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이준석은 3개월짜리” 녹취록에 이준석 “윤핵관 욕 안할 것”

입력 2023.09.0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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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매체 '시민언론 더탐사'는 어제(5일) 지난 2021년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관계자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녹취 내용을 보면 윤 대통령이 당시 국민의힘 입당을 선택한 배경을 엿볼 수가 있습니다. 제3지대 신당 창당보다는 제1야당이었던 국민의힘 입당이 현실적으로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설명하는 대목입니다.

■ "국힘 싫어…미워도 정권교체 플랫폼 삼아야"

녹취 내용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국힘(국민의힘) 싫어하는거 제가 100배 알고 저는 선생님보다 국힘 더 싫어요. 제가요 민주당보다 국힘 더 싫어한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정권교체를 위해 현실적으로 입당이 불가피함을 강조합니다.

윤 대통령은 녹취에서 "역사상 이런 정권이 없기 때문에 그러려고(정권교체를 하려고) 하면은 국힘이 아무리 미워도 국힘을 갖다가 플랫폼으로 할 수 밖에 없다는 걸 인정을 하셔야 된다"고 했습니다.

또 "저는 정권 교체하러 나온 사람이지 대통령 하러 나온 사람이 아니다"라며 "저는 대통령도, 저는 그런 자리 자체가 귀찮다, 솔직한 얘기가"라고도 합니다. 이어 "그러나 이거는 어쨌든 엎어줘야 되고", "국힘에 이걸 할 놈이 없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면서 "입당을 하더라도, 그거는 그야말로 정권교체를 하기 위한 거지, 국힘의 보수 당원이 되기 위해서 가는 게 아니다"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 "이준석은 까불어봤자 3개월짜리…"

녹취에는 윤 대통령이 입당 전부터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 상당한 반감을 가지고 있었고, '이준석 지도부'를 끌어내리고 당을 재편할 구상을 가졌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도 등장합니다.

윤 대통령은 '더탐사' 녹취에서 "많은 의원과 또 원외 당협위원장이나 당원들이 빨리 들어와서 국힘을 접수해서, 이게 지금 이준석이 아무리 까불어봤자 3개월짜리다. 3개월짜리"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힘에 좀 많이 입당해 갖고 당원을 100만 명 이상 좀 만들어주셔서"라며 "국힘 지도부 다 소환해. 바꿔버려. 전부"라고 했습니다.

또 "일단 당원을 왕창 늘려가지고 국힘 내부를 갖다 뒤엎은 다음에 3개월 안에 '쇼부(결론)' 난다"라며 "그래서 (대통령) 후보 되면 비대위원장이 돼 갖고 당 대표부터 전부 해임할 수 있다"라고도 이야기했습니다.


지난해 7월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 398회 임시회 6차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스마트폰으로 문자 대화를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사진지난해 7월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 398회 임시회 6차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스마트폰으로 문자 대화를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사진

통화 내용은 지난해 국민의힘 권성동 전 원내대표의 '내부총질' 문자 사태를 연상케 합니다.

지난해 7월, 윤 대통령이 권성동 당시 당 대표 직무대행에게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다"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 취재진에 포착됐습니다.

국민의힘 입당 전 윤 대통령의 '구상'처럼, 실제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의 중징계를 시작으로, '최고위원 사퇴', '비대위 전환'이 연쇄적으로 현실화됐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10일 취임했는데, 같은 해 8월 9일 '주호영 비대위' 체제로 전환됐으니 지도부 교체까지 정말 '딱 3달'이 걸렸습니다.


■ 이준석 "윤핵관 성님들 욕 안 하겠습니다"

'더탐사'의 녹취 보도 이후 이준석 전 대표는 SNS에 소회로 보이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 전 대표는 "이게 조작이면 더탐사는 문을 닫고 사실이면 그냥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 문제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앞으로 윤핵관 성님들, 욕 안 하겠다"고 적었습니다.

당 지도부 재편이 윤 대통령 측근들의 계획이었다기보다 윤 대통령 '본인의 의지'였다는 점을 뒤늦게 알았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애초에 싸움을 하려고 작정하고 온 사람들이었다. 3개월 이내에 당 대표 끌어내리려고 입당한 사람들이니 수많은 비상식이 작동했을 것"이라며 "익명 인터뷰로 당 대표 음해하고, 유튜버 꼬셔서 악마화 방송하고, 어떤 매커니즘이었는지 이해가 간다"고 덧붙였습니다.

■ 국민의힘 "김만배-신학림 대선공작 물타기 의도"

국민의힘 지도부는 '더탐사'의 녹취 보도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의 '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에 대한 '물타기 시도'로 규정했습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오늘(6일) '대선 공작 게이트' 대응 긴급 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이 시기에 그런 보도를 했다는 자체가 김만배-신학림의 대선 공작을 물타기 하려고 하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며 "그리고 그 사안은 저희 당에 입당하기 전에 사적인 발언에 가까운 이야기를 이렇게 보도하는 것이 극히 부적절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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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06 17:4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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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매체 '시민언론 더탐사'는 어제(5일) 지난 2021년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관계자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녹취 내용을 보면 윤 대통령이 당시 국민의힘 입당을 선택한 배경을 엿볼 수가 있습니다. 제3지대 신당 창당보다는 제1야당이었던 국민의힘 입당이 현실적으로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설명하는 대목입니다.

