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는 들어갈 수도 나올 수도 없는 섬…‘소송전’으로
입력 2023.08.29 (06:42)
수정 2023.08.29 (06:5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와상 장애인보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휠체어 장애인에게도, 휴가는 '고된 여정'일뿐입니다.
배를 타려면 거부당하기 일쑤, 겨우 탄다고 해도, 차량들이 실리는 칸에 '얻어' 타야하는 상황입니다.
결국 장애인들이 '소송전'까지 가게 됐습니다.
이어서 최민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뇌병변 장애인 서명석 씨가 당일치기 여행 명소 장봉도로 떠나봤습니다.
항구 검표소에서부터 '벽'을 마주합니다.
[검표소 관계자/음성변조 : "(객실) 안에 같이 못 들어가요. 휠체어요."]
배에 오른 뒤에도 매 순간이 난관입니다.
객실이 있는 2층까지 가는 길은 오직 계단 뿐입니다.
[선착장 관계자/음성변조 : "엘리베이터나 이런 게 없어요. 이쪽(2층) 객실을 가시려면 계단을 이용하셔야 하고요."]
차량들이 실리는 갑판 한 켠, 작은 대기실을 안내받았지만, 한 뼘 남짓 문턱이 가로막습니다.
서 씨의 발이나 다름없는 휠체어는 차량이 오가는 공간에 그대로 방치해야 합니다.
갑판에 다시 나와보니 비바람과 귀를 찢는 엔진 소리에 시달립니다.
[서명석/뇌병변 장애인 : "중증 장애인도 (같은 돈을 낸) 고객인데..."]
중증 지체장애인 이도건 씨는 한 차례 거부를 당한 뒤 2개월 만에 승선 기회를 얻었지만, 어떤 안전 장치도 없어 아찔한 상황을 스스로 감내해야 했습니다.
[이도건/중증 지체장애인 : "휠체어는 물론 유모차까지 함부로 들어서 옮기는..."]
현행법은 여객선에 휠체어 승강설비와 휠체어 보관함 등을 설치하라 규정합니다.
그러나 여객선의 관련 시설 설치율은 37% 수준.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입니다.
이들은 결국 국가와 제주의 한 여객선 회사를 상대로 장애인 차별 구제 소송을 냈습니다.
[이도건/중증 지체장애인 : "지금 바뀌지 않으면, 내일도 내년도 혹은 십 년 후에도 바뀌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선박이 필수 교통수단인 섬에 사는 사람은 약 150만 명.
이 중 5%인 7만 5천 명이 장애인입니다.
KBS 뉴스 최민영입니다.
촬영기자:정준희/영상편집:김종선/그래픽:채상우
와상 장애인보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휠체어 장애인에게도, 휴가는 '고된 여정'일뿐입니다.
배를 타려면 거부당하기 일쑤, 겨우 탄다고 해도, 차량들이 실리는 칸에 '얻어' 타야하는 상황입니다.
결국 장애인들이 '소송전'까지 가게 됐습니다.
이어서 최민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뇌병변 장애인 서명석 씨가 당일치기 여행 명소 장봉도로 떠나봤습니다.
항구 검표소에서부터 '벽'을 마주합니다.
[검표소 관계자/음성변조 : "(객실) 안에 같이 못 들어가요. 휠체어요."]
배에 오른 뒤에도 매 순간이 난관입니다.
객실이 있는 2층까지 가는 길은 오직 계단 뿐입니다.
[선착장 관계자/음성변조 : "엘리베이터나 이런 게 없어요. 이쪽(2층) 객실을 가시려면 계단을 이용하셔야 하고요."]
차량들이 실리는 갑판 한 켠, 작은 대기실을 안내받았지만, 한 뼘 남짓 문턱이 가로막습니다.
서 씨의 발이나 다름없는 휠체어는 차량이 오가는 공간에 그대로 방치해야 합니다.
갑판에 다시 나와보니 비바람과 귀를 찢는 엔진 소리에 시달립니다.
[서명석/뇌병변 장애인 : "중증 장애인도 (같은 돈을 낸) 고객인데..."]
중증 지체장애인 이도건 씨는 한 차례 거부를 당한 뒤 2개월 만에 승선 기회를 얻었지만, 어떤 안전 장치도 없어 아찔한 상황을 스스로 감내해야 했습니다.
[이도건/중증 지체장애인 : "휠체어는 물론 유모차까지 함부로 들어서 옮기는..."]
현행법은 여객선에 휠체어 승강설비와 휠체어 보관함 등을 설치하라 규정합니다.
그러나 여객선의 관련 시설 설치율은 37% 수준.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입니다.
이들은 결국 국가와 제주의 한 여객선 회사를 상대로 장애인 차별 구제 소송을 냈습니다.
[이도건/중증 지체장애인 : "지금 바뀌지 않으면, 내일도 내년도 혹은 십 년 후에도 바뀌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선박이 필수 교통수단인 섬에 사는 사람은 약 150만 명.
이 중 5%인 7만 5천 명이 장애인입니다.
KBS 뉴스 최민영입니다.
