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틀려먹은 것들”…김덕훈 총리 경질?

입력 2023.09.02 (08:31) 수정 2023.09.0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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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공개행사를 통해 거친 발언들을 잇달아 쏟아내고 있습니다.

밖으로는 한미일 정상을 향해 ‘깡패 우두머리’라고 하는가 하면 안으론 내각 총리를 비롯한 관료들에게 ‘건달뱅이’ 또는 ‘지적 저능아’라고 몰아세웠습니다.

안팎으로 업적과 성과가 절실한 김정은 위원장의 조급함이 엿보이는 대목이기도 하지만, 최측근인 김덕훈 총리를 콕 찍어 질타한 건 처음이라 주목됩니다.

김덕훈은, 총리로 임명된 2020 년 이후 지금까지 김 위원장의 총애를 받으면서 위상이 급속히 높아진 인물인데요.

김 위원장은 왜, 지금, 김덕훈 총리를 강하게 질책하는 걸까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짚어봅니다.

[리포트]

북한 정권 수립 74년을 맞아 열린 기념 공연.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경축 행사에 참석하셨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누군가에게 옆에 앉으라며 거듭 손짓합니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내각 총리 김덕훈.

이날 김덕훈 총리는 김 위원장 부부와 같은 테이블에 앉아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그러나 불과 1년도 되지 않아김 총리의 상황은 180도 달라졌는데요.

간석지 사업을 중시하는 북한에서 올여름 적잖은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바닷물의 영향으로 제방이 파괴되면서 논벼를 심은 270여 정보를 포함하여 총 560여 정보의 간석지구역이 침수되는 엄중한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현장을 찾은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피해 책임을 김덕훈 총리와 내각에게 돌렸습니다.

내각 총리는 관조적인 태도로 현장을 한두 번 돌아보고 가서는 부총리를 내보내는 것으로 그치고 정말 틀려먹은 것들이라고 엄하게 비판하셨습니다.

업무 능력과 태도를 놓고는 막말에 가깝게 거칠게 질책했습니다.

["건달뱅이들이 무책임한 일본새(업무태도)로 국가경제사업을 다 말아먹고 있다고 하시면서. 호흡을 맞출 줄 모르는 정치적 미숙아들, 경종을 경종으로 받아들일 줄 모르는 지적 저능아들."]

김덕훈 총리는 열흘 만에 경제 현장에 다시 등장하긴 했지만, 경질 가능성은 여전합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통일연구전략실장 : "책임에 경중을 파악해야 거기에 상응하는 문책도 내릴 수 있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지금은 집중 검열 기간이라고 할 수 있겠고 검열이 끝나게 되면 후속 인사 교체 및 후속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뒤 줄곧 내각 책임제를 강조했습니다.

[조선중앙TV/2016년 5월: "내각 책임제, 내각 중심제의 요구대로 나라의 전반적 경제사업을 내각에 집중시키고 모든 경제 부문과 단위들이 내각의 통일적인 작전과 지휘에 따라 움직이는 규율과 질서를 엄격히 세워야 합니다."]

내각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간부들을 대대적으로 물갈이하고 새로 임명된 이들에겐 충분한 권한도 부여했습니다.

[조선중앙TV:2021년 2월 : "총비서 동지께서는 경제사업을 대담하게 혁신적으로 전개하도록 당적으로 끝까지 밀어줄 것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이런 가운데 2020년 8월, 김덕훈은 내각 총리직 임명과 동시에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에도 선출됐습니다.

이후 김덕훈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습니다.

여느 관료들보다 앞장서 주석단에 올랐고, 이름도 가장 먼저 호명되는 등 명실상부 핵심 엘리트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들인 김덕훈 동지, 조용원 동지, 박정천 동지와..."]

여러 경제 현장 방문에도 상당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북한에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을 당시 김덕훈은 김 위원장을 수행해 평양시 약국들을 찾았고, 김 위원장이 코로나19 여파로 공개 활동을 줄였을 때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현지 시찰에 나섰습니다.

[조선중앙TV/2022년 6월 : "김덕훈 동지가 평양제약공장과 순천제약공장을 현지에서 요해했습니다."]

최근까지도 김덕훈은 총리의 역할을 활발하게 이어갔는데요.

