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위성 얘기하다 갑자기?…오염수 공방전 된 유엔회의 [특파원 리포트]

입력 2023.08.26 (09:19) 수정 2023.08.26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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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군사 정찰 위성'이라고 주장하는 우주발사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5일(현지 시간)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도 참석했습니다.

미사일 발사는 자위권이자 북한의 주권사항이고, 안보리 결의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한 김성 대사는 갑자기 일본을 거론하기 시작했습니다. 북한에 적대적인 국가들을 거론하던 중 "일본이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으로 인류의 안전과 안보, 생태 환경을 극도로 위협하고 있다"면서 "일본의 극악무도한 반인륜적 범죄를 규탄한다"고 발언한 겁니다.

늘 그렇듯 중국과 러시아의 북한 옹호로 결론 없이 끝나는 듯 했던 북한 발사체 관련 안보리 회의는 갑작스런 일본의 추가 발언권 신청으로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이시카네 기미히로 주유엔 일본대사는 "북한이 오늘 주제와 관련없는 얘길 했는데, 분명히 언급해두고 싶다"며 "(오염수 문제가) 정치적 논의의 대상이 돼선 안 된다. 과학적 근거가 없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일본은 과학적 증거에 기반한 정보 제공을 통해 투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위성 관련 유엔 안보리 회의에 참석한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좌), 이시카네 가즈히로 주유엔 일본대사(가운데), 겅솽 주유엔 중국 부대사(우)  (사진 출처: 유엔TV)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위성 관련 유엔 안보리 회의에 참석한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좌), 이시카네 가즈히로 주유엔 일본대사(가운데), 겅솽 주유엔 중국 부대사(우) (사진 출처: 유엔TV)

그러자 이번에는 중국이 추가 발언을 신청했습니다.

겅솽 주유엔 중국 부대사는 "중국은 일본이 국제사회의 반대를 무시하고 여론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원전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해 전 세계에 핵 위협을 전가하는 것에 강력히 반대한다"면서, "원전 오염수를 인위적으로 해양 방류한 건 전례도 없고 지금까지 기준도 없었다. 건강과 환경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북한도 다시 한번 나섰습니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일본 대사의 발언 몇 가지는 정정돼야 한다"며, "핵 오염수 해양 방류는 유엔 안보리의 의무와 직결된 문제다. 핵 오염수 해양 방류는 해양 생태 환경을 파괴하고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명백한 범죄"라고 재차 반복했습니다.

오염수 해양 방류가 진행 중인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오염수 해양 방류가 진행 중인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일본 대사는 재반박을 신청했습니다.

이시카네 주유엔 일본대사는 다시 한번 이 문제는 이 자리에서 논의할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희석을 통해 방출된 물은 삼중수소를 포함해도 규제 기준보다 훨씬 낮을 것이며, 발전소에서 3km 이상 떨어진 곳에서는 삼중수소 및 기타 핵종의 농도가 이미 바닷물에서 발견돼 온 것과 동일할 것"이라고 다시 한번 일본 정부가 내세우는 근거를 반복했습니다.

결론도 못 내린 위성 발사를 논의하는 회의에 갑자기 끼어든 '오염수 공방'이 더 치열했던 셈입니다.

한국 측은 오염수 관련 발언을 하지 않았습니다. 순회의장국으로 회의를 주재한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도 별도 발언이 없었습니다. 다만 회의가 끝난 뒤 황준국 주유엔대사가 이시카네 주일본 유엔대사 쪽으로 다가가 두 대사가 서로 등을 토닥이며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유엔TV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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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3-08-26 13:3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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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군사 정찰 위성'이라고 주장하는 우주발사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5일(현지 시간)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도 참석했습니다.

미사일 발사는 자위권이자 북한의 주권사항이고, 안보리 결의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한 김성 대사는 갑자기 일본을 거론하기 시작했습니다. 북한에 적대적인 국가들을 거론하던 중 "일본이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으로 인류의 안전과 안보, 생태 환경을 극도로 위협하고 있다"면서 "일본의 극악무도한 반인륜적 범죄를 규탄한다"고 발언한 겁니다.

늘 그렇듯 중국과 러시아의 북한 옹호로 결론 없이 끝나는 듯 했던 북한 발사체 관련 안보리 회의는 갑작스런 일본의 추가 발언권 신청으로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이시카네 기미히로 주유엔 일본대사는 "북한이 오늘 주제와 관련없는 얘길 했는데, 분명히 언급해두고 싶다"며 "(오염수 문제가) 정치적 논의의 대상이 돼선 안 된다. 과학적 근거가 없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일본은 과학적 증거에 기반한 정보 제공을 통해 투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북한 위성 관련 유엔 안보리 회의에 참석한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좌), 이시카네 가즈히로 주유엔 일본대사(가운데), 겅솽 주유엔 중국 부대사(우)  (사진 출처: 유엔TV)
그러자 이번에는 중국이 추가 발언을 신청했습니다.

겅솽 주유엔 중국 부대사는 "중국은 일본이 국제사회의 반대를 무시하고 여론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원전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해 전 세계에 핵 위협을 전가하는 것에 강력히 반대한다"면서, "원전 오염수를 인위적으로 해양 방류한 건 전례도 없고 지금까지 기준도 없었다. 건강과 환경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북한도 다시 한번 나섰습니다.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일본 대사의 발언 몇 가지는 정정돼야 한다"며, "핵 오염수 해양 방류는 유엔 안보리의 의무와 직결된 문제다. 핵 오염수 해양 방류는 해양 생태 환경을 파괴하고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명백한 범죄"라고 재차 반복했습니다.

오염수 해양 방류가 진행 중인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일본 대사는 재반박을 신청했습니다.

이시카네 주유엔 일본대사는 다시 한번 이 문제는 이 자리에서 논의할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희석을 통해 방출된 물은 삼중수소를 포함해도 규제 기준보다 훨씬 낮을 것이며, 발전소에서 3km 이상 떨어진 곳에서는 삼중수소 및 기타 핵종의 농도가 이미 바닷물에서 발견돼 온 것과 동일할 것"이라고 다시 한번 일본 정부가 내세우는 근거를 반복했습니다.

결론도 못 내린 위성 발사를 논의하는 회의에 갑자기 끼어든 '오염수 공방'이 더 치열했던 셈입니다.

한국 측은 오염수 관련 발언을 하지 않았습니다. 순회의장국으로 회의를 주재한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도 별도 발언이 없었습니다. 다만 회의가 끝난 뒤 황준국 주유엔대사가 이시카네 주일본 유엔대사 쪽으로 다가가 두 대사가 서로 등을 토닥이며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유엔TV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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