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태풍…‘하이쿠이’ 주말 비 몰고 올 듯

입력 2023.08.29 (15:58) 수정 2023.09.0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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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서태평양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 24일 9호 태풍 ‘사올라’가 발생한 데 이어 25일에는 10호 태풍 ‘담레이’, 어제(28일)는 11호 ‘하이쿠이’까지 연이어 발생했습니다. 북서태평양에 3개의 태풍이 동시에 요동치는 셈인데요, 태풍 발생이 일 년 중 가장 활발한 8월이라지만 흔치 않은 상황입니다.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 9호, 10호 태풍… 기상청 “별다른 영향 없어”

먼저 9호 태풍 ‘사올라’는 필리핀 동쪽 해상을 느린 속도로 반시계방향으로 뱅뱅 돌다 오늘(29일) 북서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앞으로 타이완 남쪽 해상을 지나 다음 달 2일쯤 중국 남동부 지역에 상륙할 거로 예측됐습니다. 태풍을 이동시켜 줄 만한 뚜렷한 힘을 찾지 못하고 제자리걸음 하는 모습에서 지난 10일 한반도에 상륙했던 느린 태풍 ‘카눈’이 연상되기도 합니다.

이 태풍은 앞으로 강도가 더욱 강해져 오늘 밤엔 중심 부근 최대 초속 45미터 안팎 강풍을 동반한 ‘매우 강’한 태풍으로 발달하겠습니다.

자료: 9호 태풍 ‘사올라’ 예상진로 (기상청 8월 29일 10시 발표)/ 사올라(SAOLA): 베트남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베트남의 희귀동물임자료: 9호 태풍 ‘사올라’ 예상진로 (기상청 8월 29일 10시 발표)/ 사올라(SAOLA): 베트남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베트남의 희귀동물임

아래 그림의 10호 ‘담레이’는 일본 남쪽 해상을 통과하고 있는데요, 세력이 약해 오늘 밤 온대저기압으로 약화될 거로 예측됐습니다.

자료: 10호 태풍 ‘담레이’ 예상진로 (기상청 8월 29일 10시30분 발표)/ 담레이(DAMREY): 캄보디아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코끼리’라는 뜻자료: 10호 태풍 ‘담레이’ 예상진로 (기상청 8월 29일 10시30분 발표)/ 담레이(DAMREY): 캄보디아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코끼리’라는 뜻

기상청은 이 두 개의 태풍 모두 "한반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습니다.

■ 11호 태풍 ‘하이쿠이’… 어디로 가나?

문제는 11호 태풍 ‘하이쿠이’입니다.

이 태풍은 아직 발생 초기 단계로 현재 중심기압 996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20미터 강풍을 동반하고 있는데요, 내일쯤이면 세력을 더욱 갖춰 강도 '중'으로 발달할 거로 보입니다.

자료: 11호 태풍 ‘하이쿠이’ 예상진로 (기상청 8월 29일 11시 발표)/ 하이쿠이(HAIKUI): 중국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말미잘’이라는 뜻자료: 11호 태풍 ‘하이쿠이’ 예상진로 (기상청 8월 29일 11시 발표)/ 하이쿠이(HAIKUI): 중국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말미잘’이라는 뜻

태풍은 앞으로 계속 북서진해 다음 달 1일쯤 일본 오키나와 남쪽 해상을 통과하겠고, 다음 달 3일엔 중국 상하이에서 남동쪽 300여 km 떨어진 해상까지 북상할 거로 예측됐습니다. 그런데 태풍 예상진로가 전 시간 예측치보다 조금 더 한반도 방향을 향하기 시작한 모습이죠, 이후 상황이 걱정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기상청의 공식발표는 아니지만, 힌트는 있습니다. 바로 예보모델의 예측자료입니다.

자료: 모델별 앙상블 모델 진로 예상 (28일 21시 발표)자료: 모델별 앙상블 모델 진로 예상 (28일 21시 발표)

위 그림은 우리 기상청에서 주로 사용하는 KIM(한국형 수치예보모델)과 UM(영국기상청 통합모델), 그리고 ECMWF(유럽 중기예보센터)의 예상 시나리오까지 다양하게 보여주는 앙상블 모델입니다.
색깔이 진할수록 진로가 일치할 확률이 높습니다.

11호 태풍 '하이쿠이'의 예상진로 예측범위가 중국 남동해안에서부터 우리나라 동해상까지 매우 넓은 걸 확인할 수 있죠, 아직 섣불리 한반도로 북상할 거란 전망을 하기 힘든 이유입니다. 다만 중국 방향을 제외하곤 어느 쪽을 향하든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로선 이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 예측하기엔 변동성이 큰 상황입니다.

