눌러도 반응 없는 ‘비상 안심벨’…“이름만”

입력 2023.08.31 (09:47) 수정 2023.08.3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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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원이나 등산로에서 발생한 '무차별 강력범죄'와 관련한 연속 기획 보도, 마지막 순서입니다.

범죄와 같은 위기 상황이 일어났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설이 바로 '비상 안심벨'인데요.

주변에 설치된 '비상 안심벨'을 누르면, 즉각 신고 위치를 확인하는 등 경찰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과연 제 역할을 하고 있을까요.

김효경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숲 속에 마련된 창원시 진해구 한 근린공원입니다.

경찰 협조를 받아 이곳 화장실에 설치된 비상 안심벨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직접 눌러봤습니다.

비상 버튼을 누르자 경고음이 크게 울리지만, 기계에서는 아무런 응답이 없습니다.

관할 자치단체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실시간 경찰 신고 기능이 없는 안심벨을 설치한 겁니다.

면적 2만여㎡의 공원 화장실에 설치된 안심벨은 16개, 모두 경찰과 연결되지 않습니다.

[공원 이용객 : "경찰한테 바로 연계가 되면 (좋은데), 연계도 되지 않고, 그냥 소음만 울리는 거라면서요. 그러면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데요."]

창원 도심에 자리 잡은 또 다른 공원.

공원 산책로 전체 1km 구간 안에 안심벨 17개가 설치돼 있습니다.

모두 경찰과 연결이 가능한 장비입니다.

제 기능을 하는지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112상황실과 연결되는 안심벨이 설치된 화장실입니다.

벨을 직접 눌러봤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고장이 난 겁니다.

이달 초 경찰이 현장 점검에서 이를 확인하고 자치단체에 수리를 요청했지만, 보름 넘게 방치되고 있습니다.

[창원시 성산구 관계자/음성변조 : "새로 (통신) 회선도 가입을 해야 되고, 그 회선 가입되는 대로 거기에 맞는 (비상벨) 모델을 가져와서 설치하는 과정이 있어 가지고…."]

창원 도심 공원 등에 안심벨이 설치된 곳은 모두 130곳,

하지만 이 가운데 40%가 넘는 56곳은 안심벨을 눌러도 경고음만 울릴 뿐, 곧바로 경찰에 신고되지 않습니다.

범죄가 발생했을 때, 사실상 신속한 대응이 어려운 겁니다.

[김도우/경남대 경찰학과 교수 : "피해자를 즉각적으로 구조할 수 있게끔 하는 그런 기능을 갖춰야 되는데, 산야(산이나 야외) 같은 경우에는 비상벨을 사용하더라도 즉각적인 구조가 온다는 기대가 많이 떨어집니다."]

KBS의 취재가 시작되자, 자치단체는 올해 안에 경찰과 연결되는 안심벨 수를 늘리는 등 보완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촬영:박민재/그래픽:박수홍·백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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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눌러도 반응 없는 ‘비상 안심벨’…“이름만”
    • 입력 2023-08-31 09:47:06
    • 수정2023-08-31 11:43:06
    930뉴스(창원)
[앵커]

공원이나 등산로에서 발생한 '무차별 강력범죄'와 관련한 연속 기획 보도, 마지막 순서입니다.

범죄와 같은 위기 상황이 일어났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설이 바로 '비상 안심벨'인데요.

주변에 설치된 '비상 안심벨'을 누르면, 즉각 신고 위치를 확인하는 등 경찰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과연 제 역할을 하고 있을까요.

김효경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숲 속에 마련된 창원시 진해구 한 근린공원입니다.

경찰 협조를 받아 이곳 화장실에 설치된 비상 안심벨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직접 눌러봤습니다.

비상 버튼을 누르자 경고음이 크게 울리지만, 기계에서는 아무런 응답이 없습니다.

관할 자치단체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실시간 경찰 신고 기능이 없는 안심벨을 설치한 겁니다.

면적 2만여㎡의 공원 화장실에 설치된 안심벨은 16개, 모두 경찰과 연결되지 않습니다.

[공원 이용객 : "경찰한테 바로 연계가 되면 (좋은데), 연계도 되지 않고, 그냥 소음만 울리는 거라면서요. 그러면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데요."]

창원 도심에 자리 잡은 또 다른 공원.

공원 산책로 전체 1km 구간 안에 안심벨 17개가 설치돼 있습니다.

모두 경찰과 연결이 가능한 장비입니다.

제 기능을 하는지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112상황실과 연결되는 안심벨이 설치된 화장실입니다.

벨을 직접 눌러봤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고장이 난 겁니다.

이달 초 경찰이 현장 점검에서 이를 확인하고 자치단체에 수리를 요청했지만, 보름 넘게 방치되고 있습니다.

[창원시 성산구 관계자/음성변조 : "새로 (통신) 회선도 가입을 해야 되고, 그 회선 가입되는 대로 거기에 맞는 (비상벨) 모델을 가져와서 설치하는 과정이 있어 가지고…."]

창원 도심 공원 등에 안심벨이 설치된 곳은 모두 130곳,

하지만 이 가운데 40%가 넘는 56곳은 안심벨을 눌러도 경고음만 울릴 뿐, 곧바로 경찰에 신고되지 않습니다.

범죄가 발생했을 때, 사실상 신속한 대응이 어려운 겁니다.

[김도우/경남대 경찰학과 교수 : "피해자를 즉각적으로 구조할 수 있게끔 하는 그런 기능을 갖춰야 되는데, 산야(산이나 야외) 같은 경우에는 비상벨을 사용하더라도 즉각적인 구조가 온다는 기대가 많이 떨어집니다."]

KBS의 취재가 시작되자, 자치단체는 올해 안에 경찰과 연결되는 안심벨 수를 늘리는 등 보완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촬영:박민재/그래픽:박수홍·백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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