[조선중앙TV/2022년 8월 : "기상수문국을 찾은 김덕훈 동지는 태풍 6호와 장마전선의 이동 경로에 대해 요해하고 모든 부문, 모든 단위에서 큰물, 폭우를 비롯한 재해성 기상현상에 대처할 수 있도록 기상 예보의 정확성과 신속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성과가 없다는 평갑니다.

올해로 경제발전 5개년 계획 3년 차에 접어들지만 경제 개발은커녕 여전한 식량난 등 민생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통일연구전략실장 : "김정은은 실적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물입니다. 그래서 간부들이 자신에게 충성심만 보이는 것 가지고 만족하지 못하고 김덕훈이 그동안 김정은이 많은 힘을 실어줬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에 상응하는 성과를 내지 못한 것에 대한 강한 불만과 실망감이 크게 작용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김덕훈 총리로선 당 중심의 시스템에서 내각이 가지는 구조적 한계를 절감했을 거란 분석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힘을 실어주긴 해도 특권화한 당과 군부를 넘기 어렵다는 겁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모든 공장 기업소나 행정 단위에는 행정 일꾼이 있는 반면에 당 일꾼도 존재하죠.그런데 당 일꾼이 그냥 지도만 하는 것처럼 돼 있지만 사실 모든 것에 마음만 먹으면 관여할 수 있고 개입할 수 있고 어떤 면에서 권한을 더 많이 받을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행정이 갖는 위상이 현장에서 위축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기본적으로 존재한다. "]

또 장기화한 국경봉쇄와 대북 제재로 실질적인 경제난 해소는 사실상 불가능한 채자력갱생만 내세워야 하는 현실은 또 다른 벽입니다.

["그(김덕훈)는 내각이 새로운 5개년 계획기간 당이 제시한 자력갱생, 자급자족을 기본 종자 주제로 틀어쥐고 우리 경제를 정상궤도에 확고히 올려세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덕훈이 내각 총리로서 그다지 능력이 있지 않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2000년대 초와 2010년대, 역시 심각한 경제난을 겪었지만 나름의 돌파구를 마련했던 박봉주 당시 총리와 비교하면 더 분명하다는 평갑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통일연구전략실장 : "박봉주는 내각에 힘이 없을 때도 농촌발전, 특히 먹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 예산의 상당 부분을 할애할 정도로 적극성을 보였는데 김덕훈이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스스로 나서서 성과를 만들어내고 실적을 내는 그런 인물을 원하는데 지금까지 김덕훈 내각이 보여준 모습은 굉장히 수동적인 모습이었다는 것. 거기에 대해서 굉장히 실망을 보인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제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뒷짐을 지고, 배를 내민 김덕훈의 모습이 김 위원장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그런 장면을 찍는다는 게 김덕훈의 위상이 높구나 아니면 굉장히 지도자적인 모습을 보이려고 하는구나 하는 게 좀 있었죠. 그래서 다소 김덕훈이 권력에 취해있지 않나. 이런 분석도 일부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김정은 위원장의 또 다른 노림수가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3년 7개월 만에 국경을 개방한 만큼 관료들에겐 경고하면서 기강을 잡고, 주민들에겐 경제를 직접 챙기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노렸다는 겁니다.

[김정남/농업과학원 부원장 : "자기가, 무엇 때문에, 누구를 위해서 필요한가를 항상 자각하고 임무 수행에 전심할 때 우리 당이 바라는 참된 일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깊이 자각하게 되었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막혀 있던 북중 교역이 재개되고 인적 교류가 생기고 나름대로 경제활동이 활성화되는 시기에 있단 말이죠. 김정은 입장에서는 기존의 비상 체계를 이끌었던 내각을 한번 흔들어서 경각심을 주거나 최소한 거기에 대한 문책성 비난을 함으로써 자신이 경제를 챙기고 있다 또는 향후 좀 더 경제에 대해 자기가 더 힘을 넣고 관심을 갖겠다는 일종의 전환을 보여주는 부분일 수도 있다는 거죠."]

지난 3년 동안 북한 내각 총리의 위상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 김덕훈.

위기를 오히려 기회 삼아 경제를 되살리며 김정은 체제의 핵심으로 계속 남을지, 역대 총리들처럼 어느 한순간 뒤안길로 사라질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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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02 08:31:53
    • 수정2023-09-02 09:3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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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공개행사를 통해 거친 발언들을 잇달아 쏟아내고 있습니다.