기상청은 오늘 수시예보브리핑을 통해 실제 이 태풍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정확도 높은 예상 진로를 파악할 수 있는 9월 1일쯤, 더욱 구체적인 예측을 할 수 있을 거로 전망했습니다.

■ 태풍 간접영향… ‘막대한 수증기’와 ‘높은 물결’

태풍이 한반도와 가까워질수록 간접 영향을 받겠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주황색으로 표시된 곳은 비구름의 재료가 되는 수증기의 흐름을 예측한 자료인데요. 하이쿠이는 이번 주 금요일, 다음 달 1일쯤엔 'mT'라고 표시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와 만나 한반도 방향으로 막대한 수증기를 밀어 올릴 것으로 보입니다.

자료: 기상청 (1일 대기전체 수증기 이동 예측)자료: 기상청 (1일 대기전체 수증기 이동 예측)

기상청은 이렇게 밀려든 수증기가 북서쪽에 있는 차고 건조한 공기와 부딪히며 강한 비구름이 발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변동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로선 금요일과 토요일엔 제주와 남부지방에, 3일, 일요일엔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기상청은 분석했습니다.

태풍이 가까워지면서 물결도 점차 높아지겠습니다. 내일 남해상부터 너울이 발생할 위험이 커지고, 모레부턴 제주 남쪽해상부터 물결이 최고 4미터까지 높게 일겠습니다. 기상청은 특히 오늘부턴 달의 인력으로 바닷물의 수위가 높아지는 시기로 접어든 만큼 높은 물결에 피해 없도록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 ‘2차 장마’까지 … 모레까지 최고 200mm

태풍 걱정뿐 아니라 모레까지 이어질 많은 비도 대비해야 합니다. 기상청이 예측한 모레까지의 예상강수량인데요,

자료: 기상청 11시 발표 예상강수량(29일~31일)자료: 기상청 11시 발표 예상강수량(29일~31일)

짙은 색으로 표시된 곳이 많은 비가 예상되는 지역입니다. ▲부산, 울산, 경남 남해안에 최고 200mm 이상 ▲그 밖의 영남과 전남에 50에서 최고 150mm ▲충북과 전북에 30에서 100 mm ▲ 그 밖의 중부지방은 20에서 80mm가량 비가 예상됩니다.

특히 강한 비가 집중되는 시점은 ▲수도권 등 중부지방은 오늘 밤까지 ▲호남 서부지역은 내일 새벽까지 ▲호남의 동부와 영남, 제주 지역은 내일 새벽부터 밤사이로, 곳곳에 한 시간에 30에서 60mm의 매우 강한 비가 예상됩니다.

당분간 잦고 강한 비에다 태풍의 영향 가능성도 예고된 만큼, 피해 없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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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3-09-01 20: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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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서태평양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 24일 9호 태풍 ‘사올라’가 발생한 데 이어 25일에는 10호 태풍 ‘담레이’, 어제(28일)는 11호 ‘하이쿠이’까지 연이어 발생했습니다. 북서태평양에 3개의 태풍이 동시에 요동치는 셈인데요, 태풍 발생이 일 년 중 가장 활발한 8월이라지만 흔치 않은 상황입니다.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 9호, 10호 태풍… 기상청 “별다른 영향 없어”

먼저 9호 태풍 ‘사올라’는 필리핀 동쪽 해상을 느린 속도로 반시계방향으로 뱅뱅 돌다 오늘(29일) 북서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앞으로 타이완 남쪽 해상을 지나 다음 달 2일쯤 중국 남동부 지역에 상륙할 거로 예측됐습니다. 태풍을 이동시켜 줄 만한 뚜렷한 힘을 찾지 못하고 제자리걸음 하는 모습에서 지난 10일 한반도에 상륙했던 느린 태풍 ‘카눈’이 연상되기도 합니다.

이 태풍은 앞으로 강도가 더욱 강해져 오늘 밤엔 중심 부근 최대 초속 45미터 안팎 강풍을 동반한 ‘매우 강’한 태풍으로 발달하겠습니다.

자료: 9호 태풍 ‘사올라’ 예상진로 (기상청 8월 29일 10시 발표)/ 사올라(SAOLA): 베트남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베트남의 희귀동물임
아래 그림의 10호 ‘담레이’는 일본 남쪽 해상을 통과하고 있는데요, 세력이 약해 오늘 밤 온대저기압으로 약화될 거로 예측됐습니다.

자료: 10호 태풍 ‘담레이’ 예상진로 (기상청 8월 29일 10시30분 발표)/ 담레이(DAMREY): 캄보디아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코끼리’라는 뜻
기상청은 이 두 개의 태풍 모두 "한반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습니다.

