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중국 40년 호황 끝났다…위험신호 온천지에 널려”

입력 2023.08.21 (08:0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최근 채무불이행(default) 위기에 빠진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개발한 주거용 건물. 출처: 월스트리트저널최근 채무불이행(default) 위기에 빠진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개발한 주거용 건물. 출처: 월스트리트저널

미국의 경제전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중국의 40년 경제 호황이 끝났다'고 단언했다. 그동안 고도성장을 이끌어온 건설 위주 성장모델이 한계에 직면해, 더는 지속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WSJ는 20일(현지 시간) '중국의 40년 호황이 끝났다'는 제목의 해설기사에서 "중국을 빈곤에서 대국으로 이끈 경제적 모델이 망가진 것으로 보인다"며 "위험 신호가 온천지에 널렸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와 부동산 개발에 대규모로 자본을 쏟아부었지만 갈수록 경기 부양 효과가 떨어지고 있고 심각한 비효율과 부채 문제가 이제 통제 불능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는 얘기다.

WSJ은 "중국 일부 지역은 사용률이 낮은 교량과 공항을 떠안았으며, 수백만 채의 아파트가 미분양됐다. 투자 수익률은 급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이후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44%가량을 국내 기반시설과 부동산 등에 투자해왔고 이는 전 세계 평균(25%)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라고 WSJ는 전했다. 중국은 이를 통해 사회기반시설을 확충하는 동시에 경기부양 효과를 얻을 수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방 정부를 중심으로 과잉·중복 투자가 이뤄지면서 막대한 부채가 쌓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저출산 현상에 따른 인구절벽과 미·중 갈등에 따른 외국인 투자 감소 전망까지 고려하면 앞으로는 중국의 성장 속도가 훨씬 둔화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한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소속 역사학자인 애덤 투즈 교수는 "우리는 세계 경제 역사에서 가장 급격한 궤도를 그리는 기어 변환을 목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 최소 6%대를 기록했던 중국의 GDP 성장률이 앞으로 수년간 4% 미만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예측이 현실화할 경우 중국은 중진국을 '졸업'하지 못한 채 주저앉게 되며, 경제 규모에서 미국을 추월한다는 목표도 이루지 못하게 된다고 WSJ은 짚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경기둔화 조짐을 보이는 중국 경제가 1990년대 이후 만성적인 침체를 겪는 일본과 동일한 경로를 걸을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한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는 거품경제가 붕괴하기 직전 일본에서도 대규모 건설 붐이 일었다면서 "중요한 점은 이들이 뭔가를 건설하는 데서 얻는 이익이 감소하는 상황에 맞닥뜨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WSJ은 중국이 국가 주도 경제에서 벗어나 내수와 서비스 산업을 진작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조언도 전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전체 경제를 부양하거나 수백만 명의 대졸자에게 충분한 일자리를 제공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라고 전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WSJ “중국 40년 호황 끝났다…위험신호 온천지에 널려”
    • 입력 2023-08-21 08:02:25
    심층K
최근 채무불이행(default) 위기에 빠진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개발한 주거용 건물. 출처: 월스트리트저널
미국의 경제전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중국의 40년 경제 호황이 끝났다'고 단언했다. 그동안 고도성장을 이끌어온 건설 위주 성장모델이 한계에 직면해, 더는 지속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WSJ는 20일(현지 시간) '중국의 40년 호황이 끝났다'는 제목의 해설기사에서 "중국을 빈곤에서 대국으로 이끈 경제적 모델이 망가진 것으로 보인다"며 "위험 신호가 온천지에 널렸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와 부동산 개발에 대규모로 자본을 쏟아부었지만 갈수록 경기 부양 효과가 떨어지고 있고 심각한 비효율과 부채 문제가 이제 통제 불능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는 얘기다.

WSJ은 "중국 일부 지역은 사용률이 낮은 교량과 공항을 떠안았으며, 수백만 채의 아파트가 미분양됐다. 투자 수익률은 급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이후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44%가량을 국내 기반시설과 부동산 등에 투자해왔고 이는 전 세계 평균(25%)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라고 WSJ는 전했다. 중국은 이를 통해 사회기반시설을 확충하는 동시에 경기부양 효과를 얻을 수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지방 정부를 중심으로 과잉·중복 투자가 이뤄지면서 막대한 부채가 쌓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저출산 현상에 따른 인구절벽과 미·중 갈등에 따른 외국인 투자 감소 전망까지 고려하면 앞으로는 중국의 성장 속도가 훨씬 둔화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한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소속 역사학자인 애덤 투즈 교수는 "우리는 세계 경제 역사에서 가장 급격한 궤도를 그리는 기어 변환을 목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 최소 6%대를 기록했던 중국의 GDP 성장률이 앞으로 수년간 4% 미만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예측이 현실화할 경우 중국은 중진국을 '졸업'하지 못한 채 주저앉게 되며, 경제 규모에서 미국을 추월한다는 목표도 이루지 못하게 된다고 WSJ은 짚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경기둔화 조짐을 보이는 중국 경제가 1990년대 이후 만성적인 침체를 겪는 일본과 동일한 경로를 걸을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한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는 거품경제가 붕괴하기 직전 일본에서도 대규모 건설 붐이 일었다면서 "중요한 점은 이들이 뭔가를 건설하는 데서 얻는 이익이 감소하는 상황에 맞닥뜨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WSJ은 중국이 국가 주도 경제에서 벗어나 내수와 서비스 산업을 진작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조언도 전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전체 경제를 부양하거나 수백만 명의 대졸자에게 충분한 일자리를 제공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라고 전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