 여러 공장에서 일했습니다.

[앵커]

이주노동자들은, 한국인들이 좀 기피하는 현장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로 어떤 곳들인가요?

[답변]

지금 이주노동자들은 위험하고 더럽고 또 힘든 산업 현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제조업, 건설업, 농업 축산업, 서비스업 등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일하고 있고 한국인들이 먹는 먹거리, 또 자는 집, 타고 다니는 자동차 등 여러 한국인들이 사용하는 물건이 이주노동자 손에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장소들, 요즘같은 불볕 더위엔 그냥 들어가 있는 것도 힘든데, 거기서 '일'을 해야 하는 분들, 고충은 상상하기도 어렵습니다.

[답변]

지금 고열 현장에서 일하고 있고 비닐하우스나 바깥에서 일하고 있고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이 더위 때문에 이렇게 폭염 때문에 너무나 힘들어하고 있고 쓰러질 정도로 이주노동자들이 그런 상황에도 와 있습니다.

[앵커]

근데 그런 일들이 잘 알려지지 않는 것 같아요.

[답변]

지금 이주노동자들의 경우는 사업주의 한마디가 이렇게 법이나 명령이 되고 이주노동자들이 사업주한테 요구도 할 수 없는 상황이고 무조건 시키는 대로 해야 합니다.

또 정부는 무관심합니다.

이주노동자는 무조건 사업주가 시키는 대로 임해야 되고 또 힘들면 힘들다라고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식으로 해 하고 있기 때문에.

[앵커]

원래 35도 넘는 폭염엔 사업주가 일정 시간 그늘에서 휴식을 하게 하고, 때로는 작업을 중단시키도록, 정부가 '권고'하는 상황인데, 현실에선 어떻습니까, 잘 지켜집니까?

[답변]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폭염에는 그늘, 물, 휴식기를 마련해 줘야 된다, 또 온도 습도를 조절할 수 있게 하고 환기 장치도 지금 설치해야 된다,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현장에는 그렇게 지켜지지 않고 있고 이주노동자들은 40도 넘는 비닐하우스 농장 고열 현장에 지금 일하고 있습니다.

사업주에게 이렇게 하면 이렇게 개선을 해 주세요, 조금 쉬게끔 해 주세요, 물 주세요, 이렇게 하면은 무조건 일하게 하고 나도 이렇게 그냥 일하고 있으니까 너도 해야 된다, 이런 식으로 합니다.

그래서 지켜지지 않고 있고 권고 사항이라고 합니다.

[앵커]

작업 현장 뿐 아니라, 숙소도 대단히 열악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주로 컨테이너박스, 비닐하우스 이런 곳들인데, 이게 원래는 금지된 것 아닌가요?

[답변]

재작년에 21년부터 임시 가건물을 정부가 숙소로 금지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임시 가건물 지자체에 '등록' 하면 허용해준다, 비닐하우스 임시가건물 컨테이너들을 숙소로 허용 해준다라고 했습니다.

지자체에서는 '근로기준법'이 정해주는 기준을 따지지 않습니다.

네, 사장님이라고 하고 컨테이너만 있으면 거기서 사람 살기 위한 또 시설들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 안 합니다.

[앵커]

정부에서는 원론적인 지침만 얘기하고 있는 거고 실제로 지자체에서는 허용을 해 주고 이런 엇박자가 약간 있는 건가요?

[답변]

이주노동자들이 지금 임시 가건물 숙소를 제공하면 이게 고용허가를 받지 못하게 한다라고 하지만 또 편법으로 지금 고용허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공지해도 거의 지키지 않고 있고 또 신고하면 숙소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앵커]

또 공무원들이 일일이 현장에 나가서 다 확인해 보지 않는 이상은 그런 임시 가건물을 숙소로 사용하는지에 대한 실태도 확인하기 어렵고요?

[답변]

맞습니다.

그렇게 공무원들이 실제 확인하는 것도 거의 없습니다.

한국의 이주노동자들이 도입된 지는 오래됐고 이주노동자들도 사람이고 같은 노동자입니다.

이주노동자들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해줘야 되고, 그래서 이런 잘못된 법 제도들이 개선돼야 되고 이주노동자의 권리 보장될 수 있도록 사업장 변경 자유, 주거권, 지역 이동권 이런 모든 권리를 보장될 수 있도록 법 제도를 바꿔야 합니다.

[앵커]

사람이 목숨을 잃을 정도의 더위입니다.

사람 구하는데 내국인이 어디 있고 외국인이 어디 있겠습니까.

당국에서 이제라도 좀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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