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플러스] ‘북한 전문가’ 란코프 교수 “북·러 속내는 ‘외교 공갈’”?

입력 2023.09.12 (16:10) 수정 2023.09.1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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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학교 교양대 교수

# 북러 정상회담, 주목할 점?
"김정은과 북한 고위지도자들, 코로나 사태 이후 첫 해외 방문지로 중국 대신 러시아행 택한 것 상징성 있어…자율성 있다는 것 메시지 중국에 보낸 것"

# 북-러 간 무기 거래·위성 기술 등 다양한 관측… 무엇을 주고받을까?
"러시아, 북한에 기술 이전 시 얻을 수 있는 이득 많지 않아…북-러 회담서 우크라 지원설 도는 남한 압박 하려는 '외교 공갈' 읽어야"

#크렘린궁 "북한과 대북 유엔 제재 대해 논의할 준비 돼 있다"
"러시아 측 유엔 안보리 제재 지키지 않을 가능성 거의 100%라고 생각…특히 러시아 노동력 문제 심각해 북한 노동자에 대한 수요 높아

# 김 위원장 딸 김주애 후계자로 봐야?
"공식화 아니나 옆에 박정천 장군 있는 것 중요한 신호…그러나 김정은 개인 성격 감안하면 하루아침에 바뀔 수도"

■ 방송시간 : 9월 12일(화) 16:00~17:00 KBS1
■ 진행 : 이재석 기자
■ 출연 : 안드레이 란코프 / 국민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https://youtube.com/live/m2cHPYYWDRE

◎이재석: 앞서 전해드린 대로 북한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이 곧 있을 것 같습니다. 정상회담을 하는 목적은 무엇이고 과연 무엇을 서로 주고받을 것인가, 분석이 필요해 보이는데, 오늘 그래서 이분을 초대했습니다. 북한 전문가이기도 하고 또 러시아분이기도 하죠. 국민대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안드레이 란코프: 안녕하십니까?

◎이재석: 반갑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이고요. 그런데 오늘 아니면 내일 정상회담을 할 것으로...

▼안드레이 란코프: 아마 내일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재석: 오늘보다는 내일. 오늘은...

▼안드레이 란코프: 잘 모르는데, 제 이름은 라브로프 장관이 아닙니다. 국가 비밀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하지만 멀지 않은 미래, 오늘 저녁이 아니면 내일에 확실히 있겠습니다.

◎이재석: 국가 기밀이죠, 당연히. 오늘이든 내일이든 만나면 결과는 나올 테고요.

▼안드레이 란코프: 그리고 중요한 게 아니죠.

◎이재석: 중요한 게 아니죠, 사실 오늘이든 내일이든.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좀 주목해봐야 할 부분, 이 부분은 좀 어떤 부분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안드레이 란코프: 제가 보니까 개인적으로 이것은 코로나 이후 김정은이 최초 해외 방문입니다. 하지만 지금 북한이 중국 의존도가 너무 높지만, 김정은과 그 다른 북한 고급 지도자들이 중국으로 가는 것 때문에 러시아로 갔습니다. 이것은 상징성이 있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이재석: 상징성이 있다.

▼안드레이 란코프: 네, 맞아요. 중국에 대해서 가벼운 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재석: 중국에 대한 가벼운 도전이다.

▼안드레이 란코프: 당연히. 중국으로 왜 가지 않았을까? 지금 북한 무역정치 보면 사실상 중국에서 계속 나오는 지원으로 국내에서 안정 체제 유지가 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으로 가는 것 대신에 러시아로 갔습니다. 왜일까요?

◎이재석: 뭔가 그러니까 중국에 대한 어떤 결이 다른 목소리를 내를 위해서?

▼안드레이 란코프: 맞아요, 맞아요. 원래 김정은 할아버지 김일성은 거의 30년 동안 등거리 외교를 하지 않았을까요? 러시아 측으로도 가지 않고 중국 쪽으로 가지 않고 중립 외교다. 이것은 김정은의 꿈입니다. 객관적으로 말하면 지금 북한은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자유성, 조금 자유가 있다는 게, 중국에 따라 가지 않을 수도 있는 그 사람으로 자신을 보여줄 생각이 있습니다. 나는 자율성이 있다. 이것은 메시지예요. 중국으로 보낸 메시지예요.

◎이재석: 그렇군요. 그러면 다음 질문 가기 전에 중국 얘기를 먼저 해보겠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중국 얘기를 하셨기 때문에. 그러면 중국 입장에서 봤을 때는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에 그런 의도가 있다면 그것을 좀 불편하게 받아들일 것 같기도 하고요.

▼안드레이 란코프: 사실이지만 아주 큰 문제가 아닙니다.

◎이재석: 큰 문제는 아니다.

▼안드레이 란코프: 왜냐하면 솔직히 말해서 북한만 아니라 러시아도 중국은 지금, 러시아에서도 중국 의존도가 너무 높습니다. 사실상 중국은 지금 북한도 러시아도 통제할 능력이 있습니다.

◎이재석: 중국이 가장 힘이 세다.

▼안드레이 란코프: 힘이 너무 많아서 러시아는 많이 반대하지 못할 것입니다. 북한도 그래요. 이것은 아마 김정은 비롯한 북한 지도자들이 그 어떤 기분 때문에 하는 일이 아닐까? 자신이 앞에, 또 자신이 국민들 앞에, 자신이 그냥 그 자율성을 보여주기 위한 것인데, 그들은 사실상 그 중국 의존도가 아주 높습니다, 지금. 러시아도 비슷해요.

◎이재석: 그런데 중국 입장에서는 그러나 그런 의도가 있건 없건 그렇게 큰 문제로 받아들이진 않을 것이다.

▼안드레이 란코프: 약간. 큰 문제가 아닙니다. 약간 짜증이 있을 수도 있지만, 약간.

