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까지 유입”…가축분뇨 1,500톤 무단 살포 업자 구속

[앵커]

제주에서 무려 천5백 톤에 이르는 가축분뇨를 불법으로 배출한 재활용처리 업자가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이렇게 버려진 분뇨는 땅속으로 스며들며 하천까지 유입됐습니다.

문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나무로 둘러쌓인 작은 하천입니다.

어찌된 일인지 물 줄기는 보이지 않고 흙으로 메워졌습니다.

굴착기로 흙을 파내자 질퍽거리는 구정물이 쏟아져 나옵니다.

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잇따르자 제주도자치경찰단과 제주시가 수사에 나서 확인해 보니 가축분뇨였습니다.

["그냥 생똥이네. 와, 냄새. 와~"]

양돈농가에서 가축분뇨를 수거해 재활용하는 업체가 하천에서 700m 가량 떨어진 풀밭에 정화하지 않은 분뇨를 불법 배출하면서 유입된 겁니다.

[인근 농가/음성변조 : "(가축분뇨를) 밭에 뿌렸다는 거예요. 아니, 뿌린 게 어떻게 그렇게 내려오냐고. 막 시커멓지 뭐. 여기 난리가 났어."]

경찰이 특정한 불법 배출 가축 분뇨량만 천5백 톤에 이릅니다.

원래라면 물이 흘렀을 하천입니다.

하지만 업자들은 이곳에 악취가 난다는 민원이 잇따르자 흙을 덮어 범행을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2020년부터 제대로 정화하지 않은 분뇨가 살포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강지경/제주도자치경찰단 수사과 : "이 업체는 1일 자원화할 수 있는 처리량보다 2~3배 가량 초과 수거함으로써 위탁 처리비용을 받고, 수거한 분뇨의 저장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중간 배출해온 것으로..."]

주로 비가 오거나 날씨가 좋지 않을 때 배출했는데, 이런 수법으로 챙긴 부당이득만 1억 4천만 원 상당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50대 업자 A 씨를 가축분뇨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하고, 공범 3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KBS 뉴스 문준영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그래픽:조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