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확진자 21명 추가됐지만…“실제론 훨씬 더 많을 것”

입력 2023.09.11 (09:01) 수정 2023.09.11 (10:4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폐암에 걸린 학교 급식종사자들이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서울·경기·충북 등 3개 교육청 소속 급식종사자 검진 결과, 21명이 추가로 폐암 확진 판정을 받은 겁니다. 이 지역에서는 폐암 의심·매우 의심 진단을 받은 사람도 240명 추가됐습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의원과 전국교육공무직노조는 지난 8일, 국회 소통관에서 '학교 급식종사자 관련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발표했습니다.

[연관 기사] [단독] 폐암 급식 노동자 21명 추가 확인…“의심 환자도 379명”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7768315

■ 폐암 확진자 모두 52명…"현실 반영 못 해"

지금까지 폐암에 걸린 것으로 파악된 급식종사자는 전국적으로 52명까지 늘었습니다. 대상자가 4만 4천여 명인 걸 감안하면, 대상자 대비 폐암 확진율은 0.12%입니다.

구소미 순천향대서울병원 호흡기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0.12%의 확진율은 일반 건강한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굉장히 높은 폐암 비율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폐암 확진율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김미경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노동안전위원장은 "학교 급식종사자의 폐암 산업재해 승인 건수는 7월 말 기준 94건으로, 정부가 발표한 확진자 숫자보다 많다"며 "폐암 확진자나 의심자가 중도 퇴사해 검진에서 누락된 것은 아닌지, 검진이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습니다.

■ 폐암 의심자만 379명…경계성 결절도 1천여 명

또 다른 문제는 폐암 의심, 매우 의심 진단을 받은 사람이 379명이나 있다는 점입니다.

구소미 순천향대서울병원 호흡기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폐암 의심이나 매우 의심의 경우 폐암 확진 판정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최대 15% 정도 되는 상황"이라며 "의심 이상의 단계는 굉장히 긴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이외에도 지속적으로 추적 관찰이 필요한 '경계성 결절'이 확인된 종사자도 1천 명이 넘는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앞으로 급식노동자들의 폐암 문제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입니다.

학교 급식종사자들 폐암 검진 결과 (출처 :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실)학교 급식종사자들 폐암 검진 결과 (출처 :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실)

■ 환기설비 중요한데도…"97%가 기준 미달"

학교 급식종사자들의 폐암 원인으로는 조리 과정에서 나오는 미세먼지 '조리 흄'이 꼽힙니다.

무엇보다 후드 등 환기설비를 잘 갖추는 게 중요한데, 지난해 17개 교육청이 4천8백 개 학교의 환기시설을 점검해보니 97%가 성능 기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학교 급식시설의 환기설비를 대대적으로 교체한 경남은 기준 미달률이 0%입니다. 반면 대다수의 시도교육청은 환기 설비 교체를 시작하지도 않았거나 했더라도 일부만 마쳤습니다.

2022년도 학교 급식시설 환기설비 점검 현황 (출처 :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실)2022년도 학교 급식시설 환기설비 점검 현황 (출처 :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실)

환기설비를 새로 설치하려면 돈이 필요할 텐데요. 설비 개선사업 예산은 지역별로 편차가 큽니다.

올해 예산을 살펴보니, 학교 한 곳당 강원은 588만 원, 부산은 3억 2천만 원이 배정돼 50배 넘게 차이 났습니다.

교육부는 지난 3월 학교 급식실 조리환경 개선 방안의 주요 내용 중 하나로, 환기설비 개선을 위해 1,799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학교 한 곳당 1억 원씩 지원하는 셈인데요.

김미경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노동안전위원장은 "환기설비를 개선한 경남교육청 사례를 보면 학교 한 곳당 약 1억 5천만 원이 든다"며 "교육부 지원 예산도 증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 교육부 "유병률 등 분석 중…환기설비 2027년까지 개선할 것"

교육부는 KBS 보도 뒤인 지난 8일 설명자료를 내고 "올해 3월 발표 당시 (서울, 경기, 충북 ) 3개 교육청은 건강검진이 진행 중인 점을 명시했고, 사안의 심각성을 축소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고용부가 이번 검진 결과에 대해 유병률 분석 등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연구 결과에 따라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예산 지원과 튀김류 조리 최소화, 조리법 개발 등도 지원 중이라며, "2027년까지 환기설비 개선을 완료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폐암 확진자 21명 추가됐지만…“실제론 훨씬 더 많을 것”
    • 입력 2023-09-11 09:01:46
    • 수정2023-09-11 10:46:14
    심층K

