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미국대사 “후쿠시마 가서 생선 사 먹을 것” [특파원 리포트]

입력 2023.08.24 (07:35) 수정 2023.08.24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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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쿠시마 간다는 미국 대사…"생선 사먹을 것"

일본이 오늘(24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두고 미국은 요며칠 간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습니다. 일본의 방류 입장이 나올 때부터 지속적으로 밝혀온 '찬성'입장으로 갈음하는 분위기입니다.

지난달 백악관 브리핑에서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오염수 해양 방류의 안전성을 평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를 "유능한 국제기구의 전문적 분석에 기반한 보고서"라고 평가했습니다. 일본의 계획이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고 밝힌 앞선 한국 정부의 입장에 대해서도 "건설적인 반응"이라고 추켜세웠습니다.

방류 당일인 오늘 일본 본토 내에선 보다 적극적인 미국의 태도가 나왔습니다. 교도통신과 전화인터뷰를 가진 람 이매뉴얼 주일본대사가 오는 31일 후쿠시마현을 직접 방문하겠다고 밝힌 겁니다. 일정에는 식당에서 후쿠시마산 생선을 먹고 수산물 시장을 방문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고 했습니다. 이매뉴얼 대사는 "일본의 절차에 대한 신뢰를 표현하고 지지를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본이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 대사(위)와 “이매뉴얼 주일 미국 대사가 31일에 후쿠시마현 소마시를 방문할 의향을 밝혔다”는 23일자 일본 교도통신 기사(아래)  (사진 출처:미국 국무부, 일본 교도통신 웹페이지)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 대사(위)와 “이매뉴얼 주일 미국 대사가 31일에 후쿠시마현 소마시를 방문할 의향을 밝혔다”는 23일자 일본 교도통신 기사(아래) (사진 출처:미국 국무부, 일본 교도통신 웹페이지)

■ 인접국 아닌 미국의 고민…잉크도 안 마른 '한미일 협력' 깨질라

미국 언론들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소식과 관련해 주로 '안전성이 검증됐다'는 IAEA와 미국 정부의 발표 내용, 주변국들의 반응을 위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는 한국 정부 입장과 한국 내에서 일고 있는 우려 등도 함께 전하고 있습니다. 일본과 지리적으로 떨어져있는 탓에 보도의 비중이 높지는 않은 편입니다.

일부 미국 언론이 주목한 부분은 불과 지난주 한미일 정상들이 모여 관계 강화를 선언한 3국 협력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한일 간의 우호 관계가 확고해지길 원하지만,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에서 바다로 물을 퍼올리기 시작하는 순간 불만을 잠재울 준비가 돼 있는지, 불만을 잠재우려는 준비는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로이터는 일본과 한국의 관료 4명을 인용해 "캠프데이비드 회동 전 일본은 한국의 (오염수에 대한) 정치적 반대를 불러일으키지 않기 위해 방류를 연기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료는 "그게 윤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18일(현지시간) 열린 한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기시다 일본 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18일(현지시간) 열린 한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기시다 일본 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뉴욕타임스는 20일자 보도의 제목을 '일본과 한국의 새로운 우정을 복잡하게 만드는 방사능 오염수'라고 썼습니다. 그러면서 "방류에 대한 한국 내의 계속된 논란이 한미일이 보다 강력한 3국 간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최근 몇 달 간 이룬 진전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 방류 파장에 더 주목…"중국 비판 무모해"

일본 오염수 방류의 영향을 받고 있는 국가들은 미국이 날을 세우고 있는 중국,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공들이는 한국이나 태평양 도서국가들입니다. 미국 언론이 방류의 파장을 더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해설 기사에서 오염수 방류가 안전하다는 견해와 충분한 정보가 부족했다는 상반된 견해를 나란히 실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계획의 안전성보다 투명성이나 감독, 계획이 공표되고 추진되는 방식이 더 우려된다. 폭넓은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지 않다"는 환경단체 관계자의 발언을 기고로 실었습니다.

