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물러간다”는 ‘처서’ 인데…전국 강한 비, 다시 무더위

입력 2023.08.2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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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위 꺾인다는 '처서'인데...


오늘(23일)은 여름이 가고 더위가 한풀 꺾인다는 '처서(處暑)'입니다.

'처서'는 양력 8월 23일 무렵으로 우리나라의 24절기 중 열네 번 째 절기입니다. 8월 8일인 입추를 시작으로 두 번째 가을 절기인데요, 본격적인 가을의 시작을 맞이하는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더위가 물러간다는 뜻의 그 이름이 이제는 다소 맞지 않는 듯 합니다.

전 지구의 온도가 높아지고, 우리나라의 기후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기상청은 이번 처서가 지난 뒤에도 무더위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 내일까지 천둥·번개 동반 강한 비

오늘 오후 2시의 기상청 레이더 영상. 남북으로 길게 발달한 비구름이 보인다.오늘 오후 2시의 기상청 레이더 영상. 남북으로 길게 발달한 비구름이 보인다.

처서 무렵의 날씨는 한 해 농사의 풍흉을 결정하는 데 중요합니다. 추석과 수확을 앞두고 벼 이삭이 패고 곡식들이 여무는 시기이기 때문인데요. 맑은 날씨와 햇살 속에 영글어야 하는 곡식과 농부에겐 처서에 내리는 '처서비'가 달갑지 않은 존재였습니다.

그런데 어제부터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서해안과 북한 지역에 걸쳐 강하게 발달한 비구름이 천천히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 기단 사이에서 작은 저기압 소용돌이가 만들어져 국지적인 강한 비를 내리고 있다.(기상청 제공)두 기단 사이에서 작은 저기압 소용돌이가 만들어져 국지적인 강한 비를 내리고 있다.(기상청 제공)

기상청은 '서쪽과 동쪽에서 우리나라로 기압계가 점차 압축되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위성과 레이더 합성 영상을 보면, 남서에서 북동 방향으로 길게 발달한 비구름이 보입니다.

한반도 북서쪽에서 다가오는 건조한 성질의 공기와 우리나라에 끝까지 남아 버티고 있는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불어오는 덥고 습한 공기가 만나면서 비구름대가 만들어졌습니다.
이 비구름대는 두 기단 사이에서 정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 이 비구름대(기압골)에 동반된 작은 규모의 저기압 소용돌이가 만들어지며 수도권과 강원 내륙 및 산지, 충청과 전라권, 제주도에는 시간당 30에서 최대 60mm의 강한 비가 쏟아질 거로 예보됐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비는 지역별 편차가 크고 집중되는 시간도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비는 금요일인 25일까지 이어집니다. 내일(24일)은 발달한 저기압이 우리나라로 접근합니다. 이 저기압이 통과하며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겠습니다.

모레인 25일에는 발달한 저기압이 우리나라를 통과해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전망입니다. 우리나라는 저기압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면서 전국에 내리는 비는 금요일부터 차차 그치겠습니다. 다만 동풍의 영향을 받는 동해안 지역에는 비가 더 이어질 가능성이 예보됐습니다. 금요일 오후부터는 날씨가 개고 강한 햇볕이 내리쬐며 대기가 불안정해져 내륙 지역에 소나기가 내릴 거로 예보됐습니다.

모레까지의 예상 강수량. 해안과 수도권, 강원 영서 북부 지역 최대 150mm가 넘는 비가 예보됐다.모레까지의 예상 강수량. 해안과 수도권, 강원 영서 북부 지역 최대 150mm가 넘는 비가 예보됐다.

기상청이 발표한 모레까지의 예상 강수량을 보면,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남 서해안, 호남과 영남 해안과 지리산 부근에 강한 비가 집중되겠고, 해당 지역 많은 곳에는 최대 150mm가 넘는 비가 예보됐습니다.