폐암에 걸린 학교 급식종사자들이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서울·경기·충북 등 3개 교육청 소속 급식종사자 검진 결과, 21명이 추가로 폐암 확진 판정을 받은 겁니다. 이 지역에서는 폐암 의심·매우 의심 진단을 받은 사람도 240명 추가됐습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의원과 전국교육공무직노조는 지난 8일, 국회 소통관에서 '학교 급식종사자 관련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발표했습니다.

[연관 기사] [단독] 폐암 급식 노동자 21명 추가 확인…“의심 환자도 379명”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7768315

■ 폐암 확진자 모두 52명…"현실 반영 못 해"

지금까지 폐암에 걸린 것으로 파악된 급식종사자는 전국적으로 52명까지 늘었습니다. 대상자가 4만 4천여 명인 걸 감안하면, 대상자 대비 폐암 확진율은 0.12%입니다.

구소미 순천향대서울병원 호흡기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0.12%의 확진율은 일반 건강한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굉장히 높은 폐암 비율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폐암 확진율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김미경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노동안전위원장은 "학교 급식종사자의 폐암 산업재해 승인 건수는 7월 말 기준 94건으로, 정부가 발표한 확진자 숫자보다 많다"며 "폐암 확진자나 의심자가 중도 퇴사해 검진에서 누락된 것은 아닌지, 검진이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습니다.

■ 폐암 의심자만 379명…경계성 결절도 1천여 명

또 다른 문제는 폐암 의심, 매우 의심 진단을 받은 사람이 379명이나 있다는 점입니다.

구소미 순천향대서울병원 호흡기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폐암 의심이나 매우 의심의 경우 폐암 확진 판정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최대 15% 정도 되는 상황"이라며 "의심 이상의 단계는 굉장히 긴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이외에도 지속적으로 추적 관찰이 필요한 '경계성 결절'이 확인된 종사자도 1천 명이 넘는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앞으로 급식노동자들의 폐암 문제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입니다.

학교 급식종사자들 폐암 검진 결과 (출처 :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실)
■ 환기설비 중요한데도…"97%가 기준 미달"

학교 급식종사자들의 폐암 원인으로는 조리 과정에서 나오는 미세먼지 '조리 흄'이 꼽힙니다.

무엇보다 후드 등 환기설비를 잘 갖추는 게 중요한데, 지난해 17개 교육청이 4천8백 개 학교의 환기시설을 점검해보니 97%가 성능 기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학교 급식시설의 환기설비를 대대적으로 교체한 경남은 기준 미달률이 0%입니다. 반면 대다수의 시도교육청은 환기 설비 교체를 시작하지도 않았거나 했더라도 일부만 마쳤습니다.

2022년도 학교 급식시설 환기설비 점검 현황 (출처 :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실)
환기설비를 새로 설치하려면 돈이 필요할 텐데요. 설비 개선사업 예산은 지역별로 편차가 큽니다.

올해 예산을 살펴보니, 학교 한 곳당 강원은 588만 원, 부산은 3억 2천만 원이 배정돼 50배 넘게 차이 났습니다.

교육부는 지난 3월 학교 급식실 조리환경 개선 방안의 주요 내용 중 하나로, 환기설비 개선을 위해 1,799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학교 한 곳당 1억 원씩 지원하는 셈인데요.

김미경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노동안전위원장은 "환기설비를 개선한 경남교육청 사례를 보면 학교 한 곳당 약 1억 5천만 원이 든다"며 "교육부 지원 예산도 증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 교육부 "유병률 등 분석 중…환기설비 2027년까지 개선할 것"

교육부는 KBS 보도 뒤인 지난 8일 설명자료를 내고 "올해 3월 발표 당시 (서울, 경기, 충북 ) 3개 교육청은 건강검진이 진행 중인 점을 명시했고, 사안의 심각성을 축소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고용부가 이번 검진 결과에 대해 유병률 분석 등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연구 결과에 따라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예산 지원과 튀김류 조리 최소화, 조리법 개발 등도 지원 중이라며, "2027년까지 환기설비 개선을 완료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