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경 부활’ 경찰-군 논의 안 했고, 연구용역도 없었다

입력 2023.09.01 (11:55) 수정 2023.09.01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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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달 23일 도심 흉기 난동과 같은 무차별 범죄를 사실상의 테러 행위로 간주하면서 '의무경찰제 부활'을 치안 대책으로 내놨습니다.

발표 당시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상 동기 범죄로부터 국민의 안전한 일상과 생명을 반드시 지켜낸다는 정부의 비상한 각오와 정책"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당시 브리핑에 동석했던 윤희근 경찰청장은 의경 제도가 부활하면 약 8천 명 정도의 규모가 될 것이라면서, 대략 7개월에서 9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발표 하루 만에 정부는 경찰 인력을 재배치해 본 뒤 필요할 경우 검토하겠다고 한발 물러섰습니다.

취재팀이 확인한 결과 의무경찰 제도 부활과 관련해, 경찰과 국방부는 논의한 적이 없고 연구용역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 경찰 "의경 부활 관련 국방부와 협의·간담회·회의도 없었다."

경찰청이 민주당 이해식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경찰청이 민주당 이해식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

경찰청은 의무경찰제 재도입과 관련해 국방부와 협의나 면담, 회의 등을 했는지 묻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해식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질문에 "관련 자료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의경 재도입을 검토하기 위한 용역도 의뢰한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앞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도 지난달 2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관련 질의에 "구체적 협의를 한 바 없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국무총리가 '비상한 각오'를 갖고 흉악 범죄 대책으로 내놓은 내용이 주무 부처와 사전 협의조차 거치지 않았다는 게 다시 한번 확인된 셈입니다.

'의무경찰제'는 군 병력 감소 등으로 2017년 문재인 정부 때 폐지가 결정됐습니다. 올해 5월 복무 중이던 의경들이 모두 전역하면서 자연스럽게 제도가 폐지됐습니다.


■"의경 8천여 명은 경찰이 자체 검토한 필요 인력"

경찰청이 민주당 이해식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경찰청이 민주당 이해식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

'의경 8천여 명이 필요하다는 근거는 무엇이냐', '전문가에게 조언을 받았느냐'는 질의에, 경찰청은 자체 인력 부족에 따른 필요 인원 등을 산출한 거라고 밝혔습니다.

경찰청은 "의경을 대체한 경찰관기동대가 집회시위에는 충분하게 대응하고 있으나, 민생치안 분야 임무 투입에 한계를 노출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과거 의경으로 운영했던 112 타격대가 폐지된 뒤 경찰서 당직자로 경찰서별 '긴급현장상황반'을 운용 중이지만, 기본 업무와 병행하고 매일 교체돼 비상대응역량이 현저히 약화 됐다는 겁니다.

의경 부활과 관련해 추가 논의가 진행됐는지를 묻는 말에는 "의무경찰제 검토 발표 이후 국방부에 의경 인력 수요 등 자료를 보냈다"면서 "인력을 재배치하고, 필요하면 검토를 들어가는 거라 (관련 논의 등을) 저희도 기다리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민주당 이해식 의원(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은 "정부가 흉악범죄 대책으로 의무경찰을 재도입한다고 말하면서도 병역자원 운용에 관해 국방부와 단 한 차례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며 "하루만에 의경 재도입 방안을 번복하고 또다시 치안업무 중심의 조직개편을 운운하는 경찰의 오락가락하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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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경 부활’ 경찰-군 논의 안 했고, 연구용역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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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3-09-01 13: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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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달 23일 도심 흉기 난동과 같은 무차별 범죄를 사실상의 테러 행위로 간주하면서 '의무경찰제 부활'을 치안 대책으로 내놨습니다.

발표 당시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상 동기 범죄로부터 국민의 안전한 일상과 생명을 반드시 지켜낸다는 정부의 비상한 각오와 정책"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당시 브리핑에 동석했던 윤희근 경찰청장은 의경 제도가 부활하면 약 8천 명 정도의 규모가 될 것이라면서, 대략 7개월에서 9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발표 하루 만에 정부는 경찰 인력을 재배치해 본 뒤 필요할 경우 검토하겠다고 한발 물러섰습니다.

취재팀이 확인한 결과 의무경찰 제도 부활과 관련해, 경찰과 국방부는 논의한 적이 없고 연구용역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 경찰 "의경 부활 관련 국방부와 협의·간담회·회의도 없었다."

경찰청이 민주당 이해식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
경찰청은 의무경찰제 재도입과 관련해 국방부와 협의나 면담, 회의 등을 했는지 묻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해식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질문에 "관련 자료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의경 재도입을 검토하기 위한 용역도 의뢰한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앞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도 지난달 2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관련 질의에 "구체적 협의를 한 바 없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국무총리가 '비상한 각오'를 갖고 흉악 범죄 대책으로 내놓은 내용이 주무 부처와 사전 협의조차 거치지 않았다는 게 다시 한번 확인된 셈입니다.

'의무경찰제'는 군 병력 감소 등으로 2017년 문재인 정부 때 폐지가 결정됐습니다. 올해 5월 복무 중이던 의경들이 모두 전역하면서 자연스럽게 제도가 폐지됐습니다.


■"의경 8천여 명은 경찰이 자체 검토한 필요 인력"

경찰청이 민주당 이해식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
'의경 8천여 명이 필요하다는 근거는 무엇이냐', '전문가에게 조언을 받았느냐'는 질의에, 경찰청은 자체 인력 부족에 따른 필요 인원 등을 산출한 거라고 밝혔습니다.

경찰청은 "의경을 대체한 경찰관기동대가 집회시위에는 충분하게 대응하고 있으나, 민생치안 분야 임무 투입에 한계를 노출한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과거 의경으로 운영했던 112 타격대가 폐지된 뒤 경찰서 당직자로 경찰서별 '긴급현장상황반'을 운용 중이지만, 기본 업무와 병행하고 매일 교체돼 비상대응역량이 현저히 약화 됐다는 겁니다.

의경 부활과 관련해 추가 논의가 진행됐는지를 묻는 말에는 "의무경찰제 검토 발표 이후 국방부에 의경 인력 수요 등 자료를 보냈다"면서 "인력을 재배치하고, 필요하면 검토를 들어가는 거라 (관련 논의 등을) 저희도 기다리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민주당 이해식 의원(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은 "정부가 흉악범죄 대책으로 의무경찰을 재도입한다고 말하면서도 병역자원 운용에 관해 국방부와 단 한 차례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며 "하루만에 의경 재도입 방안을 번복하고 또다시 치안업무 중심의 조직개편을 운운하는 경찰의 오락가락하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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