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전기설비 60% 적합 판정에 강행?…점검 결과 개막 당일 통보

입력 2023.08.13 (06:01) 수정 2023.08.13 (06:0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잼버리 장소가 전기 안전 진단도 통과 못한 채로 시작을 했대요."

믿기 힘든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4만 명이 모이는 국제 행사인데 설마 그렇게 주먹구구 식으로 강행을 했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전기안전공사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는 믿기 힘든 제보가 사실이라는 점을 확인시켜줬습니다.

 한국전기안전공사의 ‘잼버리 일제점검 결과’ 보고서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실) 한국전기안전공사의 ‘잼버리 일제점검 결과’ 보고서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실이 전기안전공사으로부터 제출받은 '잼버리 야영지 시설 안전점검 현황'을 보면 개영식 전날인 지난 7월 31일 기준 전체 343곳의 전기설비 가운데 적합 판정은 198곳에 불과했습니다. 전체의 58%, 10곳 중 6곳도 안되는 수준입니다. 안전 부적합은 58곳, 미시공은 87곳에 달합니다. 전기설비 42%가 안전 진단을 통과 못한 채로 잼버리가 강행된 겁니다.

안전 부적합 판정 사유를 보면 주로 화장실과 샤워실의 누전이 가장 많았습니다. 배선이 노출됐거나, 누전 차단기가 아예 설치되지 않은 곳들도 있었습니다. KBS가 취재한 잼버리 대원의 말에 따르면 "샤워실에 전선이 노출이 돼서 위험해보였다. 조금 자세히 봤더니 피복이 벗겨진 걸 확인했다"고 했습니다.

전기 안전 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내린 뒤 취한 조치는 위험한 곳의 전원을 차단하고, '위험 표시 스티커'를 부착하는 등의 안전 조치가 전부였습니다. 심지어 전기안전공사가 조직위 측에 점검 결과를 통보한 것은 지난 1일, 잼버리 개막 당일이었습니다.

한국전기안전공사의 ‘잼버리 야영지 시설 안전점검 현황’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실) 한국전기안전공사의 ‘잼버리 야영지 시설 안전점검 현황’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실)

전기안전공사 측은 "문제가 되는 부분을 조직위에 통보했고, 개영식 이후인 8월 2일과 3일 조직위에서 개보수를 완료한 것으로 재점검됐다"고 밝혔습니다. 불과 하루에서 이틀 사이라지만 그 사이 4만여 명의 잼버리 참가자들은 안전 위험에 노출됐던 겁니다.

전기 안전 점검은 완료됐다지만, 잼버리 현장을 다녀온 참가자는 전력 상황이 늘 불안했다고 합니다. 한 자원봉사자는 "음식을 만들어야 하는데 전기가 한 번에 통째로 다 끊겼다 됐다 하니까 조기 철수한 적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잼버리 야영장은 간척지에 지어진 탓에 한여름 폭우로 인한 침수 우려가 제기돼 왔습니다. 그런데도 전기 설비 안전조차 담보되지 못한 상태로 국제 행사가 강행된 점에 대해 국회 차원에서 집중 추궁이 예상됩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전기 점검조차 제대로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잼버리 대회가 열렸다는 점이 충격적"이라며 "앞으로 산자위 전체회의를 통해 잼버리 전기 설비 등 안전 문제를 철저히 점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잼버리 전기설비 60% 적합 판정에 강행?…점검 결과 개막 당일 통보
    • 입력 2023-08-13 06:01:33
    • 수정2023-08-13 06:02:51
    심층K
"잼버리 장소가 전기 안전 진단도 통과 못한 채로 시작을 했대요."

믿기 힘든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4만 명이 모이는 국제 행사인데 설마 그렇게 주먹구구 식으로 강행을 했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전기안전공사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는 믿기 힘든 제보가 사실이라는 점을 확인시켜줬습니다.

 한국전기안전공사의 ‘잼버리 일제점검 결과’ 보고서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실이 전기안전공사으로부터 제출받은 '잼버리 야영지 시설 안전점검 현황'을 보면 개영식 전날인 지난 7월 31일 기준 전체 343곳의 전기설비 가운데 적합 판정은 198곳에 불과했습니다. 전체의 58%, 10곳 중 6곳도 안되는 수준입니다. 안전 부적합은 58곳, 미시공은 87곳에 달합니다. 전기설비 42%가 안전 진단을 통과 못한 채로 잼버리가 강행된 겁니다.

안전 부적합 판정 사유를 보면 주로 화장실과 샤워실의 누전이 가장 많았습니다. 배선이 노출됐거나, 누전 차단기가 아예 설치되지 않은 곳들도 있었습니다. KBS가 취재한 잼버리 대원의 말에 따르면 "샤워실에 전선이 노출이 돼서 위험해보였다. 조금 자세히 봤더니 피복이 벗겨진 걸 확인했다"고 했습니다.

전기 안전 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내린 뒤 취한 조치는 위험한 곳의 전원을 차단하고, '위험 표시 스티커'를 부착하는 등의 안전 조치가 전부였습니다. 심지어 전기안전공사가 조직위 측에 점검 결과를 통보한 것은 지난 1일, 잼버리 개막 당일이었습니다.

한국전기안전공사의 ‘잼버리 야영지 시설 안전점검 현황’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실)
전기안전공사 측은 "문제가 되는 부분을 조직위에 통보했고, 개영식 이후인 8월 2일과 3일 조직위에서 개보수를 완료한 것으로 재점검됐다"고 밝혔습니다. 불과 하루에서 이틀 사이라지만 그 사이 4만여 명의 잼버리 참가자들은 안전 위험에 노출됐던 겁니다.

전기 안전 점검은 완료됐다지만, 잼버리 현장을 다녀온 참가자는 전력 상황이 늘 불안했다고 합니다. 한 자원봉사자는 "음식을 만들어야 하는데 전기가 한 번에 통째로 다 끊겼다 됐다 하니까 조기 철수한 적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잼버리 야영장은 간척지에 지어진 탓에 한여름 폭우로 인한 침수 우려가 제기돼 왔습니다. 그런데도 전기 설비 안전조차 담보되지 못한 상태로 국제 행사가 강행된 점에 대해 국회 차원에서 집중 추궁이 예상됩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전기 점검조차 제대로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잼버리 대회가 열렸다는 점이 충격적"이라며 "앞으로 산자위 전체회의를 통해 잼버리 전기 설비 등 안전 문제를 철저히 점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