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윤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 논란…민심 영향은?

입력 2023.08.16 (16:06) 수정 2023.08.16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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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 박원석/ 전 정의당 정책위의장·김수민/ 시사 평론가

# 윤 대통령 "공산 전체주의 맹종 반국가세력 활개"
박 "저 정도 강도의 표현 대통령 생각과 다르게 참모가 쓸 수 없어…앞으로 국정 운영 걱정돼
김 "공산주의‧전체주의 같이 표현한 것은 굳이 더 강조하고 싶은 것…편가르기식 세계관 반영"

# 대통령 강경 발언…의도?
박 "정무적 고려보단 신념 투여된 메시지…중도 외연 확장 전략에 부합하지 않아"
김 "총선에 도움 안 돼…본인이 보수층에 뿌리 없는 사람이라 불안할 것"

# 민주당, 혁신위의 혁신안 받아들일까?
박 "어정쩡한 유보 가능성 높아…일도양단으로 가르기엔 정치적 부담 커"
김 "연기하면서 천천히 생각하거나 조기 결정한다면 반영 비율 절충될 수밖에"

# 검찰, 이재명 대표 곧 구속영장?
박 "이번에도 체포동의안 부결시키면 후폭풍 감당 어려워"
김 "대장동보다 백현동이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 더 높아"

■ 방송시간 : 8월 16일(수) 16:00~17:00 KBS1
■ 진행 : 이재석 기자
■ 출연 : 박원석 / 전 정의당 정책위의장 · 김수민 / 시사 평론가


https://youtube.com/live/c-Kp8glc2PM

◎이재석: 저희가 준비한 영상 보고 오셨습니다. 격주로 만나는 두 분, 오늘도 나왔습니다. 박원석 전 의원, 김수민 시사평론가입니다. 어서 오십시오.

▼박원석: 안녕하십니까?

◎이재석: 아무래도 이제 어제 있었던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부터 이야기를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반국가 세력이라는 단어가 다시 등장했고 매우 강한 어조의 표현들이 많이 있어서, 아까 영상에서 잠시 보긴 했는데요. 잠시 그 문제가 되는, 논란이 되는 그 부분을 보고 오겠습니다.

<녹취> 윤석열 / 대통령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조작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세력들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 진보주의 행동가로 위장하고 허위 선동과 야비하고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아 왔습니다.

◎이재석: 그 부분을 다시 보고 왔습니다. 대통령 연설문을 대통령실 참모진이 초고를 쓰긴 합니다만 저 언어의 어떤 강도, 이런 측면에서 보면 저것은 대통령 본인의 언어, 본인의 어떤 본심, 생각, 이렇게 봐야 되겠죠? 어떻게 보십니까?

▼박원석: 아무래도 그렇죠. 저 정도 강도의 표현을 대통령의 생각과 달리 참모진들이 연설문에 쓸 수가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대통령의 생각이 담겨 있다고 봐야 될 것 같고요. 제가 좀 놀라운 거는 이제 8.15 경축사가 대통령들이 보통 연중 내는 메시지 중에 가장 비중이 큽니다.

◎이재석: 그렇죠.

▼박원석: 이게 단지 이제 한일 간의 과거사에 대한 언급만 있는 게 아니고 전통적으로 보면 남북 관계 또 민생 그리고 경제, 어쨌든 국정 전반에 대해서 대통령이 하시고 싶은 말씀을 담아서 8.15 경축사에서 하시는데, 그런 의미나 비중을 갖는 경축사에 난데없는 공산 전체주의와 반국가 세력이 등장하니까 깜짝 놀랐습니다. 윤 대통령께서 작년 경축사 때도 그렇고 자유를 유독 강조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갖고 계신 고유한 정치 철학이기 때문에 이해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거는 이제 자유라는 철학을 강조하는 것을 넘어서서 지금 우리 사회의 상태에 대해서 대통령이 진단을 하시기를, 저런 공산 전체주의에 굴복한 반국가 세력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정말 그런가요? 저는 대통령께서 왜 저런 인식을 갖고 계시게 됐는지, 그 점이 오히려 궁금해졌고요. 그리고 그 뒤에 덧붙인 문장을 보면,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로 위장을 해서 패륜적인 선동을 일삼고 있다. 혹여 대통령께서 본인에 대한 정치적 비판 세력 혹은 정치적 반대자 전체를 싸잡아서 이 공산주의, 전체주의 세력으로 인식하는 건 아닌가, 그런 점은 대단히 염려스럽죠. 이렇게 좀 과거의 냉전 시대이나 나올 법한 그런 어떤 인식이나 논리나 그런 표현이 이 시대에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 등장하는 건 뭐 그냥 깜짝 놀랄 일일 정도가 아니고, 저는 국정 운영이 좀 걱정되는 상황입니다. 대통령께서 저런 인식을 갖고 계시면 앞으로 국정 운영에 있어서 모든 비판, 반대자를 다 적으로 규정하고, 그러면 국정에 있어서의 무슨 대화든 소통이든 타협이든 이런 게 일체 없는 대결로 펼쳐지겠구나. 그러면 정부가 국정 운영다운 국정 운영을 과연 할 수 있을까. 여당이 여당다운 역할을 과연 할 수 있을까. 내년 총선은 과연 어떤 모습이 될까, 여러 가지 측면이 사실 걱정스럽습니다.

◎이재석: 김수민 평론가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어제 경축사?

▼김수민: 경축사 내용 중에서 허위 선동과 야비하고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아 왔다, 이렇게 표현을 하고 있는데, 아마 윤석열 대통령이 생각하는 여러 사례 중에서 조국 사태가 들어 있을 거고, 그리고 그것은 윤 대통령뿐만 아니라 여러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을 겁니다. 그때 민주당 세력이었던 허위 선동에 대해서 동의할 수 있겠죠. 그런데 그게 민주당만의 일이었는가? 제가 한 가지만 예로 들어보면,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에 고발 사주 의혹이 불거졌을 때 뭐라고 했었느냐? 제보자가 얘기했었던 거에 대해서 괴문서다, 고발 사주가 아니라 제보 사주다라고 얘기했습니다. 아무 근거도 없고 오히려 그 괴문서가 아니라 실제로 고발 사주 사건은 누가 윗선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일어난 것으로 파악이 됐거든요. 그런 것들도 거짓 선동이에요. 그러면 이제 살다 보면, 만약에 거기에 대해서 잘못했다고 생각을 하신다면, 살다 보면 이쪽저쪽이 다 잘못하고 있고 다 같이 반성하자, 이렇게 나갔어야 되는 건데, 전혀 그런 메시지를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고, 그리고 윤 대통령 개념어가 보면 여섯 글자라는 게 특이한 지점입니다. 자유 민주주의, 공산 전체주의, 그런데 왜 이렇게 여섯 글자로 가느냐? 사실 우리나라 헌법에는 자유 민주주의라는 단어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자유 민주적 기본 질서라는 단어가 두 번 나오는데, 이것은 자유 민주주의하고 다른 단어라고 법제처의 영본에도 나오는 거예요. 그러니까 자유롭고 민주적인 기본 질서지, 자유주의적 민주주의를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그런데 그냥 민주주의라고 얘기를 해도 될 걸, 혹은 자유를 강조하고 싶으면 자유만 얘기해도 될 걸, 굳이 자유 민주주의라고 국한을 짓는 것은 나 말고 민주주의를 참칭하는 세력들이 있다고 하는, 그런 태도에서 계속 나오는 단어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이 들고. 그리고 공산주의면 공산주의고 전체주의면 전체주의라고 얘기를 하면 되는데 굳이 더 강조를 하고 싶은 거예요. 그런 부분들이 여섯 글자의 단어로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이런 편 가르기식 세계관의 반영이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재석: 그런데 어제 아무튼 그 경축사에서 언급한 그 대상이 누구냐, 반국가 세력도 그렇고 말하자면 그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는 사람들이 도대체 누구냐. 그런데 기자들이 대통령실 관계자들한테 또 물어볼 거 아니겠어요? 그래서 관련 보도들을 저희가 좀 보니까요, 이런 저런 말들이 있는데요. 대통령실 관계자라고 익명 보도로 나오고 있습니다. 보도들이 다 그렇죠. 야당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 이렇게 말하는 대통령실 관계자도 있고요. 다음 거 볼까요? 정치권이 말도 안 되는 내용들로 허위 선동하고 그걸 언론과 시민 사회가 확산시키는 행태를 대통령이 언급한 것이다라고 말하는 대통령실 관계자도 있습니다. 같은 사람인지 다른 사람인지는 모르겠어요. 그런데 지금 보시는 것에서 정치권은 여권을 의미할 것 같진 않고, 당연히. 야권을 말하는 것일 수밖에 없을 텐데.

▼박원석: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던 저런 규정 속에는 당연히 현재 야당이 포함돼 있고요. 그걸 넘어서서 지금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 비판적인, 이를테면 시민사회 단체라든지 노동조합이라든지 혹은 지식인 사회라든지 이게 다 포함된 그런 규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대통령으로서 국정 운영을 하다 보면 반대자들의 비판이 과도하거나, 앞서 김수민 평론가도 얘기했듯이 이치에 맞지 않는 허위사실을 얘기하거나 혹은 뭐 선동을 하거나 이런 게 담겨 있을 수 있어요. 이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과 집권 세력은 그걸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용하고 그 가운데에서도 어떻게 국민 통합을 이루어낼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그걸 실천해야 됩니다. 그게 사실은 정권을 갖고 있는 권력을 담당하고 있는 측의 저는 운명과 같은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대통령도 본인의 정치적 견해를 가지고 그런 반대자들과 논쟁할 수 있고 토론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토론하는 걸 넘어서 상대를 상대할 수 없는.

◎이재석: 악마화, 이른바.

