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 없이 일단 얼려두세요…서울시 ‘난자동결 시술비’ 전국 최초 지원

입력 2023.08.2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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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혼 여성 69.8%, 기혼 여성 64%가 난자 보관 의사"

"조금이라도 건강할 때 미래를 준비하려 '난자동결 시술'을 알아봤는데, 회당 몇백만 원씩 하는 비용에 마음을 먹기가 쉽지 않네요."
- 30대 여성 김 모씨

"제 주변에도 미혼인 친구들이 많아요. 국가 지원 등을 통해 금액만 부담 안 되면, 추후에 아기 갖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난자 동결 시술을 하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30대 여성 신 모씨

당장 출산 계획은 없지만, 건강한 난자를 미리 채취해 얼려뒀다 원하는 시기에 해동해 임신을 시도하려는 여성이 최근 늘고 있습니다.

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혼 여성의 69.8%, 기혼 여성의 64%가 난자 보관 의사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실제로 이 병원에서 진행된 난자 동결 시술 건수는 2015년 72건, 2019년 599건에서 지난해 1,131건으로 증가했습니다.

문제는 시술 비용입니다. 한번에 250~500만 원이 드는 데 현재 건강보험 급여 항목에 해당되지 않아 전액 자비로 부담해야 합니다.


■ 출산율 꼴찌 서울시, 다음 달 '난자 동결 시술비' 지원

합계출산율 0.59명으로 광역자치단체 중 전국 꼴찌인 서울시가, 저출생 대책 가운데 하나로 다음 달 1일부터 난자 동결 시술비 지원에 나섭니다.

난자 채취를 위한 사전 검사·시술비용의 50%, 최대 200만 원까지 지원합니다.

지원 대상은 서울에서 6달 이상 거주한 중위 소득 180% 이하의 20~49살 여성 300명입니다.

재원은 서울시 예산에 더해 손해보험협회에서 기부한 40억 원으로 충당합니다.

■ 서울시 "가임력 보존 지원이 가장 현실적"

많은 출산지원책 중에 난자동결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요.

서울시 관계자는 "가임력 보존을 지원하는 것이 장래 출산 가능성을 높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출산 의사가 없는 여성에게 '이런저런 혜택이 있으니 아이를 낳으세요'라고 하는게 아니라, 아이를 낳을 분명한 의지가 있는 여성에게 의미 있는 지원을 해서 출산율을 끌어올려 보겠다는 것입니다.

서울시는 임신을 원하지만 어려움을 겪는 난임 부부에게도 별도 조건 없이 난임 시술비 최대 22회분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 국회 입법조사처 "사회・윤리・경제적 측면 종합 고려해 접근 필요"

서울시의 정책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난자 동결 시술에 대한 지원 요구가 이어지며, 지자체를 넘어 정부·국회 차원의 검토도 진행 중이기 때문입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 7월 발간한 '2023 국정감사 보건복지위원회 이슈 분석'을 통해 서울시 정책 등을 언급하며 "가임력 보존 위한 난자・정자의 동결 보관 비용에 대하여 공적 재원으로 지원할 것인가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의학적 사유에 의한 난자동결을 공적 재원으로 지원하는 외국 사례는 있으나, 사회적 사유에 의한 난자동결을 지원하는 사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여성의 가임력 보존을 위한 난자동결 시술 지원은 장래 출산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이지만 사회적・윤리적・경제적인 측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난자 동결 시술' 지원을 통해 출생을 늘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보입니다.

다음 달 본격 시작되는 서울시의 '난자 동결 시술' 지원 성패가, 정책 확대를 예측해 볼 수 있는 가늠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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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담 없이 일단 얼려두세요…서울시 ‘난자동결 시술비’ 전국 최초 지원
    • 입력 2023-08-24 10:2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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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혼 여성 69.8%, 기혼 여성 64%가 난자 보관 의사"

"조금이라도 건강할 때 미래를 준비하려 '난자동결 시술'을 알아봤는데, 회당 몇백만 원씩 하는 비용에 마음을 먹기가 쉽지 않네요."
- 30대 여성 김 모씨

"제 주변에도 미혼인 친구들이 많아요. 국가 지원 등을 통해 금액만 부담 안 되면, 추후에 아기 갖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난자 동결 시술을 하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30대 여성 신 모씨

당장 출산 계획은 없지만, 건강한 난자를 미리 채취해 얼려뒀다 원하는 시기에 해동해 임신을 시도하려는 여성이 최근 늘고 있습니다.

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혼 여성의 69.8%, 기혼 여성의 64%가 난자 보관 의사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실제로 이 병원에서 진행된 난자 동결 시술 건수는 2015년 72건, 2019년 599건에서 지난해 1,131건으로 증가했습니다.

문제는 시술 비용입니다. 한번에 250~500만 원이 드는 데 현재 건강보험 급여 항목에 해당되지 않아 전액 자비로 부담해야 합니다.


■ 출산율 꼴찌 서울시, 다음 달 '난자 동결 시술비' 지원

합계출산율 0.59명으로 광역자치단체 중 전국 꼴찌인 서울시가, 저출생 대책 가운데 하나로 다음 달 1일부터 난자 동결 시술비 지원에 나섭니다.

난자 채취를 위한 사전 검사·시술비용의 50%, 최대 200만 원까지 지원합니다.

지원 대상은 서울에서 6달 이상 거주한 중위 소득 180% 이하의 20~49살 여성 300명입니다.

재원은 서울시 예산에 더해 손해보험협회에서 기부한 40억 원으로 충당합니다.

■ 서울시 "가임력 보존 지원이 가장 현실적"

많은 출산지원책 중에 난자동결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요.

서울시 관계자는 "가임력 보존을 지원하는 것이 장래 출산 가능성을 높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출산 의사가 없는 여성에게 '이런저런 혜택이 있으니 아이를 낳으세요'라고 하는게 아니라, 아이를 낳을 분명한 의지가 있는 여성에게 의미 있는 지원을 해서 출산율을 끌어올려 보겠다는 것입니다.

서울시는 임신을 원하지만 어려움을 겪는 난임 부부에게도 별도 조건 없이 난임 시술비 최대 22회분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 국회 입법조사처 "사회・윤리・경제적 측면 종합 고려해 접근 필요"

서울시의 정책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난자 동결 시술에 대한 지원 요구가 이어지며, 지자체를 넘어 정부·국회 차원의 검토도 진행 중이기 때문입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 7월 발간한 '2023 국정감사 보건복지위원회 이슈 분석'을 통해 서울시 정책 등을 언급하며 "가임력 보존 위한 난자・정자의 동결 보관 비용에 대하여 공적 재원으로 지원할 것인가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의학적 사유에 의한 난자동결을 공적 재원으로 지원하는 외국 사례는 있으나, 사회적 사유에 의한 난자동결을 지원하는 사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여성의 가임력 보존을 위한 난자동결 시술 지원은 장래 출산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이지만 사회적・윤리적・경제적인 측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난자 동결 시술' 지원을 통해 출생을 늘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보입니다.

다음 달 본격 시작되는 서울시의 '난자 동결 시술' 지원 성패가, 정책 확대를 예측해 볼 수 있는 가늠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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