◎이재석: 그렇군요. 그러면 이번 북러 정상회담에서 과연 이제 무엇을 서로 주고받을 것이냐. 이 부분을 저희가 이제 주목할 수밖에 없는 게, 지금 보도가 나오는 것은 북한이 무기를 제공하고 그 반대급부로 이제 러시아는 미사일이나 위성 기술을 제공할 수도 있다. 혹은 에너지나 식량을 제공할 수 있다. 다양한 관측들이 나오는데, 교수님은 어느 쪽에 전망을 하시는지요?

▼안드레이 란코프: 문제는 북한 무역 구조를 보면, 북한에서 수출할 수 있는 항목 가운데 러시아 측이 관심 있는 게 거의 없습니다. 예를 들면 북한 무역의 핵심은 무엇일까? 석탄이다. 석탄을 비롯한 지하자원이요. 하지만 러시아는 당연히 지하자원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니까 북한에서 석탄을 수입할 필요 없어요. 북한은 진짜 러시아만 수출할 수 있는 게 사실상 항목은 2개밖에 없다. 하나는 노동력이다.

◎이재석: 노동력.

▼안드레이 란코프: 파견 노동자. 또 하나는 그 옛날 소련식 무기입니다.

◎이재석: 옛날 무기.

▼안드레이 란코프: 이것은 러시아 측도 어느 정도 수요가 있습니다. 그 때문에 이것은 러시아는 당연히 북한으로 보낼 수 있는 게 많이 있습니다. 기술도 있는데,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북한은 러시아에서 미사일 기술을 받을 때 돈을 낼 수 있습니까? 거의 내지 못합니다. 물론 물물교환이 가능한데, 규모가 그리 많지 않고 또 러시아는 북한으로 미사일 기술, 군사 기술을 공짜로 아니면 아주 싼 가격으로 제공한다면 북한은 나중에 똑같은 기술을 제3국으로 비싸게 팔 수도 있습니다. 러시아 입장에서 보면 손실이에요. 그래서 제가 보니까 이와 같은 기술 이전, 군사 기술 이전이 있을지 의심스럽습니다.

◎이재석: 그럼 좀 부정...

▼안드레이 란코프: 이야기가 많이 있겠습니다. 암시, 그러나 이것은 신 압박 수단으로 보면 좋지 않을까요?

◎이재석: 군사 기술을 러시아가 북한에 넘길 수도 있지만, 가능성이 아예 없다는 건 아니지만.

▼안드레이 란코프: 아닙니다.

◎이재석: 그런데 좀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는 취지로 제가 좀...

▼안드레이 란코프: 그리 높지 않아요. 왜냐하면, 러시아는 한 번 이전한다면 통제가 없을 겁니다. 북한은 마음대로 제3국에 한 전례가 많이 있습니다.

◎이재석: 그런데 북한이 무언가는 받아내긴 해야 될 거 아닙니까? 그래도 주고받기가 되려면.

▼안드레이 란코프: 당연히 북한도 이와 같은 기술에 대해 관심이 있지 않습니까? 지금 전술핵 개발하고 탄도미사일 개발도 여러, 특히 잠수함 프로그램도 있는데, 당연히 러시아에는 이 분야에서 북한에 비해서 가치가 많은 기술이 참 많습니다. 북한은 관심이 있어요. 문제는 러시아는 이전한다면 얻을 게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제가 보니까 이번 회담의 기본 목적은 적어도 러시아 측에서 한국에 압박을 가하는 것입니다.

◎이재석: 오히려 남한 측에 압박을 가하는 의도가 있다, 러시아는.

▼안드레이 란코프: 맞아요.

◎이재석: 왜 그렇습니까?

▼안드레이 란코프: 왜냐하면 지금 러시아에서 제일 큰 걱정은 한국이 우크라이나, 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것 때문에 큰 걱정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북한 군수 공업 규모가 크지 않아요. 러시아는 북한에서 무기를 받을 경우에도 바뀌는 게 많지 않아요.

◎이재석: 그렇게 큰 도움이 아니다.

▼안드레이 란코프: 큰 도움이 아니에요. 반대로 우크라이나는 사실상 군수 공업 강대국이 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그 이와 같은 지원을 받으면 전쟁 상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이재석: 우크라이나가 많은 도움이 된다.

▼안드레이 란코프: 맞아요, 받는다면. 그래서 러시아 입장에서 보면 북한에서 지원을 받는 것보다 한국이 대 우크라이나로 지원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훨씬 더 중요한 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재석: 그런 측면에서 보면 지금 북한이나 러시아나 다 이번 정상회담을 아까 언급하신 그런 어떤 심리적 측면.

▼안드레이 란코프: 맞습니다. 맞아요.

◎이재석: 그런 측면에 좀 초점을 맞추고 만난다고 봐야 되겠군요.

▼안드레이 란코프: 네, 맞아요. 러시아 입장은 한국이 대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시작한다면 러시아도 북한으로 그 군사 기술 이전도 가능하고 북한에서 여러 가지 무기를 수입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남한이 가만히 있다면 북한도 러시아와 대규모 군수 공업, 군수 물자 무역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재석: 러시아 입장에서는.

▼안드레이 란코프: 러시아 입장에서. 이렇게 가벼운 공갈이라고, 외교 공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재석: 외교 공갈. 어떤 의미인지 알겠습니다. 그런 의도를 지금 담고 있다. 그렇군요. 그런데 그럼 외교 공갈적 측면이 있다는 걸 전제로 하고요. 물론 이건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의 개인적 견해라고 우리가 전제를 해야 됩니다.

▼안드레이 란코프: 당연히 나는 외교관이 아닌데.

