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 돌진’ 피해자 상태 악화…“약물 처방 의사 고소”

입력 2023.08.16 (19:5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지난 2일 저녁, 서울 압구정역 4번 출구 인근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들이받았습니다. 운전자 신모 씨는 '약물'에 취한 상태로 운전을 하고 있었고, 지난 11일 구속됐습니다.

신 씨의 차량에 치인 20대 여성은 머리와 다리 등을 크게 다쳤고, 아직까지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건이 발생한 지 2주만인 오늘(16일)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습니다.

■ "상태 악화…연명치료 여부 고민 중"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해광 소속 권나원 변호사는 오늘 기자간담회를 열고, 피해자의 건강 상태를 전했습니다.

권 변호사는 "피해자는 사고 직후 약 14시간 동안의 1차 수술을 포함해 총 두 차례 수술을 받은 뒤, 5일부터 상태가 악화됐다"며 "사실상 뇌사 상태로, 회복이 어렵다고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가족들은 현재 피해자에 대한 연명치료를 계속할지 여부를 신중하게 고민 중"이며 "어떤 쪽이든 가족들에게는 고통스러운 결단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신 씨가 구속 직전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사고 직후 피해자 구호조치를 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수사 자료 접근에 제한이 있어 알고 있는 부분에 한계가 있다"면서도 "신 씨가 사고 수습과 구호 조치가 완전히 끝나기 전 현장을 이탈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신 씨에게 특가법상 도주차량 혐의를 적극적으로 의율해달라고 경찰에 요청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2일, 신 씨가 성형외과에서 나온 직후 자신의 롤스로이츠 차량에 올라타는 모습지난 2일, 신 씨가 성형외과에서 나온 직후 자신의 롤스로이츠 차량에 올라타는 모습

■ "약물 처방 의사 고발"…경찰, 수사 착수

경찰 조사 결과, 신 씨는 지난 2월부터 병원 4곳을 돌며 16차례 약물을 시술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고 당일 투약한 디아제팜 등 약물 2종을 비롯해, 케타민 등 체내에서 검출된 약물은 모두 7가지였습니다.

피해자 측은 사고 당일 신 씨에게 향정신성 의약품 2종을 처방한 성형외과 의사를 고소하기로 했습니다.

권 변호사는 "해당 성형외과 의사가 교통사고와 직접적 연관성 있다고 판단해 업무상 과실치상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그간 신 씨에게 약물을 처방해왔다고 알려진 의사 3명에 대해서도 마약류 관리법과 의료법 위반으로 고발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이들의 신원을 특정하진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성형외과 의사 등을 입건하고, 고소장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 "석방 사실 인지 못해"…신 씨 측 "깊은 사죄"


당초 이 사건은 자칫 운전자 과실 정도로 종결될 뻔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사고 당시 영상과 신 씨의 약물 투약 혐의 등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반전을 맞았습니다.

더구나 신 씨가 현행범 체포 이후 17시간만에 석방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여론의 질타가 이어졌고, 경찰은 "체포 당시 증거가 충분치 않아 신 씨를 석방했었다"고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권 변호사는 "당시 경찰의 석방 결정을 피해자 가족들은 모르고 있었다"면서 " 법률적으로 납득이 어려운 부분 있었지만 석방 이후, 보강 수사를 통해 이후 뒤늦게라도 구속한 건 다행"이라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또 "사고 이후 신 씨가 용서를 빌고 싶다는 취지를 변호인을 통해 전달해, 스스로 마약 투약과 약물 운전 혐의를 솔직하게 밝히는 조건을 전제로 사과를 받아들이겠다고 답했지만 그 뒤로 신 씨는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며 "현재 (신 씨의) 변호인이 사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신 씨와 병원을 상대로 약물 오남용 혐의를 계속 수사하겠단 방침입니다.

촬영기자 : 서다은
영상편집 : 이의선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롤스로이스 돌진’ 피해자 상태 악화…“약물 처방 의사 고소”
    • 입력 2023-08-16 19:57:11
    심층K

지난 2일 저녁, 서울 압구정역 4번 출구 인근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들이받았습니다. 운전자 신모 씨는 '약물'에 취한 상태로 운전을 하고 있었고, 지난 11일 구속됐습니다.

신 씨의 차량에 치인 20대 여성은 머리와 다리 등을 크게 다쳤고, 아직까지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건이 발생한 지 2주만인 오늘(16일)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습니다.

■ "상태 악화…연명치료 여부 고민 중"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해광 소속 권나원 변호사는 오늘 기자간담회를 열고, 피해자의 건강 상태를 전했습니다.

권 변호사는 "피해자는 사고 직후 약 14시간 동안의 1차 수술을 포함해 총 두 차례 수술을 받은 뒤, 5일부터 상태가 악화됐다"며 "사실상 뇌사 상태로, 회복이 어렵다고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가족들은 현재 피해자에 대한 연명치료를 계속할지 여부를 신중하게 고민 중"이며 "어떤 쪽이든 가족들에게는 고통스러운 결단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신 씨가 구속 직전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사고 직후 피해자 구호조치를 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선 "수사 자료 접근에 제한이 있어 알고 있는 부분에 한계가 있다"면서도 "신 씨가 사고 수습과 구호 조치가 완전히 끝나기 전 현장을 이탈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신 씨에게 특가법상 도주차량 혐의를 적극적으로 의율해달라고 경찰에 요청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2일, 신 씨가 성형외과에서 나온 직후 자신의 롤스로이츠 차량에 올라타는 모습
■ "약물 처방 의사 고발"…경찰, 수사 착수

경찰 조사 결과, 신 씨는 지난 2월부터 병원 4곳을 돌며 16차례 약물을 시술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고 당일 투약한 디아제팜 등 약물 2종을 비롯해, 케타민 등 체내에서 검출된 약물은 모두 7가지였습니다.

피해자 측은 사고 당일 신 씨에게 향정신성 의약품 2종을 처방한 성형외과 의사를 고소하기로 했습니다.

권 변호사는 "해당 성형외과 의사가 교통사고와 직접적 연관성 있다고 판단해 업무상 과실치상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그간 신 씨에게 약물을 처방해왔다고 알려진 의사 3명에 대해서도 마약류 관리법과 의료법 위반으로 고발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이들의 신원을 특정하진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성형외과 의사 등을 입건하고, 고소장 내용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 "석방 사실 인지 못해"…신 씨 측 "깊은 사죄"


당초 이 사건은 자칫 운전자 과실 정도로 종결될 뻔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사고 당시 영상과 신 씨의 약물 투약 혐의 등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반전을 맞았습니다.

더구나 신 씨가 현행범 체포 이후 17시간만에 석방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여론의 질타가 이어졌고, 경찰은 "체포 당시 증거가 충분치 않아 신 씨를 석방했었다"고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권 변호사는 "당시 경찰의 석방 결정을 피해자 가족들은 모르고 있었다"면서 " 법률적으로 납득이 어려운 부분 있었지만 석방 이후, 보강 수사를 통해 이후 뒤늦게라도 구속한 건 다행"이라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또 "사고 이후 신 씨가 용서를 빌고 싶다는 취지를 변호인을 통해 전달해, 스스로 마약 투약과 약물 운전 혐의를 솔직하게 밝히는 조건을 전제로 사과를 받아들이겠다고 답했지만 그 뒤로 신 씨는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며 "현재 (신 씨의) 변호인이 사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신 씨와 병원을 상대로 약물 오남용 혐의를 계속 수사하겠단 방침입니다.

촬영기자 : 서다은
영상편집 : 이의선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