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세관 들여다보니…훈춘에 컨테이너 몰린 까닭은?

입력 2023.08.0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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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위성 사진으로 베일에 싸인 북한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연속 보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미국 상업 위성 회사 플래닛랩스의 고해상도 위성 사진을 활용하는데, 지상의 가로 세로 0.5 미터 크기 물체의 식별이 가능한, 기본적인 군용 정찰위성 수준입니다. 대상 선정과 분석 작업은 전문가 자문단을 꾸려 연중 함께 합니다. 이번 순서에서는 북중 국경의 세관들의 움직임을 살펴보고, 북한의 국경 전면개방 시기에 대해 짚어봅니다.


■ 나선-훈춘 세관, 컨테이너 수십 개 포착 …화물 이동 활발

북중 국경의 가장 동쪽, 중국 지린성 훈춘과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는 북한 나선 원정세관. 플래닛랩스의 고해상도 위성으로 들여다보니, 세관 야적장엔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화물이 가득 쌓여있습니다.


검역 등을 위해 대기 중인 20톤 컨테이너 수십 개도 보입니다. 중국 취안허 세관엔 북한으로 갈 화물 트럭 수십 대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두만강 대교에 차량 흐름도 관찰됩니다.



■ 7월부터 반입 급증…북중 무역 새 거점으로 급부상

2020년 코로나19로 국경을 봉쇄하면서 두만강대교의 통행이 중단됐다가 올해 2월부터 재개됐는데, 이 경로를 통한 화물 반입이 최근 급증하고 있습니다.

3월 31일 위성사진에선 차량 흐름이 거의 없었고 6월 16일엔 한 두대 보였는데, 7월 31일 위성사진에선 차량 흐름과 화물이 많이 포착됐습니다.


북중 간 최대 육로 교역로인 단둥-신의주 루트가 정상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운송비가 더 들더라도 중국 업자들이 훈춘까지 우회하고 있는 겁니다. 훈춘은 단둥과 달리 인적이 드문 외진 곳에 있는 만큼 국제 사회의 시선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방역도 단둥보다 더 용이합니다. 이런 이유로 훈춘이 북중 무역의 새로운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정성학 한반도안보전략연구원 영상분석센터장는 "생필품 등 중국 물품이 반입되는 거로 보인다"며 "훈춘으로 이렇게 멀리 우회해서 들여오는 건, 제재 품목을 반입하려고 한다든가, 국제사회의 이목을 피하려고 하는 목적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작년 북한 교역액의 96.7%는 중국이 차지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북한 교역액은 1년 전보다 211%나 급증해, 코로나 이전의 84% 수준까지 회복했습니다.

중국에선 주로 쌀과 생필품, 전자기기 등을 수입하고 북한은 가발과 인조 속눈썹 등을 수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다른 교역로는 잠잠…9월 아시안게임 이후 개방 본격화 예상

훈춘을 제외한 나머지 교역로는 아직 잠잠한 모습입니다.

최대 육로 교역로인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조중우의교는 차량 흐름이 거의 없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고려항공 운항 재개, 여객열차 재개, 단둥-신의주 육로 교역 재개, 이 세 가지는 별다른 징후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중 교역을 위해 새로 지은 신압록강대교의 경우, 세관이 들어설 북한 쪽 부지는 아직 텅 비어 있습니다.


중국 지린성 지안과 맞대고 있는 북한 자강도 만포 세관은 2월부터 세관 신축 공사 시작해 7월에 완공된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북한이 추후 국경 개방에 대비하는 모습이지만 차량 통행과 물류 이동은 아직 관측되지 않았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장기간 국경 봉쇄의 피로감으로 올 초부터 국경 개방을 결정한 것 같지만, 국경 전면 개방 시기가 점점 늦춰지고 있다"며 "특히 여름 코로나 확산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코로나19로 국경을 닫아건 지 약 3년 반이 지났습니다. 북한의 본격적인 국경 개방은 다음 달 항저우 아시안 게임 이후가 될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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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선-훈춘 세관, 컨테이너 수십 개 포착 …화물 이동 활발

북중 국경의 가장 동쪽, 중국 지린성 훈춘과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는 북한 나선 원정세관. 플래닛랩스의 고해상도 위성으로 들여다보니, 세관 야적장엔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화물이 가득 쌓여있습니다.


검역 등을 위해 대기 중인 20톤 컨테이너 수십 개도 보입니다. 중국 취안허 세관엔 북한으로 갈 화물 트럭 수십 대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두만강 대교에 차량 흐름도 관찰됩니다.



■ 7월부터 반입 급증…북중 무역 새 거점으로 급부상

2020년 코로나19로 국경을 봉쇄하면서 두만강대교의 통행이 중단됐다가 올해 2월부터 재개됐는데, 이 경로를 통한 화물 반입이 최근 급증하고 있습니다.

3월 31일 위성사진에선 차량 흐름이 거의 없었고 6월 16일엔 한 두대 보였는데, 7월 31일 위성사진에선 차량 흐름과 화물이 많이 포착됐습니다.


북중 간 최대 육로 교역로인 단둥-신의주 루트가 정상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운송비가 더 들더라도 중국 업자들이 훈춘까지 우회하고 있는 겁니다. 훈춘은 단둥과 달리 인적이 드문 외진 곳에 있는 만큼 국제 사회의 시선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방역도 단둥보다 더 용이합니다. 이런 이유로 훈춘이 북중 무역의 새로운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정성학 한반도안보전략연구원 영상분석센터장는 "생필품 등 중국 물품이 반입되는 거로 보인다"며 "훈춘으로 이렇게 멀리 우회해서 들여오는 건, 제재 품목을 반입하려고 한다든가, 국제사회의 이목을 피하려고 하는 목적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작년 북한 교역액의 96.7%는 중국이 차지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북한 교역액은 1년 전보다 211%나 급증해, 코로나 이전의 84% 수준까지 회복했습니다.

중국에선 주로 쌀과 생필품, 전자기기 등을 수입하고 북한은 가발과 인조 속눈썹 등을 수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다른 교역로는 잠잠…9월 아시안게임 이후 개방 본격화 예상

훈춘을 제외한 나머지 교역로는 아직 잠잠한 모습입니다.

최대 육로 교역로인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조중우의교는 차량 흐름이 거의 없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고려항공 운항 재개, 여객열차 재개, 단둥-신의주 육로 교역 재개, 이 세 가지는 별다른 징후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중 교역을 위해 새로 지은 신압록강대교의 경우, 세관이 들어설 북한 쪽 부지는 아직 텅 비어 있습니다.


중국 지린성 지안과 맞대고 있는 북한 자강도 만포 세관은 2월부터 세관 신축 공사 시작해 7월에 완공된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북한이 추후 국경 개방에 대비하는 모습이지만 차량 통행과 물류 이동은 아직 관측되지 않았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장기간 국경 봉쇄의 피로감으로 올 초부터 국경 개방을 결정한 것 같지만, 국경 전면 개방 시기가 점점 늦춰지고 있다"며 "특히 여름 코로나 확산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코로나19로 국경을 닫아건 지 약 3년 반이 지났습니다. 북한의 본격적인 국경 개방은 다음 달 항저우 아시안 게임 이후가 될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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