◎이재석: 그렇습니다. 그런데 러시아 대통령실, 크렘린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북한과 대북 UN 제재에 관해서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렇게 밝혔어요. 지금 잠깐 그래픽 보여주시겠습니까?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이 말한 건데, 저 말은 UN 안보리 제재가 지금 있긴 있지만 우리는 개의치 않겠다. 이런 의사를 밝힌 거라고 해석하면 되겠습니까?

▼안드레이 란코프: 문제는 얼마 전에, 며칠 전에 주 북한 러시아 대사는 어떻게 말했을까요? 북한과 경제 관계를 개발할 필요가 있으면, 그러나 그 국제 제재 때문에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국제 제재를 유지할, 그냥 지킬 필요가 있을까? 이러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9월 2일 타스통신 인터뷰 이야기입니다, 보시면 되는데...

◎이재석: 예, 이미 비슷한 맥락으로 얘기를 했다.

▼안드레이 란코프: 그래서 제가 보니까 러시아 측은 UN 안보리 제재를 지키지 않을 가능성이 100% 아니지만 거의 100%라고 생각합니다.

◎이재석: 앞으로는.

▼안드레이 란코프: 네, 앞으로는.

◎이재석: 구체적으로 그러면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안 지키고 북한과 교류를 할까요?

▼안드레이 란코프: 물론 그 군수 물자 무역도 가능하고 당연히 노동자입니다. 노동력.

◎이재석: 노동력.

▼안드레이 란코프: 왜냐하면 우리는 그 러시아에서, 북한, 러시아 측은 북한에서 진짜 가치가 있는 수입으로 생각하는 게 무엇입니까?

◎이재석: 노동력이다?

▼안드레이 란코프: 맞아요.

◎이재석: 그러면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안드레이 란코프: 맞아요. 노동자들을 지금 2019년 UN 안보리 결의안에 따라서 북한 노동자들을 고용할 수 없다. 이것은 거의 확실히 지키지 않을 것입니다.

◎이재석: 그런데 지금 현재도 어느 정도는 가 있지 않나요? 북한 노동력이?

▼안드레이 란코프: 지금도 약 1만 명 정도 있습니다만...

◎이재석: 1만 명 정도.

▼안드레이 란코프: 1만 명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이재석: 그것도 그러면 안보리 제재 위반입니까, 지금 현재도?

▼안드레이 란코프: 어느 정도 그 코로나 때문에 귀국하지 못한 사람들이요. 그래도 어느 정도 사실이지만 그 코로나 때문에 거의 3년 동안 북한 사람들도 입국이 불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대폭 많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이재석: 그런데 앞으로는 더 많아질 수 있다는 거죠?

▼안드레이 란코프: 당연히 1946년, 60년대, 아니, 1946년부터 오늘날까지 거의 80년 동안 소련이나 러시아 땅에서 북한 노동자가 없는 날이 없었습니다.

◎이재석: 일관돼왔다, 이런 얘기죠.

▼안드레이 란코프: 당연히.

◎이재석: 지금보다 확대될 수 있다, 이거고.

▼안드레이 란코프: 수만 명까지, 아마 지금, 특히 지금 러시아 경제는 노동력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이재석: 우리처럼 말하자면 경제 생산 인구가 좀 줄어든다.

▼안드레이 란코프: 맞아요. 아주 비슷한, 이유도 비슷한데, 저출산율도... 그거 때문에 지금 북한 노동자들에 대한 수요가 진짜 높습니다. 많이 갈 거예요.

◎이재석: 그러면 그 부분에 이제 초점을 두고 이제 보신다는 거고, 총론적으로 얘기를 해보면, 그러면 지금 한미일 세 나라는 지금 언론에서는 준 삼각동맹까지 갔다, 이렇게까지 평가하고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 대응해서 북·중·러도 단단하게 묶일 것이다. 그래서 3 대 3, 이 대립 구도가 더 심화될 것이라고 평가들을 하는데, 그러면 이번 정상회담도 그런 맥락 속에 지금 있다고 봐야 됩니까?

▼안드레이 란코프: 유감스럽지만 바로 이 방향으로 걸음이라고, 또 하나의 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보니까 한미일 준동맹, 그리고 중·러·북 준준동맹, 보다 조금 약한 동맹이 생길 것 같아요. 생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난 냉전은 거의 수십 년 아니면 50년 정도 걸려서 이번도 아마 수십 년 동안 이와 같은 상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재석: 그런데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남한과 북한에 대해서 이른바 등거리 외교를 해왔다고 평가들을 해왔는데, 그러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그렇게 말씀하신 대로 3 대 3으로 묶인다면 러시아는 이제 남한보다는 이제 북한 쪽으로 확실하게 더 방점을 찍고, 강조점을 찍고 외교 행보를 앞으로 보인다, 이렇게 봐야 됩니까?

▼안드레이 란코프: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러시아 그냥 민심, 러시아 분위기를 보면 북한에 대해 대체로 말하면 아주 부정적인 생각입니다, 결론은. 왜? 이상한 나라, 웃기는 나라. 반대는 남한은 즉, 한국은 인기가 많은 나라예요. 특히 지금 K팝도 있고...

◎이재석: K팝.

▼안드레이 란코프: 한류도 있고, 러시아에서도. 또 물론 당연히 자동차를 비롯한 소비품도 인기가 많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 전시 상황 때문에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북방 동맹 때문에 어느 정도 관계가 나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도 이것이 너무 싫고 좋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러나 역사는 역사입니다. 우리는 바꿀 수 없다. 바꾸고 싶어도 바꿀 수 없다.

◎이재석: 역사는 역사다. 그 북한 전문가시니까 북한 얘기를 좀 해보자면, 최근에 이제 대중들이 가장 주목했던 부분 중의 하나가 김정은의 딸, 그 김주애가 이제 공식석상에 아버지와 함께 모습을 자주 드러냈고, 심지어는 뭐... 지금 사진 나오고 있는데, 저렇게 고위급 관료가 무릎을 꿇고 이렇게 귓속말을 해 주는 저런 사진도 상징적으로 보이는데.