■ 11호 태풍 ‘하이쿠이’… 어디로 가나?

문제는 11호 태풍 ‘하이쿠이’입니다.

이 태풍은 아직 발생 초기 단계로 현재 중심기압 996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20미터 강풍을 동반하고 있는데요, 내일쯤이면 세력을 더욱 갖춰 강도 '중'으로 발달할 거로 보입니다.

자료: 11호 태풍 ‘하이쿠이’ 예상진로 (기상청 8월 29일 11시 발표)/ 하이쿠이(HAIKUI): 중국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말미잘’이라는 뜻
태풍은 앞으로 계속 북서진해 다음 달 1일쯤 일본 오키나와 남쪽 해상을 통과하겠고, 다음 달 3일엔 중국 상하이에서 남동쪽 300여 km 떨어진 해상까지 북상할 거로 예측됐습니다. 그런데 태풍 예상진로가 전 시간 예측치보다 조금 더 한반도 방향을 향하기 시작한 모습이죠, 이후 상황이 걱정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기상청의 공식발표는 아니지만, 힌트는 있습니다. 바로 예보모델의 예측자료입니다.

자료: 모델별 앙상블 모델 진로 예상 (28일 21시 발표)
위 그림은 우리 기상청에서 주로 사용하는 KIM(한국형 수치예보모델)과 UM(영국기상청 통합모델), 그리고 ECMWF(유럽 중기예보센터)의 예상 시나리오까지 다양하게 보여주는 앙상블 모델입니다.
색깔이 진할수록 진로가 일치할 확률이 높습니다.

11호 태풍 '하이쿠이'의 예상진로 예측범위가 중국 남동해안에서부터 우리나라 동해상까지 매우 넓은 걸 확인할 수 있죠, 아직 섣불리 한반도로 북상할 거란 전망을 하기 힘든 이유입니다. 다만 중국 방향을 제외하곤 어느 쪽을 향하든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로선 이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 예측하기엔 변동성이 큰 상황입니다.

기상청은 오늘 수시예보브리핑을 통해 실제 이 태풍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정확도 높은 예상 진로를 파악할 수 있는 9월 1일쯤, 더욱 구체적인 예측을 할 수 있을 거로 전망했습니다.

■ 태풍 간접영향… ‘막대한 수증기’와 ‘높은 물결’

태풍이 한반도와 가까워질수록 간접 영향을 받겠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주황색으로 표시된 곳은 비구름의 재료가 되는 수증기의 흐름을 예측한 자료인데요. 하이쿠이는 이번 주 금요일, 다음 달 1일쯤엔 'mT'라고 표시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와 만나 한반도 방향으로 막대한 수증기를 밀어 올릴 것으로 보입니다.

자료: 기상청 (1일 대기전체 수증기 이동 예측)
기상청은 이렇게 밀려든 수증기가 북서쪽에 있는 차고 건조한 공기와 부딪히며 강한 비구름이 발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변동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로선 금요일과 토요일엔 제주와 남부지방에, 3일, 일요일엔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기상청은 분석했습니다.

태풍이 가까워지면서 물결도 점차 높아지겠습니다. 내일 남해상부터 너울이 발생할 위험이 커지고, 모레부턴 제주 남쪽해상부터 물결이 최고 4미터까지 높게 일겠습니다. 기상청은 특히 오늘부턴 달의 인력으로 바닷물의 수위가 높아지는 시기로 접어든 만큼 높은 물결에 피해 없도록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 ‘2차 장마’까지 … 모레까지 최고 200mm

태풍 걱정뿐 아니라 모레까지 이어질 많은 비도 대비해야 합니다. 기상청이 예측한 모레까지의 예상강수량인데요,

자료: 기상청 11시 발표 예상강수량(29일~31일)
짙은 색으로 표시된 곳이 많은 비가 예상되는 지역입니다. ▲부산, 울산, 경남 남해안에 최고 200mm 이상 ▲그 밖의 영남과 전남에 50에서 최고 150mm ▲충북과 전북에 30에서 100 mm ▲ 그 밖의 중부지방은 20에서 80mm가량 비가 예상됩니다.

특히 강한 비가 집중되는 시점은 ▲수도권 등 중부지방은 오늘 밤까지 ▲호남 서부지역은 내일 새벽까지 ▲호남의 동부와 영남, 제주 지역은 내일 새벽부터 밤사이로, 곳곳에 한 시간에 30에서 60mm의 매우 강한 비가 예상됩니다.

당분간 잦고 강한 비에다 태풍의 영향 가능성도 예고된 만큼, 피해 없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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