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도박 사이트 조직 총책 송환…“허위사건으로 추방 회피”

경찰청은 필리핀 마닐라에서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총 1조 3천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해 온 혐의를 받는 조직의 총책을 오늘(30일) 새벽 5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송환했다고 밝혔습니다.

강제송환 된 피의자 44살 A 씨는 지난 2021년 9월 검거된 이후, 약 2년 동안 필리핀 이민국 외국인보호소에서 수용생활을 해왔습니다.

경찰은 "필리핀 형사사법체계를 잘 알고 있던 A씨가 현지 형사사건이 진행될 경우, 재판이 종결되기 전까지는 한국으로 추방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해 허위의 사건을 현지 수사기관에 접수시켜 2년여간 국내 송환을 회피해왔다"고도 밝혔습니다.

이를 파악한 경찰은 필리핀 법무부 측에 이들의 수법을 전달하며 조기 송환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지난 7월부터는 실무회의를 개최해 A 씨의 송환 대책을 마련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지난 25일 A씨가 국내 송환을 회피하기 위해 또 다시 허위 사건을 현지 수사기관에 접수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호송팀을 지난 28일 현지로 급파했다"고 밝혔습니다.

처음에는 필리핀 법무부가 A 씨를 추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주필리핀한국대사의 요청에 따라 강제송환 예정 시간 5시간 전 추방이 최종 결정됐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경찰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