▼박원석: 마치 절멸시켜야 될 어떤 적인 것처럼 규정을 해놓으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공동체 안에서 함께 정치를 하고 함께 이 대한민국 공동체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양립할 수 없는 어떤 적으로, 이를테면 북한 공산주의 세력과 같은 적으로 규정을 한다면 과연 이게 제대로 된 정치가 작동할 것이며 국민 통합이 가능할 것인가, 이런 점이 염려스러운 거죠. 그런 면에서 저는 윤 대통령의 지금 이제 상황 인식 혹은 야당이나 정치적 반대자들에 대한 인식이 너무 이게 편향돼도 너무 편향됐다. 어떻게 보면 극우 유튜버들의 그런 아주 극우적인 그런 어떤 인식을 보는 것과 같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재석: 이게 적절한가에 대해서는 두 분이 많은 말씀을 주셨기 때문에, 정치적 효과 측면에서는 어떻게 봐야 됩니까? 이게 뭐 지지층 결집의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도층에게는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이런 얘기는 사실 어제 오늘 얘기는 아니에요, 윤석열 대통령의 어떤 언행에 대해서 이런 분석들은 어제 오늘 얘기는 아니고. 그런데 총선 투표율이 대선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낮으니까, 또 지지층 결집이 더 중요하다, 총선에서는. 그런 말도 나오고. 그러나 요즘 총선 투표율은 사전투표 제도가 있기 때문에, 지난번도 한 66%인가요? 그렇게 기록이 됐었기 때문에 그렇게만 볼 수 없다, 또 이런 얘기도 있고요. 여러 가지 얘기가 있을 수 있고요.

▼김수민: 일단 단순하게 보자면 총선 전략에는 도움이 안 된다고 봐야 되겠죠. 그러니까 우리나라 여러 가지 정당이 있는 게 아니라 크게, 여러 가지 정당은 있지만 크게 두 당이 이제 주로 정치를 좌우하고 있는데, 그러면 이제 중도층을 잡는 것, 이것이 이제 절대적인 숙제로 남는 거거든요. 그런데 한국의 중도층들을 봤을 때 예를 들면 북한한테 끌려다니는 거 싫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중도층은 상당히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사상적으로 딱지를 붙인다거나 이것은 굉장히 구시대적인 행태 아니냐라고 생각하시는 중도층도 많거든요. 그렇다면 이런 태도가 사회 안전이나 국가 안보를 지키는 태도라고 여겨지지 않는다면 중도층한테는 특별한 소구력은 없을 것이다, 이렇게 보는 게 맞겠죠. 그런데 그럼에도 그럼 윤 대통령이 왜 이렇게까지...

◎이재석: 왜 그러느냐.

▼김수민: 표현을 하느냐라고 했을 때 저 나름의 짐작한 만한 이유는 있다고 보는데, 어떻게 보면 윤 대통령이 사실 과거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라든지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이라든지 이쪽에 비해서 보수층에 깊이 있는 뿌리가 없는 대통령이에요.

◎이재석: 예, 바깥에서 온 사람이었죠.

▼김수민: 그리고 우리가 보는 것보다 더 더더욱이나 본인은 더 불안할 수 있습니다, 그쪽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 밖에서 보기에 많은 국민들은 이미 윤석열 정부 하면 계보적으로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잇는 정부 아니냐, 이런 판단들을 많이 하실 것 같은데, 지지층 포함해서. 그런데 본인은 그렇지 않을 수 있거든요.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해가지고 구형도 해봤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도 일조한 분이고 이런 것들이 스스로 걸릴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계속해서 끊임없이 지지층을 결집시켜 나가야 되는 이 숙명을 안고 있는 대통령은 아니었는가라고 하는 이런 측면이 일단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사실 저도 그런 진단을 했고 언론 기사에도 그런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이재명 대표가 위기에 처하고 혹은 잘못하면 그다음 차례는 윤석열 대통령이다. 왜냐하면, 이재명 대표라고 하는 적대 존재가 없어지기 때문에 바로 본인한테 위기가 찾아온다는 진단이 저부터 그런 진단을 했었고요.

◎이재석: 그렇게 진단한 근거는 뭡니까?

▼김수민: 사실 윤석열 대통령이 승리했다고 하는 것,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했을 때는 민주당 정권에 대한 심판 혹은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걸 막아야 된다고 하는 그것이 플러스알파로 더해졌기 때문에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거거든요.

◎이재석: 물론 그렇죠.

▼김수민: 그러면 그 허물려고 했던 상대방이 허물어졌을 때 윤석열 대통령의 존재 가치, 이런 것들을 과연 보수층을 포함해서 중도층은 더더욱 그럴 테고요. 그 가치가 사실 이제 평가절하될 수밖에 없는, 그러니까 쉽게 얘기하면 별로 쓸모가 없어지는 그런 지경으로 갈 수도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뭐냐? 상대를 거대하고 뿌리 깊은 악마로 만들어야 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굉장히 격한 레토릭이 점점 더 많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밖에는 분석이 안 되고 있습니다.

◎이재석: 정치적 동기 측면에서는 박 전 의원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이게 사실은 경축사가 그간의 어떤 일련의 흐름 속에 있는 것 같아요. 돌출적인 건 아닌 것 같고요, 언어들이.

▼박원석: 그러니까 지지층 결집과 외연 확장이라는 게 때로는 이렇게 모순되는 그런 두 개의 전략이고, 선거를 앞두고 늘 그 고민을 합니다. 그런데 이제 제가 이번 대통령의 경축사 같은 걸 보면, 이건 지지층 결집의 차원에서 이해하려면 좀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어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여러 차례 출렁이긴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흩어지지 않는 30%의 지지층은 있는 거거든요. 그러면 그게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층이고 집토끼가 있는 거죠. 그거는 어떤 경우에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그러면 총선이 지금 한 8개월쯤 남았으면 당연히 집권 세력이 지금 국회에서 소수 정당인데, 이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서 외연을 어떻게 확장할 건가, 여기에 이제 고민을 집중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 데다가 수도권이 총선의 최대 승부처인데, 현재 수도권 의석 지형으로 보면 절대적으로 불리하고 현재 여론 지형도 그다지 그렇게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현 정부나 여당에. 그런 면에서 본다면 오히려 중간층의 민심까지를 고려에 두고 이런 폭을 넓히기 위한 그런 노력을 할 텐데, 이런 메시지 같은 경우는 그와는 정반대의 질주를 한 거거든요. 그런 면에 비춰봤을 때 저는 어떤 정무적 고려라기보다는 대통령의 감정과 신념이 훨씬 더 많이 투여된 그런 메시지가 아닌가 싶고요. 이렇게 되면 이제 힘들어지는 건 여당입니다. 여당 입장에서는...

◎이재석: 선거를 치러야 되는...

▼박원석: 네, 선거를 치러야 되는데 또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서 여당이 어떤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기도 어려워요. 여당 내에 개별적인 좀 비판의 목소리들은 나오지만, 그분들은 이제 여당 지도부거나 중심에 서 계신 분들이 아닌데...

◎이재석: 비주류죠.

▼박원석: 여당 지도부는 선거 전략을 놓고 고민을 하면 당연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어떻게 중도까지 외연 확장을 할 거냐, 이게 고민의 포인트인데 대통령께서 메시지를 저렇게 내면 사실은 그런 선거 전략에는 부합하지 않거든요? 이래저래 여당 지도부가 고민이 굉장히 많을 것 같습니다.

◎이재석: 그런데 일각에서는 김근식 교수였나요? 찬바람이 불면 대통령이 또 달라질 것이다, 이런 진단을 또 하기도 해서. 그러니까 가을, 겨울 되면 총선이 임박해 오니까 지금의 언어와 다른, 그러니까 말하자면 중도 확장, 외연 확장 전략을 대통령도 보여줄 것이다라는 일각의 진단들도 있는데, 뭐 이건 가봐야 알긴 하겠습니다만.

▼박원석: 뭐 그러실 수도 있겠죠. 그런데 지금까지의 모습만으로 봤을 때 대통령이 나름 일관성 있게 메시지를 쭉 내왔고 그 강도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거든요. 그런데 기조를 확 바꿔가지고, 선거가 가까워졌으니까 중도층이나 외연 확장을 고려해서 메시지 확장성을 기한다? 그걸 지금까지의 모습에서 기대하기는 좀 어려워 보여요. 여당의 바람인 것 같아요.

◎이재석: 아무튼 어제 경축사에 대해서 야권에서는 반발의 목소리가 강하게 나오고 있고요. 그런데 어제 그 대통령의 부친, 윤기중 교수가 별세를 했습니다. 그 이재명 대표를 포함해서 야당 지도부도 당연히 조문을 했고요. 잠깐 사진 볼까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가 두 손을 맞잡는 모습인데, 저게 언론에서 좀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그런 언론 보도도 나오더라고요, 이제 저런 사진과 함께. 뭐 경색 국면, 지금의 어떤 정치권이 워낙에 경색 국면이 심하니까 이게 좀... 저런 어떤 조문을 계기로 조금이라도 완화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 이런 언급이 언론 보도를 통해서 나오기도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 만남 하나만으로 지금 대립 현안이 워낙에 많은데 다 해소될 것 같지는 않고요. 그래서 저런 언론 보도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지금의 어떤 상황을, 워낙에 지금 딱딱한 지금 상황을 반증해 주는 것 같기도 하고요. 어떻게 보십니까?

▼김수민: 어제 저도 좀 공교롭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윤 대통령이 굉장히 강한 말을 했는데, 이제 거의 직후쯤에 윤기중 교수가 별세를 하셨기 때문에, 그래서 좀 그것 때문에 조금은 누그러지겠다, 무더위 끝에 살짝 단비가 오듯이 조금은 무뎌지지 않겠는가. 이게 윤 대통령한테 한 다행이라고 해야 될지 뭐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그런 생각이 들었고. 아까 이제 사진을 보면 또 저럴 때는 다 내려놓는 것이죠. 최근에 들어서는 또 잼버리 공방까지 더해져가지고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등판하고 그런 상황이었는데, 문 전 대통령 측에서도 이제 부친과 자녀의 관계가 굉장히 돈독했기 때문에 굉장히 마음이 아프시겠다는 취지의 그런 메시지를 내기도 했고, 정치라는 것이 또 그런 것이기도 하다. 이 부분은 이제 정치인들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국민들도 이제 정치인들도 사람이구나라고 하는 그런 생각을 가지셨으면 좋긴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 분위기는 또 뭐...