▼안드레이 란코프: 예, 맞습니다. 박 장군이.

◎이재석: 그래서 세습이 김주애로 가는 게 공식화된 거 아니냐, 이런 해석들이 나오는 데 동의하십니까?

▼안드레이 란코프: 공식화된 게 당연히 아닙니다.

◎이재석: 공식화까지는 아니다.

▼안드레이 란코프: 아닙니다, 당연히. 하지만 어떻게 원수님이 뒤에, 김주애 앞에, 박 장군님이 옆에 있다는 모습이 있지 않습니까, 지금 말씀하시는 대로. 이것은 아주 중요한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이재석: 공식화까지는 아니지만 중요한 신호다.

▼안드레이 란코프: 맞아요, 맞아요. 우리는 김정은 개인 경험이 무엇입니까? 김정일은 아주 늦게 후계자에 대해서 결정을 내렸습니다. 2008년 말이다. 김정은은 사실상 연습할 시간이 거의 없었고 큰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다음 후계자를 어린 시절 때부터 연습, 훈련하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재석: 일찍부터.

▼안드레이 란코프: 두 번째, 김정은은 어떻게, 마음속에서 페미니즘, 페미니스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페미니스트요.

◎이재석: 어떤 측면에서는?

▼안드레이 란코프: 많은 점에서.

◎이재석: 많은 측면입니까?

▼안드레이 란코프: 보십시오. 그 고급 공무원 가운데 여성들이 이만큼 많은 시대가 있었을까요?

◎이재석: 역대 북한 정권에서?

▼안드레이 란코프: 당연히, 뒤에서는 현송월, 김여정,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여자를, 아들보다 딸을 그 후계자로 만들 마음을 먹어서 북한 사회에는 아직 남존여비 사상이 어느 정도 남아 있어요. 그래서 사회도 익숙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이 소녀를 보고, 특히 중요한 게 김주애 양은 지금 특히 군사 퍼레이드, 아니면 어떤 미사일 발사든 군사 시설을 많이 가고...

◎이재석: 군사 시설 많이 참관하죠.

▼안드레이 란코프: 이런저런 그 군사 행사에 많이 참가합니다. 왜 그래요? 여성이니까 앞으로 받을 비판이 무엇일까요? 군대를 모른다. 하지만 어린 시절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 그 군사 시설을 참관, 많이 가본 여자니까 이와 같은 비판을 사실상 많이 받지 못할 것입니다.

◎이재석: 미리부터 방어 논리를 구축하고 있다.

▼안드레이 란코프: 그러나 이것은 시작뿐이다. 김정은 개인 성격을 감안하면 하루아침에 다 바꿀 수 있습니다.

◎이재석: 알겠습니다. 끝으로요, 그럼 북한 입장에서는, 아까 그 북·중·러, 한·미·일하고 비슷한 맥락의 질문이긴 한데, 문재인 정부 당시에는 아무래도 이제 북미 수교, 북미 관계 정상화가 북한의 어떤 큰 과제였다면, 그런데 그게 무산됐죠, 실패로 돌아갔는데.

▼안드레이 란코프: 지금 그렇죠.

◎이재석: 지금 그러면 과제가 달라졌다?

▼안드레이 란코프: 네, 과제는 현상 유지다. 왜냐하면, 지금...

◎이재석: 현상 유지 과제가 이제 1차 과제가 되었다.

▼안드레이 란코프: 네, 맞아요. 제일 중요한 변화는 무엇입니까? 중미 대립 때문에, 원래 중국은 북한에 대해 매우, 여태까지 매우 모순적인 태도였습니다.

◎이재석: 중국이 모순적인 태도였다.

▼안드레이 란코프: 태도, 북한에 대해 왜 그래요? 한편으로 북핵에 대한 불만도 있었고 그 북한군의 정치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이재석: 독재 체제니까.

▼안드레이 란코프: 그뿐만이 아니라 어떻게 합리성이 없는, 왜 개혁, 중국처럼 개혁을 하지 않냐.

◎이재석: 않느냐.

▼안드레이 란코프: 이러한 질문이에요. 하지만 지금 그 완충 지대가 필요하니까 중국 지도자들은 아마 2019년부터 무조건 아무 조건 없이 북한 체제 유지를 후원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이재석: 그게 중국 판단이다.

▼안드레이 란코프: 중국 판단. 우리는 이 지역에서 우리 국경과 가까운 완충 지대에서 체제 유지, 현상 유지를 어느 것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결국은 중국은 지금 대북 지원, 규모가 크지 않지만, 북한에서 위기가 생기지 않은 정도, 대북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그들의 식량, 비료, 기름.

◎이재석: 식량, 비료, 기름.

▼안드레이 란코프: 다 합치면 3개, 항목은 3개다. 많지 않아도 북한에서 기근이 생기지 않게, 위기가 생기지 않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5년 후에, 10년 후에도 그럴 것 같습니다.

◎이재석: 그런 중국의 지원을 힘입어서 북한도 이제 초점을 체제 유지, 현상 유지 방향으로 지금 계속 갈 것이다.

▼안드레이 란코프: 맞아요. 이것은 중국의 전략적인 목적입니다. 현상 유지.

◎이재석: 알겠습니다. 오늘 흥미롭게 들었습니다. 저희가 다른 사안이 또 있습니다. 러시아 관련 사안이 있으면 또 한 번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인터뷰는 여기서 마무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안드레이 란코프: 고맙습니다.

