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땅 팠더니 가축분뇨 ‘콸콸’…하천까지 유입

입력 2023.09.0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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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의 한 임야에 무단 배출된 가축 분뇨(제주도자치경찰단 제공)제주시의 한 임야에 무단 배출된 가축 분뇨(제주도자치경찰단 제공)

제주시의 한 임야에서 굴착기로 땅을 파자 질퍽거리는 회색빛 액체가 쏟아져 나옵니다.

썩은 내를 풍기며 코를 찌르는 이 액체, '가축분뇨'입니다.

제주도자치경찰단은 가축 분뇨를 무단 배출한 재활용업체 대표 50대 A 씨를 가축분뇨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하고, 다른 3명을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2020년부터 축산농가에서 수거한 분뇨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채 초지에 배출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법령에 규정된 방법과 기준에 따라 액비로 자원화해 배출해야 하는데 무단 살포한 겁니다.

제주시의 한 임야에 무단 배출된 가축 분뇨(제주도자치경찰단 제공)제주시의 한 임야에 무단 배출된 가축 분뇨(제주도자치경찰단 제공)

자치경찰단에 따르면 이들이 지난 1~3월 불법으로 배출한 가축 분뇨량만 1,500톤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특히 이들이 불법 배출한 가축분뇨는 인근 토지와 하천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주민들의 민원이 발생했는데, 업자들은 이를 은폐하기 위해 임야를 훼손하고, 하천 일부 구역을 흙으로 덮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산지관리법과 하천법까지 적용해 이들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가축 분뇨가 배출된 현장(제주도자치경찰단 제공)가축 분뇨가 배출된 현장(제주도자치경찰단 제공)

자치경찰단은 "업자 등이 가축분뇨 전자인계시스템에 허위로 살포량을 입력하거나, 위치추적 장치가 없는 트랙터를 이용하는 등 시스템의 허점을 악용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축산농가에서 수거한 가축 분뇨를 액비화 시설에 투입한 뒤, 중간 처리 과정에서 다시 빼내 살포하는 방법을 이용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들은 이런 수법으로 2~3배 가량 처리량을 늘려 1억4천여 만원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고 밝혔습니다.

제주도자치경찰단에 적발된 가축 분뇨 처리 업체(제주도자치경찰단 제공)제주도자치경찰단에 적발된 가축 분뇨 처리 업체(제주도자치경찰단 제공)

자치경찰단은 제주시와 함께 두 차례 현장 굴착 조사와 액비 적합도 검사를 진행하고, 압수수색 등을 통해 운반 차량 블랙박스와 CCTV 등을 확보해 범행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박상현 제주도자치경찰단 수사과장은 "이번에 구속된 업체는 축산농가가 아닌 가축분뇨를 수집·처리해 자원화(액비)하는 업체"라며 "그간 관행적·조직적으로 불법 배출해 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토양과 지하수 오염으로 이어지는 만큼, 향후 관계부서와 긴밀히 협조해 엄중히 처벌할 방침"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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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도 땅 팠더니 가축분뇨 ‘콸콸’…하천까지 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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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의 한 임야에 무단 배출된 가축 분뇨(제주도자치경찰단 제공)
제주시의 한 임야에서 굴착기로 땅을 파자 질퍽거리는 회색빛 액체가 쏟아져 나옵니다.

썩은 내를 풍기며 코를 찌르는 이 액체, '가축분뇨'입니다.

제주도자치경찰단은 가축 분뇨를 무단 배출한 재활용업체 대표 50대 A 씨를 가축분뇨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하고, 다른 3명을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2020년부터 축산농가에서 수거한 분뇨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채 초지에 배출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법령에 규정된 방법과 기준에 따라 액비로 자원화해 배출해야 하는데 무단 살포한 겁니다.

제주시의 한 임야에 무단 배출된 가축 분뇨(제주도자치경찰단 제공)
자치경찰단에 따르면 이들이 지난 1~3월 불법으로 배출한 가축 분뇨량만 1,500톤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특히 이들이 불법 배출한 가축분뇨는 인근 토지와 하천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주민들의 민원이 발생했는데, 업자들은 이를 은폐하기 위해 임야를 훼손하고, 하천 일부 구역을 흙으로 덮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산지관리법과 하천법까지 적용해 이들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가축 분뇨가 배출된 현장(제주도자치경찰단 제공)
자치경찰단은 "업자 등이 가축분뇨 전자인계시스템에 허위로 살포량을 입력하거나, 위치추적 장치가 없는 트랙터를 이용하는 등 시스템의 허점을 악용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축산농가에서 수거한 가축 분뇨를 액비화 시설에 투입한 뒤, 중간 처리 과정에서 다시 빼내 살포하는 방법을 이용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들은 이런 수법으로 2~3배 가량 처리량을 늘려 1억4천여 만원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고 밝혔습니다.

제주도자치경찰단에 적발된 가축 분뇨 처리 업체(제주도자치경찰단 제공)
자치경찰단은 제주시와 함께 두 차례 현장 굴착 조사와 액비 적합도 검사를 진행하고, 압수수색 등을 통해 운반 차량 블랙박스와 CCTV 등을 확보해 범행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박상현 제주도자치경찰단 수사과장은 "이번에 구속된 업체는 축산농가가 아닌 가축분뇨를 수집·처리해 자원화(액비)하는 업체"라며 "그간 관행적·조직적으로 불법 배출해 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토양과 지하수 오염으로 이어지는 만큼, 향후 관계부서와 긴밀히 협조해 엄중히 처벌할 방침"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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