◎이재석: 오래 못 간다?

▼김수민: 예, 사실 나와 있는 소재만 해도 축적돼 있는 게 많거니와, 제가 봤을 때는 이 흐름이면 뭐가 더 튀어나와도 튀어나올 것이기 때문에 오래 가기는 상당히 어렵지 않을까 싶고. 그런데 저는 그런데 윤 대통령한테 주문 드리고 싶은 것은, 어제 이제 이런 대면 장면에 나왔는데, 영수회담을 하셔야 돼요. 그러니까 이재명 대표가 범죄자냐 아니냐, 이건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범죄자더라도 만나야 됩니다. 그게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뭐냐 하면, 이재명 한 명에 대한 어떤 인격적 대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야 간의 여러 가지 거부권, 대통령 거부권도 행사하고 민주당에서는 또 그걸 불사하고 법안 처리를 했고 또 앞으로도 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거든요. 그러면 서로 간에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양보할 수 있는 게 뭔지를 좀 따져서 해야 될 것은 빨리해나가는 게 국민들이 바라는 거거든요. 그렇다면 이재명 대표의 앞으로 재판이나 사법 리스크를 떠나서 오히려 그럴수록, 그렇기 때문에 두 사람 간에 썩 마음이 좋지 않을 거라는 걸 국민들은 거의 다 알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나는, 그냥 만나서 밥 먹는 게 아니라 법안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논의하는 그런 모습을 좀 보이실 필요가 있다. 이 말씀을 좀 드리고 싶습니다.

◎이재석: 그 주문은 사실 오래됐잖아요. 만나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런데 그동안 이제 대통령은 만나지 않았고 이재명 대표만 만나자는 어떤 제안을 했던 것 같고. 그런데 만나면 사실은 그게 윤석열 대통령에게 더 득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한편으로 드는데, 이른바 외연 확장 측면에 있어서는요.

▼박원석: 그렇죠. 그리고 지금 야당의 협조 없이 원활한 국정 운영이 쉽지 않지 않습니까? 그리고 언제까지 야당은 법을 국회에서 일방적으로 통과시키고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는 이런 모습을 반복할 수는 없잖아요.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더 이상 검사도 아니고 검찰총장이 아니십니다. 정치인이세요. 상대가 지금 수사를 받는 피의자이거나 재판을 받는 피고인인 거는, 그건 상관이 없는 문제입니다. 어쨌든 상대는 제1야당의 대표예요. 그리고 제1야당의 대표를 만나서 여러 국정의 현안을 가지고서 협상할 건 협상하고 타협할 건 타협하고 또 갈등 과제로 남겨둘 건 남겨두고, 이런 과정 자체가 정치고 국정 운영인데, 윤 대통령께서 지금 취임한 지 1년 6개월이 다 되도록 한 번도 제1야당 대표를 만나지 않았다는 건 가까운 제 기억에, 우리 헌정사에 없었던 일이거든요. 그런 면에서 비춰봤을 때 대단히 이례적인 그런 모습이고, 어제 저 장면이 저는 조금 이제 흥미롭게 봤던 게, 하루에 두 번 만난 유일한 조우의 장면이에요. 8.15 경축식 행사장에서 만났고.

◎이재석: 그랬군요.

▼박원석: 그 뒤에 있었던 상가에서 만났는데요. 이렇게 자주 만나다 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잖아요. 물론 이제 상가에서 만난 건 어떤 의미를 갖고 만난 건 아니지만, 어쨌든 저런 만남이 앞서 김수민 평론가도 얘기했듯이 영수회담으로 이어졌으면 좋겠고요. 이재명 대표가 수사를 받는 지금 피의자 신분이고 재판을 받는 피고인 신분인데, 검찰 총수 출신의 대통령이 만난다 해서 그 메시지가 국민들한테 왜곡되게 전달될 일은 저는 없을 거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윤 대통령이 수사에 있어서는 확고한 원칙을 갖는 분이기 때문에 정치인이 돼서 수사를 받는 야당 대표를 만난다고 해서 마치 그로 인해서 이재명을 향한 수사가 헐거워지거나 원칙대로 진행되지 못할 것이라는 그런 메시지를 줄 리가 만무하잖아요, 윤 대통령의 캐릭터를 저희가 알 듯이.

◎이재석: 그리고 지금의 어떤 검찰 분위기도...

▼박원석: 때문에 저는 그건 핑계에 불과하고요. 그렇고 대통령께서 지금 만나기 싫은 건데, 만나기 싫어도 만나야 되고 하기 싫은 일도 해야 되는 게 대통령의 자리입니다.

◎이재석: 민주당 얘기로 좀 넘어가겠습니다. 오늘 민주당 의원총회가 있었는데요. 지금도 아마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잠깐 박광온 원내대표 말을 듣고 오겠습니다.

<녹취> 박광온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혁신위가 갖고 있었던 문제의식 자체를 우리가 폄하하거나 그럴 필요는 저는 없다고 봅니다. 다만 논란이 있는 사안에 대해선 말씀드린 것처럼 차분하게 의견을 수렴하는 그런 과정에... 진지하고 건설적인 대안들이 제시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이재석: 아무래도 지금 보셔서 아시겠지만 쟁점은 그 혁신위가 내놓은 그 혁신안을 받아들일 것이냐 하는 부분인 것 같은데, 오늘 결론이 나기는 쉽지 않아 보이기도 하고.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김수민: 결론을 빨리 내려고 할수록 불상사가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거다라고 일단 관측이 됩니다. 왜냐하면 공천 룰이라든지 또 대의원들과 권리당원들의 전당대회 투표 반영 비율, 이런 것들이 이미 굉장히 민감하게 솟아 올라와 있는 과정이고, 그렇다면 결국 두 가지밖에 길이 없지 않을까 싶어요. 첫 번째는 일단 연기를 하면서 천천히 생각해보자고 하는 게 첫 번째 있는 것이고, 그리고 사실 전당대회 같은 경우 지금 민주당이 전당대회 예정이 돼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 것이기 때문에 굳이 총선 전에 논의해야 되느냐, 이런 논의가 좀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게 있는 거고요. 두 번째는 너무 연기하지 않고 조기에 결정을 하겠다고 한다면 절충이 될 수밖에 없겠죠. 반영 비율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이제 숫자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양쪽에서 주장하는 거의 그 중간 어디쯤, 이렇게 절충이 되는 방법이 더 좀, 그런 길이 유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저는 좀 근본적으로 제기를 하고 싶은 것은, 총선... 글쎄요. 지금 혁신안이라고 얘기를 하고 있는데, 권리당원과 대의원의 비율,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사실 정답은 없어요, 정당 정치에. 그런데 제일 중요한 부분은 지지층을 어느 정도로 잘 대변하느냐의 문제인 거거든요? 그런데 지금 현재 민주당의 권리당원들이, 민주당이 지난 대선 같은 경우는 이재명 후보에게 지지한, 투표를 한 유권자가 1600만 명 정도 되는데요. 그 1600만 명을 제대로 대변하고 있는가. 민주당이 47~48%의 득표율의 값을 하는 그런 정당이었는가 했을 때 권리당원들이 거기에 과연 얼마나 일조를 했었느냐?

◎이재석: 너무 강성 일변도다?

▼김수민: 그렇습니다. 민주당 지지층 중에서도 극히, 극히까지는 아니겠지만 뭐 예를 들어서 투표, 대선에서 한 40~50% 얻는다고 친다면 한 20~30% 정도 대변한 게 아니었냐, 이런 반성들이 필요한 지점이 아닐까. 그렇다면 권리당원들 투표권을 강화한다고 정당 민주주의가 되는 것이냐 했을 때는 지지층과 국민 전반을 생각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런 혁신안이었는가, 이 부분에 대해서 좀 궁극적으로 되돌아볼 필요는 있겠다 싶고, 그리고 공천 룰에 대해서도 다선 의원을 너무 악마화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항간의 지적대로 지금 정치는 여야 정치권이 초선 의원들이 더 문제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다선 의원도 필요합니다, 사실.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한 번 국회의원 선거할 때 한 반 정도 교체가 되거든요? 미국은 정반대로 한 15%가 교체됩니다. 어느 쪽이 옳다고 말씀은 안 드리겠지만 우리가 그렇게 열심히 사람만 교체해온 결과가 그렇게 좋은 것이었는가, 되돌아볼 필요가 있고 그리고 또 의원도 다선 의원은 또 다른 게 있습니다. 조금 사안을 들여다보더라도 빨리 본질이 보인다거나 이런 소위 얘기하는 경륜이 있는 다선 의원들도 필요하기 때문에 다선 의원 악마화가 정당 개혁, 정치 개혁은 아니다라는 점도 좀 같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재석: 어떻게 보십니까, 박 전 의원께서는? 좀 절충이 될까요? 비명, 친명 간에?

▼박원석: 절충이라기보다는 그냥 어정쩡한 유보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 같아요.

◎이재석: 유보가 된다.

▼박원석: 왜냐하면 지금 일도양단으로 가르기에는 피차간에 정치적 부담이 굉장히 크고요. 앞서 이제 김수민 평론가도 얘기했지만 대의원 제도를 어떻게 할 거냐는 당장 총선 앞두고 긴급한 문제는 아니거든요. 전당대회가 지금 그 일정 안에 들어와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그거는 이제 민주당 내의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투영이 돼서 혁신위에서 그걸 굉장히 비중 있는 혁신안으로 냈는데 당장 시급한 과제가 아니다, 이 말이 설득력이 있을 수밖에 없고요. 총선의 공천 룰 같은 경우에 지난번에 이개호 의원이 위원장을 맡았던 내년 총선의 그 룰과 관련된...

◎이재석: 이미 확정이 돼 있죠.

