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의 기쁨 대신 ‘깊은 한숨’

입력 2005.09.14 (22:11)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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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농촌에서는 농민들의 걱정이 적지 않습니다.
추곡 수매제가 없어져 불안감이 커진데다 쌀값은 떨어지고 또 그나마 수해 때문에 수확을 기대할 수 없는 곳도 있습니다.
최정근 기자가 그 현장을 찾았습니다.

<리포트>

끝없이 펼쳐진 호남평야.

가을 햇살을 받으며 벼 이삭이 누렇게 익어갑니다.

그러나, 농민들은 수확에 대한 기대보다는 오히려 걱정이 앞섭니다.

올해부터 추곡수매제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최소한의 물량을 지역별로 사들이는 '공공비축제'가 대신 도입된다고는 하지만 미덥지가 않습니다.

<인터뷰>이한건(농민) : "실질적으로 피부에 닿지를 않으니까, 정부에서는 어떻게 한다는 방법은 있겠지만 우리한테는 피부에 닿지를 않잖아요."

공공비축 매입 물량이 지난해 추곡수매량보다 20%나 줄어든 것도 시름을 더 깊게 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 집중호우에 침수됐던 지역에서는 걱정이 더욱 큽니다.

뒤늦게 새 이삭이 나오기는 했지만 결실을 맺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습니다.

<인터뷰>곽복섭(농민) : "10월 31일까지만 괜찮으면 조금이라도 먹을 수 있는데, 그 안에 날이 춥고 서리가 와버리면 이거 하나도 먹질 못해요."

이삭이 겨우 여물어 벼베기를 한 조생종도 미질은 엉망입니다.

<인터뷰>황시연(농민) : "어저께 팔러 갔더니 이런 나락은 안 산다고 그냥 갖고 가라고 하길래 지금 쌓아 놨거든요."

수입 쌀이 조만간 시판될 예정이어서 쌀값은 더욱 떨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장형윤(농민) : "명절은, 우리가 무슨 명절이 오는지 가는지 이거에 대해서 아무런 무슨 생각도 없고..."

풍요로운 결실기를 맞은 농촌 들녘은 요즘, 수확의 기쁨 보다는 한숨이 가득합니다.

KBS 뉴스 최정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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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확의 기쁨 대신 ‘깊은 한숨’
    • 입력 2005-09-14 21:34:32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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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농촌에서는 농민들의 걱정이 적지 않습니다. 추곡 수매제가 없어져 불안감이 커진데다 쌀값은 떨어지고 또 그나마 수해 때문에 수확을 기대할 수 없는 곳도 있습니다. 최정근 기자가 그 현장을 찾았습니다. <리포트> 끝없이 펼쳐진 호남평야. 가을 햇살을 받으며 벼 이삭이 누렇게 익어갑니다. 그러나, 농민들은 수확에 대한 기대보다는 오히려 걱정이 앞섭니다. 올해부터 추곡수매제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최소한의 물량을 지역별로 사들이는 '공공비축제'가 대신 도입된다고는 하지만 미덥지가 않습니다. <인터뷰>이한건(농민) : "실질적으로 피부에 닿지를 않으니까, 정부에서는 어떻게 한다는 방법은 있겠지만 우리한테는 피부에 닿지를 않잖아요." 공공비축 매입 물량이 지난해 추곡수매량보다 20%나 줄어든 것도 시름을 더 깊게 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 집중호우에 침수됐던 지역에서는 걱정이 더욱 큽니다. 뒤늦게 새 이삭이 나오기는 했지만 결실을 맺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습니다. <인터뷰>곽복섭(농민) : "10월 31일까지만 괜찮으면 조금이라도 먹을 수 있는데, 그 안에 날이 춥고 서리가 와버리면 이거 하나도 먹질 못해요." 이삭이 겨우 여물어 벼베기를 한 조생종도 미질은 엉망입니다. <인터뷰>황시연(농민) : "어저께 팔러 갔더니 이런 나락은 안 산다고 그냥 갖고 가라고 하길래 지금 쌓아 놨거든요." 수입 쌀이 조만간 시판될 예정이어서 쌀값은 더욱 떨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장형윤(농민) : "명절은, 우리가 무슨 명절이 오는지 가는지 이거에 대해서 아무런 무슨 생각도 없고..." 풍요로운 결실기를 맞은 농촌 들녘은 요즘, 수확의 기쁨 보다는 한숨이 가득합니다. KBS 뉴스 최정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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