◎이재석: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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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사건건 플러스] ‘북한 전문가’ 란코프 교수 “북·러 속내는 ‘외교 공갈’”?
    • 입력 2023-09-12 16:10:29
    • 수정2023-09-12 17:53:18
    사사건건
■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학교 교양대 교수<br /><br /># 북러 정상회담, 주목할 점?<br />"김정은과 북한 고위지도자들, 코로나 사태 이후 첫 해외 방문지로 중국 대신 러시아행 택한 것 상징성 있어…자율성 있다는 것 메시지 중국에 보낸 것"<br /><br /># 북-러 간 무기 거래·위성 기술 등 다양한 관측… 무엇을 주고받을까?<br />"러시아, 북한에 기술 이전 시 얻을 수 있는 이득 많지 않아…북-러 회담서 우크라 지원설 도는 남한 압박 하려는 '외교 공갈' 읽어야"<br /><br />#크렘린궁 "북한과 대북 유엔 제재 대해 논의할 준비 돼 있다"<br />"러시아 측 유엔 안보리 제재 지키지 않을 가능성 거의 100%라고 생각…특히 러시아 노동력 문제 심각해 북한 노동자에 대한 수요 높아<br /><br /># 김 위원장 딸 김주애 후계자로 봐야?<br />"공식화 아니나 옆에 박정천 장군 있는 것 중요한 신호…그러나 김정은 개인 성격 감안하면 하루아침에 바뀔 수도"<br />
■ 방송시간 : 9월 12일(화) 16:00~17:00 KBS1
■ 진행 : 이재석 기자
■ 출연 : 안드레이 란코프 / 국민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https://youtube.com/live/m2cHPYYWDRE

◎이재석: 앞서 전해드린 대로 북한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이 곧 있을 것 같습니다. 정상회담을 하는 목적은 무엇이고 과연 무엇을 서로 주고받을 것인가, 분석이 필요해 보이는데, 오늘 그래서 이분을 초대했습니다. 북한 전문가이기도 하고 또 러시아분이기도 하죠. 국민대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 함께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안드레이 란코프: 안녕하십니까?

◎이재석: 반갑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이고요. 그런데 오늘 아니면 내일 정상회담을 할 것으로...

▼안드레이 란코프: 아마 내일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재석: 오늘보다는 내일. 오늘은...

▼안드레이 란코프: 잘 모르는데, 제 이름은 라브로프 장관이 아닙니다. 국가 비밀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하지만 멀지 않은 미래, 오늘 저녁이 아니면 내일에 확실히 있겠습니다.

◎이재석: 국가 기밀이죠, 당연히. 오늘이든 내일이든 만나면 결과는 나올 테고요.

▼안드레이 란코프: 그리고 중요한 게 아니죠.

◎이재석: 중요한 게 아니죠, 사실 오늘이든 내일이든.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좀 주목해봐야 할 부분, 이 부분은 좀 어떤 부분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안드레이 란코프: 제가 보니까 개인적으로 이것은 코로나 이후 김정은이 최초 해외 방문입니다. 하지만 지금 북한이 중국 의존도가 너무 높지만, 김정은과 그 다른 북한 고급 지도자들이 중국으로 가는 것 때문에 러시아로 갔습니다. 이것은 상징성이 있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이재석: 상징성이 있다.

▼안드레이 란코프: 네, 맞아요. 중국에 대해서 가벼운 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재석: 중국에 대한 가벼운 도전이다.

▼안드레이 란코프: 당연히. 중국으로 왜 가지 않았을까? 지금 북한 무역정치 보면 사실상 중국에서 계속 나오는 지원으로 국내에서 안정 체제 유지가 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으로 가는 것 대신에 러시아로 갔습니다. 왜일까요?

◎이재석: 뭔가 그러니까 중국에 대한 어떤 결이 다른 목소리를 내를 위해서?

▼안드레이 란코프: 맞아요, 맞아요. 원래 김정은 할아버지 김일성은 거의 30년 동안 등거리 외교를 하지 않았을까요? 러시아 측으로도 가지 않고 중국 쪽으로 가지 않고 중립 외교다. 이것은 김정은의 꿈입니다. 객관적으로 말하면 지금 북한은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자유성, 조금 자유가 있다는 게, 중국에 따라 가지 않을 수도 있는 그 사람으로 자신을 보여줄 생각이 있습니다. 나는 자율성이 있다. 이것은 메시지예요. 중국으로 보낸 메시지예요.

◎이재석: 그렇군요. 그러면 다음 질문 가기 전에 중국 얘기를 먼저 해보겠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중국 얘기를 하셨기 때문에. 그러면 중국 입장에서 봤을 때는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에 그런 의도가 있다면 그것을 좀 불편하게 받아들일 것 같기도 하고요.

▼안드레이 란코프: 사실이지만 아주 큰 문제가 아닙니다.

◎이재석: 큰 문제는 아니다.

▼안드레이 란코프: 왜냐하면 솔직히 말해서 북한만 아니라 러시아도 중국은 지금, 러시아에서도 중국 의존도가 너무 높습니다. 사실상 중국은 지금 북한도 러시아도 통제할 능력이 있습니다.

◎이재석: 중국이 가장 힘이 세다.

▼안드레이 란코프: 힘이 너무 많아서 러시아는 많이 반대하지 못할 것입니다. 북한도 그래요. 이것은 아마 김정은 비롯한 북한 지도자들이 그 어떤 기분 때문에 하는 일이 아닐까? 자신이 앞에, 또 자신이 국민들 앞에, 자신이 그냥 그 자율성을 보여주기 위한 것인데, 그들은 사실상 그 중국 의존도가 아주 높습니다, 지금. 러시아도 비슷해요.

◎이재석: 그런데 중국 입장에서는 그러나 그런 의도가 있건 없건 그렇게 큰 문제로 받아들이진 않을 것이다.

▼안드레이 란코프: 약간. 큰 문제가 아닙니다. 약간 짜증이 있을 수도 있지만, 약간.

