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초등교사 숨져…“4년간 악성 민원 시달려”

[앵커]

대전의 한 초등학교 40대 여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교육 당국이 진상 조사에 나섰습니다.

이 교사는 4년여 간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곽동화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대전의 한 초등학교 앞에 근조 화환이 놓였습니다.

생을 마감한 40대 여교사 A 씨에게 보내는 학생과 학부모,동료교사들의 마지막 인사입니다.

[학부모 : "서이초 선생님 사건났을때도 우리 선생님이 제일 먼저 걱정됐어요. 잘 이겨내셨으면 좋겠다 했는데..."]

지난 5일, 교사 A 씨는 집에서 자살을 시도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이틀 뒤 숨졌습니다.

유족들은 A씨가 4년여 간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에 괴로워했다고 주장했습니다.

A 씨는 2019년 1학년 담임을 맡았을때 수업 태도가 불량하거나 친구를 때린 학생을 훈육하자 학부모들로부터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게 된 교사 A씨가 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듬해 아동학대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해당 학부모들의 지속적인 민원 제기에 시달렸다며 유족들은 억울해했습니다.

[유가족/음성변조 : "왜 교사 혼자 오롯이 다 해야 하는가... 그 당시에는 아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주변에서 가이드나 법적 분쟁 지원이나..."]

해당 교사는 서울 서이초 사건 이후 괴로움을 토로해오다 49재 다음날인 지난 5일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교사노조는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습니다.

[박소영/대전교사노조 정책실장 : "진상규명, 진상 규명을 통한 학부모의 사과, 공무상 재해 인정까지 저희는 교육청에 요구할 생각입니다."]

대전시교육청은 청사 안에 분향소를 설치하는 한편 실제 악성 민원이 있었는지와 교권위원회가 열리지 않은 이유 등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곽동화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