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트] 60대 교사 숨진채 발견…나흘 새 3명, 잇단 사망 왜?

입력 2023.09.04 (18:26) 수정 2023.09.04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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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전해드린대로, 오늘 서이초 교사의 49재를 맞아 '공교육 멈춤의 날' 집회가 진행됩니다.

문제는 서이초 교사 사건 이후에도 비극이 반복되고 있다는 겁니다.

최근 나흘 새에 세 명의 교사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있었는데, 교사들의 사망 사건이 왜 계속 반복되고 있는지,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사회부 최인영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최 기자, 먼저 지난 주말에도 이런 일이 있었어요.

한 고등학교 체육 선생님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요?

[기자]

네, 어제 오전 10시 반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청계산 등산로에서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는데요.

이 남성은 경기 용인시의 한 고등학교에 재직 중인 교사 김 모 씨였습니다.

전날 집을 나선 남편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부인의 신고에 경찰이 추적에 나섰고, 등산로에서 숨을 거둔 김 씨를 발견한 겁니다.

경찰은 현장에서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은 점과 유족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앵커]

교사 김 씨의 사망 원인, 유족들은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유족들은 수십 년간 교직 생활을 한 김 씨가 최근 벌어진 학교 일로 힘들어했다고 전했습니다.

당시 장염 증세가 있어 체육수업 중에 잠시 자리를 비웠는데, 그 사이에 한 학생이 찬 공에 다른 학생이 얼굴을 맞아 수술을 해야 할 정도로 다쳤다는 겁니다.

피해 학부모가 책임을 묻겠다며 항의하고 해당 교사를 경찰에 고소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유족 이야기 들어보시죠.

[고 김○○ 교사 유가족/음성변조 : "내년에 정년 퇴임을 앞두신 상황에서 굉장히 자부심도 많이 갖고 계셨는데, 이런 일이 벌어지니까 되게 많이 무너지셔서 근 2달간은 굉장히 우울하셨던 거 같아요."]

김 씨가 숨진 현장에서는 유서가 발견됐는데, 유서에는 교권 침해에 관한 언급은 따로 없었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다친 학생 학부모의 요청에 따라 경기도교육청은 감사에 착수했는데, 다만 학생의 학부모가 김 씨에게 직접적인 압박을 한 정황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앵커]

참 안타까운 상황인데, 김 씨를 포함해서 최근 나흘간 세상을 떠난 교사가 세 명이나 된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앞서 지난달 31일 서울 양천구에서 일하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 일이 있었고, 이튿날에는 전북 군산에서 현직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앵커]

먼저 양천구 교사 사망 사건, 이 사건에도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학부모 민원과 연관점이 있나요?

[기자]

구체적인 사망 경위에 대해서는 경찰이 수사 중인데요.

동료 교사들은 해당 교사가 올해 6 학년 수업을 맡으면서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노조 측 이야기 들어보시죠.

[장대진/서울교사노조 수석부위원장 : "학년 초부터 그 반에 정말 힘든 상황이 있었고 그로 인해서 고인이 교감선생님한테 이야기를 했었다."]

경찰은 아직까지 구체적 정황은 파악하지 못했고, 고인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등을 토대로 수사 개시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고인의 사망과 악성 민원과의 관련성이 확인되면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앵커]

군산 교사의 사망도 학교 측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건가요?

[기자]

네, 전북 교사노조는 업무 과다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는데요.

노조 측은 "숨진 교사가 업무량이 높다는 6 학년 담임과 돌봄, 현장체험학습 등을 맡았다"며, 진상 규명과 순직 인정을 요구했습니다.

다만 이 사안 역시 앞으로 경찰 조사가 더 이뤄져야 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최근에 왜 이런 일들이 이렇게 반복되고 있는 걸까요?

[기자]

교사들의 잇따른 죽음이 모두 교권 침해 때문이었다고 결론짓기는 아직 이릅니다.

다만 잇따른 사건들이 현장 교사들에게 그간 쌓여온 무력감, 분노 등에 방아쇠를 당기는 역할을 한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교사의 정당한 지도조차 아동학대, 정서학대로 해석되는 게 이런 일을 반복시키는 원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또 학교에서의 문제를 형사고소 등의 방법으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교육계 내부 논의로 풀어내야 한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시죠.

[전수민/교사 출신 변호사 : "지도를 하는데 보호자 측에서는 아동학대라고 주장하니까 선생님들은 사실 손발이 다 묶이고… 교육청이 이런 것들을 판단해주지 않음으로써 학부모는 신고할 수밖에 없고. 그런 거를 교육적인 관점에서 판단을 해서."]

[앵커]

이번 교사들의 집단행동에 관련해 정부의 지시도 나왔다고요?

[기자]

네,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지난 주말 교사들의 목소리를 깊이 새겨 교권 확립과 교육 현장 정상화에 만전을 기하라"고 주문했습니다.