미국으로선 방류 반대 여론이 높은 아시아 국가들의 정서가 이미 방류를 공식 반대한 중국으로 기울지 않을지에도 주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 대사는 오염수 방류에 대한 중국의 비판에 대해 "무모하다"고 말하고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국제적으로 책임있는 국가로 활동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의 결정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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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24 07:35:21
    • 수정2023-08-24 08:2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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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쿠시마 간다는 미국 대사…"생선 사먹을 것"

일본이 오늘(24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두고 미국은 요며칠 간 별도 입장을 내지 않았습니다. 일본의 방류 입장이 나올 때부터 지속적으로 밝혀온 '찬성'입장으로 갈음하는 분위기입니다.

지난달 백악관 브리핑에서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오염수 해양 방류의 안전성을 평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를 "유능한 국제기구의 전문적 분석에 기반한 보고서"라고 평가했습니다. 일본의 계획이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고 밝힌 앞선 한국 정부의 입장에 대해서도 "건설적인 반응"이라고 추켜세웠습니다.

방류 당일인 오늘 일본 본토 내에선 보다 적극적인 미국의 태도가 나왔습니다. 교도통신과 전화인터뷰를 가진 람 이매뉴얼 주일본대사가 오는 31일 후쿠시마현을 직접 방문하겠다고 밝힌 겁니다. 일정에는 식당에서 후쿠시마산 생선을 먹고 수산물 시장을 방문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고 했습니다. 이매뉴얼 대사는 "일본의 절차에 대한 신뢰를 표현하고 지지를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본이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 대사(위)와 “이매뉴얼 주일 미국 대사가 31일에 후쿠시마현 소마시를 방문할 의향을 밝혔다”는 23일자 일본 교도통신 기사(아래)  (사진 출처:미국 국무부, 일본 교도통신 웹페이지)
■ 인접국 아닌 미국의 고민…잉크도 안 마른 '한미일 협력' 깨질라

미국 언론들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소식과 관련해 주로 '안전성이 검증됐다'는 IAEA와 미국 정부의 발표 내용, 주변국들의 반응을 위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는 한국 정부 입장과 한국 내에서 일고 있는 우려 등도 함께 전하고 있습니다. 일본과 지리적으로 떨어져있는 탓에 보도의 비중이 높지는 않은 편입니다.

일부 미국 언론이 주목한 부분은 불과 지난주 한미일 정상들이 모여 관계 강화를 선언한 3국 협력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한일 간의 우호 관계가 확고해지길 원하지만,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에서 바다로 물을 퍼올리기 시작하는 순간 불만을 잠재울 준비가 돼 있는지, 불만을 잠재우려는 준비는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로이터는 일본과 한국의 관료 4명을 인용해 "캠프데이비드 회동 전 일본은 한국의 (오염수에 대한) 정치적 반대를 불러일으키지 않기 위해 방류를 연기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료는 "그게 윤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18일(현지시간) 열린 한미일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기시다 일본 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뉴욕타임스는 20일자 보도의 제목을 '일본과 한국의 새로운 우정을 복잡하게 만드는 방사능 오염수'라고 썼습니다. 그러면서 "방류에 대한 한국 내의 계속된 논란이 한미일이 보다 강력한 3국 간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최근 몇 달 간 이룬 진전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 방류 파장에 더 주목…"중국 비판 무모해"

일본 오염수 방류의 영향을 받고 있는 국가들은 미국이 날을 세우고 있는 중국,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공들이는 한국이나 태평양 도서국가들입니다. 미국 언론이 방류의 파장을 더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해설 기사에서 오염수 방류가 안전하다는 견해와 충분한 정보가 부족했다는 상반된 견해를 나란히 실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계획의 안전성보다 투명성이나 감독, 계획이 공표되고 추진되는 방식이 더 우려된다. 폭넓은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지 않다"는 환경단체 관계자의 발언을 기고로 실었습니다.

미국으로선 방류 반대 여론이 높은 아시아 국가들의 정서가 이미 방류를 공식 반대한 중국으로 기울지 않을지에도 주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 대사는 오염수 방류에 대한 중국의 비판에 대해 "무모하다"고 말하고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국제적으로 책임있는 국가로 활동하고 있다"며 일본 정부의 결정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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