▼박원석: 네, 위원회가 있어서 거기에서 확정이 됐습니다. 그걸 이제 바꾸고 어떻게 보면 다선이나 이런 분들한테 혹은 하위 일정 비율 안에 들어가는 분들한테 불이익을 주는 내용인데, 민감할 수밖에 없어요. 때문에 의원 개개인의 이해관계하고 굉장히 예민한 문제여서 저거를 혁신위의 제안으로 수용이 되거나 뒤집히기는 좀 어려워 보인다.

◎이재석: 기존 안이?

▼박원석: 그밖에 문제들은 큰 쟁점은 없고 개중에는 보면 한 100페이지 정도 되는 혁신안 중에는 눈여겨서 민주당이 참고해볼 만한 그런 대목들도 꽤 있다고 하는데, 제가 직접 그걸 읽어보진 않았습니다만, 전체적으로 제가 받는 느낌은, 민주당의 돈 봉투 논란 또 김남국 의원 코인 논란, 이런 잇따른 도덕성 논란으로 인해서 민심으로부터 민주당이 좀 멀어지고 있다, 이런 위기의식에서 혁신위를 만드는 그런 명분을 제시했는데, 사실 혁신위가 논란도 많았고 실제 지난 대선 이후에 이재명 대표 체제 1년에 대해서 그러면 혁신위는 제대로 평가했느냐, 이런 당내의 반대 질문에 제대로 된 답변을 못 했거든요. 결국에는 흔들리는 이재명 대표 리더십을 지원하고 거기에 시간을 벌어주는 그런 혁신위로 그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고, 그런 면에서 혁신위의 제안이 당내에서 정치적 권위를 갖기가 좀 힘든 거죠. 그러니까 8월 말에 민주당이 의원단 워크숍이 있다는데, 그때 한번 다시 재론이 되겠지만 바로 정기국회를 앞두고 있는데, 저걸 수용하느냐 마느냐를 가지고 당 내부가 서로 사생결단식의 논란을 벌이기는 어려워 보이고, 그렇게 본다면 흐지부지 이걸 미루다가 흐지부지되는 결론이 나지 않을까, 그렇게 예상합니다.

◎이재석: 혁신안에 대해서는 두 분 말씀해 주셨고, 그런데 또 하나의 뇌관이 있는데요. 이재명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 이겁니다. 내일 백현동 사건 관련해서 이재명 대표가 검찰에 출석을 하죠. 미리 입장문을 SNS에 이재명 대표가 올렸어요. 지금 나오고 있습니다. 배임 혐의잖아요? 한 푼도 내가 사익을 취한 건 없다. 그리고 백현동의 용도 변경은 당시 중앙 정부가 한 것이다, 그러니까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와 국토부의 요구에 의한 것이라고 하면서 그 관련 공문 자료도 첨부해서 올렸더라고요. 그런데 여기서 이제 백현동 사건이 무엇이냐, 이거를 얘기하는 것은 너무 시간이 많이 갈 것 같고요. 그런데 검찰이 그래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다, 그런 예측들은 많아요. 그런데 실제 청구할지 말지는 확언할 수 없는 거 아닙니까? 왜냐하면, 검찰도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되는 것이라서 최종적으로 안 할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좀 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그 구속영장 청구 부분은?

▼김수민: 대장동을 가지고 구속영장을 청구를 했잖아요? 그렇다면 백현동으로 구속영장 청구할 가능성은 더 높다라고 저는 봅니다.

◎이재석: 더 높다.

▼김수민: 두 사건을 좀 견주어 보면 백현동 사건이 대장동 쪽보다 줄거리가 더 간단합니다. 일단 용도 변경이 자연 녹지에서 준주거지로 네 단계나 이루어지거든요. 이 자체가 굉장히 이례적인 현상인 것이고, 그리고 대장동에서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끼어 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배임 혐의에 대해서도 도개동 쪽이 주범일 수 있다. 이재명 시장은 몰랐을 수도 있다. 이것을 깨나가야 됩니다, 검찰 입장에서는.

◎이재석: 검찰 입장에서는.

▼김수민: 그런데 백현동에서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빠져버렸거든요. 빠진 경위 자체도 수사 대상이고. 그러다 보니까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성남시한테 곧바로 조명이 쏠린다는 측면이 있죠. 그리고 이미 좀 흔들리고 있는 측면이 정진상 씨 같은 경우에 이 백현동의 로비스트 역할을 했던 김인섭 씨하고는 연락하는 사이가 아니다라고 얘기를 했는데, 경찰 수사 결과 이 전후로 해서 100여 차례 정도 통화를 한 것으로 드러났고 심지어 김인섭 씨가 감옥에 있을 때 특별 면회까지 간 것으로 드러났거든요. 이렇게 되면 이제 이것 갖고 다 유죄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굉장히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고 하는 것이고, 그래서 저는 사법적인 걸 좀 떠나서 대응적인 걸 말씀을 드리면, 이재명 대표 대응이 상당히 잘못됐다고 보는 게, 아까도 나왔지만, 첫 번째, 1원 한 푼도 받지 않았다. 이거 엉뚱한 말이에요. 성남FC, 대장동 때도 이런 말이 나왔는데, 이재명 대표는 직접적으로 뇌물을 수수했거나 횡령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게 아니라...

◎이재석: 배임이나 제3자 뇌물죄니까.

▼김수민: 배임하고 제3자 뇌물죄거든요. 저는 가끔씩 이재명 대표가 제3자 뇌물죄 잘 모르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 게, 제3자 뇌물죄는 제3자에게 뇌물을 주도록 하는 거지, 제3자에게 뇌물을 받는 게 아니에요. 그런데 자꾸 해명이나 반박이 1원 한 푼 받지 않았다. 이건 엉뚱한 얘기거든요. 그리고 두 번째는 박근혜 정부가 시켜가지고 어쩔 수 없이 했다는 게 백현동 개발에 대한 설명인데, 이 대표, 과거에 박근혜 정부의 재정 정책에 항의해서 광화문에서 단식 농성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거는 왜 박근혜 정부가 시키는 대로 해야 되는가, 이재명 대표는 진박인가, 이런 의문까지도 드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사건을 해명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것, 국민들이 사건이 워낙 많고 복잡하기 때문에 이 이슈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지 못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이런 식으로 넘어가선 안 된다고 하는 거, 이 부분은 정치적으로도 도의적으로도 신경을 쓰셔야 됩니다.

◎이재석: 그래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는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게 김수민 평론가의 어떤 예상인 것 같고요. 박 전 의원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향후 흐름을?

▼박원석: 이제 제1야당의 대표고 한 차례 체포영장이 국회에서 부결되는 바람에 구속영장이 집행이 안 되고 불구속 기소가 된 상황이잖아요? 그걸 감안해 본다면 백현동 사건만 가지고 구속영장을 청구하긴 좀 어려워 보이고, 그래서 나오는 전망이, 쌍방울 지금 사건이 수사가 진행이 되고 있고 이화영 부지사가 입장을 좀 바꿨다. 이렇게 관측이 되고 있잖아요? 그래서 그것까지 포함해서...

◎이재석: 묶어서.

▼박원석: 한꺼번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시점은 8월이 되긴 아무래도 좀 어려워 보여요. 왜냐하면 쌍방울 사건 관련된 이화영 부지사의 다음 재판이 8월 22일날 있고, 최소한 그걸 가지고 기소든 아니면 소환이든 하려면 이재명 대표를 한 번 불러야 되거든요, 구속이든 기소든 하려면. 그렇게 보면 정기국회 회기 중에 청구될 가능성이 높고요. 정기국회 회기 중에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회기 중단이나 이런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반드시 본회의에서 표결을 해야 됩니다, 이 체포동의안에 대해서. 민주당이 또 한 번 실험대에 오르겠죠. 이재명 대표 스스로 지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불체포 특권 뒤에 숨지 않겠다고 얘기했고 민주당도 당론으로 혁신위 제안을 수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내부에서 이게 과연 정당한 영장 청구냐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있고, 그러나 저 개인적인 의견은 이번에도 만약에 국회 본회의에서 그거를 부결시키면 그 정치적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재석: 민주당 입장에서는.

▼박원석: 네, 이재명 대표도 민주당도 결국에는 가결하고 법원 나가서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걸 택하지 않을까. 만약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는데 검찰의 영장 청구가 부실한 것으로 법원에서 결론이 난다.

◎이재석: 기각되면.

▼박원석: 그러면 이재명 대표는 정치적으로 상당 기간 이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게 되는 거죠. 그런 면에서 저는 해볼 만한 모험이라고 봅니다.

◎이재석: 김수민 평론가 님, 짧게, 시간이 다 됐긴 했습니다만.

▼김수민: 사실 구속영장 청구해서 만약에 체포동의안 없이 바로 실질심사로 가게 되면 양쪽 간의 단두대 매치라고 봐야 될 것 같아요. 사실 구속이 된다고 유죄인 건 아니고 구속이 안 된다고 무죄인 건 아닙니다만...

◎이재석: 네, 그건 별도죠.

▼김수민: 그런데 국민들 입장에서는 이 대표 사법 리스크 장기화돼 있고 내년 총선 전에 중간 결론을 내려줘야 되는 그런 상황이거든요. 그리고 이제 이게 배임 혐의이기 때문에 도주나 증거 인멸 우려 말고도 혐의가 소명되는 것 자체도 구속영장이 기각되거나 발부되는, 그것이 가능성이 크거든요. 그러면 국민들도 아무래도 기각과 발부 사이에서 유무죄에 가까운 판단을 하게 될 겁니다. 그러면 사실 지는 쪽은 엄청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이재석: 그러니까요.

