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 “북한과 협상의 문 열려있어”
입력 2023.08.24 (07:01)
수정 2023.08.24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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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중구 미국 대사관저 ‘하비브 하우스’에서 한국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는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사진공동취재단]
지난해 7월 한국에 부임한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가 23일 서울 중구 미국 대사관저에서 부임 1년여 만에 첫 공개 기자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지난 18일(미국 현지시간) 진행된 한미일 정상회의 결과를 전달하고 의미를 설명하는 자리였는데, 그 밖에도 한일 관계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설명을 이어갔습니다.
특히 골드버그 대사는 북한 문제에 비교적 강경한 입장을 가진 인사로 분류되는 만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와 한미일 공조를 통한 대북 대응을 강조했는데, 그러면서도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은 열어뒀습니다.
1시간가량 진행된 기자간담회, 핵심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 '대북제재통' 정통 외교관…"북한이 대화 제안 거절"
골드버그 대사는 2009년 6월부터 약 1년간 미국 국무부 유엔 대북제재 이행 담당 조정관을 지냈습니다.
당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1874호와 1718호 등을 총괄하며 중국에 제재 이행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만큼, 북한에 대한 억제력을 강조하는 발언이 눈길을 끕니다.
골드버그 대사는 "조금 전에도 민방위 훈련을 했는데, 우리가 언제나 도발과 위협에 노출돼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며 "북한의 지속적인 위협과 도발에 한미일 3국이 협력한다면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정찰위성 추가 발사를 예고한 데 대해서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배"라며 "위험하고 불법적인 도발"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이어 " 그런 이유로 대북 제재는 지속돼야 한다"며 "사이버 범죄 단속과 IT 노동자 해외 파견에 대해서도 제재와 단속이 지속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묻자 골드버그 대사는 " 북한은 아무런 조건 없이 대화하자는 우리의 제안을 거절했다"면서도 "북한이 선택만 한다면 협상이 재개될 문은 열려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18일 한미일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 (출처:연합뉴스)
■ "한일, 미래 향해 진전해야…오염수 방류 한미 입장 일치"
골드버그 대사는 일본에 대한 한국 내 부정적인 인식과 관련해 " 강제동원이 일제강점기에 벌어진 매우 고통스럽고 끔찍한 참상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강제동원 등) 이슈를 무시하자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이면서도 "캠프 데이비드의 논리는 공동의 가치와 이해관계를 가진 두 현대적인 민주국가라면 앞으로 미래를 향해 진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24일로 예정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는 "한국과 미국의 입장이 같다"며 " 우리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있어 일본이 전 세계적으로 용인되는 과학적인 과정을 따랐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거기에 만족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이번 3국 정상회의 결과 한일이 군사동맹에 준하는 관계를 맺었다는 일각의 시각 등에 대해서는 "먼저 이것은 군사동맹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그는 "미국은 한국 및 일본과 각각 상호방위조약을 맺었다"며 "이번 3국 정상회의는 새로운 형태의 안보협력체라고 보시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우리는 이것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우리의 한반도에 대한 공약은 지금 새로 생긴 이 3자 공약과는 전혀 별개의 것이고, 한일간의 어떤 군사동맹을 맺었다고 절대 보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 "북-러 무기 거래, 국제법 위반"…중국·러시아 비판
이미 공개된 것처럼, 3국 정상은 '캠프 데이비드 정신' 공동성명에서 러시아와 중국을 언급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당화될 수 없고 잔혹한 침략 전쟁"으로 표현하거나, 남중국해 분쟁을 "최근 우리가 목격한 남중국해에서의 중화인민공화국에 의한 불법적 해상 영유권 주장을 뒷받침하는 위험하고 공격적인 행동"으로 명시한 부분입니다.
이에 중국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는데, 골드버그 대사는 이 문구를 "3국이 협의해서 명시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사는 "(중국의 남중국해에서의 활동은) 굉장히 도발적인 행위이고 벌어져서는 안 될 일"이라며 "3국 모두가 중국을 명시하기로 합의한 것이고 그럴 필요가 있다고 합의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것이 중국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굉장히 중요한 원칙들, 즉 한국이 사드 배치 이후에 겪었던 경제적 강압이나 항행의 자유 등 중요한 원칙들을 우리가 언급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러시아에 대해서는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서 투표를 통해 대북 제재를 통과시켰지만 스스로 지키고 있지 않다"며 "북한과 무기도 거래했고, 군사 협력까지 하려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정말 국제법의 모든 측면을 다 어기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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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3-08-24 07:01:41
- 수정2023-08-24 07:25:40
지난해 7월 한국에 부임한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가 23일 서울 중구 미국 대사관저에서 부임 1년여 만에 첫 공개 기자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지난 18일(미국 현지시간) 진행된 한미일 정상회의 결과를 전달하고 의미를 설명하는 자리였는데, 그 밖에도 한일 관계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설명을 이어갔습니다.