밖으로는 한미일 정상을 향해 ‘깡패 우두머리’라고 하는가 하면 안으론 내각 총리를 비롯한 관료들에게 ‘건달뱅이’ 또는 ‘지적 저능아’라고 몰아세웠습니다.

안팎으로 업적과 성과가 절실한 김정은 위원장의 조급함이 엿보이는 대목이기도 하지만, 최측근인 김덕훈 총리를 콕 찍어 질타한 건 처음이라 주목됩니다.

김덕훈은, 총리로 임명된 2020 년 이후 지금까지 김 위원장의 총애를 받으면서 위상이 급속히 높아진 인물인데요.

김 위원장은 왜, 지금, 김덕훈 총리를 강하게 질책하는 걸까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짚어봅니다.

[리포트]

북한 정권 수립 74년을 맞아 열린 기념 공연.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경축 행사에 참석하셨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누군가에게 옆에 앉으라며 거듭 손짓합니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내각 총리 김덕훈.

이날 김덕훈 총리는 김 위원장 부부와 같은 테이블에 앉아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그러나 불과 1년도 되지 않아김 총리의 상황은 180도 달라졌는데요.

간석지 사업을 중시하는 북한에서 올여름 적잖은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바닷물의 영향으로 제방이 파괴되면서 논벼를 심은 270여 정보를 포함하여 총 560여 정보의 간석지구역이 침수되는 엄중한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현장을 찾은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피해 책임을 김덕훈 총리와 내각에게 돌렸습니다.

내각 총리는 관조적인 태도로 현장을 한두 번 돌아보고 가서는 부총리를 내보내는 것으로 그치고 정말 틀려먹은 것들이라고 엄하게 비판하셨습니다.

업무 능력과 태도를 놓고는 막말에 가깝게 거칠게 질책했습니다.

["건달뱅이들이 무책임한 일본새(업무태도)로 국가경제사업을 다 말아먹고 있다고 하시면서. 호흡을 맞출 줄 모르는 정치적 미숙아들, 경종을 경종으로 받아들일 줄 모르는 지적 저능아들."]

김덕훈 총리는 열흘 만에 경제 현장에 다시 등장하긴 했지만, 경질 가능성은 여전합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통일연구전략실장 : "책임에 경중을 파악해야 거기에 상응하는 문책도 내릴 수 있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지금은 집중 검열 기간이라고 할 수 있겠고 검열이 끝나게 되면 후속 인사 교체 및 후속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뒤 줄곧 내각 책임제를 강조했습니다.

[조선중앙TV/2016년 5월: "내각 책임제, 내각 중심제의 요구대로 나라의 전반적 경제사업을 내각에 집중시키고 모든 경제 부문과 단위들이 내각의 통일적인 작전과 지휘에 따라 움직이는 규율과 질서를 엄격히 세워야 합니다."]

내각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간부들을 대대적으로 물갈이하고 새로 임명된 이들에겐 충분한 권한도 부여했습니다.

[조선중앙TV:2021년 2월 : "총비서 동지께서는 경제사업을 대담하게 혁신적으로 전개하도록 당적으로 끝까지 밀어줄 것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이런 가운데 2020년 8월, 김덕훈은 내각 총리직 임명과 동시에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에도 선출됐습니다.

이후 김덕훈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습니다.

여느 관료들보다 앞장서 주석단에 올랐고, 이름도 가장 먼저 호명되는 등 명실상부 핵심 엘리트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들인 김덕훈 동지, 조용원 동지, 박정천 동지와..."]

여러 경제 현장 방문에도 상당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북한에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을 당시 김덕훈은 김 위원장을 수행해 평양시 약국들을 찾았고, 김 위원장이 코로나19 여파로 공개 활동을 줄였을 때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현지 시찰에 나섰습니다.

[조선중앙TV/2022년 6월 : "김덕훈 동지가 평양제약공장과 순천제약공장을 현지에서 요해했습니다."]

최근까지도 김덕훈은 총리의 역할을 활발하게 이어갔는데요.