▼김수민: 네, 어느 쪽이 됐든 간에, 그런 아마 싸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재석: 향후 정치권에서 가장 커다란 쟁점 가운데, 가장 커다란 변수 가운데 하나인 것 같군요. 알겠습니다. 박원석 전 의원, 김수민 평론가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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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사건건] 윤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 논란…민심 영향은?
    • 입력 2023-08-16 16:06:39
    • 수정2023-08-16 17:35:11
    사사건건
■ 박원석/ 전 정의당 정책위의장·김수민/ 시사 평론가<br /><br /># 윤 대통령 "공산 전체주의 맹종 반국가세력 활개"<br />박 "저 정도 강도의 표현 대통령 생각과 다르게 참모가 쓸 수 없어…앞으로 국정 운영 걱정돼<br />김 "공산주의‧전체주의 같이 표현한 것은 굳이 더 강조하고 싶은 것…편가르기식 세계관 반영"<br /><br /># 대통령 강경 발언…의도?<br />박 "정무적 고려보단 신념 투여된 메시지…중도 외연 확장 전략에 부합하지 않아"<br />김 "총선에 도움 안 돼…본인이 보수층에 뿌리 없는 사람이라 불안할 것"<br /><br /># 민주당, 혁신위의 혁신안 받아들일까?<br />박 "어정쩡한 유보 가능성 높아…일도양단으로 가르기엔 정치적 부담 커"<br />김 "연기하면서 천천히 생각하거나 조기 결정한다면 반영 비율 절충될 수밖에"<br /><br /># 검찰, 이재명 대표 곧 구속영장?<br />박 "이번에도 체포동의안 부결시키면 후폭풍 감당 어려워"<br />김 "대장동보다 백현동이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 더 높아"
■ 방송시간 : 8월 16일(수) 16:00~17:00 KBS1
■ 진행 : 이재석 기자
■ 출연 : 박원석 / 전 정의당 정책위의장 · 김수민 / 시사 평론가


https://youtube.com/live/c-Kp8glc2PM

◎이재석: 저희가 준비한 영상 보고 오셨습니다. 격주로 만나는 두 분, 오늘도 나왔습니다. 박원석 전 의원, 김수민 시사평론가입니다. 어서 오십시오.

▼박원석: 안녕하십니까?

◎이재석: 아무래도 이제 어제 있었던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부터 이야기를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반국가 세력이라는 단어가 다시 등장했고 매우 강한 어조의 표현들이 많이 있어서, 아까 영상에서 잠시 보긴 했는데요. 잠시 그 문제가 되는, 논란이 되는 그 부분을 보고 오겠습니다.

<녹취> 윤석열 / 대통령
공산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조작선동으로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세력들이 여전히 활개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 진보주의 행동가로 위장하고 허위 선동과 야비하고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아 왔습니다.

◎이재석: 그 부분을 다시 보고 왔습니다. 대통령 연설문을 대통령실 참모진이 초고를 쓰긴 합니다만 저 언어의 어떤 강도, 이런 측면에서 보면 저것은 대통령 본인의 언어, 본인의 어떤 본심, 생각, 이렇게 봐야 되겠죠? 어떻게 보십니까?

▼박원석: 아무래도 그렇죠. 저 정도 강도의 표현을 대통령의 생각과 달리 참모진들이 연설문에 쓸 수가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대통령의 생각이 담겨 있다고 봐야 될 것 같고요. 제가 좀 놀라운 거는 이제 8.15 경축사가 대통령들이 보통 연중 내는 메시지 중에 가장 비중이 큽니다.

◎이재석: 그렇죠.

▼박원석: 이게 단지 이제 한일 간의 과거사에 대한 언급만 있는 게 아니고 전통적으로 보면 남북 관계 또 민생 그리고 경제, 어쨌든 국정 전반에 대해서 대통령이 하시고 싶은 말씀을 담아서 8.15 경축사에서 하시는데, 그런 의미나 비중을 갖는 경축사에 난데없는 공산 전체주의와 반국가 세력이 등장하니까 깜짝 놀랐습니다. 윤 대통령께서 작년 경축사 때도 그렇고 자유를 유독 강조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갖고 계신 고유한 정치 철학이기 때문에 이해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거는 이제 자유라는 철학을 강조하는 것을 넘어서서 지금 우리 사회의 상태에 대해서 대통령이 진단을 하시기를, 저런 공산 전체주의에 굴복한 반국가 세력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정말 그런가요? 저는 대통령께서 왜 저런 인식을 갖고 계시게 됐는지, 그 점이 오히려 궁금해졌고요. 그리고 그 뒤에 덧붙인 문장을 보면,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로 위장을 해서 패륜적인 선동을 일삼고 있다. 혹여 대통령께서 본인에 대한 정치적 비판 세력 혹은 정치적 반대자 전체를 싸잡아서 이 공산주의, 전체주의 세력으로 인식하는 건 아닌가, 그런 점은 대단히 염려스럽죠. 이렇게 좀 과거의 냉전 시대이나 나올 법한 그런 어떤 인식이나 논리나 그런 표현이 이 시대에 대통령의 8.15 경축사에 등장하는 건 뭐 그냥 깜짝 놀랄 일일 정도가 아니고, 저는 국정 운영이 좀 걱정되는 상황입니다. 대통령께서 저런 인식을 갖고 계시면 앞으로 국정 운영에 있어서 모든 비판, 반대자를 다 적으로 규정하고, 그러면 국정에 있어서의 무슨 대화든 소통이든 타협이든 이런 게 일체 없는 대결로 펼쳐지겠구나. 그러면 정부가 국정 운영다운 국정 운영을 과연 할 수 있을까. 여당이 여당다운 역할을 과연 할 수 있을까. 내년 총선은 과연 어떤 모습이 될까, 여러 가지 측면이 사실 걱정스럽습니다.

◎이재석: 김수민 평론가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어제 경축사?

▼김수민: 경축사 내용 중에서 허위 선동과 야비하고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아 왔다, 이렇게 표현을 하고 있는데, 아마 윤석열 대통령이 생각하는 여러 사례 중에서 조국 사태가 들어 있을 거고, 그리고 그것은 윤 대통령뿐만 아니라 여러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을 겁니다. 그때 민주당 세력이었던 허위 선동에 대해서 동의할 수 있겠죠. 그런데 그게 민주당만의 일이었는가? 제가 한 가지만 예로 들어보면,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에 고발 사주 의혹이 불거졌을 때 뭐라고 했었느냐? 제보자가 얘기했었던 거에 대해서 괴문서다, 고발 사주가 아니라 제보 사주다라고 얘기했습니다. 아무 근거도 없고 오히려 그 괴문서가 아니라 실제로 고발 사주 사건은 누가 윗선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일어난 것으로 파악이 됐거든요. 그런 것들도 거짓 선동이에요. 그러면 이제 살다 보면, 만약에 거기에 대해서 잘못했다고 생각을 하신다면, 살다 보면 이쪽저쪽이 다 잘못하고 있고 다 같이 반성하자, 이렇게 나갔어야 되는 건데, 전혀 그런 메시지를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고, 그리고 윤 대통령 개념어가 보면 여섯 글자라는 게 특이한 지점입니다. 자유 민주주의, 공산 전체주의, 그런데 왜 이렇게 여섯 글자로 가느냐? 사실 우리나라 헌법에는 자유 민주주의라는 단어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자유 민주적 기본 질서라는 단어가 두 번 나오는데, 이것은 자유 민주주의하고 다른 단어라고 법제처의 영본에도 나오는 거예요. 그러니까 자유롭고 민주적인 기본 질서지, 자유주의적 민주주의를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그런데 그냥 민주주의라고 얘기를 해도 될 걸, 혹은 자유를 강조하고 싶으면 자유만 얘기해도 될 걸, 굳이 자유 민주주의라고 국한을 짓는 것은 나 말고 민주주의를 참칭하는 세력들이 있다고 하는, 그런 태도에서 계속 나오는 단어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이 들고. 그리고 공산주의면 공산주의고 전체주의면 전체주의라고 얘기를 하면 되는데 굳이 더 강조를 하고 싶은 거예요. 그런 부분들이 여섯 글자의 단어로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이런 편 가르기식 세계관의 반영이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재석: 그런데 어제 아무튼 그 경축사에서 언급한 그 대상이 누구냐, 반국가 세력도 그렇고 말하자면 그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는 사람들이 도대체 누구냐. 그런데 기자들이 대통령실 관계자들한테 또 물어볼 거 아니겠어요? 그래서 관련 보도들을 저희가 좀 보니까요, 이런 저런 말들이 있는데요. 대통령실 관계자라고 익명 보도로 나오고 있습니다. 보도들이 다 그렇죠. 야당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 이렇게 말하는 대통령실 관계자도 있고요. 다음 거 볼까요? 정치권이 말도 안 되는 내용들로 허위 선동하고 그걸 언론과 시민 사회가 확산시키는 행태를 대통령이 언급한 것이다라고 말하는 대통령실 관계자도 있습니다. 같은 사람인지 다른 사람인지는 모르겠어요. 그런데 지금 보시는 것에서 정치권은 여권을 의미할 것 같진 않고, 당연히. 야권을 말하는 것일 수밖에 없을 텐데.

▼박원석: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던 저런 규정 속에는 당연히 현재 야당이 포함돼 있고요. 그걸 넘어서서 지금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 비판적인, 이를테면 시민사회 단체라든지 노동조합이라든지 혹은 지식인 사회라든지 이게 다 포함된 그런 규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대통령으로서 국정 운영을 하다 보면 반대자들의 비판이 과도하거나, 앞서 김수민 평론가도 얘기했듯이 이치에 맞지 않는 허위사실을 얘기하거나 혹은 뭐 선동을 하거나 이런 게 담겨 있을 수 있어요. 이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과 집권 세력은 그걸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용하고 그 가운데에서도 어떻게 국민 통합을 이루어낼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그걸 실천해야 됩니다. 그게 사실은 정권을 갖고 있는 권력을 담당하고 있는 측의 저는 운명과 같은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대통령도 본인의 정치적 견해를 가지고 그런 반대자들과 논쟁할 수 있고 토론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토론하는 걸 넘어서 상대를 상대할 수 없는.

◎이재석: 악마화, 이른바.