특히 골드버그 대사는 북한 문제에 비교적 강경한 입장을 가진 인사로 분류되는 만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와 한미일 공조를 통한 대북 대응을 강조했는데, 그러면서도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은 열어뒀습니다.
1시간가량 진행된 기자간담회, 핵심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 '대북제재통' 정통 외교관…"북한이 대화 제안 거절"
골드버그 대사는 2009년 6월부터 약 1년간 미국 국무부 유엔 대북제재 이행 담당 조정관을 지냈습니다.
당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1874호와 1718호 등을 총괄하며 중국에 제재 이행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만큼, 북한에 대한 억제력을 강조하는 발언이 눈길을 끕니다.
골드버그 대사는 "조금 전에도 민방위 훈련을 했는데, 우리가 언제나 도발과 위협에 노출돼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며 "북한의 지속적인 위협과 도발에 한미일 3국이 협력한다면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정찰위성 추가 발사를 예고한 데 대해서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배"라며 "위험하고 불법적인 도발"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이어 " 그런 이유로 대북 제재는 지속돼야 한다"며 "사이버 범죄 단속과 IT 노동자 해외 파견에 대해서도 제재와 단속이 지속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묻자 골드버그 대사는 " 북한은 아무런 조건 없이 대화하자는 우리의 제안을 거절했다"면서도 "북한이 선택만 한다면 협상이 재개될 문은 열려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한일, 미래 향해 진전해야…오염수 방류 한미 입장 일치"
골드버그 대사는 일본에 대한 한국 내 부정적인 인식과 관련해 " 강제동원이 일제강점기에 벌어진 매우 고통스럽고 끔찍한 참상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강제동원 등) 이슈를 무시하자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이면서도 "캠프 데이비드의 논리는 공동의 가치와 이해관계를 가진 두 현대적인 민주국가라면 앞으로 미래를 향해 진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24일로 예정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는 "한국과 미국의 입장이 같다"며 " 우리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있어 일본이 전 세계적으로 용인되는 과학적인 과정을 따랐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거기에 만족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이번 3국 정상회의 결과 한일이 군사동맹에 준하는 관계를 맺었다는 일각의 시각 등에 대해서는 "먼저 이것은 군사동맹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그는 "미국은 한국 및 일본과 각각 상호방위조약을 맺었다"며 "이번 3국 정상회의는 새로운 형태의 안보협력체라고 보시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우리는 이것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우리의 한반도에 대한 공약은 지금 새로 생긴 이 3자 공약과는 전혀 별개의 것이고, 한일간의 어떤 군사동맹을 맺었다고 절대 보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 "북-러 무기 거래, 국제법 위반"…중국·러시아 비판
이미 공개된 것처럼, 3국 정상은 '캠프 데이비드 정신' 공동성명에서 러시아와 중국을 언급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당화될 수 없고 잔혹한 침략 전쟁"으로 표현하거나, 남중국해 분쟁을 "최근 우리가 목격한 남중국해에서의 중화인민공화국에 의한 불법적 해상 영유권 주장을 뒷받침하는 위험하고 공격적인 행동"으로 명시한 부분입니다.
이에 중국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는데, 골드버그 대사는 이 문구를 "3국이 협의해서 명시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사는 "(중국의 남중국해에서의 활동은) 굉장히 도발적인 행위이고 벌어져서는 안 될 일"이라며 "3국 모두가 중국을 명시하기로 합의한 것이고 그럴 필요가 있다고 합의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것이 중국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굉장히 중요한 원칙들, 즉 한국이 사드 배치 이후에 겪었던 경제적 강압이나 항행의 자유 등 중요한 원칙들을 우리가 언급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도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러시아에 대해서는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서 투표를 통해 대북 제재를 통과시켰지만 스스로 지키고 있지 않다"며 "북한과 무기도 거래했고, 군사 협력까지 하려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정말 국제법의 모든 측면을 다 어기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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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림 기자 gaegu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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