■ "국힘 싫어…미워도 정권교체 플랫폼 삼아야"

녹취 내용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국힘(국민의힘) 싫어하는거 제가 100배 알고 저는 선생님보다 국힘 더 싫어요. 제가요 민주당보다 국힘 더 싫어한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정권교체를 위해 현실적으로 입당이 불가피함을 강조합니다.

윤 대통령은 녹취에서 "역사상 이런 정권이 없기 때문에 그러려고(정권교체를 하려고) 하면은 국힘이 아무리 미워도 국힘을 갖다가 플랫폼으로 할 수 밖에 없다는 걸 인정을 하셔야 된다"고 했습니다.

또 "저는 정권 교체하러 나온 사람이지 대통령 하러 나온 사람이 아니다"라며 "저는 대통령도, 저는 그런 자리 자체가 귀찮다, 솔직한 얘기가"라고도 합니다. 이어 "그러나 이거는 어쨌든 엎어줘야 되고", "국힘에 이걸 할 놈이 없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면서 "입당을 하더라도, 그거는 그야말로 정권교체를 하기 위한 거지, 국힘의 보수 당원이 되기 위해서 가는 게 아니다"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 "이준석은 까불어봤자 3개월짜리…"

녹취에는 윤 대통령이 입당 전부터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 상당한 반감을 가지고 있었고, '이준석 지도부'를 끌어내리고 당을 재편할 구상을 가졌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도 등장합니다.

윤 대통령은 '더탐사' 녹취에서 "많은 의원과 또 원외 당협위원장이나 당원들이 빨리 들어와서 국힘을 접수해서, 이게 지금 이준석이 아무리 까불어봤자 3개월짜리다. 3개월짜리"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국힘에 좀 많이 입당해 갖고 당원을 100만 명 이상 좀 만들어주셔서"라며 "국힘 지도부 다 소환해. 바꿔버려. 전부"라고 했습니다.

또 "일단 당원을 왕창 늘려가지고 국힘 내부를 갖다 뒤엎은 다음에 3개월 안에 '쇼부(결론)' 난다"라며 "그래서 (대통령) 후보 되면 비대위원장이 돼 갖고 당 대표부터 전부 해임할 수 있다"라고도 이야기했습니다.


지난해 7월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 398회 임시회 6차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스마트폰으로 문자 대화를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사진
통화 내용은 지난해 국민의힘 권성동 전 원내대표의 '내부총질' 문자 사태를 연상케 합니다.

지난해 7월, 윤 대통령이 권성동 당시 당 대표 직무대행에게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다"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 취재진에 포착됐습니다.

국민의힘 입당 전 윤 대통령의 '구상'처럼, 실제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의 중징계를 시작으로, '최고위원 사퇴', '비대위 전환'이 연쇄적으로 현실화됐습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10일 취임했는데, 같은 해 8월 9일 '주호영 비대위' 체제로 전환됐으니 지도부 교체까지 정말 '딱 3달'이 걸렸습니다.


■ 이준석 "윤핵관 성님들 욕 안 하겠습니다"

'더탐사'의 녹취 보도 이후 이준석 전 대표는 SNS에 소회로 보이는 글을 올렸습니다.

이 전 대표는 "이게 조작이면 더탐사는 문을 닫고 사실이면 그냥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 문제가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앞으로 윤핵관 성님들, 욕 안 하겠다"고 적었습니다.

당 지도부 재편이 윤 대통령 측근들의 계획이었다기보다 윤 대통령 '본인의 의지'였다는 점을 뒤늦게 알았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애초에 싸움을 하려고 작정하고 온 사람들이었다. 3개월 이내에 당 대표 끌어내리려고 입당한 사람들이니 수많은 비상식이 작동했을 것"이라며 "익명 인터뷰로 당 대표 음해하고, 유튜버 꼬셔서 악마화 방송하고, 어떤 매커니즘이었는지 이해가 간다"고 덧붙였습니다.

■ 국민의힘 "김만배-신학림 대선공작 물타기 의도"

국민의힘 지도부는 '더탐사'의 녹취 보도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의 '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에 대한 '물타기 시도'로 규정했습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오늘(6일) '대선 공작 게이트' 대응 긴급 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이 시기에 그런 보도를 했다는 자체가 김만배-신학림의 대선 공작을 물타기 하려고 하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며 "그리고 그 사안은 저희 당에 입당하기 전에 사적인 발언에 가까운 이야기를 이렇게 보도하는 것이 극히 부적절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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