[조선중앙TV/2022년 8월 : "기상수문국을 찾은 김덕훈 동지는 태풍 6호와 장마전선의 이동 경로에 대해 요해하고 모든 부문, 모든 단위에서 큰물, 폭우를 비롯한 재해성 기상현상에 대처할 수 있도록 기상 예보의 정확성과 신속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성과가 없다는 평갑니다.

올해로 경제발전 5개년 계획 3년 차에 접어들지만 경제 개발은커녕 여전한 식량난 등 민생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습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통일연구전략실장 : "김정은은 실적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물입니다. 그래서 간부들이 자신에게 충성심만 보이는 것 가지고 만족하지 못하고 김덕훈이 그동안 김정은이 많은 힘을 실어줬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에 상응하는 성과를 내지 못한 것에 대한 강한 불만과 실망감이 크게 작용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김덕훈 총리로선 당 중심의 시스템에서 내각이 가지는 구조적 한계를 절감했을 거란 분석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힘을 실어주긴 해도 특권화한 당과 군부를 넘기 어렵다는 겁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모든 공장 기업소나 행정 단위에는 행정 일꾼이 있는 반면에 당 일꾼도 존재하죠.그런데 당 일꾼이 그냥 지도만 하는 것처럼 돼 있지만 사실 모든 것에 마음만 먹으면 관여할 수 있고 개입할 수 있고 어떤 면에서 권한을 더 많이 받을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행정이 갖는 위상이 현장에서 위축될 수밖에 없는 구조가 기본적으로 존재한다. "]

또 장기화한 국경봉쇄와 대북 제재로 실질적인 경제난 해소는 사실상 불가능한 채자력갱생만 내세워야 하는 현실은 또 다른 벽입니다.

["그(김덕훈)는 내각이 새로운 5개년 계획기간 당이 제시한 자력갱생, 자급자족을 기본 종자 주제로 틀어쥐고 우리 경제를 정상궤도에 확고히 올려세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덕훈이 내각 총리로서 그다지 능력이 있지 않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2000년대 초와 2010년대, 역시 심각한 경제난을 겪었지만 나름의 돌파구를 마련했던 박봉주 당시 총리와 비교하면 더 분명하다는 평갑니다.

[정성장/세종연구소 통일연구전략실장 : "박봉주는 내각에 힘이 없을 때도 농촌발전, 특히 먹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 예산의 상당 부분을 할애할 정도로 적극성을 보였는데 김덕훈이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스스로 나서서 성과를 만들어내고 실적을 내는 그런 인물을 원하는데 지금까지 김덕훈 내각이 보여준 모습은 굉장히 수동적인 모습이었다는 것. 거기에 대해서 굉장히 실망을 보인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제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뒷짐을 지고, 배를 내민 김덕훈의 모습이 김 위원장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그런 장면을 찍는다는 게 김덕훈의 위상이 높구나 아니면 굉장히 지도자적인 모습을 보이려고 하는구나 하는 게 좀 있었죠. 그래서 다소 김덕훈이 권력에 취해있지 않나. 이런 분석도 일부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김정은 위원장의 또 다른 노림수가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3년 7개월 만에 국경을 개방한 만큼 관료들에겐 경고하면서 기강을 잡고, 주민들에겐 경제를 직접 챙기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노렸다는 겁니다.

[김정남/농업과학원 부원장 : "자기가, 무엇 때문에, 누구를 위해서 필요한가를 항상 자각하고 임무 수행에 전심할 때 우리 당이 바라는 참된 일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깊이 자각하게 되었습니다."]

[홍민/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막혀 있던 북중 교역이 재개되고 인적 교류가 생기고 나름대로 경제활동이 활성화되는 시기에 있단 말이죠. 김정은 입장에서는 기존의 비상 체계를 이끌었던 내각을 한번 흔들어서 경각심을 주거나 최소한 거기에 대한 문책성 비난을 함으로써 자신이 경제를 챙기고 있다 또는 향후 좀 더 경제에 대해 자기가 더 힘을 넣고 관심을 갖겠다는 일종의 전환을 보여주는 부분일 수도 있다는 거죠."]

지난 3년 동안 북한 내각 총리의 위상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 김덕훈.

위기를 오히려 기회 삼아 경제를 되살리며 김정은 체제의 핵심으로 계속 남을지, 역대 총리들처럼 어느 한순간 뒤안길로 사라질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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