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해임 집행정지 결과…권태선 ‘인용’·남영진 ‘기각’

[앵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과 KBS 이사장이 해임이 부당하다며 법원에 집행정지를 신청했는데 결과는 엇갈렸습니다.

방문진 권태선 이사장 해임 처분은 정지됐고, KBS 남영진 전 이사장은 해임 처분이 유지됐습니다.

양성모 기자입니다.

[리포트]

임기를 1년 가까이 남겨두고 지난 달 21일 해임된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권 이사장이 낸 해임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오늘(11일) 업무에 복귀했습니다.

[권태선/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 "돌아와서 가장 중요하게 해야 될 일은 MBC 의 독립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MBC를 지키는 것, 그 일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해임 처분을 내린 핵심 사유는 경영 관리감독 의무와 사장 인사 검증 등을 부실하게 했다는 것.

재판부는 이사회가 심의 의결을 거친 사안인데 이사 개인이 주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책임을 묻긴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반면 지난달 14일, 역시 경영 관리감독 의무를 부실하게 하고 법인카드를 부정사용했다는 의혹 등으로 해임된 KBS 남영진 전 이사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상대로 낸 해임 집행정지 신청은 기각됐습니다.

두 소송은 각기 다른 재판부가 맡았는데, 판단이 크게 엇갈린 건 '공공복리에 영향을 미칠 우려' 부분이었습니다.

방문진 권태선 이사장 재판부는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 보장'을 법원이 옹호해야 할 공익으로 판단했고, KBS 남영진 전 이사장 재판부는 남 전 이사장이 복귀할 경우 수신료 분리 징수로 인한 경영실적 악화를 개선하기 위한 이사회 의사결정에 장애가 생겨 공공복리에 안 좋다고 판단했습니다.

[남영진/KBS 전 이사장 : "공영방송 이사진을 바꿔서 그 경영진을 교체하려는 시도가 되풀이되어 온 것은 우리 사법부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탓도 없지 않습니다."]

남 전 이사장 측은 재판부의 판단에 주관적 부분이 많다며 즉시 항고했습니다.

방문진 권 전 이사장의 해임 처분이 정지된 것에 대해선 방통위가 어떤 잘못이 있더라도 소송이 끝날 때까지 해임할 수 없다면 피해는 국민 몫이라면서 즉시 항고 방침을 밝혔습니다.

KBS 뉴스 양성모입니다.

영상편집:송화인/촬영기자:정형철/그래픽:김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