◎이재석: 그렇군요. 그러면 이번 북러 정상회담에서 과연 이제 무엇을 서로 주고받을 것이냐. 이 부분을 저희가 이제 주목할 수밖에 없는 게, 지금 보도가 나오는 것은 북한이 무기를 제공하고 그 반대급부로 이제 러시아는 미사일이나 위성 기술을 제공할 수도 있다. 혹은 에너지나 식량을 제공할 수 있다. 다양한 관측들이 나오는데, 교수님은 어느 쪽에 전망을 하시는지요?

▼안드레이 란코프: 문제는 북한 무역 구조를 보면, 북한에서 수출할 수 있는 항목 가운데 러시아 측이 관심 있는 게 거의 없습니다. 예를 들면 북한 무역의 핵심은 무엇일까? 석탄이다. 석탄을 비롯한 지하자원이요. 하지만 러시아는 당연히 지하자원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니까 북한에서 석탄을 수입할 필요 없어요. 북한은 진짜 러시아만 수출할 수 있는 게 사실상 항목은 2개밖에 없다. 하나는 노동력이다.

◎이재석: 노동력.

▼안드레이 란코프: 파견 노동자. 또 하나는 그 옛날 소련식 무기입니다.

◎이재석: 옛날 무기.

▼안드레이 란코프: 이것은 러시아 측도 어느 정도 수요가 있습니다. 그 때문에 이것은 러시아는 당연히 북한으로 보낼 수 있는 게 많이 있습니다. 기술도 있는데,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북한은 러시아에서 미사일 기술을 받을 때 돈을 낼 수 있습니까? 거의 내지 못합니다. 물론 물물교환이 가능한데, 규모가 그리 많지 않고 또 러시아는 북한으로 미사일 기술, 군사 기술을 공짜로 아니면 아주 싼 가격으로 제공한다면 북한은 나중에 똑같은 기술을 제3국으로 비싸게 팔 수도 있습니다. 러시아 입장에서 보면 손실이에요. 그래서 제가 보니까 이와 같은 기술 이전, 군사 기술 이전이 있을지 의심스럽습니다.

◎이재석: 그럼 좀 부정...

▼안드레이 란코프: 이야기가 많이 있겠습니다. 암시, 그러나 이것은 신 압박 수단으로 보면 좋지 않을까요?

◎이재석: 군사 기술을 러시아가 북한에 넘길 수도 있지만, 가능성이 아예 없다는 건 아니지만.

▼안드레이 란코프: 아닙니다.

◎이재석: 그런데 좀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는 취지로 제가 좀...

▼안드레이 란코프: 그리 높지 않아요. 왜냐하면, 러시아는 한 번 이전한다면 통제가 없을 겁니다. 북한은 마음대로 제3국에 한 전례가 많이 있습니다.

◎이재석: 그런데 북한이 무언가는 받아내긴 해야 될 거 아닙니까? 그래도 주고받기가 되려면.

▼안드레이 란코프: 당연히 북한도 이와 같은 기술에 대해 관심이 있지 않습니까? 지금 전술핵 개발하고 탄도미사일 개발도 여러, 특히 잠수함 프로그램도 있는데, 당연히 러시아에는 이 분야에서 북한에 비해서 가치가 많은 기술이 참 많습니다. 북한은 관심이 있어요. 문제는 러시아는 이전한다면 얻을 게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제가 보니까 이번 회담의 기본 목적은 적어도 러시아 측에서 한국에 압박을 가하는 것입니다.

◎이재석: 오히려 남한 측에 압박을 가하는 의도가 있다, 러시아는.

▼안드레이 란코프: 맞아요.

◎이재석: 왜 그렇습니까?

▼안드레이 란코프: 왜냐하면 지금 러시아에서 제일 큰 걱정은 한국이 우크라이나, 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할 수 있다는 거예요. 그것 때문에 큰 걱정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북한 군수 공업 규모가 크지 않아요. 러시아는 북한에서 무기를 받을 경우에도 바뀌는 게 많지 않아요.

◎이재석: 그렇게 큰 도움이 아니다.

▼안드레이 란코프: 큰 도움이 아니에요. 반대로 우크라이나는 사실상 군수 공업 강대국이 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그 이와 같은 지원을 받으면 전쟁 상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이재석: 우크라이나가 많은 도움이 된다.

▼안드레이 란코프: 맞아요, 받는다면. 그래서 러시아 입장에서 보면 북한에서 지원을 받는 것보다 한국이 대 우크라이나로 지원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훨씬 더 중요한 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재석: 그런 측면에서 보면 지금 북한이나 러시아나 다 이번 정상회담을 아까 언급하신 그런 어떤 심리적 측면.

▼안드레이 란코프: 맞습니다. 맞아요.

◎이재석: 그런 측면에 좀 초점을 맞추고 만난다고 봐야 되겠군요.

▼안드레이 란코프: 네, 맞아요. 러시아 입장은 한국이 대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시작한다면 러시아도 북한으로 그 군사 기술 이전도 가능하고 북한에서 여러 가지 무기를 수입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남한이 가만히 있다면 북한도 러시아와 대규모 군수 공업, 군수 물자 무역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재석: 러시아 입장에서는.

▼안드레이 란코프: 러시아 입장에서. 이렇게 가벼운 공갈이라고, 외교 공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재석: 외교 공갈. 어떤 의미인지 알겠습니다. 그런 의도를 지금 담고 있다. 그렇군요. 그런데 그럼 외교 공갈적 측면이 있다는 걸 전제로 하고요. 물론 이건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의 개인적 견해라고 우리가 전제를 해야 됩니다.

▼안드레이 란코프: 당연히 나는 외교관이 아닌데.