▼박원석: 마치 절멸시켜야 될 어떤 적인 것처럼 규정을 해놓으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공동체 안에서 함께 정치를 하고 함께 이 대한민국 공동체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양립할 수 없는 어떤 적으로, 이를테면 북한 공산주의 세력과 같은 적으로 규정을 한다면 과연 이게 제대로 된 정치가 작동할 것이며 국민 통합이 가능할 것인가, 이런 점이 염려스러운 거죠. 그런 면에서 저는 윤 대통령의 지금 이제 상황 인식 혹은 야당이나 정치적 반대자들에 대한 인식이 너무 이게 편향돼도 너무 편향됐다. 어떻게 보면 극우 유튜버들의 그런 아주 극우적인 그런 어떤 인식을 보는 것과 같은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재석: 이게 적절한가에 대해서는 두 분이 많은 말씀을 주셨기 때문에, 정치적 효과 측면에서는 어떻게 봐야 됩니까? 이게 뭐 지지층 결집의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도층에게는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이런 얘기는 사실 어제 오늘 얘기는 아니에요, 윤석열 대통령의 어떤 언행에 대해서 이런 분석들은 어제 오늘 얘기는 아니고. 그런데 총선 투표율이 대선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낮으니까, 또 지지층 결집이 더 중요하다, 총선에서는. 그런 말도 나오고. 그러나 요즘 총선 투표율은 사전투표 제도가 있기 때문에, 지난번도 한 66%인가요? 그렇게 기록이 됐었기 때문에 그렇게만 볼 수 없다, 또 이런 얘기도 있고요. 여러 가지 얘기가 있을 수 있고요.

▼김수민: 일단 단순하게 보자면 총선 전략에는 도움이 안 된다고 봐야 되겠죠. 그러니까 우리나라 여러 가지 정당이 있는 게 아니라 크게, 여러 가지 정당은 있지만 크게 두 당이 이제 주로 정치를 좌우하고 있는데, 그러면 이제 중도층을 잡는 것, 이것이 이제 절대적인 숙제로 남는 거거든요. 그런데 한국의 중도층들을 봤을 때 예를 들면 북한한테 끌려다니는 거 싫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중도층은 상당히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사상적으로 딱지를 붙인다거나 이것은 굉장히 구시대적인 행태 아니냐라고 생각하시는 중도층도 많거든요. 그렇다면 이런 태도가 사회 안전이나 국가 안보를 지키는 태도라고 여겨지지 않는다면 중도층한테는 특별한 소구력은 없을 것이다, 이렇게 보는 게 맞겠죠. 그런데 그럼에도 그럼 윤 대통령이 왜 이렇게까지...

◎이재석: 왜 그러느냐.

▼김수민: 표현을 하느냐라고 했을 때 저 나름의 짐작한 만한 이유는 있다고 보는데, 어떻게 보면 윤 대통령이 사실 과거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라든지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이라든지 이쪽에 비해서 보수층에 깊이 있는 뿌리가 없는 대통령이에요.

◎이재석: 예, 바깥에서 온 사람이었죠.

▼김수민: 그리고 우리가 보는 것보다 더 더더욱이나 본인은 더 불안할 수 있습니다, 그쪽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 밖에서 보기에 많은 국민들은 이미 윤석열 정부 하면 계보적으로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잇는 정부 아니냐, 이런 판단들을 많이 하실 것 같은데, 지지층 포함해서. 그런데 본인은 그렇지 않을 수 있거든요.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해가지고 구형도 해봤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도 일조한 분이고 이런 것들이 스스로 걸릴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계속해서 끊임없이 지지층을 결집시켜 나가야 되는 이 숙명을 안고 있는 대통령은 아니었는가라고 하는 이런 측면이 일단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사실 저도 그런 진단을 했고 언론 기사에도 그런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이재명 대표가 위기에 처하고 혹은 잘못하면 그다음 차례는 윤석열 대통령이다. 왜냐하면, 이재명 대표라고 하는 적대 존재가 없어지기 때문에 바로 본인한테 위기가 찾아온다는 진단이 저부터 그런 진단을 했었고요.

◎이재석: 그렇게 진단한 근거는 뭡니까?

▼김수민: 사실 윤석열 대통령이 승리했다고 하는 것,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했을 때는 민주당 정권에 대한 심판 혹은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걸 막아야 된다고 하는 그것이 플러스알파로 더해졌기 때문에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거거든요.

◎이재석: 물론 그렇죠.

▼김수민: 그러면 그 허물려고 했던 상대방이 허물어졌을 때 윤석열 대통령의 존재 가치, 이런 것들을 과연 보수층을 포함해서 중도층은 더더욱 그럴 테고요. 그 가치가 사실 이제 평가절하될 수밖에 없는, 그러니까 쉽게 얘기하면 별로 쓸모가 없어지는 그런 지경으로 갈 수도 있는 겁니다.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뭐냐? 상대를 거대하고 뿌리 깊은 악마로 만들어야 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굉장히 격한 레토릭이 점점 더 많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밖에는 분석이 안 되고 있습니다.

◎이재석: 정치적 동기 측면에서는 박 전 의원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이게 사실은 경축사가 그간의 어떤 일련의 흐름 속에 있는 것 같아요. 돌출적인 건 아닌 것 같고요, 언어들이.

▼박원석: 그러니까 지지층 결집과 외연 확장이라는 게 때로는 이렇게 모순되는 그런 두 개의 전략이고, 선거를 앞두고 늘 그 고민을 합니다. 그런데 이제 제가 이번 대통령의 경축사 같은 걸 보면, 이건 지지층 결집의 차원에서 이해하려면 좀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어요.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여러 차례 출렁이긴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흩어지지 않는 30%의 지지층은 있는 거거든요. 그러면 그게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층이고 집토끼가 있는 거죠. 그거는 어떤 경우에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그러면 총선이 지금 한 8개월쯤 남았으면 당연히 집권 세력이 지금 국회에서 소수 정당인데, 이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서 외연을 어떻게 확장할 건가, 여기에 이제 고민을 집중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 데다가 수도권이 총선의 최대 승부처인데, 현재 수도권 의석 지형으로 보면 절대적으로 불리하고 현재 여론 지형도 그다지 그렇게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현 정부나 여당에. 그런 면에서 본다면 오히려 중간층의 민심까지를 고려에 두고 이런 폭을 넓히기 위한 그런 노력을 할 텐데, 이런 메시지 같은 경우는 그와는 정반대의 질주를 한 거거든요. 그런 면에 비춰봤을 때 저는 어떤 정무적 고려라기보다는 대통령의 감정과 신념이 훨씬 더 많이 투여된 그런 메시지가 아닌가 싶고요. 이렇게 되면 이제 힘들어지는 건 여당입니다. 여당 입장에서는...

◎이재석: 선거를 치러야 되는...

▼박원석: 네, 선거를 치러야 되는데 또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서 여당이 어떤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기도 어려워요. 여당 내에 개별적인 좀 비판의 목소리들은 나오지만, 그분들은 이제 여당 지도부거나 중심에 서 계신 분들이 아닌데...

◎이재석: 비주류죠.

▼박원석: 여당 지도부는 선거 전략을 놓고 고민을 하면 당연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어떻게 중도까지 외연 확장을 할 거냐, 이게 고민의 포인트인데 대통령께서 메시지를 저렇게 내면 사실은 그런 선거 전략에는 부합하지 않거든요? 이래저래 여당 지도부가 고민이 굉장히 많을 것 같습니다.

◎이재석: 그런데 일각에서는 김근식 교수였나요? 찬바람이 불면 대통령이 또 달라질 것이다, 이런 진단을 또 하기도 해서. 그러니까 가을, 겨울 되면 총선이 임박해 오니까 지금의 언어와 다른, 그러니까 말하자면 중도 확장, 외연 확장 전략을 대통령도 보여줄 것이다라는 일각의 진단들도 있는데, 뭐 이건 가봐야 알긴 하겠습니다만.

▼박원석: 뭐 그러실 수도 있겠죠. 그런데 지금까지의 모습만으로 봤을 때 대통령이 나름 일관성 있게 메시지를 쭉 내왔고 그 강도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거든요. 그런데 기조를 확 바꿔가지고, 선거가 가까워졌으니까 중도층이나 외연 확장을 고려해서 메시지 확장성을 기한다? 그걸 지금까지의 모습에서 기대하기는 좀 어려워 보여요. 여당의 바람인 것 같아요.

◎이재석: 아무튼 어제 경축사에 대해서 야권에서는 반발의 목소리가 강하게 나오고 있고요. 그런데 어제 그 대통령의 부친, 윤기중 교수가 별세를 했습니다. 그 이재명 대표를 포함해서 야당 지도부도 당연히 조문을 했고요. 잠깐 사진 볼까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가 두 손을 맞잡는 모습인데, 저게 언론에서 좀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그런 언론 보도도 나오더라고요, 이제 저런 사진과 함께. 뭐 경색 국면, 지금의 어떤 정치권이 워낙에 경색 국면이 심하니까 이게 좀... 저런 어떤 조문을 계기로 조금이라도 완화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 이런 언급이 언론 보도를 통해서 나오기도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 만남 하나만으로 지금 대립 현안이 워낙에 많은데 다 해소될 것 같지는 않고요. 그래서 저런 언론 보도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지금의 어떤 상황을, 워낙에 지금 딱딱한 지금 상황을 반증해 주는 것 같기도 하고요. 어떻게 보십니까?

▼김수민: 어제 저도 좀 공교롭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윤 대통령이 굉장히 강한 말을 했는데, 이제 거의 직후쯤에 윤기중 교수가 별세를 하셨기 때문에, 그래서 좀 그것 때문에 조금은 누그러지겠다, 무더위 끝에 살짝 단비가 오듯이 조금은 무뎌지지 않겠는가. 이게 윤 대통령한테 한 다행이라고 해야 될지 뭐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일단 그런 생각이 들었고. 아까 이제 사진을 보면 또 저럴 때는 다 내려놓는 것이죠. 최근에 들어서는 또 잼버리 공방까지 더해져가지고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등판하고 그런 상황이었는데, 문 전 대통령 측에서도 이제 부친과 자녀의 관계가 굉장히 돈독했기 때문에 굉장히 마음이 아프시겠다는 취지의 그런 메시지를 내기도 했고, 정치라는 것이 또 그런 것이기도 하다. 이 부분은 이제 정치인들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국민들도 이제 정치인들도 사람이구나라고 하는 그런 생각을 가지셨으면 좋긴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 분위기는 또 뭐...