또 교권이 확립되지 않으면 학생의 인권과 학습권도 절대 보장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사회부 최인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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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인사이트] 60대 교사 숨진채 발견…나흘 새 3명, 잇단 사망 왜?
    • 입력 2023-09-04 18:26:38
    • 수정2023-09-04 18:3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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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전해드린대로, 오늘 서이초 교사의 49재를 맞아 '공교육 멈춤의 날' 집회가 진행됩니다.

문제는 서이초 교사 사건 이후에도 비극이 반복되고 있다는 겁니다.

최근 나흘 새에 세 명의 교사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있었는데, 교사들의 사망 사건이 왜 계속 반복되고 있는지,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사회부 최인영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최 기자, 먼저 지난 주말에도 이런 일이 있었어요.

한 고등학교 체육 선생님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요?

[기자]

네, 어제 오전 10시 반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청계산 등산로에서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는데요.

이 남성은 경기 용인시의 한 고등학교에 재직 중인 교사 김 모 씨였습니다.

전날 집을 나선 남편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부인의 신고에 경찰이 추적에 나섰고, 등산로에서 숨을 거둔 김 씨를 발견한 겁니다.

경찰은 현장에서 타살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은 점과 유족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앵커]

교사 김 씨의 사망 원인, 유족들은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유족들은 수십 년간 교직 생활을 한 김 씨가 최근 벌어진 학교 일로 힘들어했다고 전했습니다.

당시 장염 증세가 있어 체육수업 중에 잠시 자리를 비웠는데, 그 사이에 한 학생이 찬 공에 다른 학생이 얼굴을 맞아 수술을 해야 할 정도로 다쳤다는 겁니다.

피해 학부모가 책임을 묻겠다며 항의하고 해당 교사를 경찰에 고소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유족 이야기 들어보시죠.

[고 김○○ 교사 유가족/음성변조 : "내년에 정년 퇴임을 앞두신 상황에서 굉장히 자부심도 많이 갖고 계셨는데, 이런 일이 벌어지니까 되게 많이 무너지셔서 근 2달간은 굉장히 우울하셨던 거 같아요."]

김 씨가 숨진 현장에서는 유서가 발견됐는데, 유서에는 교권 침해에 관한 언급은 따로 없었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다친 학생 학부모의 요청에 따라 경기도교육청은 감사에 착수했는데, 다만 학생의 학부모가 김 씨에게 직접적인 압박을 한 정황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앵커]

참 안타까운 상황인데, 김 씨를 포함해서 최근 나흘간 세상을 떠난 교사가 세 명이나 된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앞서 지난달 31일 서울 양천구에서 일하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 일이 있었고, 이튿날에는 전북 군산에서 현직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앵커]

먼저 양천구 교사 사망 사건, 이 사건에도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학부모 민원과 연관점이 있나요?

[기자]

구체적인 사망 경위에 대해서는 경찰이 수사 중인데요.

동료 교사들은 해당 교사가 올해 6 학년 수업을 맡으면서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노조 측 이야기 들어보시죠.

[장대진/서울교사노조 수석부위원장 : "학년 초부터 그 반에 정말 힘든 상황이 있었고 그로 인해서 고인이 교감선생님한테 이야기를 했었다."]

경찰은 아직까지 구체적 정황은 파악하지 못했고, 고인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등을 토대로 수사 개시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고인의 사망과 악성 민원과의 관련성이 확인되면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앵커]

군산 교사의 사망도 학교 측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건가요?

[기자]

네, 전북 교사노조는 업무 과다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는데요.

노조 측은 "숨진 교사가 업무량이 높다는 6 학년 담임과 돌봄, 현장체험학습 등을 맡았다"며, 진상 규명과 순직 인정을 요구했습니다.

다만 이 사안 역시 앞으로 경찰 조사가 더 이뤄져야 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최근에 왜 이런 일들이 이렇게 반복되고 있는 걸까요?

[기자]

교사들의 잇따른 죽음이 모두 교권 침해 때문이었다고 결론짓기는 아직 이릅니다.

다만 잇따른 사건들이 현장 교사들에게 그간 쌓여온 무력감, 분노 등에 방아쇠를 당기는 역할을 한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교사의 정당한 지도조차 아동학대, 정서학대로 해석되는 게 이런 일을 반복시키는 원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또 학교에서의 문제를 형사고소 등의 방법으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교육계 내부 논의로 풀어내야 한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시죠.

[전수민/교사 출신 변호사 : "지도를 하는데 보호자 측에서는 아동학대라고 주장하니까 선생님들은 사실 손발이 다 묶이고… 교육청이 이런 것들을 판단해주지 않음으로써 학부모는 신고할 수밖에 없고. 그런 거를 교육적인 관점에서 판단을 해서."]

[앵커]

이번 교사들의 집단행동에 관련해 정부의 지시도 나왔다고요?

[기자]

네,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지난 주말 교사들의 목소리를 깊이 새겨 교권 확립과 교육 현장 정상화에 만전을 기하라"고 주문했습니다.

또 교권이 확립되지 않으면 학생의 인권과 학습권도 절대 보장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사회부 최인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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