◎이재석: 그렇습니다. 그런데 러시아 대통령실, 크렘린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면 북한과 대북 UN 제재에 관해서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렇게 밝혔어요. 지금 잠깐 그래픽 보여주시겠습니까?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이 말한 건데, 저 말은 UN 안보리 제재가 지금 있긴 있지만 우리는 개의치 않겠다. 이런 의사를 밝힌 거라고 해석하면 되겠습니까?

▼안드레이 란코프: 문제는 얼마 전에, 며칠 전에 주 북한 러시아 대사는 어떻게 말했을까요? 북한과 경제 관계를 개발할 필요가 있으면, 그러나 그 국제 제재 때문에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국제 제재를 유지할, 그냥 지킬 필요가 있을까? 이러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9월 2일 타스통신 인터뷰 이야기입니다, 보시면 되는데...

◎이재석: 예, 이미 비슷한 맥락으로 얘기를 했다.

▼안드레이 란코프: 그래서 제가 보니까 러시아 측은 UN 안보리 제재를 지키지 않을 가능성이 100% 아니지만 거의 100%라고 생각합니다.

◎이재석: 앞으로는.

▼안드레이 란코프: 네, 앞으로는.

◎이재석: 구체적으로 그러면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안 지키고 북한과 교류를 할까요?

▼안드레이 란코프: 물론 그 군수 물자 무역도 가능하고 당연히 노동자입니다. 노동력.

◎이재석: 노동력.

▼안드레이 란코프: 왜냐하면 우리는 그 러시아에서, 북한, 러시아 측은 북한에서 진짜 가치가 있는 수입으로 생각하는 게 무엇입니까?

◎이재석: 노동력이다?

▼안드레이 란코프: 맞아요.

◎이재석: 그러면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안드레이 란코프: 맞아요. 노동자들을 지금 2019년 UN 안보리 결의안에 따라서 북한 노동자들을 고용할 수 없다. 이것은 거의 확실히 지키지 않을 것입니다.

◎이재석: 그런데 지금 현재도 어느 정도는 가 있지 않나요? 북한 노동력이?

▼안드레이 란코프: 지금도 약 1만 명 정도 있습니다만...

◎이재석: 1만 명 정도.

▼안드레이 란코프: 1만 명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이재석: 그것도 그러면 안보리 제재 위반입니까, 지금 현재도?

▼안드레이 란코프: 어느 정도 그 코로나 때문에 귀국하지 못한 사람들이요. 그래도 어느 정도 사실이지만 그 코로나 때문에 거의 3년 동안 북한 사람들도 입국이 불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대폭 많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이재석: 그런데 앞으로는 더 많아질 수 있다는 거죠?

▼안드레이 란코프: 당연히 1946년, 60년대, 아니, 1946년부터 오늘날까지 거의 80년 동안 소련이나 러시아 땅에서 북한 노동자가 없는 날이 없었습니다.

◎이재석: 일관돼왔다, 이런 얘기죠.

▼안드레이 란코프: 당연히.

◎이재석: 지금보다 확대될 수 있다, 이거고.

▼안드레이 란코프: 수만 명까지, 아마 지금, 특히 지금 러시아 경제는 노동력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이재석: 우리처럼 말하자면 경제 생산 인구가 좀 줄어든다.

▼안드레이 란코프: 맞아요. 아주 비슷한, 이유도 비슷한데, 저출산율도... 그거 때문에 지금 북한 노동자들에 대한 수요가 진짜 높습니다. 많이 갈 거예요.

◎이재석: 그러면 그 부분에 이제 초점을 두고 이제 보신다는 거고, 총론적으로 얘기를 해보면, 그러면 지금 한미일 세 나라는 지금 언론에서는 준 삼각동맹까지 갔다, 이렇게까지 평가하고 있지 않습니까? 거기에 대응해서 북·중·러도 단단하게 묶일 것이다. 그래서 3 대 3, 이 대립 구도가 더 심화될 것이라고 평가들을 하는데, 그러면 이번 정상회담도 그런 맥락 속에 지금 있다고 봐야 됩니까?

▼안드레이 란코프: 유감스럽지만 바로 이 방향으로 걸음이라고, 또 하나의 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보니까 한미일 준동맹, 그리고 중·러·북 준준동맹, 보다 조금 약한 동맹이 생길 것 같아요. 생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난 냉전은 거의 수십 년 아니면 50년 정도 걸려서 이번도 아마 수십 년 동안 이와 같은 상황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재석: 그런데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남한과 북한에 대해서 이른바 등거리 외교를 해왔다고 평가들을 해왔는데, 그러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그렇게 말씀하신 대로 3 대 3으로 묶인다면 러시아는 이제 남한보다는 이제 북한 쪽으로 확실하게 더 방점을 찍고, 강조점을 찍고 외교 행보를 앞으로 보인다, 이렇게 봐야 됩니까?

▼안드레이 란코프: 그렇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러시아 그냥 민심, 러시아 분위기를 보면 북한에 대해 대체로 말하면 아주 부정적인 생각입니다, 결론은. 왜? 이상한 나라, 웃기는 나라. 반대는 남한은 즉, 한국은 인기가 많은 나라예요. 특히 지금 K팝도 있고...

◎이재석: K팝.

▼안드레이 란코프: 한류도 있고, 러시아에서도. 또 물론 당연히 자동차를 비롯한 소비품도 인기가 많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마 전시 상황 때문에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북방 동맹 때문에 어느 정도 관계가 나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도 이것이 너무 싫고 좋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러나 역사는 역사입니다. 우리는 바꿀 수 없다. 바꾸고 싶어도 바꿀 수 없다.