◎이재석: 오래 못 간다?

▼김수민: 예, 사실 나와 있는 소재만 해도 축적돼 있는 게 많거니와, 제가 봤을 때는 이 흐름이면 뭐가 더 튀어나와도 튀어나올 것이기 때문에 오래 가기는 상당히 어렵지 않을까 싶고. 그런데 저는 그런데 윤 대통령한테 주문 드리고 싶은 것은, 어제 이제 이런 대면 장면에 나왔는데, 영수회담을 하셔야 돼요. 그러니까 이재명 대표가 범죄자냐 아니냐, 이건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범죄자더라도 만나야 됩니다. 그게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뭐냐 하면, 이재명 한 명에 대한 어떤 인격적 대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야 간의 여러 가지 거부권, 대통령 거부권도 행사하고 민주당에서는 또 그걸 불사하고 법안 처리를 했고 또 앞으로도 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거든요. 그러면 서로 간에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양보할 수 있는 게 뭔지를 좀 따져서 해야 될 것은 빨리해나가는 게 국민들이 바라는 거거든요. 그렇다면 이재명 대표의 앞으로 재판이나 사법 리스크를 떠나서 오히려 그럴수록, 그렇기 때문에 두 사람 간에 썩 마음이 좋지 않을 거라는 걸 국민들은 거의 다 알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나는, 그냥 만나서 밥 먹는 게 아니라 법안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논의하는 그런 모습을 좀 보이실 필요가 있다. 이 말씀을 좀 드리고 싶습니다.

◎이재석: 그 주문은 사실 오래됐잖아요. 만나야 할 필요성이 있다. 그런데 그동안 이제 대통령은 만나지 않았고 이재명 대표만 만나자는 어떤 제안을 했던 것 같고. 그런데 만나면 사실은 그게 윤석열 대통령에게 더 득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한편으로 드는데, 이른바 외연 확장 측면에 있어서는요.

▼박원석: 그렇죠. 그리고 지금 야당의 협조 없이 원활한 국정 운영이 쉽지 않지 않습니까? 그리고 언제까지 야당은 법을 국회에서 일방적으로 통과시키고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하는 이런 모습을 반복할 수는 없잖아요.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더 이상 검사도 아니고 검찰총장이 아니십니다. 정치인이세요. 상대가 지금 수사를 받는 피의자이거나 재판을 받는 피고인인 거는, 그건 상관이 없는 문제입니다. 어쨌든 상대는 제1야당의 대표예요. 그리고 제1야당의 대표를 만나서 여러 국정의 현안을 가지고서 협상할 건 협상하고 타협할 건 타협하고 또 갈등 과제로 남겨둘 건 남겨두고, 이런 과정 자체가 정치고 국정 운영인데, 윤 대통령께서 지금 취임한 지 1년 6개월이 다 되도록 한 번도 제1야당 대표를 만나지 않았다는 건 가까운 제 기억에, 우리 헌정사에 없었던 일이거든요. 그런 면에서 비춰봤을 때 대단히 이례적인 그런 모습이고, 어제 저 장면이 저는 조금 이제 흥미롭게 봤던 게, 하루에 두 번 만난 유일한 조우의 장면이에요. 8.15 경축식 행사장에서 만났고.

◎이재석: 그랬군요.

▼박원석: 그 뒤에 있었던 상가에서 만났는데요. 이렇게 자주 만나다 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잖아요. 물론 이제 상가에서 만난 건 어떤 의미를 갖고 만난 건 아니지만, 어쨌든 저런 만남이 앞서 김수민 평론가도 얘기했듯이 영수회담으로 이어졌으면 좋겠고요. 이재명 대표가 수사를 받는 지금 피의자 신분이고 재판을 받는 피고인 신분인데, 검찰 총수 출신의 대통령이 만난다 해서 그 메시지가 국민들한테 왜곡되게 전달될 일은 저는 없을 거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윤 대통령이 수사에 있어서는 확고한 원칙을 갖는 분이기 때문에 정치인이 돼서 수사를 받는 야당 대표를 만난다고 해서 마치 그로 인해서 이재명을 향한 수사가 헐거워지거나 원칙대로 진행되지 못할 것이라는 그런 메시지를 줄 리가 만무하잖아요, 윤 대통령의 캐릭터를 저희가 알 듯이.

◎이재석: 그리고 지금의 어떤 검찰 분위기도...

▼박원석: 때문에 저는 그건 핑계에 불과하고요. 그렇고 대통령께서 지금 만나기 싫은 건데, 만나기 싫어도 만나야 되고 하기 싫은 일도 해야 되는 게 대통령의 자리입니다.

◎이재석: 민주당 얘기로 좀 넘어가겠습니다. 오늘 민주당 의원총회가 있었는데요. 지금도 아마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잠깐 박광온 원내대표 말을 듣고 오겠습니다.

<녹취> 박광온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혁신위가 갖고 있었던 문제의식 자체를 우리가 폄하하거나 그럴 필요는 저는 없다고 봅니다. 다만 논란이 있는 사안에 대해선 말씀드린 것처럼 차분하게 의견을 수렴하는 그런 과정에... 진지하고 건설적인 대안들이 제시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이재석: 아무래도 지금 보셔서 아시겠지만 쟁점은 그 혁신위가 내놓은 그 혁신안을 받아들일 것이냐 하는 부분인 것 같은데, 오늘 결론이 나기는 쉽지 않아 보이기도 하고.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김수민: 결론을 빨리 내려고 할수록 불상사가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거다라고 일단 관측이 됩니다. 왜냐하면 공천 룰이라든지 또 대의원들과 권리당원들의 전당대회 투표 반영 비율, 이런 것들이 이미 굉장히 민감하게 솟아 올라와 있는 과정이고, 그렇다면 결국 두 가지밖에 길이 없지 않을까 싶어요. 첫 번째는 일단 연기를 하면서 천천히 생각해보자고 하는 게 첫 번째 있는 것이고, 그리고 사실 전당대회 같은 경우 지금 민주당이 전당대회 예정이 돼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 것이기 때문에 굳이 총선 전에 논의해야 되느냐, 이런 논의가 좀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게 있는 거고요. 두 번째는 너무 연기하지 않고 조기에 결정을 하겠다고 한다면 절충이 될 수밖에 없겠죠. 반영 비율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이제 숫자의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양쪽에서 주장하는 거의 그 중간 어디쯤, 이렇게 절충이 되는 방법이 더 좀, 그런 길이 유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저는 좀 근본적으로 제기를 하고 싶은 것은, 총선... 글쎄요. 지금 혁신안이라고 얘기를 하고 있는데, 권리당원과 대의원의 비율, 이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사실 정답은 없어요, 정당 정치에. 그런데 제일 중요한 부분은 지지층을 어느 정도로 잘 대변하느냐의 문제인 거거든요? 그런데 지금 현재 민주당의 권리당원들이, 민주당이 지난 대선 같은 경우는 이재명 후보에게 지지한, 투표를 한 유권자가 1600만 명 정도 되는데요. 그 1600만 명을 제대로 대변하고 있는가. 민주당이 47~48%의 득표율의 값을 하는 그런 정당이었는가 했을 때 권리당원들이 거기에 과연 얼마나 일조를 했었느냐?

◎이재석: 너무 강성 일변도다?

▼김수민: 그렇습니다. 민주당 지지층 중에서도 극히, 극히까지는 아니겠지만 뭐 예를 들어서 투표, 대선에서 한 40~50% 얻는다고 친다면 한 20~30% 정도 대변한 게 아니었냐, 이런 반성들이 필요한 지점이 아닐까. 그렇다면 권리당원들 투표권을 강화한다고 정당 민주주의가 되는 것이냐 했을 때는 지지층과 국민 전반을 생각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런 혁신안이었는가, 이 부분에 대해서 좀 궁극적으로 되돌아볼 필요는 있겠다 싶고, 그리고 공천 룰에 대해서도 다선 의원을 너무 악마화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항간의 지적대로 지금 정치는 여야 정치권이 초선 의원들이 더 문제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다선 의원도 필요합니다, 사실.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한 번 국회의원 선거할 때 한 반 정도 교체가 되거든요? 미국은 정반대로 한 15%가 교체됩니다. 어느 쪽이 옳다고 말씀은 안 드리겠지만 우리가 그렇게 열심히 사람만 교체해온 결과가 그렇게 좋은 것이었는가, 되돌아볼 필요가 있고 그리고 또 의원도 다선 의원은 또 다른 게 있습니다. 조금 사안을 들여다보더라도 빨리 본질이 보인다거나 이런 소위 얘기하는 경륜이 있는 다선 의원들도 필요하기 때문에 다선 의원 악마화가 정당 개혁, 정치 개혁은 아니다라는 점도 좀 같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재석: 어떻게 보십니까, 박 전 의원께서는? 좀 절충이 될까요? 비명, 친명 간에?

▼박원석: 절충이라기보다는 그냥 어정쩡한 유보가 될 가능성이 높을 것 같아요.

◎이재석: 유보가 된다.

▼박원석: 왜냐하면 지금 일도양단으로 가르기에는 피차간에 정치적 부담이 굉장히 크고요. 앞서 이제 김수민 평론가도 얘기했지만 대의원 제도를 어떻게 할 거냐는 당장 총선 앞두고 긴급한 문제는 아니거든요. 전당대회가 지금 그 일정 안에 들어와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그거는 이제 민주당 내의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투영이 돼서 혁신위에서 그걸 굉장히 비중 있는 혁신안으로 냈는데 당장 시급한 과제가 아니다, 이 말이 설득력이 있을 수밖에 없고요. 총선의 공천 룰 같은 경우에 지난번에 이개호 의원이 위원장을 맡았던 내년 총선의 그 룰과 관련된...

