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피해자 언론인터뷰에 “이중적 행태”…사죄 거짓말이었나?

입력 2023.09.0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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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 직원을 강제추행해 상해를 입게 한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오거돈 전 부산시장.

당시 재판부는 오 전 시장의 행위가 지위를 이용한 '권력형 성범죄'에 해당한다고 봤습니다.

형사 재판은 끝났지만, 민사 소송은 아직도 진행되고 있는데요. 피해자가 강제추행으로 인해 입은 상해 등에 대해 '배상'하라는 취지의 손해배상 소송입니다.

■ 오거돈 전 시장 측, '권력형 성범죄' 부인?

그런데 이 손해배상소송에서 오 전 시장은 이미 형사 재판에서 확정된 혐의를 부인하는 듯한 취지의 참고 서면을 계속해서 재판부에 제출하고 있습니다.

[연관 기사] 손해배상 소송서 또 ‘권력형 성범죄’ 부인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7759408

오 전 시장 측이 제출한 참고 서면을 보면 "가해행위를 저지르는 과정에서 시장의 지위를 이용하는 언행을 한 적이 없다."며 권력형 성범죄를 부인하고 있는데요.

형사 재판에서 지속적으로 주장했던 '충동적·우발적 범행'이라는 주장도 다시 펼치고 있습니다. 지난 재판에서 오 시장의 추행 혐의는 "우발적이라고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났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민사 소송에 제출한 서면을 보면, "피해자의 말에 너무나 미덥고, 기특하다는 느낌과 함께 기분이 좋아진 나머지 순간적으로 분위기에 휩쓸려 가해행위를 저지르게 됐다.""추행의 의사가 있었다면 시장 집무실이 아니라 은밀한 곳이나 비공개장소를 택하는 것이 나았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피해자 변호인 측은 "성범죄의 경우, 피해자가 정신적으로 피폐해져 있는 경우가 많아서 공격적인 서면을 제출해 피해자가 소송을 포기하게 하거나, 피해자 과실을 계속해서 주장해 배상금액을 줄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피해자의 형사 소송을 지원했던 부산성폭력상담소는 강력 반발했는데요. "범죄에 이르게 된 경위를 두고 또다시 오 전 시장이 피해자를 탓하고 있다.""모든 게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갔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피해자 역시 지난주 KBS와의 인터뷰에서 "오 전 시장이 또다시 자신의 범죄를 축소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저를 괴롭히고 있다."며 참담한 심경이라고 전했습니다.

■ 피해자 언론 인터뷰 두고 "피해 호소하며, 이중적인 모습"

그런데 피해자가 입장을 밝힌 이 인터뷰를 두고 오 시장 측이 또다시 재판부에 참고 서면을 제출했는데요.

서면에서 오 시장 측은 "원고 측이 가해행위로 인한 2차 피해를 호소하면서도 정작 형사재판과 민사재판 과정에서의 내용과 경과 등에 대한 자료를 언론에 제공하고 있다.""보도가 이루어지게 하는 등 이중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했습니다.

범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는 물론 피해자가 받게 된 모든 2차 피해도 모두 가해자인 자신이 아닌 피해자가 자처한 것처럼 비난하고 있는 건데요.

피해자는 "일상 회복을 위해 병원도 다니고, 약도 먹고 있지만, 이런 의견서를 볼 때마다 마음이 한없이 무너진다."며 "슬프고 분하다."고 재차 입장을 밝혔습니다.

피해자와 부산 시민에게 죄송하다며, 평생 사죄하며 살겠다고 밝혔던 오거돈 시장. 사죄는 모두 거짓말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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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거돈, 피해자 언론인터뷰에 “이중적 행태”…사죄 거짓말이었나?
    • 입력 2023-09-05 10:2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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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 직원을 강제추행해 상해를 입게 한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오거돈 전 부산시장.

당시 재판부는 오 전 시장의 행위가 지위를 이용한 '권력형 성범죄'에 해당한다고 봤습니다.

형사 재판은 끝났지만, 민사 소송은 아직도 진행되고 있는데요. 피해자가 강제추행으로 인해 입은 상해 등에 대해 '배상'하라는 취지의 손해배상 소송입니다.

■ 오거돈 전 시장 측, '권력형 성범죄' 부인?

그런데 이 손해배상소송에서 오 전 시장은 이미 형사 재판에서 확정된 혐의를 부인하는 듯한 취지의 참고 서면을 계속해서 재판부에 제출하고 있습니다.

[연관 기사] 손해배상 소송서 또 ‘권력형 성범죄’ 부인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7759408

오 전 시장 측이 제출한 참고 서면을 보면 "가해행위를 저지르는 과정에서 시장의 지위를 이용하는 언행을 한 적이 없다."며 권력형 성범죄를 부인하고 있는데요.

형사 재판에서 지속적으로 주장했던 '충동적·우발적 범행'이라는 주장도 다시 펼치고 있습니다. 지난 재판에서 오 시장의 추행 혐의는 "우발적이라고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났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민사 소송에 제출한 서면을 보면, "피해자의 말에 너무나 미덥고, 기특하다는 느낌과 함께 기분이 좋아진 나머지 순간적으로 분위기에 휩쓸려 가해행위를 저지르게 됐다.""추행의 의사가 있었다면 시장 집무실이 아니라 은밀한 곳이나 비공개장소를 택하는 것이 나았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피해자 변호인 측은 "성범죄의 경우, 피해자가 정신적으로 피폐해져 있는 경우가 많아서 공격적인 서면을 제출해 피해자가 소송을 포기하게 하거나, 피해자 과실을 계속해서 주장해 배상금액을 줄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피해자의 형사 소송을 지원했던 부산성폭력상담소는 강력 반발했는데요. "범죄에 이르게 된 경위를 두고 또다시 오 전 시장이 피해자를 탓하고 있다.""모든 게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갔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피해자 역시 지난주 KBS와의 인터뷰에서 "오 전 시장이 또다시 자신의 범죄를 축소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저를 괴롭히고 있다."며 참담한 심경이라고 전했습니다.

■ 피해자 언론 인터뷰 두고 "피해 호소하며, 이중적인 모습"

그런데 피해자가 입장을 밝힌 이 인터뷰를 두고 오 시장 측이 또다시 재판부에 참고 서면을 제출했는데요.

서면에서 오 시장 측은 "원고 측이 가해행위로 인한 2차 피해를 호소하면서도 정작 형사재판과 민사재판 과정에서의 내용과 경과 등에 대한 자료를 언론에 제공하고 있다.""보도가 이루어지게 하는 등 이중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했습니다.

범죄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는 물론 피해자가 받게 된 모든 2차 피해도 모두 가해자인 자신이 아닌 피해자가 자처한 것처럼 비난하고 있는 건데요.

피해자는 "일상 회복을 위해 병원도 다니고, 약도 먹고 있지만, 이런 의견서를 볼 때마다 마음이 한없이 무너진다."며 "슬프고 분하다."고 재차 입장을 밝혔습니다.

피해자와 부산 시민에게 죄송하다며, 평생 사죄하며 살겠다고 밝혔던 오거돈 시장. 사죄는 모두 거짓말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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