◎이재석: 역사는 역사다. 그 북한 전문가시니까 북한 얘기를 좀 해보자면, 최근에 이제 대중들이 가장 주목했던 부분 중의 하나가 김정은의 딸, 그 김주애가 이제 공식석상에 아버지와 함께 모습을 자주 드러냈고, 심지어는 뭐... 지금 사진 나오고 있는데, 저렇게 고위급 관료가 무릎을 꿇고 이렇게 귓속말을 해 주는 저런 사진도 상징적으로 보이는데.

▼안드레이 란코프: 예, 맞습니다. 박 장군이.

◎이재석: 그래서 세습이 김주애로 가는 게 공식화된 거 아니냐, 이런 해석들이 나오는 데 동의하십니까?

▼안드레이 란코프: 공식화된 게 당연히 아닙니다.

◎이재석: 공식화까지는 아니다.

▼안드레이 란코프: 아닙니다, 당연히. 하지만 어떻게 원수님이 뒤에, 김주애 앞에, 박 장군님이 옆에 있다는 모습이 있지 않습니까, 지금 말씀하시는 대로. 이것은 아주 중요한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이재석: 공식화까지는 아니지만 중요한 신호다.

▼안드레이 란코프: 맞아요, 맞아요. 우리는 김정은 개인 경험이 무엇입니까? 김정일은 아주 늦게 후계자에 대해서 결정을 내렸습니다. 2008년 말이다. 김정은은 사실상 연습할 시간이 거의 없었고 큰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다음 후계자를 어린 시절 때부터 연습, 훈련하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재석: 일찍부터.

▼안드레이 란코프: 두 번째, 김정은은 어떻게, 마음속에서 페미니즘, 페미니스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페미니스트요.

◎이재석: 어떤 측면에서는?

▼안드레이 란코프: 많은 점에서.

◎이재석: 많은 측면입니까?

▼안드레이 란코프: 보십시오. 그 고급 공무원 가운데 여성들이 이만큼 많은 시대가 있었을까요?

◎이재석: 역대 북한 정권에서?

▼안드레이 란코프: 당연히, 뒤에서는 현송월, 김여정,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여자를, 아들보다 딸을 그 후계자로 만들 마음을 먹어서 북한 사회에는 아직 남존여비 사상이 어느 정도 남아 있어요. 그래서 사회도 익숙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이 소녀를 보고, 특히 중요한 게 김주애 양은 지금 특히 군사 퍼레이드, 아니면 어떤 미사일 발사든 군사 시설을 많이 가고...

◎이재석: 군사 시설 많이 참관하죠.

▼안드레이 란코프: 이런저런 그 군사 행사에 많이 참가합니다. 왜 그래요? 여성이니까 앞으로 받을 비판이 무엇일까요? 군대를 모른다. 하지만 어린 시절 때부터 아버지와 함께 그 군사 시설을 참관, 많이 가본 여자니까 이와 같은 비판을 사실상 많이 받지 못할 것입니다.

◎이재석: 미리부터 방어 논리를 구축하고 있다.

▼안드레이 란코프: 그러나 이것은 시작뿐이다. 김정은 개인 성격을 감안하면 하루아침에 다 바꿀 수 있습니다.

◎이재석: 알겠습니다. 끝으로요, 그럼 북한 입장에서는, 아까 그 북·중·러, 한·미·일하고 비슷한 맥락의 질문이긴 한데, 문재인 정부 당시에는 아무래도 이제 북미 수교, 북미 관계 정상화가 북한의 어떤 큰 과제였다면, 그런데 그게 무산됐죠, 실패로 돌아갔는데.

▼안드레이 란코프: 지금 그렇죠.

◎이재석: 지금 그러면 과제가 달라졌다?

▼안드레이 란코프: 네, 과제는 현상 유지다. 왜냐하면, 지금...

◎이재석: 현상 유지 과제가 이제 1차 과제가 되었다.

▼안드레이 란코프: 네, 맞아요. 제일 중요한 변화는 무엇입니까? 중미 대립 때문에, 원래 중국은 북한에 대해 매우, 여태까지 매우 모순적인 태도였습니다.

◎이재석: 중국이 모순적인 태도였다.

▼안드레이 란코프: 태도, 북한에 대해 왜 그래요? 한편으로 북핵에 대한 불만도 있었고 그 북한군의 정치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이재석: 독재 체제니까.

▼안드레이 란코프: 그뿐만이 아니라 어떻게 합리성이 없는, 왜 개혁, 중국처럼 개혁을 하지 않냐.

◎이재석: 않느냐.

▼안드레이 란코프: 이러한 질문이에요. 하지만 지금 그 완충 지대가 필요하니까 중국 지도자들은 아마 2019년부터 무조건 아무 조건 없이 북한 체제 유지를 후원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이재석: 그게 중국 판단이다.

▼안드레이 란코프: 중국 판단. 우리는 이 지역에서 우리 국경과 가까운 완충 지대에서 체제 유지, 현상 유지를 어느 것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결국은 중국은 지금 대북 지원, 규모가 크지 않지만, 북한에서 위기가 생기지 않은 정도, 대북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그들의 식량, 비료, 기름.

◎이재석: 식량, 비료, 기름.

▼안드레이 란코프: 다 합치면 3개, 항목은 3개다. 많지 않아도 북한에서 기근이 생기지 않게, 위기가 생기지 않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5년 후에, 10년 후에도 그럴 것 같습니다.

◎이재석: 그런 중국의 지원을 힘입어서 북한도 이제 초점을 체제 유지, 현상 유지 방향으로 지금 계속 갈 것이다.

▼안드레이 란코프: 맞아요. 이것은 중국의 전략적인 목적입니다. 현상 유지.

◎이재석: 알겠습니다. 오늘 흥미롭게 들었습니다. 저희가 다른 사안이 또 있습니다. 러시아 관련 사안이 있으면 또 한 번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인터뷰는 여기서 마무리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안드레이 란코프: 고맙습니다.

◎이재석: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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