◎이재석: 이미 확정이 돼 있죠.

▼박원석: 네, 위원회가 있어서 거기에서 확정이 됐습니다. 그걸 이제 바꾸고 어떻게 보면 다선이나 이런 분들한테 혹은 하위 일정 비율 안에 들어가는 분들한테 불이익을 주는 내용인데, 민감할 수밖에 없어요. 때문에 의원 개개인의 이해관계하고 굉장히 예민한 문제여서 저거를 혁신위의 제안으로 수용이 되거나 뒤집히기는 좀 어려워 보인다.

◎이재석: 기존 안이?

▼박원석: 그밖에 문제들은 큰 쟁점은 없고 개중에는 보면 한 100페이지 정도 되는 혁신안 중에는 눈여겨서 민주당이 참고해볼 만한 그런 대목들도 꽤 있다고 하는데, 제가 직접 그걸 읽어보진 않았습니다만, 전체적으로 제가 받는 느낌은, 민주당의 돈 봉투 논란 또 김남국 의원 코인 논란, 이런 잇따른 도덕성 논란으로 인해서 민심으로부터 민주당이 좀 멀어지고 있다, 이런 위기의식에서 혁신위를 만드는 그런 명분을 제시했는데, 사실 혁신위가 논란도 많았고 실제 지난 대선 이후에 이재명 대표 체제 1년에 대해서 그러면 혁신위는 제대로 평가했느냐, 이런 당내의 반대 질문에 제대로 된 답변을 못 했거든요. 결국에는 흔들리는 이재명 대표 리더십을 지원하고 거기에 시간을 벌어주는 그런 혁신위로 그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고, 그런 면에서 혁신위의 제안이 당내에서 정치적 권위를 갖기가 좀 힘든 거죠. 그러니까 8월 말에 민주당이 의원단 워크숍이 있다는데, 그때 한번 다시 재론이 되겠지만 바로 정기국회를 앞두고 있는데, 저걸 수용하느냐 마느냐를 가지고 당 내부가 서로 사생결단식의 논란을 벌이기는 어려워 보이고, 그렇게 본다면 흐지부지 이걸 미루다가 흐지부지되는 결론이 나지 않을까, 그렇게 예상합니다.

◎이재석: 혁신안에 대해서는 두 분 말씀해 주셨고, 그런데 또 하나의 뇌관이 있는데요. 이재명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 이겁니다. 내일 백현동 사건 관련해서 이재명 대표가 검찰에 출석을 하죠. 미리 입장문을 SNS에 이재명 대표가 올렸어요. 지금 나오고 있습니다. 배임 혐의잖아요? 한 푼도 내가 사익을 취한 건 없다. 그리고 백현동의 용도 변경은 당시 중앙 정부가 한 것이다, 그러니까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와 국토부의 요구에 의한 것이라고 하면서 그 관련 공문 자료도 첨부해서 올렸더라고요. 그런데 여기서 이제 백현동 사건이 무엇이냐, 이거를 얘기하는 것은 너무 시간이 많이 갈 것 같고요. 그런데 검찰이 그래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다, 그런 예측들은 많아요. 그런데 실제 청구할지 말지는 확언할 수 없는 거 아닙니까? 왜냐하면, 검찰도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되는 것이라서 최종적으로 안 할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좀 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그 구속영장 청구 부분은?

▼김수민: 대장동을 가지고 구속영장을 청구를 했잖아요? 그렇다면 백현동으로 구속영장 청구할 가능성은 더 높다라고 저는 봅니다.

◎이재석: 더 높다.

▼김수민: 두 사건을 좀 견주어 보면 백현동 사건이 대장동 쪽보다 줄거리가 더 간단합니다. 일단 용도 변경이 자연 녹지에서 준주거지로 네 단계나 이루어지거든요. 이 자체가 굉장히 이례적인 현상인 것이고, 그리고 대장동에서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끼어 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배임 혐의에 대해서도 도개동 쪽이 주범일 수 있다. 이재명 시장은 몰랐을 수도 있다. 이것을 깨나가야 됩니다, 검찰 입장에서는.

◎이재석: 검찰 입장에서는.

▼김수민: 그런데 백현동에서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빠져버렸거든요. 빠진 경위 자체도 수사 대상이고. 그러다 보니까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성남시한테 곧바로 조명이 쏠린다는 측면이 있죠. 그리고 이미 좀 흔들리고 있는 측면이 정진상 씨 같은 경우에 이 백현동의 로비스트 역할을 했던 김인섭 씨하고는 연락하는 사이가 아니다라고 얘기를 했는데, 경찰 수사 결과 이 전후로 해서 100여 차례 정도 통화를 한 것으로 드러났고 심지어 김인섭 씨가 감옥에 있을 때 특별 면회까지 간 것으로 드러났거든요. 이렇게 되면 이제 이것 갖고 다 유죄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굉장히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고 하는 것이고, 그래서 저는 사법적인 걸 좀 떠나서 대응적인 걸 말씀을 드리면, 이재명 대표 대응이 상당히 잘못됐다고 보는 게, 아까도 나왔지만, 첫 번째, 1원 한 푼도 받지 않았다. 이거 엉뚱한 말이에요. 성남FC, 대장동 때도 이런 말이 나왔는데, 이재명 대표는 직접적으로 뇌물을 수수했거나 횡령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게 아니라...

◎이재석: 배임이나 제3자 뇌물죄니까.

▼김수민: 배임하고 제3자 뇌물죄거든요. 저는 가끔씩 이재명 대표가 제3자 뇌물죄 잘 모르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 게, 제3자 뇌물죄는 제3자에게 뇌물을 주도록 하는 거지, 제3자에게 뇌물을 받는 게 아니에요. 그런데 자꾸 해명이나 반박이 1원 한 푼 받지 않았다. 이건 엉뚱한 얘기거든요. 그리고 두 번째는 박근혜 정부가 시켜가지고 어쩔 수 없이 했다는 게 백현동 개발에 대한 설명인데, 이 대표, 과거에 박근혜 정부의 재정 정책에 항의해서 광화문에서 단식 농성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거는 왜 박근혜 정부가 시키는 대로 해야 되는가, 이재명 대표는 진박인가, 이런 의문까지도 드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사건을 해명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것, 국민들이 사건이 워낙 많고 복잡하기 때문에 이 이슈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지 못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이런 식으로 넘어가선 안 된다고 하는 거, 이 부분은 정치적으로도 도의적으로도 신경을 쓰셔야 됩니다.

◎이재석: 그래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는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게 김수민 평론가의 어떤 예상인 것 같고요. 박 전 의원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향후 흐름을?

▼박원석: 이제 제1야당의 대표고 한 차례 체포영장이 국회에서 부결되는 바람에 구속영장이 집행이 안 되고 불구속 기소가 된 상황이잖아요? 그걸 감안해 본다면 백현동 사건만 가지고 구속영장을 청구하긴 좀 어려워 보이고, 그래서 나오는 전망이, 쌍방울 지금 사건이 수사가 진행이 되고 있고 이화영 부지사가 입장을 좀 바꿨다. 이렇게 관측이 되고 있잖아요? 그래서 그것까지 포함해서...

◎이재석: 묶어서.

▼박원석: 한꺼번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시점은 8월이 되긴 아무래도 좀 어려워 보여요. 왜냐하면 쌍방울 사건 관련된 이화영 부지사의 다음 재판이 8월 22일날 있고, 최소한 그걸 가지고 기소든 아니면 소환이든 하려면 이재명 대표를 한 번 불러야 되거든요, 구속이든 기소든 하려면. 그렇게 보면 정기국회 회기 중에 청구될 가능성이 높고요. 정기국회 회기 중에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회기 중단이나 이런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반드시 본회의에서 표결을 해야 됩니다, 이 체포동의안에 대해서. 민주당이 또 한 번 실험대에 오르겠죠. 이재명 대표 스스로 지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불체포 특권 뒤에 숨지 않겠다고 얘기했고 민주당도 당론으로 혁신위 제안을 수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내부에서 이게 과연 정당한 영장 청구냐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있고, 그러나 저 개인적인 의견은 이번에도 만약에 국회 본회의에서 그거를 부결시키면 그 정치적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재석: 민주당 입장에서는.

▼박원석: 네, 이재명 대표도 민주당도 결국에는 가결하고 법원 나가서 영장실질심사를 받는 걸 택하지 않을까. 만약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는데 검찰의 영장 청구가 부실한 것으로 법원에서 결론이 난다.

◎이재석: 기각되면.

▼박원석: 그러면 이재명 대표는 정치적으로 상당 기간 이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게 되는 거죠. 그런 면에서 저는 해볼 만한 모험이라고 봅니다.

◎이재석: 김수민 평론가 님, 짧게, 시간이 다 됐긴 했습니다만.

▼김수민: 사실 구속영장 청구해서 만약에 체포동의안 없이 바로 실질심사로 가게 되면 양쪽 간의 단두대 매치라고 봐야 될 것 같아요. 사실 구속이 된다고 유죄인 건 아니고 구속이 안 된다고 무죄인 건 아닙니다만...

◎이재석: 네, 그건 별도죠.

▼김수민: 그런데 국민들 입장에서는 이 대표 사법 리스크 장기화돼 있고 내년 총선 전에 중간 결론을 내려줘야 되는 그런 상황이거든요. 그리고 이제 이게 배임 혐의이기 때문에 도주나 증거 인멸 우려 말고도 혐의가 소명되는 것 자체도 구속영장이 기각되거나 발부되는, 그것이 가능성이 크거든요. 그러면 국민들도 아무래도 기각과 발부 사이에서 유무죄에 가까운 판단을 하게 될 겁니다. 그러면 사실 지는 쪽은 엄청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이재석: 그러니까요.

▼김수민: 네, 어느 쪽이 됐든 간에, 그런 아마 싸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재석: 향후 정치권에서 가장 커다란 쟁점 가운데, 가장 커다란 변수 가운데 하나인 것 같군요. 알겠습니다. 박원석 전 의원, 김수민 평론가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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