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1차 ‘위성’ 실패한 곳에서 또 발사…왜 서두르나?

입력 2023.08.24 (10:42) 수정 2023.08.24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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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위성 사진으로 베일에 싸인 북한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연속 보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미국 상업위성 플래닛랩스의 고해상도 위성 사진을 활용하는데, 지상의 가로 세로 0.5 미터 크기 물체의 식별이 가능한, 기본적인 군용 정찰위성 수준입니다. 대상 선정과 분석 작업은 전문가 자문단을 꾸려 연중 함께 합니다. 이번 순서에서는 북한이 오늘 새벽 위성 발사체를 쏘아 올린 곳, 서해위성발사장의 발사 직전 모습을 살펴봅니다.

■ 북한 '우주 발사체' 발사 전 포착된 서해위성발사장 모습은?

북한이 오늘 새벽 3시 50분쯤 북한이 남쪽 방향으로 '북한 주장 우주발사체'를 발사했다가 실패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습니다.

지난 5월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천리마 1호'를 발사하고 실패한 뒤 85일 만에 2차 발사를 시도한 겁니다.

합참은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위성을 발사한 것으로 봤습니다.

서해위성발사장은 2009년 완공됐습니다. 자동식 개폐 장치가 장착된 67m 높이의 발사대와 로켓 조립 시설 등
현대화된 시설을 갖춘 북한 최대 규모의 미사일 발사장으로 평가됩니다. 북한은 이곳에서 2012년 4월과 12월 '은하 3호'를, 2016년 2월에는 광명성 4호를 쏘아 올리는 등 장거리 로켓을 잇달아 발사했습니다.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동창리 폐쇄 약속을 받아내면서 한때 문을 닫았지만,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나면서 다시 가동에 들어갔습니다.

특히 지난 3월부터 서해발사장 약 3km에 떨어진 해안가에 새로운 발사장이 빠른 속도로 지어졌습니다. 북한은 5월 31일 새 발사대를 이용해 '천리마 1형'를 발사했습니다.


위성 발사 전 플래닛랩스에 마지막으로 발사장의 모습이 고화질로 찍힌 건 8월 17일입니다. 발사 일주일 전인데, 이때 위성사진을 보면 기존 발사장은 별다른 발사 움직임이 보이지 않습니다. 기존 발사장의 경우 겐트리타워(발사대)가 작업장에서 떨어져 나와 있고, 작업장은 비어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또 발사대 아래쪽 추진체 저장소도 아직 건설이 끝나지 않았다고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분석했습니다.


반면 새 발사장의 경우, 발사대에 작업 덮개가 씌워져 있어서 그 안에서 발사체 조립과 측정 작업이 진행이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합참은 북한이 새 발사장에서 발사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 "새 발사대에서 발사"…1차 발사 때와 유사한 방식 고수

5월 31일에 북한이 새로 지은 발사대에서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하고 실패했기 때문에, 2차 발사는 과거 발사 성공 경험이 있는 기존 발사대에서 할 거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북한이 이번에도 새 발사대를 사용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1차 발사 때 실패한 발사체 '천리마'와 위성 '만리경'을 그대로 다시 사용했습니다.

제원과 발사 경로, 발사 시간 등도 1차 발사 때와 유사합니다.

1차 발사의 실패 원인을 사소한 오류로 판단하고 빠르게 보완해 2차 발사를 서둘렀다가 실패한 것으로 보이는데, 근본적 오류가 있을 가능성을 간과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중구 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통 위성 발사 실패의 원인을 찾고 재발사하는데 1년 정도 걸리지만, 북한은 3개월 만에 발사하며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은 한미 연합연습 기간에 무력 시위를 하는 동시에 9월 9일 정권수립 75주년을 앞두고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 발사를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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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3-08-24 11:5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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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우주 발사체' 발사 전 포착된 서해위성발사장 모습은?

북한이 오늘 새벽 3시 50분쯤 북한이 남쪽 방향으로 '북한 주장 우주발사체'를 발사했다가 실패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습니다.

지난 5월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천리마 1호'를 발사하고 실패한 뒤 85일 만에 2차 발사를 시도한 겁니다.

합참은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위성을 발사한 것으로 봤습니다.

서해위성발사장은 2009년 완공됐습니다. 자동식 개폐 장치가 장착된 67m 높이의 발사대와 로켓 조립 시설 등
현대화된 시설을 갖춘 북한 최대 규모의 미사일 발사장으로 평가됩니다. 북한은 이곳에서 2012년 4월과 12월 '은하 3호'를, 2016년 2월에는 광명성 4호를 쏘아 올리는 등 장거리 로켓을 잇달아 발사했습니다.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동창리 폐쇄 약속을 받아내면서 한때 문을 닫았지만,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나면서 다시 가동에 들어갔습니다.

특히 지난 3월부터 서해발사장 약 3km에 떨어진 해안가에 새로운 발사장이 빠른 속도로 지어졌습니다. 북한은 5월 31일 새 발사대를 이용해 '천리마 1형'를 발사했습니다.


위성 발사 전 플래닛랩스에 마지막으로 발사장의 모습이 고화질로 찍힌 건 8월 17일입니다. 발사 일주일 전인데, 이때 위성사진을 보면 기존 발사장은 별다른 발사 움직임이 보이지 않습니다. 기존 발사장의 경우 겐트리타워(발사대)가 작업장에서 떨어져 나와 있고, 작업장은 비어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또 발사대 아래쪽 추진체 저장소도 아직 건설이 끝나지 않았다고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분석했습니다.


반면 새 발사장의 경우, 발사대에 작업 덮개가 씌워져 있어서 그 안에서 발사체 조립과 측정 작업이 진행이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합참은 북한이 새 발사장에서 발사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 "새 발사대에서 발사"…1차 발사 때와 유사한 방식 고수

5월 31일에 북한이 새로 지은 발사대에서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하고 실패했기 때문에, 2차 발사는 과거 발사 성공 경험이 있는 기존 발사대에서 할 거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북한이 이번에도 새 발사대를 사용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1차 발사 때 실패한 발사체 '천리마'와 위성 '만리경'을 그대로 다시 사용했습니다.

제원과 발사 경로, 발사 시간 등도 1차 발사 때와 유사합니다.

1차 발사의 실패 원인을 사소한 오류로 판단하고 빠르게 보완해 2차 발사를 서둘렀다가 실패한 것으로 보이는데, 근본적 오류가 있을 가능성을 간과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중구 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통 위성 발사 실패의 원인을 찾고 재발사하는데 1년 정도 걸리지만, 북한은 3개월 만에 발사하며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은 한미 연합연습 기간에 무력 시위를 하는 동시에 9월 9일 정권수립 75주년을 앞두고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 발사를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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