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중·러 군사협력 강화…배경은?

입력 2023.08.31 (10:53) 수정 2023.08.3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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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협력이 심상치 않습니다.

중러 해군은 해상 연합훈련 계기에 미국의 알래스카 인근까지 기동했고, 동중국해에도 진입하는 등 과거와 다른 군사협력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미중 전략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중러 간 전략적 협력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응하기 위한 동맹 관계로 발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국방연구원 두진호 연구위원과 함께 최근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협력 관계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의 군함이 일본 열도를 관통하고, 심지어 미국 본토 근처까지 기동하는 등 양국의 협력이 예사롭지 않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설명을 부탁합니다.

[답변]

지난 7월 20일부터 23일까지 중국과 러시아는 연합해상훈련인 '북부연합-2023'을 실시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해군은 연합훈련 종료 이후에 미국의 알래스카주 알류샨 열도 근처에서 해상초계 활동을 전개했고, 미 해군은 4척의 구축함과 대잠초계기 P-8 포세이돈을 급파하여 중러의 무력시위에 대응했습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지난 8월 17일 중국과 러시아 함정 11척이 태평양에서 오키나와현 해역을 통과해 동중국해로 진입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중러 양국은 태평양 공해상의 제한된 지역에서 해상 연합훈련을 실시했다면, 올해는 작전 범위를 미국의 본토는 물론 동중국해까지 확장하면서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응하는 중러 양국의 군사적 결속력을 현시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중국과 러시아는 어떤 목적에서 양국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는 걸까요?

[답변]

2019년 6월 시진핑 중국 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수교 70주년 계기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신시대 전면적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한편, 정치·경제·에너지·군사 등 전 분야에서 협력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하는 데 합의했습니다.

중국은 장기적으로 미국과의 패권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인식하고,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양국 관계를 실질적인 안보협력체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구상입니다.

한편, 러시아는 2014년 크림 병합 이후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가 본격화하고, 미국과 나토의 영향력이 확장하면서 서방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과 전략적 협력에 공을 들여왔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각각 중화사상 및 유라시아주의 등 자국 중심의 세계관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러 양국은 경쟁보다는 상호 협력과 우호 증진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맞서 국제 질서를 다극화하는 데 유리하다는 전략적 인식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한편, 시진핑 주석은 지난 3월 3연임 확정 이후 첫 순방지로 러시아를 방문하여 중러 간 신시대 전면적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의 중요성은 물론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 있어 러시아의 전략적 가치를 재확인했습니다.

[앵커]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브릭스 정상회담이 개최됐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브릭스 협의체를 주도하고 있는데요,

궁극적으로 서방 중심의 G7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 아닐까요?

[답변]

지난 22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브릭스 정상회의가 개최됐습니다.

브릭스란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강국이 주축이 되어 결성한 다자협의체입니다.

이번 회의에서 브릭스 각국 정상은 이집트, 에티오피아,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 등 6개국을 신규 회원국으로 수용하면서 내년 1월부터 브릭스는 11개 회원국 체제로 출범하게 됩니다.

현재 5개국 체제에서 브릭스의 전체 면적은 지구촌의 약 36%를 차지하고, 인구도 45%에 이릅니다.

한편, 전 세계 수준에서 브릭스의 수출 비중은 약 23%이며, 구매력평가지수 기준 GDP는 약 37.3% 수준으로 평가됩니다.

내년 11개국 체제가 출범하게 되면 브릭스-플러스의 글로벌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러시아는 내년 브릭스-플러스 체제의 초대 의장국을 맡게 됩니다.

러시아는 브릭스-플러스를 우크라이나 전쟁 등 자국의 국내정치에 활용할 가능성이 크고, 중국은 미국 중심의 ‘경제 블록화’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에서 브릭스-플러스의 양적 팽창을 적극 도모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여기에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협력에 편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지난 7월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리홍중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북한 전승절 70주년 행사에 참석하여 북중러 연대를 과시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전승절 이후 국경 개방을 통해 식량 부족 등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 등 전통적 우방국들과 경제협력을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면담 계기에 큰 틀에서 군사협력 방안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한미일 정상회의에 대해 “핵전쟁 도발이 구체화했다며 한미연합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 훈련은 이를 실행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북한은 자신의 안전보장을 위해 중러 관계에 전략적으로 편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북중러 간 연합연습 및 연합훈련과 같은 가시적인 협력보다는 북한과 러시아 양자 차원에서 무기 지원 및 무기현대화, 군사기술협력 등 포괄적 방산협력과 인적교류 등 수십 년간 동결됐던 군사협력이 우선적으로 복원 및 추진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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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31 10:53:00
    • 수정2023-08-31 10:58:20
    지구촌뉴스
[앵커]

최근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협력이 심상치 않습니다.