짧은 시간에 강한 비가 예상되는 만큼, 하천 주변이나 저지대의 침수 우려 지역에서는 비 피해 없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또, 강하게 발달한 비구름은 천둥과 번개를 동반할 수 있어 가까운 곳에서 천둥소리가 들리면 빠르게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합니다.

■ 주말, 다시 기온 오르며 무더위 가능성

이번 비로 전국에 내려진 폭염특보는 차차 완화되거나 해제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로 덥고 습한 공기가 유입되며 도심과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는 비가 이어지는 동안에도 열대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모레(25일), 비가 그치며 전국 대부분 지역의 최고 체감온도가 30도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분석됐다.(기상청 제공)모레(25일), 비가 그치며 전국 대부분 지역의 최고 체감온도가 30도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분석됐다.(기상청 제공)

비가 그치는 모레(25일) 오후부터 다시 기온이 오를 전망입니다. 25일의 최고 체감온도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30도를 웃돌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기상청은 비가 그친 뒤 내륙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무더위가 나타나겠고, 주말에도 대체로 맑거나 구름만 많은 날씨가 이어지며 폭염 특보가 다시 발표될 가능성이 있겠다고 밝혔습니다. 주말 동안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기온은 26~32도로 예보됐습니다.

■ 다음 주, 비 소식 이어져...'가을 장마'? '2차 장마'?

다음 주에는 우리나라로 영향을 주던 북태평양고기압이 일본 동쪽까지 물러납니다. 고기압이 물러난 우리나라는 다음 주 월요일(28일)과 화요일(29일) 중국 상하이 부근에서 접근하는 저기압과 이에 동반된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전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이번 주에 이어 다음 주에도 비 소식이 길게 이어지며 '2차 장마', '2차 우기'가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언제부턴가 '가을장마'라는 표현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상청은 '2차 장마'라는 표현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장마'는 6월~7월말이나 8월초라는 시기적인 의미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9월을 바라보는 지금은 '장마'라는 표현이 맞지 않는다는 겁니다.

하지만 정체전선을 동반한 비는 여름철 장마와 비슷한 형태이고 저기압이 우리나라를 통과하며 짧지 않은 시간 비를 내릴 수 있습니다. 관건은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저기압의 발달 정도입니다. 저기압의 세력에 따라 강수량과 강수 지속 시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상청은 아직은 변동성이 있다면서 수시브리핑을 통해 소통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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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23 15: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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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위 꺾인다는 '처서'인데...


오늘(23일)은 여름이 가고 더위가 한풀 꺾인다는 '처서(處暑)'입니다.

'처서'는 양력 8월 23일 무렵으로 우리나라의 24절기 중 열네 번 째 절기입니다. 8월 8일인 입추를 시작으로 두 번째 가을 절기인데요, 본격적인 가을의 시작을 맞이하는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더위가 물러간다는 뜻의 그 이름이 이제는 다소 맞지 않는 듯 합니다.

전 지구의 온도가 높아지고, 우리나라의 기후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기상청은 이번 처서가 지난 뒤에도 무더위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 내일까지 천둥·번개 동반 강한 비

오늘 오후 2시의 기상청 레이더 영상. 남북으로 길게 발달한 비구름이 보인다.
처서 무렵의 날씨는 한 해 농사의 풍흉을 결정하는 데 중요합니다. 추석과 수확을 앞두고 벼 이삭이 패고 곡식들이 여무는 시기이기 때문인데요. 맑은 날씨와 햇살 속에 영글어야 하는 곡식과 농부에겐 처서에 내리는 '처서비'가 달갑지 않은 존재였습니다.

그런데 어제부터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서해안과 북한 지역에 걸쳐 강하게 발달한 비구름이 천천히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 기단 사이에서 작은 저기압 소용돌이가 만들어져 국지적인 강한 비를 내리고 있다.(기상청 제공)
기상청은 '서쪽과 동쪽에서 우리나라로 기압계가 점차 압축되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위성과 레이더 합성 영상을 보면, 남서에서 북동 방향으로 길게 발달한 비구름이 보입니다.

