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팬 무대 올리자 “우우~”…미국 록 밴드 결국 사과 [현장영상]

미국 유명 록 밴드가 공연 도중 한 러시아인 팬을 무대에 올리자 야유가 쏟아졌습니다.

로이터 통신·NBC 등에 따르면 미국의 얼터너티브 록 밴드인 '더 킬러스'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유럽 투어 중 조지아에서 열린 공연에서 한 러시아인 팬을 드러머로 초대했습니다.

그러자 러시아에 적대적인 감정을 지닌 조지아 관중들이 "우~ 우~"를 외치며 단체로 불만을 표했습니다.

이에 보컬이자 리더인 브랜든 플라워스가 팬들을 향해 "여러분은 형제자매"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관중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 야유를 보냈습니다.

일부는 가운데 손가락을 들고서 욕설을 하기도 했습니다.

조지아는 1991년 소련으로부터 독립했으며,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와 오랜 긴장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 조지아 정부는 친러시아 성향이지만, 여론은 친우크라이나 성향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전쟁에 도덕적으로 반대하거나 단순히 징집을 피하고 싶었던 수천 명의 러시아인이 조지아로 피신하면서 현지의 반러시아 감정은 더 심해졌습니다.

조지아의 한 정치학 교수는 NBC와의 인터뷰에서 "조지아 국민 상당수가 러시아와 간접적으로 전쟁 중이라고 믿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관객들이 러시아인 팬 자체에 적대적이기보다는 보컬의 '모든 팬은 형제'라는 발언이 문제를 키웠다"며 "관객들이 누가 러시아인이고 누가 조지아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식으로 받아들였다"고 분석했습니다.

공연이 끝난 후 밴드는 SNS를 통해 "누구에게도 불쾌감을 줄 의도는 없었다"고 사과했습니다.

밴드는 "우리는 팬들에게 드럼을 연주하도록 초대하는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다"면서 "킬러스의 모든 관객과 팬이 '형제자매'라는 발언이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결성된 '더 킬러스'는 현재까지 수백만 장 이상의 앨범을 판매했으며, 여러 음악 페스티벌에서 주요 가수로 초대되는 등 2000년대를 대표하는 록 밴드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