중러 해군은 해상 연합훈련 계기에 미국의 알래스카 인근까지 기동했고, 동중국해에도 진입하는 등 과거와 다른 군사협력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미중 전략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중러 간 전략적 협력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응하기 위한 동맹 관계로 발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국방연구원 두진호 연구위원과 함께 최근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협력 관계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의 군함이 일본 열도를 관통하고, 심지어 미국 본토 근처까지 기동하는 등 양국의 협력이 예사롭지 않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설명을 부탁합니다.

[답변]

지난 7월 20일부터 23일까지 중국과 러시아는 연합해상훈련인 '북부연합-2023'을 실시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해군은 연합훈련 종료 이후에 미국의 알래스카주 알류샨 열도 근처에서 해상초계 활동을 전개했고, 미 해군은 4척의 구축함과 대잠초계기 P-8 포세이돈을 급파하여 중러의 무력시위에 대응했습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지난 8월 17일 중국과 러시아 함정 11척이 태평양에서 오키나와현 해역을 통과해 동중국해로 진입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중러 양국은 태평양 공해상의 제한된 지역에서 해상 연합훈련을 실시했다면, 올해는 작전 범위를 미국의 본토는 물론 동중국해까지 확장하면서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응하는 중러 양국의 군사적 결속력을 현시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중국과 러시아는 어떤 목적에서 양국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는 걸까요?

[답변]

2019년 6월 시진핑 중국 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수교 70주년 계기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신시대 전면적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한편, 정치·경제·에너지·군사 등 전 분야에서 협력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하는 데 합의했습니다.

중국은 장기적으로 미국과의 패권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인식하고,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양국 관계를 실질적인 안보협력체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구상입니다.

한편, 러시아는 2014년 크림 병합 이후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가 본격화하고, 미국과 나토의 영향력이 확장하면서 서방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과 전략적 협력에 공을 들여왔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각각 중화사상 및 유라시아주의 등 자국 중심의 세계관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러 양국은 경쟁보다는 상호 협력과 우호 증진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맞서 국제 질서를 다극화하는 데 유리하다는 전략적 인식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한편, 시진핑 주석은 지난 3월 3연임 확정 이후 첫 순방지로 러시아를 방문하여 중러 간 신시대 전면적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의 중요성은 물론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 있어 러시아의 전략적 가치를 재확인했습니다.

[앵커]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브릭스 정상회담이 개최됐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브릭스 협의체를 주도하고 있는데요,

궁극적으로 서방 중심의 G7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 아닐까요?

[답변]

지난 22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브릭스 정상회의가 개최됐습니다.

브릭스란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강국이 주축이 되어 결성한 다자협의체입니다.

이번 회의에서 브릭스 각국 정상은 이집트, 에티오피아,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 등 6개국을 신규 회원국으로 수용하면서 내년 1월부터 브릭스는 11개 회원국 체제로 출범하게 됩니다.

현재 5개국 체제에서 브릭스의 전체 면적은 지구촌의 약 36%를 차지하고, 인구도 45%에 이릅니다.

한편, 전 세계 수준에서 브릭스의 수출 비중은 약 23%이며, 구매력평가지수 기준 GDP는 약 37.3% 수준으로 평가됩니다.

내년 11개국 체제가 출범하게 되면 브릭스-플러스의 글로벌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러시아는 내년 브릭스-플러스 체제의 초대 의장국을 맡게 됩니다.

러시아는 브릭스-플러스를 우크라이나 전쟁 등 자국의 국내정치에 활용할 가능성이 크고, 중국은 미국 중심의 ‘경제 블록화’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에서 브릭스-플러스의 양적 팽창을 적극 도모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여기에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협력에 편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지난 7월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리홍중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북한 전승절 70주년 행사에 참석하여 북중러 연대를 과시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전승절 이후 국경 개방을 통해 식량 부족 등 경제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 등 전통적 우방국들과 경제협력을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면담 계기에 큰 틀에서 군사협력 방안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한미일 정상회의에 대해 “핵전쟁 도발이 구체화했다며 한미연합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 훈련은 이를 실행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북한은 자신의 안전보장을 위해 중러 관계에 전략적으로 편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북중러 간 연합연습 및 연합훈련과 같은 가시적인 협력보다는 북한과 러시아 양자 차원에서 무기 지원 및 무기현대화, 군사기술협력 등 포괄적 방산협력과 인적교류 등 수십 년간 동결됐던 군사협력이 우선적으로 복원 및 추진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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