촬영기자:정준희/영상편집:김종선/그래픽:채상우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휠체어는 들어갈 수도 나올 수도 없는 섬…‘소송전’으로
-
- 입력 2023-08-29 06:42:38
- 수정2023-08-29 06:53:48
[앵커]
와상 장애인보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휠체어 장애인에게도, 휴가는 '고된 여정'일뿐입니다.
배를 타려면 거부당하기 일쑤, 겨우 탄다고 해도, 차량들이 실리는 칸에 '얻어' 타야하는 상황입니다.
결국 장애인들이 '소송전'까지 가게 됐습니다.
이어서 최민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뇌병변 장애인 서명석 씨가 당일치기 여행 명소 장봉도로 떠나봤습니다.
항구 검표소에서부터 '벽'을 마주합니다.
[검표소 관계자/음성변조 : "(객실) 안에 같이 못 들어가요. 휠체어요."]
배에 오른 뒤에도 매 순간이 난관입니다.
객실이 있는 2층까지 가는 길은 오직 계단 뿐입니다.
[선착장 관계자/음성변조 : "엘리베이터나 이런 게 없어요. 이쪽(2층) 객실을 가시려면 계단을 이용하셔야 하고요."]
차량들이 실리는 갑판 한 켠, 작은 대기실을 안내받았지만, 한 뼘 남짓 문턱이 가로막습니다.
서 씨의 발이나 다름없는 휠체어는 차량이 오가는 공간에 그대로 방치해야 합니다.
갑판에 다시 나와보니 비바람과 귀를 찢는 엔진 소리에 시달립니다.
[서명석/뇌병변 장애인 : "중증 장애인도 (같은 돈을 낸) 고객인데..."]
중증 지체장애인 이도건 씨는 한 차례 거부를 당한 뒤 2개월 만에 승선 기회를 얻었지만, 어떤 안전 장치도 없어 아찔한 상황을 스스로 감내해야 했습니다.
[이도건/중증 지체장애인 : "휠체어는 물론 유모차까지 함부로 들어서 옮기는..."]
현행법은 여객선에 휠체어 승강설비와 휠체어 보관함 등을 설치하라 규정합니다.
그러나 여객선의 관련 시설 설치율은 37% 수준.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입니다.
이들은 결국 국가와 제주의 한 여객선 회사를 상대로 장애인 차별 구제 소송을 냈습니다.
[이도건/중증 지체장애인 : "지금 바뀌지 않으면, 내일도 내년도 혹은 십 년 후에도 바뀌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선박이 필수 교통수단인 섬에 사는 사람은 약 150만 명.
이 중 5%인 7만 5천 명이 장애인입니다.
KBS 뉴스 최민영입니다.
촬영기자:정준희/영상편집:김종선/그래픽:채상우
와상 장애인보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휠체어 장애인에게도, 휴가는 '고된 여정'일뿐입니다.
배를 타려면 거부당하기 일쑤, 겨우 탄다고 해도, 차량들이 실리는 칸에 '얻어' 타야하는 상황입니다.
결국 장애인들이 '소송전'까지 가게 됐습니다.
이어서 최민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뇌병변 장애인 서명석 씨가 당일치기 여행 명소 장봉도로 떠나봤습니다.
항구 검표소에서부터 '벽'을 마주합니다.
[검표소 관계자/음성변조 : "(객실) 안에 같이 못 들어가요. 휠체어요."]
배에 오른 뒤에도 매 순간이 난관입니다.
객실이 있는 2층까지 가는 길은 오직 계단 뿐입니다.
[선착장 관계자/음성변조 : "엘리베이터나 이런 게 없어요. 이쪽(2층) 객실을 가시려면 계단을 이용하셔야 하고요."]
차량들이 실리는 갑판 한 켠, 작은 대기실을 안내받았지만, 한 뼘 남짓 문턱이 가로막습니다.
서 씨의 발이나 다름없는 휠체어는 차량이 오가는 공간에 그대로 방치해야 합니다.
갑판에 다시 나와보니 비바람과 귀를 찢는 엔진 소리에 시달립니다.
[서명석/뇌병변 장애인 : "중증 장애인도 (같은 돈을 낸) 고객인데..."]
중증 지체장애인 이도건 씨는 한 차례 거부를 당한 뒤 2개월 만에 승선 기회를 얻었지만, 어떤 안전 장치도 없어 아찔한 상황을 스스로 감내해야 했습니다.
[이도건/중증 지체장애인 : "휠체어는 물론 유모차까지 함부로 들어서 옮기는..."]
현행법은 여객선에 휠체어 승강설비와 휠체어 보관함 등을 설치하라 규정합니다.
그러나 여객선의 관련 시설 설치율은 37% 수준.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입니다.
이들은 결국 국가와 제주의 한 여객선 회사를 상대로 장애인 차별 구제 소송을 냈습니다.
[이도건/중증 지체장애인 : "지금 바뀌지 않으면, 내일도 내년도 혹은 십 년 후에도 바뀌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선박이 필수 교통수단인 섬에 사는 사람은 약 150만 명.
이 중 5%인 7만 5천 명이 장애인입니다.
KBS 뉴스 최민영입니다.
촬영기자:정준희/영상편집:김종선/그래픽:채상우
-
-
최민영 기자 mymy@kbs.co.kr
최민영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