한반도 북서쪽에서 다가오는 건조한 성질의 공기와 우리나라에 끝까지 남아 버티고 있는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불어오는 덥고 습한 공기가 만나면서 비구름대가 만들어졌습니다.
이 비구름대는 두 기단 사이에서 정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 이 비구름대(기압골)에 동반된 작은 규모의 저기압 소용돌이가 만들어지며 수도권과 강원 내륙 및 산지, 충청과 전라권, 제주도에는 시간당 30에서 최대 60mm의 강한 비가 쏟아질 거로 예보됐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비는 지역별 편차가 크고 집중되는 시간도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비는 금요일인 25일까지 이어집니다. 내일(24일)은 발달한 저기압이 우리나라로 접근합니다. 이 저기압이 통과하며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겠습니다.

모레인 25일에는 발달한 저기압이 우리나라를 통과해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전망입니다. 우리나라는 저기압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면서 전국에 내리는 비는 금요일부터 차차 그치겠습니다. 다만 동풍의 영향을 받는 동해안 지역에는 비가 더 이어질 가능성이 예보됐습니다. 금요일 오후부터는 날씨가 개고 강한 햇볕이 내리쬐며 대기가 불안정해져 내륙 지역에 소나기가 내릴 거로 예보됐습니다.

모레까지의 예상 강수량. 해안과 수도권, 강원 영서 북부 지역 최대 150mm가 넘는 비가 예보됐다.
기상청이 발표한 모레까지의 예상 강수량을 보면, 서울 등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남 서해안, 호남과 영남 해안과 지리산 부근에 강한 비가 집중되겠고, 해당 지역 많은 곳에는 최대 150mm가 넘는 비가 예보됐습니다.

짧은 시간에 강한 비가 예상되는 만큼, 하천 주변이나 저지대의 침수 우려 지역에서는 비 피해 없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또, 강하게 발달한 비구름은 천둥과 번개를 동반할 수 있어 가까운 곳에서 천둥소리가 들리면 빠르게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합니다.

■ 주말, 다시 기온 오르며 무더위 가능성

이번 비로 전국에 내려진 폭염특보는 차차 완화되거나 해제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로 덥고 습한 공기가 유입되며 도심과 해안 지역을 중심으로는 비가 이어지는 동안에도 열대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모레(25일), 비가 그치며 전국 대부분 지역의 최고 체감온도가 30도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분석됐다.(기상청 제공)
비가 그치는 모레(25일) 오후부터 다시 기온이 오를 전망입니다. 25일의 최고 체감온도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30도를 웃돌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기상청은 비가 그친 뒤 내륙과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무더위가 나타나겠고, 주말에도 대체로 맑거나 구름만 많은 날씨가 이어지며 폭염 특보가 다시 발표될 가능성이 있겠다고 밝혔습니다. 주말 동안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기온은 26~32도로 예보됐습니다.

■ 다음 주, 비 소식 이어져...'가을 장마'? '2차 장마'?

다음 주에는 우리나라로 영향을 주던 북태평양고기압이 일본 동쪽까지 물러납니다. 고기압이 물러난 우리나라는 다음 주 월요일(28일)과 화요일(29일) 중국 상하이 부근에서 접근하는 저기압과 이에 동반된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전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이번 주에 이어 다음 주에도 비 소식이 길게 이어지며 '2차 장마', '2차 우기'가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언제부턴가 '가을장마'라는 표현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상청은 '2차 장마'라는 표현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장마'는 6월~7월말이나 8월초라는 시기적인 의미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9월을 바라보는 지금은 '장마'라는 표현이 맞지 않는다는 겁니다.

하지만 정체전선을 동반한 비는 여름철 장마와 비슷한 형태이고 저기압이 우리나라를 통과하며 짧지 않은 시간 비를 내릴 수 있습니다. 관건은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저기압의 발달 정도입니다. 저기압의 세력에 따라 강수량과 강수 지속 시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상청은 아직은 변동성이 있다면서 수시브리핑을 통해 소통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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