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모레 개시…30여 년 걸쳐 방류

[앵커]

안녕하십니까.

12년 전, 일본 열도를 뒤흔든 대지진과 쓰나미에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했습니다.

그 뒤로 세슘이나 삼중수소같은 방사성 물질이 녹아내린 오염수를 천 개 넘는 대형탱크에 가둬오다 2021년 일본 정부는 방류를 결정합니다.

130만 톤 넘는 오염수를 30년 동안 바다에 흘려보내겠다는 이 전례 없는 계획에 반대와 우려가 쏟아졌지만 일본 정부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오늘(22일), 기시다 일본 총리가 이틀 뒤, 24일부터 방류를 시작하겠다고 최종 결정했습니다.

먼저, 도쿄 박원기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기시다 일본 총리와 원전 담당 니시무라 경제산업상 등이 참석한 관계 각료회의.

이 자리에서 날씨 등 여건이 괜찮으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모레(24일) 개시하기로 공식 결정했습니다.

[기시다 후미오/일본 총리 : "기상·해상 조건에 지장이 없다면 (오염수 방류 시작은) 8월 24일로 예상됩니다."]

후쿠시마 제1원전의 방사능 오염수는 130만 톤 분량.

2011년 원전 사고 이후 '알프스(ALPS)'라는 다핵종 제거설비로 정화해 보관하고 있습니다.

정화 과정을 거쳤어도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는 그대로 남기 때문에 바닷물로 희석해 해저터널을 통해 방류한다는 게 일본 정부 계획입니다.

도쿄전력은 이번 결정으로 우선 내년 3월까지 3만 천 톤 가량의 오염수가 후쿠시마 앞바다로 방류된다고 밝혔습니다.

[마쓰모토/도쿄전력 임원 : "기기 고장 등 의도치 않게 알프스 처리수의 해양 방류에 우려가 있는 경우에 대비해 이송 설비엔 긴급 차단 밸브를 설치했습니다."]

방류 개시 결정에 집권 자민당은 '적절한 판단'이라고 힘을 실었고, 야당인 일본공산당, 사민당 등은 '용납할 수 없다'며 반발했습니다.

일본 최대 어민단체는 오늘도 "과학적 안전성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해양 방류에 반대한다는 것은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고 다시 한번 밝혔습니다.

전임 스가 총리 내각이 오염수 처분 방식을 '해양 방류'로 결정한지 2년 4개월여 만에, 원전 오염수는 모레부터 약 30년 동안 바다로 흘러나가게 됐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

촬영:안병욱/영상편집:김철/그래픽:서수민/자료조사:이은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